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해남에 단일 부지 기준 국내 최대 규모인 400MW 태양광 발전단지를 조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솔라시도 AI 에너지신도시 육성에 나선다. 재생에너지와 첨단산업, 주민 이익공유를 결합해 지역의 산업지형을 바꾸겠다는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다.
반면 대한민국 석유화학산업의 중심지인 여수국가산단은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글로벌 공급과잉과 중국의 저가 공세, 석유화학 경기 침체가 겹치며 공장 가동 축소와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산단 근로자와 협력업체 직원들이 일터를 잃고, 소비 위축과 인구 유출로 지역 상권까지 흔들리고 있다.
지역에서는 해남에는 미래를 심으면서 국가산단이 무너지는 여수에는 어떤 국가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는가. 정부의 산업전환 지도에 과연 여수는 포함돼 있는가 의문을 제기한다.
여수의 문제는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데 있지 않다. 국가산단과 항만, 발전설비 등 기존 산업 기반은 이미 갖춰져 있다. 정작 부족한 것은 위기에 빠진 석유화학산업을 대체하고 기업과 노동자가 함께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는 국가 차원의 전환 전략이다.
수소·암모니아와 지속가능항공연료, 탄소포집·활용, 친환경 화학소재, 해상풍력 연관산업 등 여수의 산업·항만 기반을 활용할 미래 먹거리를 구체화해야 한다. 선언과 연구용역에 머물 것이 아니라 기업 투자, 고용 유지, 연구개발, 인력 재교육까지 묶은 대형 국책사업이 필요하다.
여수국가산단은 수십 년간 국가 경제를 떠받치면서 환경오염과 산업재해의 부담까지 감당해 왔다. 호황기에는 국가 기간산업이라 치켜세우고, 위기가 닥치자 기업과 지역이 알아서 버티라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
지역에서는 이제 정부는 여수에도 무엇으로 산업을 살리고 어떤 일자리를 만들 것인지 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여수산단의 붕괴는 한 도시의 위기가 아니라 대한민국 제조업 경쟁력의 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가기간산업을 지탱해 온 여수가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미래산업 육성과 기업 투자,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아우르는 대형 국가 프로젝트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정부가 어떤 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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