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부모나 교사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산만한 행동을 보이면 어떨까? 많은 부모가 먼저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를 의심하는데, ADHD 치료를 시작하기 전 먼저 확인할 것이 있다. 혹시 ‘아이의 청력이 떨어져 있지는 않은가’ 하는 점이다. 어린이가 난청일 경우 주변의 소리를 정확하게 알아듣지 못해 ADHD로 오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출성 중이염, 뚜렷한 증상 없어 아이가 산만해 ADHD 검사 수행 후 별다른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삼출성 중이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삼출성 중이염은 청력 감퇴를 불러일으켜 아이가 주위 사람의 말을 듣지 못하거나 큰 소리로 말하게 되기때문이다. 삼출성 중이염은 귀 내부의 고막과 달팽이관 사이의 공간인 중이(中耳)에 끈적끈적한 진물 같은 삼출액이 만성적으로 흐르는 귓병이다. 감기 후에 발생한 중이염은 삼출성 중이염으로 만성화되기 쉽다. 삼출성 중이염에 걸리면 청력이 떨어지는 것 이외에는 열이 나거나 귀 통증과 같이 드러나는 증상이 없어 부모가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삼출성 중이염으로 인한 난청, 높은음 잘 못 들어 소아기에 나타나는 난청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삼출성 중이염이다. 어린이의 경우, 삼출성 중이염 환자 3명 중 1명에게서 난청이 나타난다. 이 난청은 주로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높은음을 잘 듣지 못하는 특징을 보인 다. 이렇게 되면 ‘ㅅ’, ‘ㅌ’과 같은 자음을 구별하기 어렵다. 또한, 남자나 어른보다는 여자나 어린아이의 말을 더 못 알아듣게 된다. 소아 중이염의 후유증 중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난청으로 인한 언어 발달 문제다. 초등생의 경우에는 언어 발달이 이미 완성된 상태라 별문제가 없지만, 유아기의 경우에는 청력 감퇴가 언어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청력장애로 섬세한 발음에 대한 구분 능력이 떨어지면 정확한 발음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반복적으로 삼출성 중이염에 걸리면 언어 발달이 지연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단기간 청력 소실은 장기적으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적기에 치료를 잘 받는다면 유아기에 삼출성 중이염으로 청력이 저하되고 언어 표현력이 떨어졌다 하더라도 9세 이후가 되면 정상인 아이들과 차이가 없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장기 약물 치료가 기본, 안 되면 고막에 환기관 삽입해 치료 삼출성 중이염은 귀 내부를 소독하고 약물로 치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약물 치료는 약 2~3개월 동안 지속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약물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거나 치료 기간 동안 청력이 20dB 이상 저하되면 고막 내 환기관 삽입술이라는 수술이 필요하다. 고막에 작은 튜브를 삽입해 중이에 환기가 잘되도록 하는 시술이다. 별도의 피부 절개 없이 고막에 환기관을 삽입하는 시술로 20분 정도 걸린다. 부분 마취로도 시술할 수 있지만 소아의 경우 협조가 어려울 때는 전신마취를 하기도 한다. 환기관 삽입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불편은 거의 없다. 다만 귀에 물이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환기관은 6개월에서 1년이면 저절로 빠져나오는데, 이때 중이염이 나으면 별다른 추가 치료는 필요없다.
기획 | 김다슬 기자 자료제공 | 하나 이비인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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