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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풍자 스크랩 개콘 `대화가 필요해`의 장수 비결
푸른세상 추천 0 조회 494 08.09.17 22:5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아버지, 그까짓 수영복 하나 못 사줍니꺼. 한달 용돈이 500원이 뭡니까예."

 

장동민(아들 역)은 일주일에 한번 불평한다. 김대희(아버지 역)와 신봉선(어머니 역)은 그런 아들을 바라보며 "근데 이 녀석이.."라며 호통을 친다. 개콘을 즐겨보는 이들에게는 벌써 익숙할 장면이다. 소통부재라는 패러다임 속에 절묘하게 녹아있는 서민들의 '유쾌하지 못한' 현실을 이들은 그려내고 있다. 어느덧 '대화가 필요해'(이하 '대필)가 방영된지도 몇년이 된 것 같다. 과연 이만한 장수 프로그램이 또 있었을까? 과연 이 오랫동안 유지되는 비결은 무엇일까?

 

꾸준히 변하는 시나리오와 컨셉트

 

'대필'의 인기는 우선 고정된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점에서 비롯된다. 다른 개그프로만 살펴보아도 다른 설정일 뿐, 비슷한 시나리오와 컨셉트가 중간중간에 껴 있는 것을 시청자들은 분별하고 있다. 그런데 '대필'은 그때마다 다르다. 매번 같은 식단의, 매번 같은 식탁에서, 매번 같은 옷(예:교복)을 입고 있지만, 그들이 그려가고 이야기는 매번 다르다. 한번은 장동민의 어이없는 도둑질 사건, 신봉선의 첫사랑 이야기, 김대희의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회상 등이 바로 그러하다. 포인트는 이 모든 사건들을 웃음으로 변질시켜 시청자들에게 선사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 평범한 가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시청자 모두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공감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대필'의 시나리오는 매번 맛깔스럽고 정감 있다.

 

 

 

 

매번 색다른 컨셉트의 변신도 눈에 띈다. 오늘자 개콘에서도 보였지만, 장동민은 예전의 '경비' 역을 부활시키며 자연스레 '대필'로 이끌어오고 있다. 일반 개콘 프로에서 예전 캐릭터를 다시금 살려오는 건 '아이디어 고갈'로 보이기 십상이지만 이번 경우는 다르다. 사실 '대필'의 설정 자체에 자연스레 이식시킬 수 있는 역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얄밉기까지 하지만, 똑같은 캐릭터도 또 다르게 표현해 그것을 서민 가정과 연결시킬 수 있는 장동민의 개그에도 갈채를 보낸다.

 

삼박자가 딱 맞아 떨어지는 개그맨들의 연기

 

하지만 무엇보다 '대필'의 인기가 유지되는 비결은 바로 배우들 자체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봉선의 능청스러운 어머니 역, 김대희의 엄격하지만 다소 엉뚱한 아버지 역, 그리고 장동민의 마음 약하지만 꾀 잘 부리는 아들 역은 삼박자가 잘 맞아 떨어져 하나의 평범한 서민 가정을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그 평범함이 무기가 되어 매주 찾는 시청자들도 질리지 않게 해준다. 마치 또 하나의 가족을 보는 느낌이랄까? 더 나아가 단순한 시나리오에 묶이는 것이 아니다. 신봉선의 외모 변신(예: 골룸, 환자)를 통해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있는 오늘날 아줌마들의 걱정과 우려를  유쾌하게 풍자해내기도 한다. 마치 "나도 이렇게 잘 사는데, 너희는 왜 못 사냐"는 화살을 쏘아올리는 것이다. 사람들은 박수를 치고 동의하기 시작한다. 김대희와 장동민의 수많은 신봉선에 대한 외모 지적에도 불구하고, 능청맞게 그러나 떳떳하게 본인의 모습을 드러내는 모습은 과연 신봉선만이 소화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게다가 이러한 모습을 매번 다른 시나리오에 다른 모습으로 소화해내니, 시청자들이 이것에 대해 신선하게 느끼는 것도 당연하지 않나 싶다.  

 

 

 

 

앞으로도 변함없는'대필'을 기대한다

 

내 기억으로는 '달인'이 '대필'보다 최소 1년은 늦게 시작한 것 같다. 물론 현재 '달인'이 실감하는 인기가 '대필'의 그것보다 높아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시청자들의 불만과 우려도 높은 건 사실이다. 예컨대 매주 두 편씩 방영되는 데도 불구하고 비슷한 꽁트와 상황을 간신히 메꾸는 유행어("~해봤어요? 안 해봤으면 말을 하지 말어")가 판쳐버리는 '달인'은 이제 신선함은 온데 간데 없다. 물론 '달인'을 비판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다. 문제는 상당수의 인기 개그프로가 '달인'과 비슷한 운명에 처해져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필'은 다르다. 그리고 앞으로도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필'은 단순한 개그프로가 아니다. 한편은 우리의 모습이고, 또 다른 면에서는 중산층이나 부유층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서민층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여기서 개그는 단순한 도구에 불과하다. 서민층의 결코 '웃을 수 없는' 현실을 보고 웃는 우리는 그래서 이 현실을 그냥 보고 넘어갈 수 없다. 그래서 '대필'이 더 정감 가는 것이고, 우리가 뗄레야 뗄 수 없는 진정한 장수 프로그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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