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탁구부'를 가다 -제1편- 탐방에서 많은 분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부분이 있었죠. 그렇습니다.
어설프게 마무리 지었던 바로 그 대목, 책장 한칸을 가득채우고 있었던 노트에서부터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탁구부의 허락을 구하지 않은 채 조심스레 노트를 열어 본 저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는데요.
이것은 탁구부만의 오랜 전통으로 불리우는 '잡기장' 이였습니다.
잡기장 [명사] 여러 가지 잡다한 것을 적는 공책.
뭐 현대판 커뮤니티(네이버 카페) 쯤으로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르실텐데요.
텅 빈 동아리실에 들렀을 때 한 줄 메모로 자신의 존재감을 남기고, 때론 선후배간 대면하고 하기 힘든 말을 적어내거나, 부원들의 사진들을 붙여놓는, 오로지 탁구부원들만의 공간으로 15년이 훌쩍 지났음에도 고귀한 문화유산마냥 매우 깨끗이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현대판 '탁구를 글로 배웠어요' 일까요?
탁구 전문지 저리가라 할 정도로 매우 자세하게 탁구 이론이 표현되어 있는데요. 역시 학문파들 답다는게 저의 소견입니다.
우연치 않게 테무진님께서 오랜 시절 남기신 글을 찾게 되었는데요.
이토록 무서운 선배가 또 있을까 싶어 보는 내내 두 다리가 후들거렸습니다. 인간의 본성은 본래 악하여 수양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성악설이 떠오르며 지금의 자비로운 테무진님이 있기까지 엄청난 번뇌를 거듭하시지 않았나 뭐 이런 추측성 판단을 해봅니다.
열린 문틈으로 보이는 탁구부 학생의 눈빛이 매섭습니다. 교복을 벗고 군대 영장을 손에 쥐기 전까지 미치도록 탁구에 빠져있는 것도 20대 초반만이 누릴 수 있는 스포츠에 관한 자유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내친김에 가까이 다가가 게임을 관전합니다. 2.7g의 흰색 공 하나에 온 신경을 집중 한 채 조용히 흐름을 이끌어내는 실력이
여느 프로선수 못지 않은데요.
용호상박, 막상막하, 용쟁호투, 난형난제, 백중지세 라는 말을 이럴 때 쓰는걸까요.
계급장 떼고 탁구대 앞에 서니 선배고 후배고 없었습니다. 진정 우열을 가리기 어렵더군요.
전국 아마추어 경기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는 윤홍균 선수가 부족한 시간을 쪼개어 선뜻 서울대 학생들을 코치를 맡아주었습니다.
동아리의 재정적인 여건상 개인 코치를 영입하여 강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보니 아무래도 학생들은 정확하고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없었는데요. 윤홍균 선수의 방문이 이들에게 어떤 의미일지는 굳이 말을 통해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 같군요.
<펜홀더 전형, 풋워크 레슨>
동갑내기 친구들을 지도한다는 게 어색할 수도 있는 상황이였는데도 불구, 너무나도 세세하고 친절히 가르쳐주는 윤홍균선수.
<중펜전형, 하회전볼에 퍼핸드드라이브 레슨>
윤 선수가 코치해주는 것 못지 않게 선배의 레슨도 만만치않았는데요. 신입 후배를 가르쳐주는 노련한 선배의 모습에서 엄격하지만 후배를 아껴주는 情이 느껴져 훈훈했습니다.
이야기가 두서없이 흘러왔네요. 제2편에서는 주로 훈련 동영상 위주로 담아봤습니다.
부연설명이 필요 없을만큼 탄탄한 실력으로 아마추어계의 정상에 우뚝 선 윤홍균선수가 알려주는 초보자 각 전형 기본 스킬.
나머지 영상은 아래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구요.
중펜과 펜홀더를 쓰시는 초보자 분에게 더욱 유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편은 이쯤에서 줄이며 제3편은 오로지 탁구부와의 인터뷰로만 구성 될 예정입니다. 먼 곳까지 걸음 하여 어려운 시간 내어준 윤홍균 선수에게 다시한번 뜨거운 감사 인사 드리며, 빛나는 젊음이 머물고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현장에서 전해드렸습니다.
레슨2
윤홍균 펜홀더 레슨 영상 ( 퍼핸드, 백핸드 )
중펜 하회전볼에 퍼핸드드라이브 레슨영상
중펜 게임레슨 영상
첫댓글 바닥이 안좋군요.
그러고 보니 저도 저런 바닥에서 힘든줄 모르고 쳤던 시절이 있었군요^^
저런 돌바닥에서..학생들 몸 다버리겠네요...
탁구장 바닥에 마루 깐 것, 그리 오래 되지 않았어요.
제가 대학 다닐 때는 다 저랬지요.
탁구인 중에서 무릎 아픈 사람들도 흔했구요...
서울대도 좋은 바닥 갖추면 좋겠네요~^^
중앙대학교는 탁구 칠 공간이 없는데 부럽네요 ㅜㅜ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