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구름 많음
*함께한 이 : 현자아줌마, 광율이와
*위치 : 경남 거창군 가조면 수월리
*산행시간 : 6시간(09:55 ~ 15:55)
*산행코스 : 주차장 - 장군봉 - 의상봉 - 별유산 - 마당재 - 주차장
*개 요
-.06:30 : 울산 시외버스터미널 출발(5,000원)
-.07:55 : 대구 서부터미널 도착
-.08:20 : 대구 출발 : 가조행(4,400원)
-.09:30 : 가조면 도착
-.09:45 : 고견사 주차장 도착 : 택시이용(4,000원 입장료:800원)
-.09:55 : 주차장 출발
-.10:57 : 장군봉
-.13:05 : 의상봉
-.13:50 : 별유산
-.14:10~14:50(중식)
-.15:50 : 주차장 도착
-.16:10 : 가조면 도착 : 택시(5,000원)
-.18:00 : 가조 출발 : 버스(1,000원)
-.18:20 : 거창읍 터미널 도착
-.18:30 : 거창 출발(4.400원)
-.19:40 : 서대구 터미널 도착
-.20:10 : 대구 출발(5.000원)
-.22:10 : 울산 도착
*의상봉 소개
의상봉(義湘峰 1,046m)은 거창군 가조면 수월리에 있는 우두산(牛頭山)의 아홉 봉우리 중의 하나이다. 우두산은 일본 개국 신화와 관련된 전설의 산이며 의상봉은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과거세와 현세에서 참선한 곳이라는 뜻에서 의상대사의 이름을 빌려 산 이름으로 삼은 산이다.
속세를 떠나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이라 할 만큼 경치가 빼어난 돌부리 산이다. 옛날에는 우두산(牛頭山), 견암산(見岩山), 소금강(小金剛)이라 불렀다(조선환여승람). 의상봉을 오르는 길에는 수석이 즐비한 고견천(古見川), 견남정(見南亭)터, 고려 말 유형귀 장군이 신마(神馬)를 얻었다고 하는 가마소, 신라 애장왕이 탄 수레가 머물렀다 하는 가정곡(佳亭谷)이 있다. 그 곳에는 1백자 높이에서 떨어지는 가정산 폭포가 있으며 그 아래 담긴 물이 낙화담(落花潭)인데 미인 양씨(梁氏)가 순절한 곳으로 전한다.
울창한 솔숲 사이로 흐르는 맑은 물 따라 길을 열고, 명소로 고견사가 자리한다.
고견사는 견암사에 뿌리를 두고 있는 절로 덕유산 지붕의 해인터에 이어 거창의 두 번째 해인터이다. 절을 지을 때 쌓아 올렸던 신라 때의 석축이 눈에 들고 고운 선생이 심었다 하는 은행나무와 만든 때가 새겨진 범종과 석불, 의상대사기 수도할 때 쌀을 얻었다 하는 쌀굴과 십이지신상석이 있다.
우두봉 아래 우두샘은 가조천의 첫 물길이 된다.
-가조면 사이트에서-
*산행기
6시 30분 발 시외버스를 타고 가는 산행이라 시간을 맞추느라 조금은 서둔다. 집을 나서는데 광율이가 전화를 했다. 지난번 작년 덕유산 눈밭 야영 산행때 늦잠 사고를 쳤던 기억이 나나보다.
실로 시외버스도 오랜만이라 마음도 들 떤다. 첫차 인지라 버스의 손님은 별로 없다. 무거로타리 정류소에서 현자아줌마와 광율이가 합류를 했다. 날씨가 우리들의 기분을 망친다. 구름이 잔뜩 꼈다. 비가 온다는 예보는 없었지만 은근히 걱정이 된다.
고향이 거창이지만 늘상 고속도를 지나치며 바라만 보고 마음으로만 찾았던 산을 이제사 찾는다.
대구까지 소요시간이 1시간 50분이라 가조행 첫차를 받아 타야 하는데 연결이 힘들 것 같아 기사 아저씨께 은근히 걱정을 했다. 이른 아침이라 고속도로가 한산 하여 다행히 생각보다도 빨리 서대구에 도착을 해서(07:55) 가조행 첫차 8시 20분에도 여유가 있다. 옛날에 가끔씩 이용했던 터미널은 변한 게 없이 그대로다.
골짜기의 봄은 역시 더디게 오나보다. 도로변의 개나리가 아직도 노랗게 피어 있다. 울산에는 모두 다 지고 파란 잎이 무성한데.
예정된 정시에 버스는 가조면에 도착한다(09:20). 택시로 갈아타고 들머리에 이르니 여기 벚꽃도 이제사 화사하게 만개해 있다. 고견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벌써들 도착했는지 버스들도 여러 대 있다. 채소 노점상 할머니가 시골 엿을 하나씩 주신다. 역시 시골 인심은 역시 아직도 살아있다.
산불 감시요원 아저씨에게 입산신고를 하고 직진이면 고견사로 오르는 길이고 우리는 왼쪽 이정표가 서있는 등로를 따라 장군재를 향하며 산행을 시작한다.(09:50)
등로는 소로로 아무러케나 자란 소나무 사이길이다. 몇 발 오르막이더니 완만한 내리막의 연속으로 골짜기로 내려 가나보다. 계곡의 돌다리를 가로 지르는데 봄 가뭄이 심한지 말라있다.
여기저기 진달래 빛도 곱다. 산수유가 노랗게 피어 있는데 현자아줌마가 한수 훈수를 한다. 산수유와 생강나무가 너무 닮아서 육안으로는 식별이 어렵다며 새순 가지를 꺾어 씹어 보라며 준다. 정말 생강 맛이 은은 하게 난다. 한수 배웠다.
등로는 계곡 돌다리를 “S"자로 서너 번 가로 질러 서서히 오르막인데 솔잎들이 떨어져 쌓여 있어 푹신푹신한 기분이다. 길가 낙엽들 틈에 핀 하얀 야생화, 노란 야생화를 발견한다. 이름은 모르지만 꽃들은 모두가 아름답다.
(흰젖제비꽃:장군제를 향하던 계곡에서-신창성의 야생화에서-)
(산궤불주머니-김광섭의 야생화 이야기)
등로는 경사가 가팔라지는데 땀도 서서히 나기 시작하고 숨도 갚아 온다. 왼쪽으로는 장군봉의 안벽이 펼쳐지니 초록의 소나무와 잘 어울린다.
먼저 가던 부부를 만나는데 여자는 가뿐한데 아저씨가 더 힘들어한다. 산은 여자가 더 잘 타나? 대구서 왔다며 장군봉으로 간단다.
삼거리를 만나는데 왼쪽 길은 의상봉으로 가는 샛길 같다. 우리는 예정대로 장군재로 가자며 직진을 택한다. 잠시 오르니 ⇒장군봉 0.5km라는 이정표가 홀로 서있다.
잠시 쉬며 땀을 식히고 완만한 등로를 따르니 왼쪽은 장군봉 200m, 오른쪽은 의상봉 3.8km라고 이정표가 있는 안부다. 장군재로 알았는데 잠시전의 이정표가 있던 안부가 장군재인 모양이다.
오늘 우리들 계획에는 장군봉은 덜어있지 않았지만 200m만 가면 장군봉이고 언제 다시 오겠냐며 장군봉으로 향한다. 작은 바위틈의 등로를 오르니 가조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장군봉 정상이다(10:57).
<장군봉에서 바라본 미인봉 하늘선>
들 너머에는 처녀가 누워 있는 형상을 한 미인봉과 오도산의 하늘선이 들어오고, 오른쪽으로는 보해산과, 그 너머로 기백산, 금원산,또 그 너머로 남덕유의 하늘선도 가물가물 잡힌다.
암봉으로 형성된 정상과는 어울리지 않는 스덴으로 만들어진 정상비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현자 아줌마가 마련한 쑥떡으로 요기를 하며 조망을 즐기고 있는데 한 무리의 등산객이 도착했다. 조금 전 만났던 대구분들 이다.
오르던 길로 다시 내려오니 장군재 이정표 주위 안부에는 그세 많은 사람들이 올라와 쉬고 있다.
우리는 내쳐 의상봉을 향한다. 한 구비 오르막을 오르니 본격적으로 의상봉의 안벽 군이 새파란 소나무와 어울려져 파노라마를 눈앞에 펼쳐 놓는다. 한 폭의 산수화다. 멀리서 보던 산세와는 판이 하게 안벽을 이루고 있다.
큰 바위가 가로 막는데 먼저 오른 광율이가 현자아줌마의 손을 잡아 힘들게 올린다.
<바위틈에서 자라는 소나무>
<개구리바위>
봉우리를 세 번을 넘어야 의상봉이라 했는데 등로는 암릉 아니면 마사토 길이다. 이런 등로는 힘은 들지만 재미는 있다.
개구리가 하늘을 바라보며 곧장 비상을 할 모양을 한 바위위에 한 아저씨가 않아있다. 고무신을 싣었는데 복장과 생김새도 꼭 산신령 같다. 넉넉한 웃음에 여유가 있어 보인다. 한 구비 오르내리니 그릇을 거꾸로 뒤집어 놓은 것 같이 볼록하게 솟아있는 의상봉이 더욱 가깝게 보인다. 이름을 봐서는 소의 머리라는 것 같은데 사람의 얼굴 같다.
움푹 파인 눈하며 조금 솟아 있는 코하며.
<의상봉>
의상봉 안벽밑 안부에 이르니 고견사서 곧장 오르는 사람들로 인하여 등산객은 더욱 불어나 있다.
오른쪽이 고견사서 올라오는 등로이고 왼쪽으로 방향을 꺾어 내려가니 등로는 넓다. 오른쪽에 의상봉 정상을 끼고 잠시 내려서 나무 장작으로 만들어 놓은 계단을 오르니 철계단 앞에는 오르내리는 사람으로 인하여 병목 현상이다.
그리 넓지도 않은 정상에 많은 사람들로 인하여 북적된다(13:05). 산에 비하여 정상석은 조그마하다. 미녀봉의 얼굴 형상은 장군봉에서와는 달리 나타나지 않는다. 왼쪽으로는 닭 벼슬을 닮았다는 비계산이 솟아 있다. 뒤로 펼쳐진 별유산의 안벽군도 장관이다. 한 아저씨에게 부탁을 해서 셋이서 함께 정상석과 사진을 찍고는 곧장 내려선다(안타깝게도 사진이 촬영되지 못한 것을 알지 못했음).
<의상봉에서 바라본 별유산>
<별유산에서 본 의상봉>
별유산을 향해 암릉을 오르는데 등산객은 차츰 준다. 붉은 모자를 쓴 젊은 산불 감시요원 두 사람을 만나는데 거창 기능대학 학생인데 자원봉사란다. 몰래 가스 버너를 넣어 왔는데 찔끔한다.
별유산 정상에는 정상석은 없고 이정표가 대신하여 서있다(13:40).
비계산을 오르는 마루금이 펼쳐져 있고 마루금 오른쪽으로 역시 바위가 벽을 만들어 놓았다.
잡목사이로 보니 한걸음 만에 달려갈 것 같은 거리에 가야산과 매화산이 앉아있다. 비계산으로 가는 마루금을 따라 하산이다.
마땅한 자리도 없었지만 암릉을 오르내리며 조망을 구경 하느라 점심을 먹지 못해서 서서히 배가 고파온다. 잠시 내려서다 좁은 바위틈에 평평한 자리가 있어 점심을 먹는다.
발아래는 합천 쪽의 시골 들이 시원하게 펼쳐져있다.
산에서 먹는 라면은 별미다. 버너에 라면을 끓여서 점심을 먹고는 유유 자작한다. 단독 산행은 이런 여유로운 맛이 있어서 좋다.
일어서려니 가야산 정상 부근에만 햇빛이 쏟아진다. 멀리서나마 조망 잘 하고 가라고 산신령이 허락을 하셨나 보다(14:50).
<별유산에서 바라본 가야산>
<별유산에서 본 비계산>
잠시 내려가니 오른쪽 길이 샘터임을 알리는 이정표를 만나지만 우리는 곧장 하산을 서두른다.
작은 소나무 사이 정형적인 마사토 길의 급한 내리막을 잠시 내려서니 다시 암릉 구간이다. 조금 지루하다고 느껴지면 암릉이다. 이끼가 많이 낀 바위안벽은 참 인상적이다.
꼭 설악산 흔들바위같이 큰 호박돌 같은 바위를 만나 내 멋대로 의상봉 흔들 호박바위라 이름을 붙여본다.
<의상봉과 흔들 호박바위>
작은 안부를 만나 잠시 목을 축이고, 직진이면 비계산이고 오른쪽 내리막에 표지기도 많이 달려있어 우리도 오른쪽 길로 내려선다. 마당재로 착각을 하고서.
이제는 등로가 육산 길로 편안하다. 역시 계곡에는 물이 말라있다. 작은 계곡을 왼쪽에 끼고 편안하게 내려서니 삼거리인데 마당재로 올라가는 길임을 알리는 이정표가 서있다. 우리가 마당재를 못 미쳐 하산을 했나보다. 아침에 출발했던 주차장도 내려 보인다.
솔밭을 지나니 고견사 들머리임을 알리는 비석이 흐드러지게 핀 벚꽃나무 아래에 햇볕을 쬐며 졸고 서있다(15:50).
뒤돌아 올려보니 가까이서 봤던 바위들이 초록의 숲속에 또 다른 모습이다. 역시 산은 멀리서 보는 겉과 산속에서 가깝게 보는 것과 많이 다름을 새삼 느낀다.
신라시대 고찰인 고견사를 만나지 못한 진한 아쉬움을 남기고 훗날 또 다른 만남을 기약하며, 껍데기 체로 먹는 삼겹살에 소주 한잔으로 피곤을 들고자 시골 식육식당을 향하며 넉넉하게 하루를 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