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10주기를 맞이하여 새로이 부활하는 작가 ‘미하엘 엔데’

[김석진]

‘미하엘 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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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8월 28일 그는 위암으로 사망했다.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세계의 언론들은 그를 단지 작가로서가 아니라
‘동화와 판타지라는 수단을 통해 기술과 돈과 시간의 노예가 된 현대인을
고발한 철학가’로 재평가하며,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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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의 작가 미하엘 엔데, 그는 누구인가?
50%를 넘나드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된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통해 작가 미하엘 엔데(Michael Ende)는 최근 부쩍 각광을 받고 있다. 삼순이가 그토록 좋아하던 미하엘 엔데의 작품 『모모』(비룡소, 1999)가 드라마에 노출되면서 그 인기는 시작되었다.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통한 ‘미하엘 엔데 붐’은 미하엘 엔데의 사망(1995년 8월 28일) 10주기와 맞아 떨어지는 절묘한 우연의 일치이며 시의 적절한 유행이다. 하지만 작가 미하엘 엔데가 사망 10주기를 맞는 이 즈음에 와서야 새삼스럽게 빛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2,000만 이상의 독자를 감동시킨 초대형 작가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시대와 연령을 초월하여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삶의 신비와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전해 준 작가답게 그의 작품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에게나 꾸준히 읽혀온 고전과도 같은 것이다. 그 중 베스트셀러 『모모』는 미하엘 엔데의 여러 작품 중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하지만 판타지의 대가 미하엘 엔데가 남긴 또 하나의 걸작 『자유의 감옥』(보물창고, 2005)을 보지 않고서는 결코 그를 안다고 말할 수 없다. 『자유의 감옥』이야말로 그의 무한한 상상력과 심오한 철학과 뛰어난 예술성이 모두 녹아 있는 판타지의 결정판이기 때문이다.

미하엘 엔데는 1929년 11월 독일에서 태어나, 그림뿐 아니라 철학, 종교학, 연금술, 신화에 두루 정통했던 초현실주의 화가인 아버지 에드가 엔데로부터 풍요로운 예술적 영향을 받으며 성장했다. 그는 영혼이 피폐하고 세상이 어렵던 시절에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서 이미 사라진 환상과 꿈의 세계를 되찾아 준 작가이다. 엔데는 판타지 소설 외에도 아름다운 동화와 그림책, 희곡, 시 등 매우 다양한 작품을 썼으며, 독일 청소년문학상ㆍ유럽 아동문학상ㆍ안데르센 명예상 등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문학상을 여러 차례 받았다. 그의 작품은 40가지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전세계적으로 2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미하엘 엔데가 1995년 8월 28일에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을 때, 세계의 언론들은 그를 단지 작가로서가 아니라 ‘판타지라는 수단을 통해 기술과 돈과 시간의 노예가 된 현대인을 고발한 철학가’로 재평가하며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미하엘 엔데의 대표작 『모모』나 『자유의 감옥』을 읽은 독자라면 누구나 그의 다른 작품을 찾아 읽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미하엘 엔데의 책에 한번 매료된 독자는 그의 또다른 책을 ‘미친 듯이’ 찾고 또 다시 매료되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마침내 그의 모든 책을 자신만의 것으로 오래 간직하고 싶다는 욕구를 갖게 될 것이다.

▶미하엘 엔데 작품 복간 열풍
미하엘 엔데의 사망 10주기를 맞아 미발표작이 국내에 처음 소개되거나 기발표작이 복간되는 열풍 또한 치열하다.

지난해에 복간된 미하엘 엔데의 동화와 우화들을 모두 모아 놓은 동화전집 제1권 『렝켄의 비밀』(보물창고, 2004)에 수록된 동화 「마법의 설탕 두 조각」(소년한길, 2001)은 별도의 동화책으로 분리 출간되어 『해리포터』를 능가하는 판매도와 인기를 자랑하며 <알라딘 서점> 외국동화 분야의 누적 베스트셀러 1위에 머물러 있다. 뿐만 아니라 미하엘 엔데의 모든 것이 녹아 있으며, 판타지 소설이라는 분야에 하나의 커다란 획을 그은 『자유의 감옥』(보물창고, 2005)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최근에 꿈이 금지된 도시에서 유일하게 꿈을 꾸는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엔데의 유고작 『망각의 정원』(다림, 2005)도 출간되었다.

또한, 서로 되비치는 거울의 형상을 이루며 인간의 존재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30편의 연작 판타지 소설 『거울 속의 거울』(보물창고, 2005년 10월 출간 예정)도 미하엘 엔데 사망 10주기에 맞춰 출간 준비 중이다. 이 작품은 초현실주의 화가인 아버지 에드가 엔데의 그림과 어우러진 작품이라는 점에서 미하엘 엔데의 작품으로서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끝없는 이야기, 끝없는 미하엘 엔데
미하엘 엔데를 기억하고, 그에 대한 관심을 겉으로 내보인다는 것은 어쩌면 명분을 내세우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한 명의 작가를 기억하고 존경한다는 것은 개인의 마음 속에 간직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저기에서 미하엘 엔데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그를 추모하기 위한 여러 가지 행사들을 개최하는 것은 ‘굳이 드러내려 하지 않아도 스스로 드러나는 감정’과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 예스24, 인터파크에서 ‘미하엘 엔데 특별전’ 및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미하엘 엔데의 전 작품을 일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여겨진다.

한편, 아동문학 전문지 계간 <동화읽는가족>에서는 겨울호에 미하엘 엔데 특집을 기획하고 있다. 미하엘 엔데의 작품을 읽은 독자들의 서평을 모집해 많은 지면을 할애할 계획이다. 미하엘 엔데의 10주기를 맞이하는 올해를 독자와 함께 호흡하며 마감하자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더불어 아동문학 포털 사이트 <푸르니닷컴(www.prooni.com)>에서는 비정기적으로 미하엘 엔데에 관련된 소식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소식지 ‘엔데의 책갈피’라는 메일링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뿐만 아니라 ‘미하엘 엔데를 위한, 미하엘 엔데에 의한, 미하엘 엔데의’ 카페(http://cafe.naver.com/momoende.cafe)가 네이버에 개설되어 운영 중이다. 이 카페는 미하엘 엔데를 ‘미친 듯이’ 찾아다니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반갑고 좋은 공간이 될 것이고, 그를 아직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문학의 새 지평을 열어 줄 밝은 빛과 같은 공간이 될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듯이,


미하엘 엔데에 대한 관심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다.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왔던 것처럼, 그리고 그의 또다른 대표적 판타지 소설 제목
『끝없는 이야기』(비룡소, 2000)처럼 앞으로도
끝없이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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