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딸 선물
수강생 신 용 철
지금부터 10년 전 2006년 12월 9일 셋째딸 아름이가 덕천교회서 윤현균 목사님의 소개로 지금의 사위를 만나 8개월의 사귐을 가져 결혼식을 올렸다.
그 아름이가 77년 12월 2일 부산 연산동에서 출생하였으며 별 어려움 없이 동명초, 동명여중, 덕문여고, 경성대, 피아노과를 졸업 후 충청도에 있는 교원대에 편입하였다. 또 임용시험을 거쳐 경기도 여주에서 초등 교사 생활을 하던 중 서울공대를 졸업한 울산 현대자동차에 근무하는 사위와 결혼하여 울산으로와 지금은 용연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하고 있다.
아름이가 신혼여행을 다녀오면서 “엄마 아빠는 아들이 없어서⋯”하며 슬그머니 은수저 두 벌을 선물로 내어 놓았다. 그 말이 어찌나 고맙기도 하고 대견 서러웠던지 잠시나마 빈자리 또한 서글픈 마음도 들었다. 지금 딸 아들 한 명씩 낳아 잘 기르고 있지만 그동안 결혼 생활의 아픔도 많았다.
2012년 4월 18일 손자를 출생한 셋째딸 아름이가 우리 집에서 몸조리를 하고 있을 때 K B S 1 방송국 TV에서 “남자의 자격”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패밀리 가족 합창단 모집이 있다는 정보를 들었다. 그때 아름이가 아빠 칠순 기념으로 아빠의 지난 아픔과 고통의 삶을 인내로 이겨온 내용의 글을 올려 출연 접수를 했더니 약 1개월 후 1차 합격 통지가 왔다. 그 소식에 나 역시 노래 부르기 좋아하고 가족들이 함께 참여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너무나 기뻤다.
우리가족은 큰 딸은 거제도, 둘째딸과 우리 부부는 부산, 셋째딸은 울산, 넷째딸은 서울, 이렇게 흩어져 있어 모두 모여 연습하기가 참으로 어렵웠다.
지정곡은 몇 개 중에 이은상 작사 박태준 작곡 ‘동무생각’을 선정하여 각 가정에 통보하고 연습하기로 했다.
예선 통과를 하기 위하여 둘째 딸은 시험관 아기 시술중에 참여치 못하고 아내, 큰딸, 셋째딸, 손녀, 넷째딸 과 넷째 사위, 나 이렇게 7명이 참여 하게 되었으며 모이기 어려운 가운데서도 출발하기 전날 모여 연습을 했다.
새벽 서울 행 밤 열차를 타고 아침 일찍 여의도 KBS1방송국을 찾아갔다.
절차를 밟아 방송국 안까지 무사히 도착했으며 말로만 듣던 방송국에 들어 가보니 조금 떨리기도 하고 어리둥절했지만 예선 장소는 잘 찾아갔다.
시작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어 피아노 있는 홀에서 가족끼리 한번 연습도 했다. 잠시 후 휴식을 취하고 예선 통과를 위하여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관계되는 직원이 이름표를 달아주고 간단한 질문에 답하는 방법도 알려주니 출연하는 실감이 났다. 많은 출연자 중에는 성악가, 가수 김정민 부부, 유리상자 맨버, 요리 연구가 김혜정 가족, 농구 감독 박찬숙 씨 가족, 연예인 고 최진실 씨 의 가족도 보였다. 차례가 되어 우리 가족은 청바지와 흰색 남방으로 똑같은 유니폼에 막내딸이 만들어온 빨강색 악보 피스를 두 손으로 가슴 높이 만큼 들고 무대 위에 섰다. 심사위원은 연예인 이경규 씨, 가수 김태원 씨,개그맨 이윤석 씨, 지휘자 금난새 씨 외2명의 교수가 있었다. 1절은 2부 합창으로 4절 중 1,2악절은 내가 3,4악절은 넷 살인 손녀가 솔로로 불렀고 5,6악절은 다함께 떨리는 마음으로 정신없이 불렀다. 연습 때보다 못불렀다는 예감이 들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심사평을 받는데 역시 예감대로 네 살 난 손녀만 예쁜 목소리로 잘 불러 앞으로 기대가 됩니다라고 칭찬을 받고 아쉬운 마음으로 무대를 내려왔다.
방송국에서 출연한 출연료와 방송국 마크가 새겨진 탁상시계를 선물로 받았다.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방송국 앞에서 기념 촬영도 하고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맛있게 했다 셋째딸을 향하여 “파이팅” 하고 외치며 칠순에 귀한 선물이라고 모두 기분이 최고였고 축배의 잔도 다 같이 들었다.
난 셋째딸에게서 이렇게 두 가지 선물을 받았다. 첫 선물은 은수저는 아들이 없는 허전함과 부족함을 안정감과 풍성함으로 채워주었다. 둘째선물은 KBS1 방송국 가족합창단 출연은 70여 년 지난 아품과 괴로움을 가족이 다 함께 이겨낸 귀하고 아름다운 기쁨의 축배 선물이 아니겠는가? 이기주의 자기중심 물질만능 시대에 딸 아름이는 가족의 위대함이 어떤 어려움도 이기게 하며 무엇이든지 긍정적인 희망을 주며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기쁨과 행복을 준 이보다 귀하고 아름다운 선물이 또 어디 있으랴?
이것이 바로 내가 추구하는 건강한 가정 건강한 사회라고 생각하며 나아가 이 사회에 필요한 작은 밀알이 되어 아름답고 풍성한 열매로 더 귀한 큰 선물이 되었으면 한다. 아름아, 사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