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운탄고도 1330 기행, 제2길(각동교~모운동 벽화마을) 걷기
운탄고도 1330은 영월 청령포를 시작으로 망경대산을 넘어 정선 새비재, 만항재, 함백산을 거쳐 태백과 삼척 도계에 이르는
173km 구간의 도보길 이름이다. 길 이름은 과거 강원도 고산지대에서 채굴된 석탄을 실어 나르던 길에 더해 만항재와 화절
령을 잇는 길에서처럼 해발 1,100m가 넘는 고원지대에 있는 길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1330은 백두대간 만항재의 고도
를 상징한다. 운탄고도 1330 제2길은 영월군 김삿갓면의 태화산 산록 각동리에서 망경대산 중턱 모운동에 이르는 구간이다.
길은 각동리 앞 남한강 큰 여울(가재골교)을 건너서 대야산(대야산성)과 덕우산을 넘고, 대야뜰과 옥동뜰을 지나 김삿갓면
사무소가 있는 옥동리를 거쳐 예밀리로 이어지며, 다시 두위지맥 망경대산 남릉에 있는 옛 옥동광업소 삭도 시점을 거쳐 모
운동 벽화마을로 이어진다.
지난 주말이었던 8월 5일 이 길을 걷고 왔다. 들머리를 김삿갓면사무소 앞으로 잡았다. 사연이 있었다. 각동리에서 옥동리에
이르는 전반부 코스는 외씨버선길과 겹치는 구간이고, 지난 외씨버선길 종주 때 이미 걸었었던 길이었기에 폭염 속 무리를
하지 않기 위한 방책이었다. 옥동리를 찾았다. 옥동뜰 늘보 마을은 언제 봐도 전원이 평화롭고, 지나는 길손에게 쉼터를 제
공해 주던 늘보공원은 여전히 정자 주위에 짙은 나무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건너편 산기슭에 바투 붙은 옥동천은 아직도
가파른 암벽을 계속 깎으며 굽 돌고 있었다. 넓은 뜰 앞에 강을 두르고, 물길이 빚은 암벽을 병풍으로 두른 옥동리는 이렇듯
산과 강 들판이 그림처럼 아름다운 고장이다. 포도원으로 유명한 강 건너 위쪽 예밀 1리를 지나고, 예밀천을 거슬러 예밀 2
리를 찾았다. 망경대산을 내려선 두위지맥 준령이 배산(背山)을 이룬 산협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 싸인 협곡임에도 넓고 깊었
다. 광산촌이었던 옛 한 때는 많은 사람들이 살았던 곳, 지금은 다시 김삿갓 예밀와인으로 이름나 많은 이들이 찾고 있었다.
석탄을 실어 나르던 옛길 운탄고도는 바로 이 마을에서 시작된다.
망경대산 중턱 옛 옥동광업소의 삭도 깃점을 찾았다. 예밀 2리 마을에서 이곳으로 오르는 길은 비탈을 오르는 구절양장 도로
와 장재터 아래의 폭포길로 걸어 오르는 두 갈래가 있다. 운탄고도 1330 2길은 폭포가 있는 개울길이다. 50여 년 전 옥동광
업소는 당시 산 높고 골 깊은 이곳 지형에 길을 내기 어려워 생산한 석탄을 주로 삭도를 이용해 인근 석항으로 보냈다 전한다.
지금은 이곳이 숲이 우거져 애써 찾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치기 십상이다. 당시 광부들이 살던 예밀과 모운동으로 이어지는
옛길은 지금은 포장이 잘 되어 차들이 지나고, 자동차로 접근이 쉬운 이 높은 하늘길에는 펜션과 캠핑장까지 들어서서 운치
를 더했다. 모운동을 향해 가는 이 길에는 영월의 산하가 한눈에 펼쳐졌다. 태화산을 비롯해 김삿갓계곡을 품은 마대산과 어
래산이 스카이 라인으로 이어지고, 멀리 소백산은 마대산을 무등 타고 산그리메로 아름거리며 다가왔다.
모운동(募雲洞)을 찾았다. 망경대산이 남쪽으로 내린 줄기에 있는 높은 산협 마을이다. 산협이라기보다는 비탈진 고원 분지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름처럼 구름을 부른다는 마을은 저마다 알록달록 벽화가 그려진 수십 채의 집들이 모여 해발 600m
에 이르는 산 중턱에 동화 속 같은 풍경을 그리고 있었다. 지금은 운탄고도 벽화마을로 회자되고 있지만, 50여 년 전에는 옥
동탄광 광부들과 그 가족들 1만여 명이 살았었다 하니 놀라울 뿐이었다. 이 마을의 핫플(hot place)은 운탄고도마을호텔, 2층
옥상에는 풍차를 세워 놓아 보는 이의 시선을 낭만 속으로 이끌고 있었다. 모운동쉼터 앞에 섰다. 마대산이 건너다 보이고 발
치엔 김삿갓 계곡이 숨은 듯 누워 있었다. 첩첩산중이다. 이름(난고 김병연)보다 김삿갓으로 더 잘 알려진 시인은 이 산골의
오두막에서 자랐다. 그리고 그는 이곳을 벗어나 전국을 주유하며 시선이 되었고, 끝내에는 죽어서 이곳으로 돌아왔다. 강원
을 걸으며 모운동을 찾으니 잠시 그를 생각해 보는 망외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
촬영, 2023, 08, 05.
▼ 운탄고도 1330 제2길 개념도
▼ 영월 김삿갓면 각동리, 제2길 들머리 버스정류장 / 가재골교 입구
▼ 운탄고도 1330 제2- 1길 지도 <각동리 ~ 김삿갓 면사무소>
▼ 운탄고도 1330 제2- 2길 지도 <김삿갓면사무소 ~ 모운동>
▼ 각동리 남한강 가재골교와 대야산
▼ 대야산에서 대야들로 내려오는 길
▼대야 들녘과 대야산 - 1
▼ 대야 들녘과 대야산 - 2
▼덕우산 들머리 - 1
▼ 덕우산 들머리 - 2
▼ 덕우산 능선에서 보는 옥동 들녘
▼덕우산 옛길 고개
▼ 옥동천과 옥동교
▼ 늘보 마을 공원
▼ 옥동 삼거리 - 1
▼ 옥동 삼거리 - 2
▼ 김삿갓면사무소
▼ 옥동초등학교
▼예밀교 옛다리
▼ 예밀교 아래 옥동천
▼ 예밀 1리 동구
▼ 예밀 1리, 교차로
▼예밀 2리 입구와 와석 터널
▼예밀천과 예밀 2리
▼예밀 2리 동구
▼ 예밀 2리 성황당
▼예밀 2리
▼ 예밀 2리 경로당 앞 삼거리
▼예밀 2리 '운탄고도 1330 들머리'의 출향인공원 쉼터
▼장재터 폭포 계곡 입구 - 1
▼ 장재터 폭포 계곡 입구 - 2
▼ 장재터 3 폭포
▼ 장재터 2 폭포
▼ 장재터 1 폭포와 필자
▼ 장재터 갈림길 - 1
▼ 장재터 갈림길 - 2
▼ 예밀 2리, 삭도 삼거리 정류장 - 1
▼ 예밀 2리, 삭도 삼거리 정류장 - 2 / 운탄고도 1330 제2구간 산꼬라데이
▼ 옛 옥동업업소(탄광) 입구 굽이길의 자작나무 조림지.
▼ 옛 옥동광업소 앞 삭도 시점(始點)
▼ 옥동광업소와 삭도
▼ 굽 돌아 산꼬라데이 길의 낭만
▼ 밀엄사(密嚴寺) 입구 - 1
▼ 밀엄사(密嚴寺) 입구 - 2 / 운탄고도 1330 2길 이정목
▼ 망경대산 능선 고랭지채소밭의 무 밭
▼ 예밀 2리 삼거리와 정류장
▼예밀 2리 삼거리에서 본 지나온 장재터
▼ 산우가 준 이미지 / 운탄고도 1330길의 나그네
▼망경대산 능선 700 고지에 있는 '구름 품은 캠핑장' - 1
▼ 구름 품은 캠핑장과 트리하우스
▼캠핑장 고개에서 본 두위지맥(망경대산 서쪽 마루금)과 장재터
▼ 캠핑장 고개에서 본 옥동리와 옥동천
▼모운동 굽이 길 도로
▼ 굽이길에서 본 모운동
▼ 한우육종 '서로목장' 갈림길
▼ 모운동 골짜기 길 갈림길(데크)의 함께한 산우
▼ 모운동 임도
▼ 모운동 - 1
▼ 모운동 - 2
▼ 모운동 '운탄고도마을 호텔'
▼ 모운동 동구 쉼터 / 운탄고도 1330 제2길 날머리
▼ 모운동 동구 언덕에서 본 마대산과 김삿갓계곡
◎ 제2길 각동리에서 옥동면사무소에 이르는 풍경은 2년 전 외씨버선 길 걸을 때 담은 이미지입니다.
첫댓글 언제나 수고하신 덕으로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접할 수 있어 감사드립니다.
많이도 더웠지요 ?
또 태풍이 온다는데 피해없이 얌전히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무쪼록 더위 잘 이겨내시고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무더위 어떻게 이겨내고 계시는지요?
그러나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도 날은 잘 가는듯
시나브로 立秋를 맞았네요.
가을을 생각하며
엄마 남지 않은 더위 즐기시기 바랍니다.
사진속의 정밀지도 태화산 소백산까지 간파
우리들은 뮐 보고 다녔는지 부끄러울뿐입니다
모르면 가치 떨어지는 하 품격 산행연속
일류 유튜버이신 배선생님은 또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겸양에 격려의 말씀으로 듣고 감사드립니다.
주말,
서해랑길에서 다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