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9일
회사에서 사천공항을 데려다 주기위해 웅환형이 온다고 했다. 비행기 출발시각은 오후 3시 30분. 2시 20분에 온다는 형에게서 전화가 왔다. 집앞에서 기다리고 있단다. ‘어이쿠, 처음부터 꼬인다’ 웅환형이 총알같이 달려와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3시 5분. 미리 예약한 마일리지로 발권을 했다. 탑승권이 얇은 종이 한장이다. 참 비행기 타본지 오래된 것 같다. 탑승권 바뀐줄도 모르고 있었다니...
그러고 보니 진주-대전간 고속도로가 개통이 된 후 비행기 탈일이 없어져버린 것 같다. 김포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정확히 4시 30분 바로 입구로 나가니 인천공항행 리무진이 기다리고 있다. 4,500원을 주고 버스에 올랐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신공항행 고속도로 주변의 풍경. 이제 9일이 지나야 다시 볼 ‘조국’의 모습들이다. 정확히 19시 30분 나를 태운 대만국적의 에바항공은 인천국제공항을 이륙하였다. 값이 싼 경유항공이라 그렇고 그럴 것이란 내 생각은 기내에 오른 순간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각 시트별로 설치된 모니터에는 20개 채널을 통해 영화, 콘서트, 뉴스, 게임등을 즐길 수 있게 되어있었으며 친절한 대만 여승무원, 넓은 실내등은 여지 껏 타본 비행기중에서 단연 최고였다. 주변 여기저기서 중국어가 들려온다. 이미 나는 대만에 온 것이나 다름없어보였다
(타이페이로 향하는 에바항공 기내 모습)
타이페이 중정공항에 도착한 시각이 현지 시각으로 20시 50분. 입국수속을 밟고 공항대기실로 나오니 벌써부터 막막해진다. 먼저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하나 뽑아 마셨다. 물어물어 공항버스 매표소로 향했다. 시내로 나가는 대유버스요금이 100원이었다.(한국돈 3500원) 9시 20분에 버스는 출발하였고 한국에서 미리 인터넷을 통해 예약한 타이페이호스텔(유스호스텔 종류)에 가기위해 기사에게 미리 인근 쉐라톤호텔부근에 내려달라 부탁을 했다. 1시간여를 달려 쉐라톤호텔 앞에서 하차를 하였다. 호텔앞에서 아무리 약도를 살펴보아도 타이페이호스텔을 찾을 수 없었다. 마침 길가는 대만 남여에게 약도를 보여주며 위치를 물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자가 크게 기뻐한다. 한국에 무척 관심이 많은 모양이었다. 그들의 친절한 안내로 근처에까지 왔지만 그래도 숙소를 찾지 못했다. 인근 다른 호텔 경비원에게 물으니 자기가 앞장을 서 준다. 바로 근처에서 헤매고 있었던 것이다. 그에게 so thanks!를 연발하며 숙소로 들어섰다.
(타이페이 유스호스텔 전경)
허름한 호스텔에는 동남아여자가 카운터를 지키고 있었다. 이름을 대니 예약장부에 적혀있는 내 영문이름을 보여준다. 맞다고 그러니 몇일을 묵을거냐고 묻는다. 3일을 묵는다고 하니 보증금 500원에 숙박료 1500원, 에어콘사용료 150원 도합 2150원을 달라고 한다. (우리돈 75000원) 그리고 500원은 체크아웃할 때 환불해준다고 한다. 신기하게도 몸짓 발짓으로 대충영어로 의사소통이 되었다. 에어콘은 저녁 11시부터 아침 9시까지만 가동한단다. 방에 도착한 시간이 10시 50분. 짐을 놔두고 다시나와 근처 세븐일레븐에서 물과 맥주등을 사서 다시 숙소로 왔다. 대만에서의 첫날밤은 어중간하게 먹은 맥주때문인지 낯선곳에서의 첫날밤이라 그런지 잠이 쉬 들지 않았다.
7월 10일
이래 저래 뒤척이다 잠을 깬 시각은 아침 7시.
근처 세븐일레븐으로 갔다. 가는 길에 본 스트리트버거점의 햄버거가 눈에 들어온다. 세븐일레븐에서 과일쥬스를 산 후 오는길에 햄버거를 샀다. 숙소로 돌아와 햄버거와 쥬스로 아침을 때웠다. 오늘 계획은 타이페이 시내관광이다. 아침 9시쯤 숙소를 나왔다. 아침에 보니 지하철 선도사역이 숙소 바로 근처에 있다. 지하철역에서 원데이티켓을 구입했다. (150원, 한화 5250원) 오늘 이 티켓하나로 타이페이시 지하철은 마음놓고 탈 수 있다. 먼저 마음먹은 곳은 타이페이에서 오래된 고찰중의 하나인 용산사이다. 지하철 용산사역에서 내려 위로 올라오니 바로 용산사앞 광장이다. 용산사는 가장 오래되고 또 가장 전형적인 대만의 사원이라고 한다. 내부의 돌기둥에는 용들이 조각되어 있고 지붕에도 용들이 장식되어 있다.
(용산사 경내에서...)
대만에서는 현재 도교와 불교 인구가 가장 많아서 약 90% 가량이라고 한다. 안을 들어서니 오전부터 많은 타이페이 시민들이 분향을 하고 있었다. 향을 들고 흔드는 사람들, 짙은 향내음. 한국의 사찰에서와는 사뭇 다른 모습들이 연출되고 있었다. 날씨가 너무 더웠다. 보리오차를 한통사서 목을 축이고는 단수이 해안가로 향했다. 단수이는 타이페이시의 해양관광지이다. 지하철 북부종점인 단수이역에서 내렸다. 해안가를 따라 쭉 늘어선 상점과 노점들. 일요일이라 그런지 나들이 온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저기 바다너머로 한국이 있을텐데.. 라고 생각하니 갑자기 딸래미가 보고싶어졌다. 해안가 상점들에는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많았다. 온갖 꼬치종류와 오징어 구이, 과일주스와 사탕을 입힌 작은 과일들도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오뎅탕'이나 '핫도그' 종류들도 많았다. 이곳에서 파는 음식들은 대부분 10NT ~ 30NT이다. 물론 자리잡고 앉아서 먹는 음식보다는 그냥 서서 먹거나 들고 다니면서 먹는 음식들이 대부분이다. 딸기 3개를 꼬치에 끼워서 사탕을 바른 음식이 먹음직스러워 보여 하나를 사서(30NT) 먹으며 해안가를 구경하였다.
(단수이 해안가의 노점과 상점)
한참을 걷다가 다시 돌아오는 길은 시장가 길을 선택하였다. 이미 점심때를 넘겼는지라 배가 고파왔다. 이집 저집을 재다가 결국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이끌려 한 식당으로 들어갔다. 아뿔사 그 에어컨 바람의 유혹이 이번여행에서 가장 큰 먹거리 출혈이 될 줄이야!. 테이블위에는 이미 중국식김치와 과일을 썬 반찬이 셋팅이 되어있었다. 중국식 만두 2종류를 시키니 웨이츄리스가 “라이스?” 하고 묻는다. 엉겹결에 “OK"했더니 3인분도 더 되어보이는 볶음밥과 만두 2쟁반이 나왔고 나중에 계산을 하니 밑반찬도 요금에 포함된거란다. (합계 대만돈 660원). 해물만두는 기가 막히게 맛이 있었다. 통새우와 갖은야채가 씹히는 맛이란! 지금도 그 만두만 생각하면 절로 군침이 돈다. 다시 식당을 나와 걷는다. 한 상점이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잠시구경을 하니 해산물 과자와 과일말린것(포도종류) 등을 팔고 있었다. 가게앞에는 유명인으로 보이는 많은 사람들이 이곳 주인장과 포즈를 취한 사진들을 걸어놓았다. 유명한집 같았다. 바다가재스낵과 과일말린 것. 각 하나씩을 사서 다시 단수이 지하철로 돌아왔다.
(단수이 상가거리에서...)
이번에 갈 곳은 대만 국립고궁박물관이다. 고궁박물관은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 미국의 메트로폴리스 미술관, 러시아의 에르미타슈 미술관과 함께 세계 4대 박물관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고궁이란 중국의 자금성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중국의 황제가 중국 전역에서 수집한 유물들을 자금성에서 보관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명칭이 붙여졌다고 한다. 고궁박물관의 유물들은 모두 중국의 국공내전에서 국민당이 패하면서 남경에 있는 소장품들중 일부를 대만으로 옮겨온 것들이라고 한다. 지하철 쓰린역에서 내려 시내버스로 바꿔탔다. 시내버스 종점앞이 박물관 입구였다. 입구에 들어서니 엄청난 규모의 박물관 본관이 시야에 들어온다. 입구계단 옆에는 파륜궁 전도자들이 포교에 열심들이었다. 본관은 공사가 한창이었고 제1별관을 먼저 관람하기로 하였다. 여권을 가진 외국인은 무료라는 얘기를 듣고 매표소에 여권을 내밀었더니 여직원이 "NO"라고 대답한다. 잘못된 정보인가하고 입장권(100NT)을 사고 들어갔다. 뒤에 알아봤더니 여권을 가지고 인포메이션에 가서 확인쿠폰을 받아서 매표소에 제출하면 입장권을 준다고 한다. 전시관에 들어서니 몇 천 년 전의 돌도끼부터 명, 청나라 때의 각종 서화와 조각품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가져간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의 유물들도 많았다. 관심을 가지고 본 것은 역시 우리나라에서 가져간 유물들이었다. 이 많은 유물들이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된건지 무척 궁금해하며 관람을 하였다.
전시관안에는 일본인 단체관람객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냥 전시물만 보니 답답해지기 시작한다. 꾀를 내본다. 한국인단체관람객이 오기를 기다렸다. 20분이 흘렀을까. 한쪽에서 “우산만 보고 따라 오세요.”하는 반갑디 반가운 한국말이 들려왔다. 부부로 보이는 중년의 한국인 단체관람객들이었다. 나는 그들을 안내하는 가이드 덕분에 1관에서의 관람을 쉽고 편하게 마칠 수 있었다.
2관까지 관람을 마친 후 기념품센터에서 큰딸에게 줄 손거울과 작은딸을 위한 모빌을 선물로 샀다.
(공사가 한창인 고궁박물관 본관)
(고궁박물관에 전시된 고려시대 청동불상)
고궁박물관을 나와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1시간쯤을 쉬고나니 저녁시간이 다 되었다. 다시 지하철을 이용하여 타이페이씨티홀역으로 이동하였다. 씨티홀역에서 걸어서 15분거리에 세계최대높이의 101빌딩이 위치해 있었다. 101빌딩안으로 들어서니 거대한 실내도시가 눈앞에 펼쳐진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하였다. 푸드코트에서 중식점을 찾았다. 본토는 아니지만 중국땅에서 맛보는 짜장면과 한국식 김치를 반찬으로시켜 먹었다. 저녁을 해결한 후 101빌딩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녔다. 지상 5층까지가 쇼핑몰이었는데 전망대까지는 한화 12.000원을 내고 엘리베이터를 타야했다. 여행자에게 큰돈은 아니지만 혼자서 타이페이야경을 감상하기도 그렇고 해서 훗날을 기약하고 101빌딩을 나왔다.
(세계최고높이의 타이페이 101빌딩 야경)
101빌딩 근처에 뉴욕뉴욕백화점을 들렀다. 누군가의 여행기에서 본적이 있는 백화점이다. 백화점 건물전체에다 삼성애니콜 광고현수막을 걸어놓고 있었다. 그냥 그렇고 그런 백화점이었다. 뉴욕백화점앞에서 지나가는 남여에게 지하철역을 물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너무나 좋아한다. 그리고 아는 연예인 이름을 대기 시작한다. 이것저것 ‘힘든’ 영어대화를 나누고 헤어졌다. 숙소로 돌아온 시간은 저녁 11시경. 이렇게 대만에서의 두 번째밤도 지나고 있었다.
(뉴욕뉴욕백화점을 뒤덮은 애니콜)
7월11일
너무나 달콤한 잠을 잔 것 같은 기분과 함께 눈을 떴다. 오늘은 예류를 가기로 한 날이다.
스트리트버거점에서 샌드위치와 세븐일레븐에서 쥬스를 사서 아침을 먹었다. 지하철 선도사역에서 원데이티켓을 끊고 한정거장 거리인 타이페이 메인스테이션으로 갔다.
(타이페이 지하철 내부 모습)
기륭행 기차표를 끊고(47원) 탑승장으로 들어섰다. 국철이라 그런지 지하철에 비해 탑승장이 지저분해 보인다. 10시 20분발 기륭행 열차가 연착된다는 문구가 나왔다. 10시35분경 기차에 올랐다. 창가로 보이는 타이페이시 변두리 지역의 풍경들. 약간은 지저분한 생활환경, 울창한 삼림.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 모습들이었다. 한시간 정도를 달려 기륭역에 도착했다. 다시 버스터미널로 이동하여 예류행 시외버스를 탔다. 시외버스지만 시내버스와 비슷하여 정류소마다 정차를 하였다. 30분을 달리자 해안가가 눈앞에 펴쳐졌다. 뒤에 앉은 아주머니에게 “예류OK?(‘예류 아직 남았죠?’라는 뜻) 하니 아줌마도 OK!(예류가 좋다는 뜻)한다. 안심을 하고 10여분을 더 버스가 달렸다. 느낌이 좋지 않아 다시 아주머니에게 “예류?” 하니 아주머니 놀라면서 버스 뒤편을 손으로 가르킨다. 이미 지나쳤다는 의미였다. 다음정거장에서 버스를 내렸다. 어딘지도 모르는 동네에 도착한 것이다. 말 그대로 ‘국제미아’가 되었다. 정신을 차리고 대만달러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길가에 있는 편의점엘 들렀다. ATM기계에 신용카드를 넣고 1,000원을(한화 35,000원) 눌렀다. 그러자 거래명세서에는 교역금액 1,000원이 찍혀있는데 돈은 인출되지 않는 것이었다. 종업원을 불러 대략 설명을 하니 “ATM, NO MONEY!" 만 되풀이한다. 화가 머리까지 올랐지만 영어도 안되 중국어도 안되.. 어쨌던 짧은 영어로 종업원에게 따져물었다. 10여분을 실랑이가 오갔다. 마침 편의점에 들어오는 남자손님에게 종업원이 설명을 하며 도움을 청하였다. 자초지정을 들은 남자는 나에게 와서 영어로 대략 설명을 해주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이 기계는 인출은 되지 않는 기계이며 송금 등 계좌이체만 가능한 기계라 하였다. 내가 그건 그렇다치고 교역금액이 찍혀있는 거래명세서는 어쩌냐고 하니 ATM기계회사에 전화를 해보라한다. 중국어도 영어도 안되는 내가 외국회사에 전화를 걸어 알아보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종업원에게 대신 알아보라하니 난처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자 남자가 다시 나더러 카드회사에 알아보라고 한다. ‘돈 35,000원 때문에 국제전화로 알아보라구?’ 그냥 포기하려고 하니 남자가 뭔가를 발견한 듯 갑자기 “OK”하며 명세서를 내게 보여준다. 명세서 아래에 작은 글씨로 “target bank error!”란 문구가 눈에 보였다. 대상은행 지정을 하지 않아 오류가 난 거래였던 것이다. 괜히 두 사람에게 미안해졌다. “so sorry! thankyou!"를 연발하며 황급히 편의점을 나섰다. 길 건너에는 또 다른 편의점이 있었다 그곳엔 현금인출이 가능한 ATM기기가 있어 1,000원을 인출하였다.
10여분을 기다리니 버스가 도착하였다. 버스에 올라 기사에게 예류에서 내려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고 자리에 앉았다. 10여분을 달려서 예류항에 도착하였다. 예류항에서 예류해상공원까지는 약 10여분을 걸어야만했다. 걷는 도중 늘어선 수산물을 취급하는 상점들을 구경하는것도 꽤 재미가 났다. 매표소에서 100원을 주고 입장권을 끊었다. 늘어선 나무들 사잇길로 5분을 걸으니 해양공원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실로 장관이었다. 각종모양의 황색 기암괴석들... 시원한 바닷바람.. 드디어 여행의 묘미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2시간여를 걷고 쉬고 또 사진을 찍으며 예류해상공원을 즐겼다.
예류의 자연적인 바위형성은 자연의 힘과 침식에 의해 생성된 예술적 모양의 놀랄만한 것이었다. 거대한 계란 모양의 바위가 마음대로 흩어져 있고 슬리퍼 모양의 바위는 어부들에게 승강대로 사용되었다고 하며 그곳에 있는 여왕바위는 이집트의 여왕 네페르티티의 옆얼굴을 닮았다고 한다.
(예류해상공원 여왕바위앞에서...)
해상공원 출구로 나오면 아케이트돔모양의 구조물아래 수산물에서 식당까지 각종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이곳에서 잠시 목을 축이고 휴식을 취하였다. 배가 고파왔지만 오늘이 대만에서의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고 다시 타이페리시로 향햐였다. 역시 시외버스를 타고 기차를 타고 돌아갔다. 타이페이 메인스테이션에 내려 지하철역으로 이동하였다. 목적지는 중정기념당이다. 중정기념당은 장개석 전총통을 기념하기 위하여 설립한 기념당으로 장총통의 본명인 '중정(中正)'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총 25만㎡나 되는 부지에 기념공원이 조성되어 있었고 그 안에 기념당이 위치하고 있었다. 1980년에 건설되었다고 하는데 에메랄드 기와와 대리석의 하얀벽이 매우 아름다워 보였다. 장개석 총통이 89살까지 살았던 것에서 착안하여 총89개의 계단이 마련되어 있고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기념당 2층에 총높이 6.3m의 장개석 청동상이 있고, 근위병들이 주위를 지키고 있었다. 중정기념당 정문 양쪽에는 중국 고유건축의 멋을 살린 국립극장과 국립음악당이 위치하고 있었다. 대만에서 마치 대륙의 위엄이 느껴지는 듯 하였다. 이래 저래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대는 동안 해가 서서히 기울고 있었다. 서둘러야 했다.
(중정기념당 외부 전경)
(중정기념당안 장개석총통 동상앞에서...)
다음 목적지는 타이페이 북동쪽에 위치한 천연온천계곡인 지옥곡이다. 지하철을 타고 베이터우역에서 내려 다시 갈아타고 뉴베이터우역으로 갔다. 지하철에서 내려 20여분을 걸으니 지옥곡입구가 보이기 시작한다. 입구에서부터 유황냄새가 솔솔 느껴졌으며 계곡물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하지만 지옥곡입구의 문이 굳게 닫혀 있었으니 주변상가 사람에게 물으니 월요일은 문을 열지않는다고 한다. 가는 날이 장날인 셈이다. 아쉬움을 뒤로하며 내려오는 길엔 각종 온천여관의 경관을 구경하였다. 배가 너무나 고파 지하철역 입구에 있는 30원 회전초밥집으로 들어갔다. 아사히 미니캔 등 모든 메뉴가 30원이었다. 맥주포함 14접시를 시켜먹고 지하철에 올랐다.
(30원 회전초밥집에서...)
목적지는 화시제야시장이다. 타이페이시에는 화시제야시장과 쓰린야시장 등 2군데 유명한 야시장이 있다. 쓰린야시장은 단일 대형건물안에 있는 야시장이며 화시제야시장은 길거리의 야시장이다. 지하철 용산사역에서 내려 길을 건너가니 바로 야시장입구였다. 화시제야시장은 흡사 우리지역의 개천예술제 풍물거리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각종 동물을 원료로한 술, 약에서부터 전자제품까지 수많은 종류의 물품을 팔고있었다.
(화시제야시장 전경)
1시간여를 구경하고 돌아나오니 바로 용산사입구였다. 밤의 용산사는 어떨까? 용산사에 들어서니 한 밤에도 향을 피워 기도를 하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잠시 이들을 바라보며 아픈 다리를 추스렸다. 타이페이에서의 마지막밤이다. 베트남에 대한 기대와 대만에 대한 아쉬움이 교차한다. 일찍 들어가 쉬어야겠기에 다시 숙소로 향했다. 선도사역에 도착했을때 나는 프리티켓을 분실했음을 알았다. 잠시 당황했지만 역무원에게 사정을 대충 설명했다. 역무원이 웃으면서 그냥 가라고한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빠져 나왔다. 칠칠치 못하게.... ‘이제부터 소지품을 정확히 챙기자’ 다짐을 하고 숙소로 돌아와 곤한 잠에 빠졌다. (물론 며칠뒤 이 다짐도 수포로 돌아간다.)
7월 12일
5시경 잠이 깨었다. 비행기 시간이 8시 30분이다. 어제밤에 미리 짐을 꾸려논 덕에 간단히 세수만하고 숙소를 나왔다. 세라톤호텔앞에는 이미 2명의 일본여자들이 공항행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가 좀처럼 오질 않았다. 6시가 다되서야 공항행 대유버스가 도착하였다. 1시간을 달리니 중정공항이 눈앞에 들어온다. 몇일지나 다시 경유할 중정공항이지만 이제 타이페이는 진짜 안녕이었다. 공항에 도착하여 서둘러 에바항공부스에서 탑승권을 교환하였다. 비행기에 올랐다. 후진국으로 가는 비행기라 그런지 우리나라 국내선비행기보다도 적어보였다. 시설도 고만고만해 보였다. 비행기가 날자 타이페이는 점점 눈에서 멀어져간다.
타이페이여 안녕!
첫댓글 난 "대만여행" 대한 아쉬운 기억이 잇습니다. 자유여행 한다고 모든 준비하여, 진주서 고속버스 타고 인천공항까지 가서 출발 직전에 여권 만기일이 6개월 미만이라 하여 붙인짐 찾고 친정가서 3박4일 쉬다가 돌아온적이 잇습니다. ㅎㅎㅎㅎ 한동안"대만"의 "대"자도 보기 싫더니 이제는 조금 나아졋습니다 그래서 조만가 다시 대만여행을 꿈꾸어 봅니다 ㅎㅎㅎㅎ
ㅋㅋ 그런아픈기억이 있었군요...
혹시 지난여행기 스크랩해도 될가요? 내가 쓴글인데....
환영합니다. 이곳 모든 게시판은 카페회원들이 꾸미는 곳 입니다. 아직 글들이 안올라와서 저희가 이렇게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예류해상공원 바위들이 인상적입니다! 너무 젊어보이셔서 깜놀했는데 역시.. 6년전의 팀장님이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