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제국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글 : 양준영 (교보문고 독서경영연구소 연구원)
니케, 나이키 그리고 스우시
1964년 오리건 대학교 육상부 사제지간이었던 빌 바워만Bill Bowerman과 필 나이트Phil Knight는 500달러씩 투자해 블루 리본 스포츠Blue Ribbon Sports를 설립. 이듬해 합류한 제프 존슨Jeff Johnson은 어느 날 승리를 이끄는 그리스 여신 니케Nike의 꿈을 꾸었고, 처음으로 제작한 축구화에 ‘더 나이키The Nike’라는 이름을 붙이게 됨.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나이키의 스우시swoosh 로고는 존슨의 꿈에 등장한 니케의 날개를 상징함. 로고를 만든 디자이너 캐롤린 데이비드슨Carolyn Davidson은 그 대가로 35달러를 받음.
1973년 루마니아의 테니스 영웅 일리 나스타세는 프로선수로는 처음으로 블루 리본 스포츠와 후원계약을 맺음. 스티브 프리폰테인은 나이키 제품을 착용한 최초의 전문 육상선수가 됨. 마침내 1978년 블루 리본 스포츠에서 나이키로 사명 변경.
나이키의 광고 전략 : ‘저스트 두 잇’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낯익지 않았던 초창기, 설립자 필 나이트는 나이키 브랜드를 알리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한 가지는 ‘일단 해보는 것(Just do it)’임을 깨달음. 이후 소비자들에게 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와 새로운 방식으로 다가가기 위해 오랜 세월에 걸쳐 변신을 거듭함.
□ 1960~70년대
광고 없이 마케팅을 펼치던 시절, 나이키는 프로선수들과 대학교 운동부를 후원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이들을 중심으로 열렬한 지지층을 형성함. 운동선수의 특성에 맞춰 제작된 나이키의 운동화는 높은 인기를 누렸고, 이를 통해 나이키는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요인과 그들의 기질을 정확하게 이해하게 됨.
□ 1980년대
1988년 경쟁과 건강한 신체가 안겨주는 활기, 도전을 구체화한 ‘저스트 두 잇Just do it’ 광고로 나이키는 선수들의 마음에 보다 분명하고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달. ‘일단 해보라’며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는 비단 스포츠계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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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캠페인의 강점은 이 회사가 항상 브랜드로서 자신의 본질을 이해하고 집단 전체가 그들의 대상 고객에 대해 잘 안다는 데 있다.” (딘 드비어스, 리부트 파트너스 회장)
□ 2000년대
나이키는 2000년과 2002년에 각각 ‘다음 날 아침Morning After’과 ‘움직여Move’ TV광고로 에미상 수상. ‘다음 날 아침’은 과민하게 우려했던 Y2K 현상을 풍자한 영상으로, 2000년 1월 1일에 당시 우려했던 각종 사고가 실제로 일어난 현장에서 유유히 달리는 한 사나이가 등장함. ‘움직여’는 운동하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물 흐르듯 한 종목에서 다른 종목으로 이어짐.
“나이키는 현재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현상에 대해 근원적인 수준에서 깊은 관심을 보이고 그것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한다. 스포츠가 생활양식의 일면으로 떠올랐음을 알아채고 그 점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유행에 박차를 가했다.” (딘 드비어스, 리부트 파트너스 회장)
나이키의 마케팅 전략 : ‘사회지향적 마케팅’
소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나이키는 후한 점수를 받고 있음. 고객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유튜브에 채널을 만들고, 블로그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등 기민하게 움직여왔음. 그 결과 나이키는 소셜 미디어 활동에서 전 세계 유수 브랜드 중 7위를 차지함.
순위 회사명 획득 점수
1
스타벅스
127
2
델
123
3
이베이
115
4
구글
105
5
마이크로소프트
103
6
톰슨 로이터스
101 7 나이키 100
8
아마존
88
9
SAP
86
10
야후 / 인텔
85
*알티미티 그룹, 웻페인트 공동조사
□ ‘나이키 플러스’를 활용한 사회지향적 마케팅
나이키는 기업의 이익을 도모하고 동시에 고객에게 보탬이 될 수 있는 마케팅 방식이 무엇인지 고민해오며 ‘사회지향적 마케팅’을 실현해옴. 나이키 플러스NikePlus 웹사이트는 달리기를 꾸준히 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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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이를 위한 각종 정보와 유용한 팁을 제공함. 나이키 플러스 아이팟, 스포츠밴드에는 특수 감지기가 장착돼 있어, 제품 사용자는 자신이 달린 거리, 속도, 시간, 소모 열량 등을 확인할 수 있음. 이를 통해 목표를 설정하고 개인별 성취도를 기록할 수 있으며, 소셜 미디어와 연계하여 다른 사람들과 가상 경주를 벌이거나 달리기를 함께 즐길 친구를 만날 수 있음.
나이키 플러스 웹사이트는 2006년 처음 공개된 뒤, 회원들이 달린 총 거리가 3년 만에 1억 6천 킬로미터에 달함. 2009년 8월에는 나이키 10킬로미터 경주에 한 달 동안 80만 명이 웹사이트를 통해 참가 신청한 바 있음.
나이키의 디자인 전략 : ‘컨시더드 디자인’
나이키 컨시더드 디자인Considered Design은 ‘가능하면 친환경소재를 활용하여 제품을 만들자’는 방침 아래 폐기물 발생량과 용해성 접착제의 사용량은 현저히 줄이고 재활용소재를 적극 활용하는 것. 최첨단 기술을 이용한 디자인 요소와 더불어 환경과 지속가능성 원리를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이 담겨 있음.
□ 컨시더드 디자인의 시작
에어 조던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한 ‘에어 조던 23’은 컨시더드 디자인이 처음으로 적용된 사례로, 전설적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의 지문 모양을 본뜬 형태에 친환경고무와 재활용소재가 사용된 밑창으로 유명함. 그 외 착용자의 발 모양에 맞게 변형되는 특수 발포체, 가운데가 볼록하게 제작된 2중 밀도 깔창을 비롯해, 성능이 향상된 충격흡수 소재 등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기술들을 접목함.
□ 컨시더드 디자인의 발전
2009년 4월 지구의 날에 한정수량으로 출시된 ‘줌 MVP 트래쉬 토크’ 농구화는 기능성과 지속가능성의 결합을 잘 보여주는 사례. 피닉스 선즈의 스티브 내쉬를 위해 특별히 제작되었으며, 제조 공정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재활용한 소재를 활용함. 신발의 끈은 모두 재활용 폴리에스테르 섬유, 깔창에는 재활용 발포고무, 갑피와 밑창에도 역시 재활용 가죽과 친환경 고무가 사용됨. 신발 상자도 100% 재활용 섬유 소재로 만들어짐.
나이키는 2011년까지 모든 신발 제품의 디자인 기준을 컨시더드 디자인에 맞추고, 의류와 기타 장비는 각각 2015년과 2020년까지 맞추겠다고 발표. 목표가 달성되면 전 제품의 폐기물은 현재보다 17% 가량 줄고 친환경 소재의 사용량은 20% 늘어나게 됨.
나이키의 CSR 전략 : 열정과 신뢰
나이키의 진정한 공적은 지구 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데 있음. 사회적 책임경영, 윤리경영, 지속가능경영 등에서 부단한 노력을 다해오며 많은 상을 획득함. 사회적 책임경영을 주제로 한 나이키의 보고서에는 2011 회계연도까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세 가지 주요 영역을 명시해놓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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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품 공급망에 대한 전체적이고 조직적인 접근을 통해 외주업체의 근로 조건을 향상시킨다.
2) 직영 공장과 외주 업체에서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제품 및 공급망의 혁신을 이뤄 전 세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
3) 전 세계 청소년에게 스포츠의 이로운 면을 널리 알리는 한편, 지역 사회의 스포츠 활동을 지지하거나확립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수백만 달러를 투자한다.
그 결과 나이키는 2009년 ‘세계 최고의 윤리적 기업’(에티스피어 연구소), ‘가장 일하고 싶은 100대 기업’(<포춘>)에 선정됐고, <뉴스위크>가 조사한 ‘친환경 지수’에서 93.28점으로 소비재산업 분야 1위에 올랐음. 이에 대해 1979년 나이키 최초의 신발 디자이너로 입사한 뒤 현직 CEO가 된 마크 파커는 나이키 성공비결은 ‘스포츠를 향한 열정’과 ‘선수들의 니즈에 대한 깊은 이해’ ‘인간의 잠재력에 대한 신념’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업계를 선도’ 등이라고 밝힘. B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