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19년 4월 7일 일요일
♠산행구간/거리 : 2구간 : 수분재~(1.7k)~신무산~(1.5k)~차고개~(3.5k)~팔공산~(3k)~
서구리재~(2.7k)~오계재~(3.4k)~시루봉~(2k)~신광재(726지방도)
(실거리 : 20.9km/10시간 30분)
♠출발지/시간 : 전주시 평화동 코오롱아파트 옆 롯데마트 공원 / 5시30분
수분재 출발 : 7시10분경. 신광재에서 도보와 차량이동-수분재도착 : 18시
금남-호남정맥 2구간.
산행 예약인원(5명) 중 며칠전 솔모뎅이님이 허벅지 인대부상으로 이탈하고 청정님이 타지에서 음주로 참여를 못하여 산행인원은 셋.
집을 나서는데 차창에 빗방울이 때려 걱정.
어제 아우와 늦은 시간까지 음주를 즐긴 덕분에 머리속이 개운치가 않다.
운전경로를 책임진 네비녀가 오수IC로 탈출케하여 남원-장수 국도를 안내한다.
꼬부랑 산길을 좌우로 흔들리며 수분재에 도착. 길이 굴곡져서 정신은 바짝든다.
수분재 도착 후 차량 안에서 준비한 김밥으로 아침을 때우고 출발.
하늘은 우중충한 잿빛이지만 다행히 비는 오지 않는다.
초입부터 당산재 가는 오르막길은 길도 뚜렷치 않은데 간간히 보이는 리본과 흐릿한 진로를 따라 잡목과 쓰러진 나무들을 에둘러 가며 진행한다.
등로가 수풀이 우거진 여름철에는 진땀깨나 빼게 생겼다. 옷가지와 얼굴에 상채기도 조심해야겠고.
당산재 지나 신무산 까지의 구릉에는 키 넘는 철쭉이 군락을 이루어 장관이다.
비록 꽃은 볼 수 없었지만 거대한 철쭉 터널은 그 자체 만으로도 탄성을 부른다.
신무산에서 뒤돌아보는 철쭉 군락지는 꽃이 피면 다시 오고프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신무산에서 뜸봉샘까지 490m. 뜸봉샘 다녀오는 길은 수 많은 나무계단으로 이루어진 깔끄막이다.
뜸봉샘 안에는 올챙이가... 그래도 한 모금 떠마신다. 물맛이 좋다.
신무산부터는 비교적 등로가 잘 나있어 한결 수월하다.
차고개에서 용변을 해결하고 팔공산으로 오른다.
가는 도중 무너진 합미성이 잠시 우리의 발길을 붙들고 갈지자로 힘겹게 오른 팔공산엔 통신탑과 숙소건물은 있되 정작 정상석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명색이 1000m도 넘는 산이건만.
사방이 확트인 팔공산 헬기장에서 바라보는 사방은 아직도 뿌옇고 전혀 조망이 없다.
재작년 겨울. 칼바람 불고 눈 덮인 이곳에서 제일산악회와 시산제 지내던 때를 잠시 회상해본다.
서구리재를 지나 데미샘 갈림길에 도착. 섬진강 발원지인 데미샘. 잠시 갈등하다가 670m 거리와 내려다 보는 경사로가 부담스러워서 통과. (의외로 다녀오는 오르막이 힘들었던 뜸봉샘 효과).
걷고 또 걸어 오계치를 거쳐 삿갓봉에 도착. 팔각정 전망대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지척으로 보이는 선각산(왕복2.6km?)을 다녀오기로 한다. (삿갓봉과 시루봉을 헷갈려 신광재까지 남은 거리를 2km로 착각했고, 점심 후 힘이 새로 솟은 탓도 있지만 정상석이 초라했던 팔공산을 보니 제대로 된 정상석을 보고픈 생각도 있었다.) 점심이 끝날 무렵 오늘 산행 중 두번째, 세번째 보는 산객이 등장한다. 전주에서 왔다는 부부(?)를 상대로 스커리님이 호남산악회 선전에 열을 올린다. 열정.
선각산 정상은 사방이 확 트이고 데크도 만들어놓아 가슴이 시원하다. 아직도 조망은 션찮다.
점심뒤라 힘겹게 오른 1080봉(지나온 삿갓봉 팔각정이 보이는 이곳 팔각정에서 수다와 꿀잠으로 시간을 축낸다.)을 지나 홍두깨재에 이르러서야 신광재까지 4.6km 남았고 아직 시루봉이 남았음을 깨닫는다.
덕태산으로 알고 진행해보니 시루봉이 덕태산 지능임을 알게되고, 코앞에 보이지만 왕복 3km가 넘는 덕태산 정상에 다녀오는건 포기한다. 그리고 비록 실수였지만 신광재 갈림길을 지나쳐서 시루봉까지 다녀온것으로 만족한다.
신광재 가는 길은 경사급한 내리막을 여러차례 지나고 신광재가 내려다 보이는 탁 트인곳에 이르니 무엇을 하기 위함인지 벌목과 개간으로 등로도 없고 마치 분지를 만들어 놓은 거 같았다.
아무리 살펴도 차량이 이곳까지 올라올거 같지않아 택시기사에게 전화하여 만남을 예약하고 임도처럼 어설픈 고갯길을 걸어 내려간다. 30여분 걷다가 만난 택시. 그 반가움.
나와 스컬리님은 탈진할 정도인데 국님은 아직도 팔팔한거 같다. 국님은 어제도 천변을 1시간 넘게 조깅했다더니... 사람인가?
돌아오는 차안에서 되짚어보니 신무산에서 뜸봉샘 다녀오는 거리(980m정도), 삿갓봉에서 선각산 다녀오는 거리(3.6km남짓), 시루봉 왕복(500m정도), 하산 후 신광재 찾아 헤맨 알바(400m정도) 대충 5km이상을 더 걸었다. 힘겨웠지만 뜻깊은 산행 즐거웠고 두 분(국님, 스컬리님) 수고하셨습니다.
다음번 산행에서는 드룹과 고사리 등을 채취하느라 산행시간이 길어지겠지?
3구간은 하산지점인 강정골재에 차량을 두고 택시로 산행기점인 신광재 입구로 오는게 좋을 것같다.
택시기사님과 산행전날 통화하기로 약속을 하긴 하였는데 사전 점검을 해 두어야겠다.
이정표마다 "차고개"를 "자고개"로 오기(誤記)하였다.
신무산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 갈색 활엽수 부분이 모두 철쭉이다. 꽃이 필때 여기서 바라보면 장관이겠다.
내가 철쭉 만개한 날 저 꽃터널을 지날 수 있을까?
무너진 합미성이 백제의 꿈을 생각케 한다.
당시 백제인들은 먼 훗날 우리가 무너진 산성 모습을 볼 것이라 생각이나 했을까?
우리는 떠나도 또 그 자리에 후손들이 자신의 삶을 중심으로 행위할게다.
건물 철조망 곁에 팔공산(1148m) 정상석. 화살표가 가르킨 곳엔 옮기기 전 예전 건물터만 덩그러니.
머잖아 그 기초 콘크리이트 더미를 치우고 거기에 정상석 놓일날이 있겠지.
봄꽃의 대명사 얼레지. 오늘길에 봉우리진 얼레지가 보이더니 오후라 따뜻해지니 꽃봉오리가 벙그러진다.
얼레지는 고개숙인 수줍은 모습이지만 정작 꽃말은 <바람 난 처녀>라 했더니 국님 왈,
꽃잎이 위로 완전히 뒤집어진 얼렐지를 보고 "그럼 이건 발랑 까진 * 이네" 한다.
앞에 보이는 덕태산 정상과 시루봉
날씨가 좋았으면 파란 하늘과 산줄기들이 어우러져 멋진 배경을 선사했을텐데...
산행 내내 셀 수없이 많이 걸려있던 리본. 산행리본 제작을 홍보하기 위해 산을 직접 올랐을까?
그 리본도 길 모르는 산객들에겐 고마운 존재다. 그 성의가 갸륵해서 한 컷.
삿갓봉은 선각산 삿갓봉이고 시루봉은 덕태산 시루봉인가? 두 산은 홍두깨재로 나뉘고??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 홍두깨재는 백운계곡과 와룡산 휴양림 계곡을 이어주는 고개다.
고산지대여서 인지 아직 진달래꽃은 피지 못했지만 생강나무 꽃은 양지바른 곳에서 많이 보인다.
신광재에서 와룡리까지 가는 시멘트길은 군데군데 패이고 토석이 쌓여 택시가 신광재까지 오는걸 거부한다.
택시가 올라올만한 곳까지 걸어내려가는 길가에 막 꽃으로 피어나는 버들강아지의 샛노란털이 앙징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