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제를 그리기 위해 오늘 주목할 점.
- 스테이닝물감과 넌스테이닝 물감의 성질 활용법
- 물뿌리는 스프레이 사용법
-스크럽 브러쉬 사용법
숲 사이로 난 시골길.
햇살 좋은 날 오전, 오후에는 시골길에 숲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다. 길 양 옆으로 햇살을 등진 숲 쪽은 어둡고 햇살을 받는 쪽은 밝다. 흙길인 시골길엔 트럭이나 트랙터, 승용차 등이 지나간 바퀴 자국이 패여 있고 작은 돌과 자갈들도 박혀있다. 인적 없는 하적한 오후, 이때다 하고 사슴이나 고라니들이 길을 건너는 실루엣이 멀리 잠깐 사이 스쳐간다.
이런 풍경...
빛과 그림자가 창조해내는 음영 중, 특히 길에 드리운 숲 그림자는 아름답고 그래서 수채화에서 많이 그리는 주제다. 이 그림자를 아름답게 표현하기 위한 기법이 오늘 공부의 주제다.
< -스테이닝물감과 넌스테이닝 물감의 성질 활용하기>
사물에 인접하여 가깝게 떨어지는 그림자는 외곽선이 분명하고 짙지만 멀리 떨어지는 그림자는 외곽선이 번지고 페이드 아웃된다. 수채화에서 이걸 그려내는 기법은 크게 종이에 물감으로 그리되 물의 양을 조절해서 그림자의 분명함과 아스라함을 내는 포지티브 방법, 그리고 물감을 겹쳐 칠한 후 물을 발라 지워내는 네거티브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오늘 공부한 매킨지의 기법은 후자이다.
이때 중요한 점은 물감의 성질을 잘 아는 것이다. 수채물감에는 종이와의 흡착력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 종이에 금방 스며들어 나중에 물로 지워내도 잘 지워내지 않아 종이에 짙은 얼룩을 남기는 (스테이닝) 물감
- 종이에 금방 스며들지 않아 나중에 물로 지워내면 잘 지워져 얼룩이 잘 남지 않는(넌스테이닝) 물감.
그림자가를 표현할 시골길은 지워내기 쉬운 넌스테이닝 물감으로 칠해야 한다. 매킨지가 제안한 색(코발트 블루+번트시에나+셀룰리언 불루+카드뮴 오렌지) 중 셀룰리언 블루가 넌스테이닝 물감이라고 해서 좀 놀랐다. 보통 푸른색 계열의 넌스테이닝 물감은 코발트 불루와 울트라마린 딥을 꼽기 때문이다. 카드뮴 오렌지는 우리에게 없는 물감이라 있는 주황 계열로 넌스테이닝일 것 같은 물감을 골라 그래듀에이션으로 가까운 곳은 짙고 어둡게, 먼 곳은 연하고 밝게 명도를 조절해서 물감을 입힌다. 이때 물감을 입힐 때 파렛트에서 미리 섞어서 칠하는 것이 아니라 종이에서 섞이게 칠할 것. 이를 위해 먼저 종이에 물을 입히기.
<물 뿌리는 스프레이 사용법과 스크럽 붓 사용법>
스프레이 사용법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없어 처음에는 동글동글한 그림자 각 하나씩 물을 뿌리는 줄 알고 시도했다가 이게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1차 실패. 전체적으로 고르게 스프레이로 물을 뿌리고 난 후 스크럽 붓으로 동글동글하게 때론 길게, 넓게 그림자의 모양을 그려나가면서 물감을 지워내는 것이란 걸 알게 되었다. 수채 붓 중 스크럽 붓이 사이즈 별로 있는데 이걸 동인들 모두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쓱----싹---- 그리는데 속도가 붙었다. 하지만 반드시 스크럽 붓이 아니라도 강모붓으로 지워서 닦아내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신 스크럽 붓이 더 깔끔하게 지워지긴 할 것이다.
<새롭게 발견한 팁 제안>
지워낼 때 발견한 문제점은 스프레이로 전체적으로 물을 뿌렸기 때문에 휴지로 닦으면 휴지가 닿은 면도 물감이 닦여나가서 섬세하게 원하는 모양을 만드는데 장애가 된다는 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개인적으로 생각한 것은 면봉으로 닦아내는 방법이다. 다음엔 이걸 시도해 봐야겠다. 그러면 훨씬 더 섬세하게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발견하게 된 반성하고 유념할 점>
그리고 난 후 반성하게 되는 점은 따라 그리면서 기법을 익힐 때, 따라 그리는 그림을 전체적으로 잘 관찰해서 표현에 유념해야 할 점을 먼저 숙지해야 하는데 그리고픈 충동 때문에 서둘러 그림부터 시작하는 습관이다. 관찰할 때 주목할 점의 대부분은 빛이다.
이런 과정이 스킵되면 양옆의 숲 표현에 있어서 오른쪽 면과 왼쪽 면의 표현이 왜 달라졌는지에 대한 숙고가 없다보니 그저 흉내낼 뿐 원리를 알고 그 원리에 맞게 자기답게 더 다채롭게 표현할 길이 봉쇄되어 버렸다.
태양이 어디에 있는지를 상상하는데서 시작하라. 그 후 빛의 성질로 인해 펼쳐질 물리적 효과를 짜 들어가라.
이 공부를 한 후, 간직할 점. 먼저 그림에서 빛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원리를 세심히 관찰하여 그에 입각해서, 그 원칙에 의거하면 따라 그리는 그림이라도 좀 더 자기다운 자유로운 표현도 다해질 거라는 점.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고든 매킨지는 구도와 배치가 참 멋지다. 색상은 감히 흉내내기 어렵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