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남파랑길 2코스 부산항∼영도대교
이원근
● 일시: 2025.2.16. (일), 맑음
● 경로: 부산역∼부산대교∼봉래산둘레길∼태종대∼흰여울마을∼영도대교∼자갈치시장
※ 스탬프 함:
● 거리: 20.36km, ● 시간: 6시간 16분
초행길과 늙어가는 길
해파랑길 750km 완주에 이어, 지난주부터 1,470km의 남파랑길 걷기에 나섰다.
길을 걷는다는 것은 늘 새롭다. 같은 길을 걸어도 계절이 다르고, 날씨가 다르고, 그 길을 걷는 내 마음마저 달라진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걷고자 하는 이 남파랑길은 처음 걷는 초행길이다.
젊었을 때는 무엇을 해도 두려움이 없었다. 처음 해보는 일도, 처음 가는 곳도 설래임이 앞섰다. 몸이 예전 같지 않고, 익숙했던 것들도 어느새 어색해지다 보니 이제는 설래임보다 걱정이 앞서니 어인 일인지 모르겠다. 늙어가는 탓인가 보다.
이 남파랑길이 처음 길이 듯 늙어간다는 것, 또한 겪어보지 못한 초행길이다. 늙어가는 길이 초행길처럼 한 걸음 한 걸음이 조심스럽다. 코리아 둘레길은 지나온 길보다 남아 있는 길이 더 길다. 그러나 늙어가는 길은 남아 있는 시간이 지난 시간보다 짧다는 걸 알기에, 발자국 하나도 헛되지 않기를 바라며 걷는다. 그러면서도 문득문득 두려움이 밀려온다. 어딘가 놓치고 온 것은 없는지,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남아 있지는 않은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날도 많아진다.
남파랑 초행길에서 만나는 꽃이며, 해넘이 해돋이, 아름다운 풍광을 만나듯, 아직 가 보지는 않았지만, 늙어가는 길에도 그 길만의 빛깔이 있을 것이다. 젊은 날의 열정보다는 따뜻한 온기가 있고, 빠르게 내달리던 걸음 대신 한 박자 쉬어 가는 여유 같은 것 말이다.
무엇보다 같이 늙어가며 남파랑길을 함께 걷는 소중한 벗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지나온 날들을 함께 나눈 친구, 마음을 나누는 가족, 가끔은 스쳐 지나가는 인연까지도 고맙고 애틋하다. 젊은 날에는 몰랐던 것들이 이제야 보인다. 말없이 내민 손의 의미, 곁을 지켜준 사람들의 소중함, 그리고 하루하루가 선물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우리는 ‘남파랑길과 늙어가는길’ 이 두 길을 천천히 걸어가기로 한다. 후회 없이, 아쉬움 없이. 언젠가 이 길의 끝자락에서 뒤를 되돌아볼 때, 우리들의 뒷모습이 노을처럼 아름답기를 바라며.
현인 동상 앞에서 현인 <굳세어라 금순아!>
▲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 부두에
목을 놓아 불러봤다 찾아를 봤다
금순아 어디를 가고 길을 잃고 헤매었더냐
피눈물을 흘리면서 일사 이후 나 홀로 왔다
일가친척 없는 몸이 지금은 무엇을 하나
이 내 몸은 국제시장 장사치기다
금순아 보고 싶구나 고향 꿈도 그리워진다
영도다리 난간 위에 초생달만 외로이 떴다
철의 장막 모진 설움 받고서 살아를 간들
천지 간에 너와 난데 변함이 있으랴
금순아 굳세어다오 북진통일/남북통일 그날이 되면
손을 잡고 울어 보자 얼싸 안고 춤도 추어 보자
첫댓글 ㅡ 이호선
공곡님은 체력보다 기행문 필력이 대단하십니다 . 화이팅!
ㅡ 권수문
아휴 처음부터 무려 20틸로를 주파하시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두 가지의미를 지닌 남파랑길. 좋은 친구분들과 무사히 완주하시길 비나이다.
ㅡ 박종웅
이고문님의 코리아둘레길 남파랑길도 무사완보하시길 응원합니다.
화이팅~
ㅡ 변삼수
공곡 친구 셋분, 남파랑길을 계속 걸을 때마다 더 젊어지시길 기원해요. 화이팅!
ㅡ 남한욱
축하 ! 축하!
저 다리, 저 필력, 국보급 문장가.
ㅡ 김진태
궁곡어른이 걷는 모습은 아직도 청년입니다. 늘 건강하세요.
ㅡ 성기모
보기 좋습니다 .
노년의 친구분들이 부럽네요. 즐겁게, 건강하게, 행복하게 완주를 기원합니다
좋은 코스 지날 때 공지해서 같이 추억만들 기회주시면 동참하겠습니다.
ㅡ 김종배
남파랑길 2코스 종주를
축하드립니다
이코스는 부산시민들의
주로 찾는 코스인듯 무척
좋아 보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ㅡ 심장섭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여전히 산행 열심히 하시네요.
봄을알리는 흙냄새 눈을뚫고 꽃을피우는 복수초에
자연의 심리를 만끽하시며 사시는 선생님 보기가 좋으십니다
늘 건강 하새요~~^^
ㅡ 김종철
남파랑길
시작하시는 길에 축하드립니다.
가시는 걸음걸음 즐거움이 함께 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청춘의 걸음 이십니다.
ㅡ 박낙원
공곡 다음 3코스 때는 사진 박을 때 자세 한번 바꾸어 보소.
두 다리가 장성처럼, 또는 팔 드는 것 두 자세 말고.
공곡 무릎관절 관리 비법이 있다면 좀 알려 주시게 6시간 이상 걷는 그 준족 관리말이네.
나는 때때로 계단을 걸으면 아파요.
ㅡ 최천기
너무 많이 걸으십니다,
15km 넘지 않으면 좋을 듯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박낙원께
눈도 밝아라. 와 그런지 알카주께.
사진을 내가 찍는데 내가 찍힐라마 우째야 되것노? 귀찮으니껜 한 번 찍은 것 그대로 붙이기 해서 그려. ㅎㅎ
무릎?
나도 몇 천 키로미터, 백두대간 완주하고 까지도 눈길이나 돌길 10여km 정도만 걸어도 무릎이 시컨거려 혼 났다. 지금은 대퇴사두근이 튼튼해졌는지 2,3십km 정도 걸어도 무릎 시컨거리는 법이 없다. 대퇴사두근 강화훈련 꾸준히 해보시게나.
ㅡ 송준각
하루 20km 걸으신다니 대단하시고 남파랑길 구경 잘했습니다(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