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과 ‘동대문 놀이’
동대문과 동대문구
동대문에 관한 동요 이야기를 하기전에 동대문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하자. 수도 서울을 에워싸고 있는 성곽에는 모두 4개의 큰 문(4대문)과 4개의 작은 문(4소문)이 있다. 4대문은 정동의 흥인지문(興仁之門, 동대문), 정서의 돈의문(敦義門, 서대문), 정남의 숭례문(崇禮門, 남대문), 정북의 숙청문(肅淸門, 북문)이다. 4소문은 동남의 광희문(光熙門, 水口門), 서남의 소덕문(昭德門, 昭義門, 西小門), 서북의 창의문(彰義門, 紫霞門), 동북의 홍화문(弘化門, 惠化門, 東小門)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옛 모습을 지니고 있는 문은 창의문뿐이며, 소의문은 자취도 찾을 수 없다.
흥인지문은 조선 태조 5년(1396) 도성을 축조할 때 건립되었으며, 단종 원년(1453)에 고쳐 지었고 현재의 흥인지문은 고종 6년(1869)에 다시 지은 것이다. 성곽의 4대문에는 각각 인(仁)·의(義)·예(禮)·지(智) 한 글자를 넣어 작명했는데, 그 중 동대문은 인(仁)자를 넣어 흥인문(興仁門)이라 이름을 붙였다. 동대문의 편액이 3글자의 흥인문이 아닌 4글자의 흥인지문인 이유는 한양 동쪽이 다른 삼면에 비해 물이 흘러나가므로 토대가 낮고, 땅의 기운이 약하기 때문에 이를 북돋운다는 의미에서 산맥을 뜻하는 지(之) 한 글자를 더해 네 글자로 이름을 덧붙여 지었기 때문이다.
흥인지문은 남쪽의 숭례문과 더불어 조선 한성의 가장 중요한 두 관문이었으며, 조선시대에는 이 둘만이 '대문'(동대문, 남대문)으로 불렸다. 원래 흥인지문은 1943년 경성부에 구제(區制)가 실시되어 7개 구인 종로구, 중구, 용산구, 서대문구, 동대문구, 성동구, 영등포구가 설치될 당시에도 종로구 관할이었다. 당시에는 흥인지문을 나서자마자 동대문구가 시작되었다. 이후 1975년 동대문구 관할이었던 숭인동, 창신동(흥인지문 바깥 지역) 일대가 종로구에 편입되면서 동대문 밖도 종로구가 되었다. 이 때문에 혼동하는 사람이 많지만 정작 동대문구에서는 상징물에 모두 동대문을 사용하고 있어서 사람들이 오해하게 만들고 있다.
흥인지문은 ‘동대문’이라는 이름과 달리 동대문구가 아닌 종로구에 위치한다. 구(區)제를 처음 시작하던 일제강점기 1943년, 동대문을 기준으로 동대문 안쪽은 종로구, 바깥쪽은 동대문구로 명명하였다. 동대문구는 광복 이후 이북의 이주민들이 모여들어 인구가 급속하게 증가한 반면, 종로구는 도심공동화로 인해 상주 인구가 줄어들었다. 결국 동대문구와 동대문이 만나는 지점인 동대문구 창신동과 숭인동을 종로구로 편입시켰고, 동대문과 동대문구는 행정상으로 별개의 지역이 되었다. 심지어 일부 동대문구 주민조차 동대문이 동대문구에 있는 줄 안다. 인근 지리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 동대문구에 산다고 하면 흔히 동대문을 떠올린다. 하지만 동대문구는 신설동역 부근부터 시작하며, 북쪽 끝인 이문동은 동대문에서 상당히 멀다. 흥인지문뿐만 아니라 인근의 동대문 패션타운(중구 소재)도 동대문구에 있다고 혼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동대문을 노래하는 동요는 번안곡
동대문 놀이
(윤석중 사/윤극영 곡)
동동동 동대문 동대문을 열어라
동동동 동대문 동대문을 나가자
동동동 동대문 동대문이 어디냐
동동동동 동~대문 해 뜨는 걸 가보자
'동대문놀이'는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놀이 동요이다. 일제강점기 아동문학가 윤석중의 노랫말에 윤극영이 곡을 붙인 것으로 오늘날까지 사랑받는 동요로 되었다. 이 노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창작동요로서 어린이들이 손을 맞잡고 즐기는 대문놀이와 어우러져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 왔다. '동대문이 어디냐, 해 뜨는 걸 가보자'라는 가사는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어린이들의 꿈을 키우는 은유적인 표현으로 볼수 있다. 노래에 맞추어 두 아이가 손을 맞잡아 대문을 만들고, 다른 아이들이 줄지어 그 아래를 지나가는 대문놀이는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대표적인 전통 놀이문화이다. 문이 닫힐 때 잡힌 아이들은 술래가 되는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규칙을 따르고 협동하는 정신을 배우게 된다. 나아가 이 동요는 단순한 놀이를 넘어 강강수월래와 같은 우리 민족의 공동체 의식을 길러주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그런데 이 ‘동대문 놀이’라는 창작동요는 아래에서 살펴 볼 번안곡인 ‘동대문 놀이’라는 전래동요에 밀려나고 있다.
동대문 놀이 (전래동요)
동대문 놀이
(Lasst uns froh und munter sein, 독일 동요)
앞에서도 보았드시 어린이들이 이 '동대문놀이' 동요를 부르면서 놀이를 시작할때 술래 두 명을 정한다. 동대문놀이에서 술래는 또 다른 전래동요인 '문지기 문직이, 문열어라'로 시작되는 '대문놀이'에서는 문지기라고 한다(듣기 https://youtu.be/k7vLfdsaWjg?si=Qc1aD7vnZj3Dqeay). 술래는 남녀 어린이 한 쌍으로 하기도 한다. 술래 두 명이 양손을 맞잡아 ‘문’을 만들면, 나머지 사람들은 노래를 부르며 줄을 서서 앞 사람의 허리를 잡고 차례대로 ‘문’을 지나가길 반복한다. 노래가 끝남과 동시에 ‘문’을 만들고 있던 술래 두 명은 맞잡은 양손을 내려 ‘문’을 닫음으로써 지나가고 있던 한 명을 가둔다. 문에 갇힌 사람은 새로운 술래가 된다.
이 전래 ‘동대문 놀이’는 ‘기쁘고 명랑하게(Lasst uns froh und munter sein)’라는 독일의 전통 동요의 일부이다. 이 독일 동요는 강소천이 작사한 ‘겨울밤(부엉부엉새가 우는밤 부엉 춥다고서 우는데~)’으로 번안되어 널리 불리었고 ‘동대문 열기’라는 놀이에서 주로 부르는 노래다(원곡 듣기 https://youtu.be/OkvXugiij3U)
이처럼 번안동요 ‘겨울밤’의 가사 ‘부엉부엉이가 우는 밤’의 작사자는 일반적으로 강소천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 작곡자는 박경종이다. 오래된 동요집과 음반 가운데는 강소천 작사로 표기된 것이 적지 않다. 그러나 최근 음원 서비스, 악보, 교육용 자료, 유튜브 동요 채널 등에서는 대부분 박경종 작사/독일 민요(번안)로 표기하고 있다. 이런 착오의 배경을 보면 강소천은 한국 아동문학의 대표적인 동시 작가이어서 ‘겨울밤’이라는 동시를 실제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강소천의 겨울밤은 "바람이 솨아솨아솨아 부는 밤, 문풍지가 부웅붕 우는 밤…" 으로 시작되므로 "부엉 부엉새가 우는 밤"으로 시작하는 동요와는 전혀 다른 작품이다. 강소천의 ‘겨울밤’은 창작 동시이고, ‘부엉 부엉새가 우는 밤’으로 시작되는 ‘겨울밤’은 독일 민요를 번안한 동요이다(현재는 박경종 작사로 표기). 많은 사람들이 이 두 동시의 제목이 같아 과거 일부 동요집에서 혼동되어 강소천으로 잘못 표기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겨울밤’(부엉 부엉새가 우는 밤)은 독일 민요를 번안한 동요이므로 작사자를 박경종으로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과거 일부 동요집에서는 아직도 같은 제목의 강소천 동시와 혼동되어 강소천 작사로 소개되기도 한다(ChatGPT)
겨울밤
박경종 작사/독일동요
부엉 부엉새가 우는밤
부엉 춥다고서 우는데
우리들은 할머니 곁에
모두 옹기종기 앉아서
옜날이여기를 듣지요
붕붕 가람잎이 우는밤
붕붕 춥다고서 우는데
우리들은 마룻가에서
모두 옹기종기 모여서
밤을 오몽 구워 먹지요
https://youtu.be/EcwWTkm-BZ0
< 다시 생각해 보기>
③ '동대문을 열어라'. 일본의 대문놀이와 인신공양
https://blog.naver.com/raccoon416/224323129692
[출처] 놀이문화 속 일본주술과 오컬트|작성자 쿤
첫댓글 심교수님, 올려주신 글을 읽으며 75년 전 저의 어린 시절로 아련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동대문 놀이 동요가 독일 동요의 곡조와 같다는 사실은 오늘 처음 알게 되어 참 흥미롭고 새롭습니다. 그 글을 읽는 동안, 초등학교 시절 여학생들과 함께 손을 잡고 동대문 놀이를 하며 신나게 뛰어놀던 모습이 눈앞에 선하게 떠올랐습니다. 그 시절의 아련하고 순수했던 추억들이 다시금 가슴에 젖어 들며 말할 수 없는 큰 행복감을 전해주네요.
박경종 선생님의 <겨울밤> 동요는 사실 기억 속에서 아득히 잊히고 있었는데, 올려주신 정겨운 가사를 다시 읽으니 그 시절의 따뜻한 온기가 온전히 전해집니다. .
잠시 심교수님의 글을 묵상하는 것만으로도 75년의 세월을 넘어 이렇게 마음이 충만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귀한 글과 옛 추억의 소중함을 다시 깨워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동동 동대문을 열어라 이 놀이가 싫다
https://brunch.co.kr/@deepbluenight/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