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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의 방
이 예 훈
일이 일어난 것은 내가 그 방의 일원이 되고 석 달쯤 지나서였다. 그 때까지도 나는 한방에서 생활하는 여섯 명의 동료들 중 누구와도 별다른 친분을 맺지 못한 채 매양 겉돌고 있었다. 하긴 처음부터 회사와의 연줄로 입사를 해서 몇 년이고 붙박이로 근무하는 미싱반이나 검사반 소속 공원들과 대여섯 명의 그룹을 지어 근처의 보세공장을 철새처럼 떠돌아다니는 편직공들과는 어딘가 어울리기 어려운 구석이 있기는 했다.
한여름의 무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팔월 초입께 구차스런 이불보퉁이를 끌고 내가 찾아든 태양실업의 여사원 기숙사는 이층 슬래브로 된 공장건물 옥상에 지어놓은 스무 평 남짓한 가건물이었다. 총무부 직원이 특별한 혜택이라도 베풀듯 희떠운 생색을 내며 안내해준 기숙사는 방문을 열자 실내에 갇혀있던 화끈한 열기가 먼저 나를 밀어냈다. 하기사 아무런 꾸밈새 없이 덩그렇게 넓은 방 세 칸만 들인 모양새일망정, 대부분이 지방출신인 여공원들에게는 아무 때나 원하는 대로 얻어지는 행운이 아니었다. 나 같은 뜨내기가 입사하자마자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그래도 편직공이라는 나의 이력이 제법 유리하게 작용한 덕이었다. 약간의 눈썰미나 손재주만 있으면 초보자라도 쉽게 일을 배울 수 있는 미싱공이나 제품 검사원 등속하고, 학원에서 이삼 개월 기본기술을 익히고도 육 개월은 경험을 쌓아야 그나마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편직공에 대한 대접이 같을 수는 없는 거였다. 게다가 그룹으로 몰려다니는 기능공들은 다루기가 까다롭고 언제 떠날지 알 수 없는 이들이었다. 기술이 좀 떨어지더라도 회사측에서 용이하게 다룰 수 있는 고정적인 편직공을 확보해 두고자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몰랐다. 아무튼 나는 그렇게 태양실업 기숙사 2호실의 일원이 되었다. 예상했던 대로 기숙사에는 미싱사와 검사반 소속 공원이 대부분이었다. 2호실의 구성원만해도 최고참이며 방장인 고정자씨와 진영옥씨네 세 자매 중 첫째와 막내가 미싱사였다. 그리고 영옥씨네 둘째인 영선과 꺽다리 강순이가 검사반 소속이었으며 오미애만이 편직공이었다. 그리고 다른 호실도 사정은 비슷했다. 그렇다고 내가 한 방의 동료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것이 꼭 떠돌이 편직공이 붙박이 여공원들에게 느끼는 이질감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어찌어찌 양편기의 편직 기술을 배워 두어 군데의 공장을 옮기며 일한 경력이래야 고작 일년을 채 넘지 못하는 데다 그 기간 동안도 어떤 그룹의 일원으로 어울려 다녔다고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학원에서 배운 기술이라는 것이 겨우 코바늘에 실을 걸고 양편기 해드를 움직이는 정도였던 터라,서툰 솜씨도 솜씨려니와 무엇보다도 생전처음 접한 힘든 노동에 쉽게 익숙해 지질 못했다.처음 입사했던 영일 산업에서도 그랬지만, 그 다음에 편직공 경력 10년이라는 김씨의 그룹에 합류하여 갔었던 수유리 하청집에서도 소속감 따위를 느낄 여유조차 없었다.
하루종일 양편기 앞에 서서 일을 하고 나면 밤에는 다리의 근육이 뻣뻣하게 경직되면서 금세 파열이라도 할 것 같은 통증이 휘몰아쳤다. 하지만 한밤중에 다리를 부여잡고 비명을 질러대도 누구하나 일어나 알은 채 하는 이가 없었다. 그 바닥에서 한다하는 경력을 지닌 기술자를 중심으로 소 그룹의 형성해 하청공장을 떠돌아다니는 그네들은 마치 생사를 걸고 돌진하는 특공대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그들은 대부분 출고 날짜가 임박한 공장의 물량을 약간 높은 가격으로 도급 받아 밤샘작업을 해가며 처리해 주고는 목돈이라도 손에 쥐게 되면 미련없이 흩어져 다른 공장으로 스며드는 정처없는 이들이었다. 거의 매일같이 계속되는 야근으로 늘 수면부족인 그들은 눕기가 무섭게 골아졌다. 그럴 때마다 나는 학교까지 포기하면서 스스로 선택한 일이 고작 이런 것이었던가 덜컥 겁이 났다.
고등학교에 다니던 B시에서 나 자신을 지켜온 마지막 보루나 다름없는 자취방 보증금을 빼 가지고 양편기 기술학원을 찾아갔을 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곳이 답답하기만 한 현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의 탈출을 준비하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는 곳이라고 확신했었다. 학원은 오랫동안 손길이 닿지 않아 거의 쓸모없게 된 늙은 과일나무들이 드문드문 서있는 과수원의 한 가운데 있었다. 전에 과일저장창고로 쓰였다는 학원건물은 주위의 분위기와 어울려 학원이라기보다는 무슨 비밀결사대의 아지트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 당시 나 자신의 심리적인 비장감 때문이었는지 나는 처음부터 그 분위기에 깊이 매료되었다.
새하얀 와이셔cm를 헐렁하게 입고 일을 하는 학원장은 종일 기름때에 절은 기계를 만지면서도 옷에 때 자국 한 점 묻히는 법이 없었다. 유난히 가늘고 섬세한 손가락으로 기계를 매만지며 설명을 하는 그를 보고 있노라면, 나는 세상에 이 일만큼 신선한 일이 없는 듯한 느낌이 들기까지 했다. 나는 정말이지 그 때 우연히 초등학교 동창생을 만난 일이며 양편기 기술학원을 알게 된 것이 커다란 행운이라고 생각했었다. 아무런 대책 없이 가출했다가 한두 달도 버티지 못하고 되돌아오는 또래의 바보들 하고 나는 다르다고 마음속으로 얼마나 벼르고 있었던가. 헐렁한 작업복 차림으로 땅바닥에 주저앉아 손과 얼굴에 시커먼 기름을 묻혀가며 양편기 헤드를 손질하다보면 나는 이미 반쯤은 복수에 성공한 듯한 쾌감을 느꼈다.
내가 태양실업을 택한 데는 역시 기숙사에 들 수 있다는 조건이 가장 크게 작용한 셈이었다.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편직공 김씨 말만 믿고 휩쓸려갔던 수유리 하청공장이 여섯 달도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아버리자 그곳에 혼자 떨어져 남았던 나는 갑자기 갈 곳을 잃고 말았던 것이다.
공장 지붕위에 등대고 누울 잠자리 하나씩만 덜렁 배당 받은 꼴인 기숙사원들은 그래도 그곳에서 못하는 일 없이 알뜰히도 살아나갔다. 우선 그 지붕위의 아침은 스무 명이 넘는 여자들이 각 방의 연탄아궁이 앞에 냄비 하나씩을 들고 줄을 서는 일로부터 시작되었다. 하긴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반드시 사람이 줄을 서는 것은 아니었다. 점심과 저녁식사는 회사 식당에서 해결할 수 있지만 아침 끼니는 각자가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그네들은 아침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기가 무섭게, 연탄아궁이 앞에 한 주먹씩의 쌀을 앉힌 냄비를 나란히 늘어놓았다. 그리고 야근이 있어 공짜 식권이 나오는 날이 아닌 다음에는 저녁식사도 여간해서 식당을 이용하는 법이 없었다.
옥상에는 기숙사용 가건물 외로 딱 하나의 시설물이 더 있었는데, 그것은 옥상구석에 수도를 놓고 베니어로 벽을 쳐놓은 세면장이었다. 그곳은 옥상에서 물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서 취사준비나 세탁, 세안은 물론, 종일 땀과 먼지에 절은 몸을 gpd궈 내는 샤워장으로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온종일 털실먼지를 뒤집어쓰고 일을 하다가 저녁에는 뜨거운 여름 볕에 달궈질 대로 달궈진 옥상에서 잠을 자야하는 공원들에게는 허술한 수돗간 일망정 없어서는 안 될 편의시설이었다. 그뿐인가. 불편한 일층 화장실을 사용해야하는 그네들에게는 한밤중에 슬그머니 세면장에 들어가 볼일을 보는 것은 별 흉이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세면장 안에는 늘 지릿한 냄새가 배어있기 마련이었다.
유일하게 나와 같은 반 동료인 오미애를 나는 이 어두컴컴한 세면장에서 가끔 맞닥뜨리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그녀는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뒷물을 하다가 멋쩍게 웃곤 했다. 그런 날이면 그녀는 영락없이 외출을 했다가 새벽녘에야 돌아왔다. 날이 차가워지면서부터 그녀는 다른 사람들의 눈총에도 아랑곳없이 아궁이 앞에 늘어놓은 냄비사이에 양은 세수대야를 끼워 물을 데웠다. 비굴하게 웃으며 비싯비싯 세숫대야를 들고 나가는 그녀의 등 뒤로는, 요새는 어느 놈이야. 미친 것 병원에 갔다 온 지 얼마나 됐다고... 하는 따위의 수군거림이 꼬리처럼 따라붙었다. 냄비 주변을 맴돌던 여자들의 가시 돋친 빈정거림은 별 조심성도 없는 것이어서 그녀도 충분히 들었음직하건만 단 한 번도 대거리를 하는 법이 없었다. 도난사건이 터지던 날 아침, 영선이 거침없이 그녀를 지목할 수 있었던 것도 그녀의 그런 별난 행실이 빌미가 된 탓이리라. 오미애씨 엊저녁에 몇 시에 들어왔어? 밤사이에 사라져버린 강순이의 돈 문제를 놓고 방안사람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영선이 여물게 한마디 던지자 설왕설레 하던 사람들의 시선은 단번에 그녀에게로 집중되어 버렸다. 영선의 그 의외로운 행동은 다시 한 번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오미애 그녀는 아니었다.
“왜, 왜 그래. 난 모르는 일이야.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다고...”
당황한 오미애가 허겁지겁 변명했지만 그녀에게 쏟아지는 여자들의 눈총 속에 담긴 의혹은 조금도 감해지는 것 같지 않았다.
악착스레 일을 하고 절약을 해서 돈을 모으고, 그것을 가족 중의 누군가를 위해 아낌없이 쏟아 넣거나 서너 번 만난 남자와 살림을 차리는 데 써버리는 여자들. 처음 내가 그곳에서 만난 그네들은 그저 그런 이들일 뿐이었다. 그네들의 그 단순하고 견고한 생활 속에는 어느 한 군데 빈틈이라곤 없어 보였다. 아주 오래전부터 그렇게 살아오기라도 한 듯, 혹은 이곳 이외의 세상에는 관심도 없는 듯 현재의 생활에 열심인 그들 속에 나는 감히 끼어들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야근하는 날 받은 식권을 팔아 쌀과 간장을 사서 끼니를 때우며 돈을 모으는 강순이. 그녀는 아버지 회갑연을 차리기 위해 그렇게 끔찍하게 돈을 모았다고 했다. 그리고 진영옥씨네 세자매가 쉴 새 없이 미싱을 돌려 모은 돈은 대학교에 다니는 영옥씨의 남동생이 어김없이 봉급날 거두어갔다. 세 자매 중 막내인 영미는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올라온 어린아이였다. 그 아이는 나이가 너무 어려 직원명부에도 이름이 등재 되지 않은 채 언니 몫의 일을 거들고 있었다.
하지만 그날 저녁에 일어났던 일은 그들에 대한 나의 선입견을 깨끗이 씻어버리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낮 동안의 고된 노동으로 모두들 업어 가도 모를 만큼 깊은 잠에 빠져있던 시각, 나는 두 다리가 뻣뻣하게 굳어오는 듯한 통증으로 쉬 잠이 들지 못한 채,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야 할까부다 하는 생각을 꽤 구체적으로 하고 있었다. 오랜 객지 생활에 지친 탓일까. 아버지의 그 여자마저도 새어머니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은 감상적인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어머니를 죽게 한 여자, 일 년 전이라면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동창으로부터 양편기 기술학원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나는 집으로 들어오지 않으면 학비도 용돈도 줄 수 없다는 아버지에게, 간단하게 학교를 포기해 보이는 것으로 복수하겠다고 작정했었다. 한집에 살아야 새엄마하고도 정이 붙지. 학교 파하는 대로 곧장 짐 싸가지고 와. 아버지의 그 당당하고 거드름 섞인 명령은 생각만 해도 등에 소름이 돋았다. 어머니가 세상을 뜨자마자 나를 자기들의 집으로 끌어들일 생각을 하다니. 필시 한 남자의 아내 자리 뿐 아니라 내 어머니의 자리까지 차지하려는 그 여자의 속셈일 게 분명했다. 집으로 돌아가다니, 하지만 어느 집이란 말인가. 아버지의 집으로... 아. 그럴 수는 없다. 나는 가슴이 답답해 몸을 뒤채였다. 그 때 문득 부스스 일어나 문 쪽으로 걸어가는 영선을 보았다. 창 쪽으로 맨끝이 그녀의 자리였고 그 반대편인 문 가 쪽은 오미애의 자리였는데 그때까지도 돌아오지 않은 그녀의 자리를 조금 비워놓고 고정자씨가 누워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옆이 내 자리였다. 소변을 보러 가나보다 나는 생각했다. 그녀는 볼일을 보고 난 자리에 여러 번 좍좍 물을 끼얹을 것이다. 칫솔을 입에 물고 세면장에 들어갈 때마다 그녀는, 오줌을 쌌으면 물이라고 좀 끼얹지 씨발... 얼굴을 잔뜩 찡그리며 입 안 가득 치약을 문소리로 웅얼거리곤 했었다. 나는 슬그머니 웃음이 나왔다.
“너 무슨 짓이니?”
그 순간 몹시 긴장한, 다급한 목소리가 내 상념을 뭉턱 잘랐다.
“언니 안 잤어? ... 모르는 척 하고 잠이나 자.”
당황하는 기색도 없이 영선이 차갑게 잘라 말했다. 그것은 평소 그녀가, 아니 우리들 모두가 고정자씨를 대하던 것과는 너무나 판이한 태도였다. 영선은 다분히 고정자씨를 무시하는 심사까지 풍기고 있었다.
“안돼, 영선아. 그건 순이가 밥을 굶어가며 모은 돈이야.”
고정자씨의 말투는 거의 애원조였다.
“쉿, 조용히 해. 그 멍청이가 밥을 굶어가며 모은 돈을 하루 잔치를 위해 써버리는 꼴을 보기싫어 내가 이러는 거야.”
영선의 비수처럼 날카롭고, 단호한 한마디는 내 가슴에 와서 턱- 얹혔다. 나는 내가 깨어있다는 사실이 발각될 것만 같아 자꾸 숨이 가빠왔다. 강순이에 대한 느낌은 나도 마찬가지였다. 일을 마치고 방에 들어오기가 무섭게 아침에 끓여놓은 찬밥 한 덩이에 간장을 부어 비벼먹고는, 벽을 향해 돌아앉아 돈을 세는 그녀의 깡마른 등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그 돈을 빼앗아 창 너머로 던져버리고 싶은 욕구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유난히 키가 컸다. 긴 팔목과 다리가 쭉 빠져나온 낡은 옷을 입은 그녀는, 그 천정이라도 뚫을 듯 껑충한 키 때문에 더 마르고 궁상스러워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고정자씨의 말이 중간에서 잘렸다. 영선이 손으로 입을 막은 모양이었다.
“시끄러... 자꾸 방해하면 언니 비밀 다 불어버리겠어. 조용히 해.”
그것은 완전히 명령이고 위협이었다. 그리고 그 위협은 단번에 먹혀들었다. 고정자씨는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못했고 숨 막히게 조용한 어둠속에서 가끔 종이 부스럭거리는 소리만 새어나왔다. 아니다. 어쩌면 그 소리는 내 상상이 만들어 낸 소리인지도 모르겠다. 깊은 어둠에 잠긴 방안에는 그 어둠만큼이나 무거운 정적이 감돌뿐이었다.
영선이 제자리로 돌아가 눕고도 얼마를 지나서야 오미애가 도둑고양이 처럼 살그머니 들어왔다. 공장대문은 언제나 자정 전에 잠기고 담장은 제 키보다 한 자는 높건만 그녀는 쉽게도 드나들었다. 그녀의 머리맡에는 영선이가 여태껏 쑤석이고 간 강순이의 낡은 트렁크가 놓여있을 터였다.
“이게 뭐야, 어머 이게 웬 물이야 !”
새벽녁에야 겨우 잠에 빠져들었던 나는 꿈속에서처럼 어렴풋하게 오미애의 호들갑스런 외침 소리를 들었다. 그러고 보니 웬지 나도 엉치밑이 축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머 이를 어째. 미안,미안해.”
그것은 거의 울음이 섞인 음성이었다.
이상한 예감으로 눈을 뜬 나는 벌떡 일어나 앉아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처구니 없는 사태에 넋을 잃고 있는 여자들 가운데서 허둥대고 있는 사람은 고정자씨였다. 미처 화장을 하지못해 주근깨가 그대로 드러난 그녀의 얼굴은 안스러울 만큼 일그러져 있었다. 그것은 그 동안 내가 알고 지냈던 고정자씨의 모습이 전혀 아니었다. 바로 옆에서 삼 개월을 잤으면서도 나는 여태 한 번도 밝은 불빛아래서 그녀의 잠옷차림을 본적이 없었다. 그녀는 항상 맨 마지막에 세수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으며, 제일 먼저 일어나 화장을 했다. 화장을 하는 그녀의 모습은 너무도 진지하고 신중해서 마치 무슨 의식이라도 치르는 듯 신비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녀의 그런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나는 웬지 처연한 느낌이 들곤 했었다. 한 시간 가까이 정성 들여 화장을 하고 나면 눈 밑에서부터 두 볼과 콧잔등에까지 까맣게 앉은 주근깨는 감쪽같이 사라졌고 그녀는 전혀 딴 사람 같은 모습으로 곱게 피어났다. 그렇듯 화장한 얼굴에 더 익숙해져 있던 우리는, 어쩌다 그녀의 맨 얼굴이라도 대할라치면 어색함 때문에 되레 이편에서 슬쩍 피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여간해서 누구에게 먼저 말을 거는 법이 없었다. 더구나 고참이라고 해서 잔소리 따위를 하는 성격도 아니었지만, 엄연한 우리방의 방장이며 윗사람이었기에 그녀에 대한 우리의 대접도 소홀치만은 않았다.
고정자씨가 자신이 덮고 자던 이불로 정신없이 방을 문지르고 있었다. 그녀의 얇은 잠옷은 아랫도리부터 등허리의 중간깨까지 흠뻑 젖어서 살갗에 달라붙어 있었다. 나는 차마 응치께의 척척한 느낌을 내색도 하지못한 채 그 광경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고정자씨의 그 어이없는 실수보다도 나를 더 놀라게 한 것은 진영옥씨의 반응이었다.
그녀가 자신의 피붙이 이외의 사람에게 관심을 나타내는 것을 나는 여태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봉급날 마다 찾아오는 남동생에게 세자매가 받은 노임의 대부분을 내주고, 남은 얼마간의 돈에서 또 약간씩을 떼내어 동생들 몫의 저금통장에 꼬박꼬박 넣었다. 터무니 없이 부족한 그녀들의 생활비에 대해 영선이 투정이라도 할라치면 그녀는, 하던 공부나 계속해서 검정고시 볼 생각 않고 어째서 딴전만 피느냐고 퉁명스레 핀잔을 주는 게 고작이었다. 그것은 아마 영선이 중뿔나게 편직반에 드나드는 데 대한 힐난도 겸한 것일 터였다. 그녀에게는 오로지 자신의 피붙이들을 챙기고 보살피는 일만이 전부인 것처럼 보였다. 두 살의 나이 차를 인정해 언니라고 부르는 고정자씨에게도 동료 이상의 어떤 특별한 친밀감을 나타낸 적은 없었다. 여유 있는 반찬을 나누어 먹는다거나 한 달에 두 번 쉬는 일요일에 함께 목욕을 가는 정도가 그나마 그네들이 나누는 친밀감이라면 친밀감이었다. 그런데 경황없이 허우적대는 고정자씨를 바라보는 영옥씨의 태도가 예사롭지 않았다. 창백하게 굳어버린 영옥씨의 표정에는 이해할 수 없는 절망감이 서려있었다. 출근준비를 위해 영미의 머리를 땋아주던 그녀의 손은 그대로 굳은 듯 멈춰있었다. 시간이 정지해버리기라도 한 듯 경직된 분위기의 방안에는 미안해, 미안해, 낡은 카시미론 이불로 정신없이 방바닥을 문지르는 고정자씨의 울음 섞인 소리만 주문처럼 떠다녔다.
“영선아, 가서 걸레 좀 빨아와. 괜찮아, 언니. 그만해. 빨리 옷 갈아 입어. 출근해야지.”
천천히 한마디씩 끊어서 말하는 영옥씨의 목소리가 겨우 정지된 시간을 되돌려놓았다.
“어머 내 돈! 내 돈이 없어졌어. 내 돈... 내 도온...”
그 경황중에도 구석으로 돌아앉아 가방속의 돈을 확인하던 강순이의 외침이 다시 한번 방안의 공기를 휘저어 놓았다.
미싱부와 드라이실 그리고 제품 포장반이 있는 일층과 편직반과 검사반이 있는 이층사이에 있는 층계의 벽면은 전체가 거울로 되어있었다. 페인팅조차 제대로 되지않아 우중충하기만 한 공장의 층계벽이 거울로 장식돼 있다는 사실은 늘 나에게 기묘한 아이러니처럼 느껴졌다. 하긴 반신(半身)이나마 비춰볼만한 거울하나 갖춰있지 않은 기숙사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그곳이 유일하게 자신의 용모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긴 했다. 평소의 습관대로 애써 벽 쪽을 외면하며 계단을 올라가던 나는 문득 오랫동안 잊고 지낸 동기간에 대한 그리움처럼 거울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몹시 궁금해졌다. 태양실업에 첫 출근을 하던 날, 무심코 층계를 올라가던 나는 옆에 나와 똑같은 걸음으로 층계를 밟아 오르는 사람이 있다는 느낌에 별 생각없이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거기에는 이상한 복장을 한 또 하나의 내가 어색하게 굳은 표정으로 나를 마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잠시 동안 그게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납득할 수가 없었다. 그것은 어쩌면 교복을 입지 않은 내 모습에 대한 낯설음인지도 몰랐다. 그후로 나는 가능하면 거울 보는 것을 피해 왔다.
빨강과 파랑, 진노랑 따위의 원색을 아무렇게나 뒤섞어서 짠 스웨터를 입고 있는 거울속의 여자는 어딘가 좀 들떠 보였다. 옷의 혼란스런 색깔 배합 때문일까.그것은 수유리 하청공장에 있을 때 파손된 실을 모아 내 손으로 짠 스웨터였다. 나는 거울속에 비친 여자의 모습에다 교복을 입혀보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낡은 작업복차림의 나 자신이 낯설기만 했는데, 어느새 교복을 입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기가 힘이 들었다. 얘,니가 정말 나니? 이런 꼴로 내 청춘은 다 가버리고 마는 거니? 나는 거울속의 여자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유리면의 차가운 감촉이 손끝에 전해 왔다.
학원에서 삼 개월간 기술을 배우고 공장에 가서 일년만 경력을 쌓으면 한 달에 백 만원 정도 버는 것은 일도 아니라는 동창애의 허풍스런 말에 솔깃하기도 했지만, 시시각각 조여오는 올가미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조급함 때문에도 나는 이것저것 따져볼 겨를이 없었다. 턱밑에 집을 두고 다 큰 기집애가 뭐 땜에 따로 살아. 학교 파하는 대로 곧장 짐 싸 가지고 와. 이 학년 마지막 등록금을 가지고 학교로 찾아온 아버지로부터 최후 통첩이나 다름없는 말을 들은 후, 나는 학교근처의 자취방에서 며칠씩 밥을 굶으며 가장 비참한 모습으로 죽어 가는 나 자신을 상상하곤 했었다. 불기하나 없는 냉방에서 며칠인가를 그렇게 버티다가 허기를 견디지 못하고 찾아간 분식점에서 동창아이를 만났다. 다른 여자와 살고 있는 아버지집으로 돈을 타러 가는 일은 죽기보다 싫은 일이었다. 아무도 지켜보는 이 없이, 시골집에서 혼자 죽음을 맞은 어머니를 생각해서라도 나는 절대 그럴 수는 없었다.
내 뒤쪽으로 바쁘게 층계를 오르던 공원들이 흘끗흘끗 거울에 제 모습들을 비춰보고는 이내 고개를 돌려 거울 뒷면으로 사라져 갔다. 층계밑에서부터 내내 고개를 숙인 채 내 뒤를 스쳐가는 사내를 발견하고 나서야 나는 흠칫 몸을 돌렸다. 영선이 뻔질나게 편직반를 드나드는 것은 그 사내 때문이었다. 그는 눈에 띠게 용모가 깨끗하고 말수가 적은 남자였다.
이층에서는 사각사각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번지고 있었다. 나는 그 소리에 이끌리듯 공장으로 올라갔다. 실내는 이미 반 넘어 공원들로 차있었다. 아침의 소동으로 출근시간이 좀 늦은 모양이었다. 앞으로 한시간은 더 지나야 공장안은 모두 메워지고 부드럽고 단조로운 기계소리가 실내를 채울 것이다. 각각의 작업량에 따라 노임이 지급되는 편직반의 출퇴근 시간은 다른 부서에 비해 자유로운 편이었다. 양편기의 덮개를 벗기고 바늘에 실을 걸면서 나는 습관처럼 주위를 떠도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단조롭고 규칙적인 기계음에 젖어들기라도 하듯 가벼운 흥분이 일기 시작했다. 나는 분명히 느낄 수가 있다. 그 기계소리속에 섞여드는 기계밑의 소근거림들을. 편직공은 아직도 남자가 반을 넘고 있다. 그리고 보세업이 성하던 초기에 입사한 대부분의 남자공원들은 여공들보다 나이가 많고 노련한 숙련공들이다. 노동자들의 임금이 급상승하면서 보세업이 빛을 잃게 되자, 남자 공원이 빠져나간 자리를 어린 여공들이 메워가고 있다.
겨우 코바늘에 실을 걸고 양편기 해드를 움직이는 정도의 기초적인 기술을 배워 공장에 들어온 그네들은 아직 혼자서 자신의 일을 해내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정작 그네들의 자립을 방해하는 것은 어쩌면 그네들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불안감 일는지도 모른다. 쉴새 없이 주위를 두리번 거리거나 기계밑에 눈을 내리깔고 앉아있는 그네들의 불안하고 헛헛한 눈동자는 마치, 누구든 와서 나를 어떻게 좀 해주세요, 혼자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는 건 너무 무서워요. 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그들은 아마 얼마전까지도 자신의 아버지나 오라비에게 순종하고 기꺼이 헌신하도록 길들여져서 그들의 그늘에 묻혀 살았을 것이다. 그네들이 이제 어떤 힘에 이끌리 듯 세상밖으로 나왔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혼자서 세상을 살아가는데 익숙하지 못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스스로 현실에 부딪쳐가며 그 방법을 터득하기 전에는 끊임없이 그 신기루 같은 그늘을 찾아 방황할 게 뻔했다.
누구든 그네들의 기계옆으로 와서 한마디쯤 따뜻이 말을 건네고, 고장난 기계를 손질해 준다면 그들은 얼마 후 나란히 서서 식권을 받아들고 공장식당에 마주앉아 점심을 먹을 것이다. 그리고 저녁에 일을 마친 후 남자가 여자의 기계를 점검해주고 함께 덮개를 덮는다면 그날 저녁은 이미 각자가 떨어져서 보내야할 필요를 느끼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그런 만남은 아무런 방해도 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그리고 그들의 만남이 그렇게 쉽고 자연스러웠듯 헤어지는 일에도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 만약 그들이 나눈 사랑의 흔적이 여자의 자궁속에 남는다고 해도 그것은 그리 큰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그런 일은 그저 지폐 몇 장이면 간단히 해결되는 문제일 뿐인 것이다.
손에 서너 장의 편직물을 든 영선이 뒤통수 위로 바짝 올려 묶은 머리를 팔랑팔랑 흔들며 내 옆을 지나쳤다. 너 정말 어쩔려구 그러니, 제발 정신 좀 차려. 영옥씨와 영선의 다툼은 요즘 들어 부쩍 심했다. 방안 사람 모두가 잠들었음직한 시간, 그들은 나란히 잠자리에 누운 채 조용하고 팽팽한 말다툼을 벌이곤했다. 내가 뭘? 또 그 놈의 공부 얘기야. 혹시 언니가 고등학교나마 나온 게 미안해서 그러는 거라면 부담느낄 필요없어. 내가 언니보다 못 배운 게 꼭 언니 잘못은 아니잖아. 내가 복이 없었던 거지. 그놈의 아들 다음에 태어나지 말던가 고추라도 하나 달고 나왔어야 하는 건데... 넌 머리가 좋아서 조금만 노력하면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어. 앞날이 창창한 애가 어쩔려고 바보 짓이니. 앞날이 창창? ... 제발 웃기마 언니. 난 공순이일 뿐이야. 그래서, 그래서 편직반에 그렇게 뻔질나게 드나드는 거니? ... 영옥씨의 목소리에는 파랗게 날이 서지만, 그쯤에서 영선이 창문쪽으로 돌아누워 버리면 일단 말다툼은 끝이 났다.
영선은 그 사내의 기계밑에 앉아 편직물의 터진 구멍을 메우며 끝없이 재잘댈 것이다. 검사반 직원이 불량품을 들고 편직반에 드나드는 것은 예외적인 친절이었다. 양편기에서 짜낸 편직물은 일단 검사를 거쳐야 완성품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으므로 싫든 좋든 검사반의 비위를 맞춰야 하는 것이 편직공들의 입장이었다.
두고 봐 난 반드시 이 지긋지긋한 올가미에서 벗어나고 말거야. 강순이의 가방을 뒤지고 있는 영선을 봤을 때 나는 그녀가 습관처럼 입에 달고 다니던 말이 퍼뜩 떠올랐었다, 유난히 얼굴이 해맑고 단정해 보였던 그 사내와 함께.
“오미애 임신이라며?”
“어머 그게 정말이니? 세상에... 상대는?”
“알게 뭐니, 어디 한두 사람이어야지. 그런데 설마 그 앨 낳을 생각은 아니겠지?”
“얘는, 그걸 말이라고 하니. 그 여자 또 돈 들어갈 일 생겼네. 정말 걱정된다 걱정돼”
소롯이 희미한 불빛을 담고있는 세면장안에서 재잘거리는 여자들의 소리가 얇은 베니어 너머로 자글자글 흘러나왔다. 가볍게 난무하는 말소리 사이로 간혹 그릇 부딪는 소리가 끼여들었다. 정말 놀랍다. 나도 모르게 나는 등줄기로 찬바람이 오소소 몰려드는 걸 느꼈다. 오미애가 정말로 임신을 했든 아니든 그것은 이미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저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한없이 부풀려진 소문은 이제 없는 아이라도 만들어 오미애의 배속에 넣고 말 기세였다. 나는 웬지 도난사건이후 별다른 근거없이 오미애에게 쏠리고 있는 기숙사원들의 의심과 요즈음 심심찮게 떠돌고 있는 그녀의 임신 소문이 무관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일은 소문 따위로 오미애 하나 쫓아내서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우선 강순이는 잃어버린 돈을 되찾지 않고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여자였다. 그 돈을 들고 강순이가 집에 가야 할 날이 바득바득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오미애를 발가벗겨 본다고 한들 그만한 돈이 나올리 만무했다. 다급해진 강순이가 무슨 짓을 할지 몰랐다. 이런 문제가 터질 경우 모두가 가장 염려하고 조심하는 것은 회사에 알려지지 않게 하는 일이었다. 기숙사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회사가 취하는 해결 방법은 간단 명료했다. 그 방에 살고 있는 모두를 기숙사에서 쫓아내버리는 것. 골치 아픈 문제를 회사가 떠맡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사표현이었다. 하지만 내게 그런 문제들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강순이가 그 피맺힌 돈을 찾아들고 의기양양하게 집으로 돌아가는 꼴을 나는 정말이지 보고 싶지 않았다. 시골에서 세상물정 모르고 살아온 염치없는 노인이 넘치게 음식들을 차려놓고 영양실조로 까맣게 혈색이 죽은 딸로부터 절을 받느니 보다는, 오히려 영선이가 남자와의 도피자금으로 쓰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될 지경이었다.
일이 되어가는 모양을 지켜보면서 차츰 조급스럽게 키우는 내 관심사는 그 사건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듯한 다른 무엇에 있었다. 꾸물거리다가는 궁금증을 제대로 풀지도 못한 채 일이 형편없이 엉켜버릴른지도 몰랐다.
하룻 밤 사이에 일어났던 그 기이한 일들은 마치 방외자 처럼 겉돌기만 하던 나를 단숨에 그들 속으로 끌어들였다. 그네들 모두가 전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내게 다가왔던 것이다. 나는 갑자기 그들 한사람 한사람에 대한 궁금증으로 가슴이 달아올랐다. 한순간에 신비의 베일에 싸여버린 고정자씨나 진영옥씨는 말할 것도 없고 거의 매일저녁 질 낮은 화장품을 덕지덕지 바르고 밤 외출을 하는 오미애에게조차 무슨 신기한 비밀이라도 있을 것만 같아, 그녀의 뒤를 밟아보고 싶은 강한 유혹을 느끼곤 했다.
고정자씨는 아직까지 입을 굳게 다문 채였다. 하지만 그녀가 전과달리 평정을 잃고 있다는 것은 조금만 눈여겨보면 금방 알 수 있었다. 우선 그녀는 거의 식사를 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밤만 되면 수없이 밖을 드나들었다. 화장을 하는 시간은 더 길어졌지만 전같이 깨끗하게 화장이 되지 않았다.
그날 아침에 일어났던 오줌 소동 또한 밤의 사건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그리고 영선이 알고 있는 고정자씨의 비밀이라면 그 열쇠는 영옥씨가 쥐고 있지 않을까. 적어도 그들의 관계는 이곳에서 처음 만나 맺은 뜨내기 우정은 아닌 게 틀림없어 보였다.
퇴근 시간이 가까워오자 실내 앰프에서는 수차에 걸쳐 야근지시를 내리고 있었지만 나는 일찌감치 일을 끝내고 영옥씨를 만나기로 한 공장앞의 빵집으로 갔다. 강순이는 이제 공공연히 회사에 알려버리겠다는 말을 하고 다녔다. 집에 가기 전까지 그 돈을 찾지 못한다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그녀였다.
<도난 사건에 대해 언니에게 할 말이 있어요. 오늘 저녁 일곱 시 제로빵집에서 기다리겠어요. 정민숙>
나는 일부러 아침 일찍 출근해 그녀의 미싱틈에다 쪽지를 끼워놓았다.
빵집안에는 창 쪽 구석에 등을 보이고 앉아 라면을 먹는 한 남자말고는 눈에 띄는 손님이 없었다. 빵과 국수, 라면 따위의 요기거리와 음료수를 팔고 있는 이 빵집은 비교적 부담 없는 값으로 한끼를 해결할 수 있기에 태양실업 공원들이 즐겨 이용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요즘처럼 저녁 식권이 나오는 야근이 계속될 때는 자연 이곳을 찾는 사람은 뜸하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나는 영옥씨를 이곳으로 불러낼 생각을 했다. 아는 얼굴들이 북적대는 곳에서는 아무래도 영옥씨에게서 긴 이야기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식당안으로 들어선 영옥씨는 곧장 내게로 다가오면서도 나와 시선이 마주치는 것을 애써 피했다.
“무슨 얘기야, 그 일이 나하고 무슨 상관이라도 있다는 거야?”
예상했던 일이긴 하지만 그녀는 불쾌하고 성가시다는 표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나도 굳이 머뭇거리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 날 저녁 강순이씨의 돈을 훔치는 장면을 목격한 사람이 적어도 두 명이 있어요.”
“그래서 그게 어쨌다는 거지.”
그녀가 왈칵 화를 내며 흥분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드러나는 불안감은 숨기지는 못했다. 당황해 하는 태도로 보아 그녀는 아직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눈치였다. 순간 나는 그녀가 에워싸고 있는 견고한 벽을 들부수는 듯한 묘한 쾌감을 느끼며 거침없이 다음말을 뱉어냈다.
“그 돈을 훔친 사람은 바로 영선이예요. ... 아, 하지만 나는 범인을 밝혀서 뭘 어쩌자는 생각은 추호도 없어요. 물론 그럴 생각이라면 굳이 언니를 이렇게 만날 필요도 없었겠죠.”
“.....”
그녀는 놀라움으로 거의 말을 잃었다.
나 스스로도 놀랄 만큼 나는 거침이 없고 당돌해 졌다. 아마 지난 삼 개월간 그녀와 나눈 대화를 모두 합쳐도 그 자리에서 내가 그녀에게 쏟아낸 말보다 많지는 않으리라.
“그보다도 나는 언니에게 꼭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물론 무슨 일이 있어도 비밀은 지키겠어요.”
“.....”
“고정자 언니 말예요. 그날 저녁 또 한 사람의 목격자는 바로 고정자 언니예요. 그런데 영선이가 그 언니에게 비밀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자 아무 말도 하지 못하더군요. 그 비밀이 뭔지 알고 싶어요. 그날 아침 정자 언니의 실수도 그 비밀과 연관이 있는 거겠죠? 아무 이유없이 그런 실수를 할 언니가 아니라는 건 누구나 다 알거예요. 그렇지 않아요?”
“그걸 왜 나한테 물어? 난 그런거 몰라. ... 어쨌든 내게 사실을 말해줘서 고마워”
그녀가 단호하게 일어나 밖으로 나가버렸다. 한 모금도 마시지 않은 그녀의 사이다에서 두서너 개의 투명한 기포가 천천히 위로 떠오르고 있었다.
내가 영옥씨를 만난 다음 다음날 강순이는 아무일 없었던 듯 고향으로 떠났다. 누가 그 돈을 고스란이 내 가방위에 갖다 놨어. 눈물까지 글썽이며 그녀는 돈봉투를 가슴에 안고 감격스레 말했었다. 그리고 바로 그 다음날부터 영선이 보이지 않았다. 거기에 대해 영옥씨는 단 한마디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하지만 편직반의 그 사내와 함께는 아닌 모양으로 사내는 여전한 낯빛으로 매일 공장에 나왔다.
영선이 사라지고 이틀 후던가 고정자씨는 다시 한 번 더 똑같은 실수를 하고 말았다. 이제 나는 호기심이라기 보다는 알 수 없는 불안감으로 그녀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영선과 강순이가 떠나고 난 방안은 유난히 넓고 썰렁하게 느껴졌다.
오미애 마저 외출을 하고 네 사람만 덜렁 남아 서로 어디에다 눈을 두어야 할지 몰라 허둥거리던 저녁, 영옥씨가 나를 밖으로 불러냈다. 그녀와 나는 기숙사 벽면을 끼고 뒤쪽으로 돌아 공장 굴뚝옆의 빈 공간으로 갔다. 남쪽을 기숙사 건물이 막고 있어 종일 햇볕 한 줄기 들지않는 곳이었지만 빨래줄이 겹겹이 매여져 있고 미처 걷지 못한 몇 점의 옷가지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우리는 자꾸 목에와 감기는 빨래줄을 들춰내며 옥상구석에 놓여있는 낡은 의자에 가서 앉았다. 여름에는 모두들, 열기로 후끈거리는 방을 피해 밤늦도록 이곳에서 몸을 식히곤 했었다. 공장 뒷담너머의 공터 풀숲에는 각 가지 쓰레기와 건자재가 더미로 쌓여있었다. 그리고 공장 담에는 바깥쪽에서 비스듬하게 기대놓은 각목들의 끝자락이 삐죽이 올라와 있었고, 공터의 풀숲 사이로 나있는 좁은 길이 희미하게 드러나 보였다.
“정자 언니 비밀을 알고 싶다고? ... 자기와 상관없는 남의 일에 그렇게 관심을 갖는 걸 보니 너는 그래도 다른 애들보다 여유가 있는 모양이지. 하긴 그 여유가 제 문제를 회피하기 위한 방편일는지도 모르지만... 그래, 일이 이렇게 된 이상 굳이 숨길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니 어쩌면 이제 다시 만날 일이 없을 네게 모든 걸 훌훌 털어놓고 싶었던 게 내 솔직한 심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네들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건 짐작했던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그 문제에 대해 따지고 들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기숙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은 알게 모르게 나 자신에게로 전이되어 나는 점점 감당하기 힘든 혼란에 빠져들었다. 밤새도록 알 수 없는 조바심으로 내일은 반드시 짐을 싸겠다고 다짐하다가도, 이튿날 눈을 뜨면 무슨 자석에라도 이끌리듯 공장으로 갔다. 하지만 종일 기계에 붙어있어도 좀처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무의식적으로 손을 움직이면서도 엉뚱한 공상에 빠져있다가 번번히 불량품을 만들기 일쑤였고, 무엇보다도 어이없는 것은 내 옆으로 지나가던 누군가와 옷깃만 스쳐도 소스라쳐 놀라는 일이었다. 그리고는 곧이어 그를 내 옆에 붙잡아두지 못한 안타까움으로 눈시울이 달아올랐다.
“꼭 알고 싶다기보다는... 어떤 피치 못할 사연이 있을 거란 짐작을 했어요.”
“글쎄, 그걸 비밀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 정자 언니가 비밀이라고 생각하는 건, 자기가 위장취업자라는 거야.”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럼 정자언니가 노동운동하는 대학생 ?”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거지. 사실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자세히 좀 얘기해 보세요. 사실이 그렇지도 않은데 자신이 위장취업자라고 생각하고 그 비밀이 탈로 날까봐 전전긍긍한다? 아무래도 납득이 안 가요.”
“그렇겠지 누군들 그걸 쉽게 납득할 수 있을라구. ... G 공단에 있는 피혁공장에 근무 할 때였어. 얼굴에 주근깨가 까맣게 앉은 깡마른 여자가 우리방에 입실을 했지. 공장에 처음 오는 여자로는 나이가 좀 많다 싶은 여자더군. 얼마 후 그녀가 대학생이라는 소문을 듣고 나는 은근히 기대에 부풀었어. 우리 회사에서는 그 때 노조를 만들기 위해 몇몇이 은밀히 만나고 있었거든. 공장마다 노조 결성이 무슨 유행병처럼 번지던 때라, 우리도 해보겠다고 만나기는 했지만, 법규니, 조직이니, 아무튼 그 쪽 방면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없었어.”
하지만 그녀는 얼마가지 않아 그들의 기대를 완전히 배반했다. 그녀는 대학생이긴 했지만 노조를 만들기 위해 들어온 위장취업자가 아니었다. 잠시 대학생 신분을 가졌다 뿐 오히려 공장 노동자에 더 가까운 사람이었다. 국민학교를 겨우 졸업하고 공장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치고 마침내 꿈에도 그리던 대학생이 되었다. 하지만 겨우 일년을 다니고 나자 그 동안 벌어놓은 돈이 거덜이 나고 말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휴학계를 내고 다시 공장에 들어온 것이었다.
그녀에게는 노동조합이나 하면서 시간을 낭비할 여유는 물론 그런 관심조차 없었다. 그녀의 목표는 오직 빨리 좀더 많은 돈을 모아서 대학교로 다시 돌아가는 것뿐이었다. 그녀는 차츰 다른 공원들에게 미움을 사면서 따돌림을 당했다.
“ 회사에서는 노조에 관계한 사람들은 무조건 해고한다는 소문이 돌았어. 그리고 내가 들어있는 기숙사에 주동자가 있다는 정보가 회사 쪽에 흘러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나는 회사 쪽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지나가는 말처럼 그녀가 대학생이라는 말을 몇 번 흘리곤 했지. 조직을 위해서라고, 나 자신에게 수없이 최면을 걸면서 말야. 하지만... 그 무렵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남동생이 대학에 들어갔어. 장녀인 나는 갑자기 가장이나 다름없는 처지가 된 거지. 솔직히 공장에서 쫓겨나는 것이 너무나 두려웠어. 그 때만 해도 나는 겨우 스무 살을 갓 넘었고, 사회생활 경험도 없어서 모든 게 무섭기만 했지. 노동조합의 윤곽이 서서히 노출되기 시작할 무렵이었을 거야. 그녀와 함께 외출했다 돌아오는 데 공장 앞에서 웬 남자들이 서너 명 나타나서 그녀를 붙잡아 갔어.”
영옥씨는 잠시 말을 멈추고 심호흡을 했다. 그때의 두려움이 새삼스럽게 되살아나기라도 하는 것일까. 그녀는 한껏 어깨를 웅크리며 가볍게 몸을 떨었다. 뒤미처 말을 잇고 있는 그녀의 목소리는 자꾸 잠겨들었고 가끔씩 말끝이 갈라졌기 때문에 울음이 섞인 것처럼 들렸다.
고정자씨는 이틀만에 기숙사로 돌아왔다. 겉으로 보기에는 특별히 달라진 게 없어 보였다. 거의 말이 없어졌다는 것말고는 전과 다름이 없었다. 한 달쯤 지나서 그녀가 자살 소동을 벌이지 않았다면 그 일은 어쩜 그냥 그렇게 지나가 버렸을지도 모른다. 오랜만의 휴일을 맞아 모든 공원들이 외출을 한 사이 혼자 기숙사에 남아있던 그녀가 치사량에 가까운 수면제를 먹은 것이었다. 약을 먹은 지 하루만에 병원으로 실려가서야 그녀가 임신중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쉬쉬해가며 베푼 회사측의 배려로 그녀는 병원에서 뱃속의 아이까지 처리를 하고 퇴원했다.
“아마 그 때부터 일거야 정자언니가 자기 자신이 신분을 숨겨야 되는 인물이라는 강박감에 사로잡히기 시작한 게. 그리고는 자신의 비밀을 들켰다고 생각하면 잠자리에서 그런 실수를 하는 버릇이 생긴 것도.”
순간 나는 매일 아침 작은 거울에 매달려 화장에 열중하던 고정자씨의 모습이 머리를 스쳤다. 그녀는 끊임없이 자신을 얽어매고 있는 과거의 잔영들이 얼굴을 뒤덮은 주근깨 속에 낱낱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하기라도 했던 것일까. 주근깨를 가리기 위해 수없이 덧바른 화장품으로 인해 그녀의 얼굴은 늘 새하얀 조각상을 연상시켰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니? 그때 일을 당해야 할 사람은 그녀가 아니고 나였다고. 그래서 그 죄책감 때문에 내가 그녀를 떠나지 못하는 거라고? ”
갑작스러운 물음에 당황한 나는 얼른 영옥씨를 바라보았다. 공터의 어둠 속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미동도 않고 앉아있는 그녀의 등은 어린아이의 그것처럼 가냘퍼 보였다. 내가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 그녀는 대답 따위는 기대하지도 않았다는 듯 다시 말을 이었다.
“아냐. 그렇지 않아. 그런 일을 당해도 괜찮은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어. 내가 왜 그 더러운 자식들이 저지른 일에 책임을 져. 다만 난, 난 그 현장을 봐버린 순간, 아니 내가 그녀를 만난 그 이전, 맨 처음 공장에 발을 들여놓는 그 순간부터 이미 그 더러운 일에 얽혀들도록 운명지어진거야. ... 그래서 동생들만이라도 거기서 벗어나게 해주려고 그렇게 발버둥친 건데...”
“언니는 왜 항상 모든 짐을 혼자서 모두 져야 한다고 생각 한거죠. 언니의 그런 희생이 과연 그들의 인생을 얼마나 바꿔놓을 수 있었을까요. 또, 설사 동생들이 언니의 희생을 딛고 좀더 윤택한 삶을 이루었다고 해도,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거죠. 세상에 남의 희생을 발판 삼아 성장할 권리를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그리고 정자 언니 일만해도 그래요. 그게 어디 누구 한 개인이 책임지고 죄의식을 느낄 문제겠어요. 너무 엄청난 일이라 나는 감도 잡기 어렵지만 어쨌든 종국에는 정자언니 자신이 싸워내야 될 일 아니겠어요?”
자신을 얽매고 있는 겹겹의 사슬로 인해 숨조차 쉬기 힘들면서도 비명 한 번 지르려 들지 않는 그녀에게 나는 알 수 없는 저항을 느끼며 나 자신조차도 납득시키지 못하는 혼란스러운 논리로 억지를 부리고 있었다. 그러면서 문득 그녀가 던지듯 내게 했던 말이 뇌리를 스쳤다. 제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남의 일에 관심을 갖는 게 아니냐고. ... 그래, 그 모든 일들은 나 자신의 문제였어. 학교로 가든, 공장으로 가든. 그게 아버지 때문이어서는 안 돼. 지금까지 나는 나 자신의 문제와 정면으로 부딪치기가 겁나서 도망만 다니고 있었던 거야. 어쩌면 혼자의 힘으로 세상과 마주설 자신이 없었던 건지도 모르지. 이상하게도 그 느낌은 아주 새롭고 선명하게 내게 다가왔다. 지금까지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것처럼.
“그래 어쩜 그런지도 모르지. 고등학교 때의 내 꿈은 스튜어디스가 되는 거였어. 비행기를 타고 온 세상의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 어때 좀 엉뚱하지? 나는 여지없이 좌절당한 내 꿈을 대신할 무엇인가가 필요했던 거야. 동생들에 대한 기대마져 없었다면 난 절대 그 험한 생활을 견디지 못했을 거야. ”
영옥씨가 자신의 어깨를 양팔로 감싸며 몸을 작게 웅크렸다. 나는 웬지 그녀가 떨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동그랗게 어깨를 모으고 있는 그녀의 창백한 손등 위에 살며시 내 손을 얹었다.
“손이 보기보다 작네요”
알 수 없는 열기로 끈적하게 땀이 배어있던 나의 손바닥에 차가운 감촉이 산뜻하게 전해져왔다. 그녀가 나를 돌아다 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그 때 어디선가 두런두런 들려오는 이야기 소리가 우리 사이의 고양된 분위기를 다소 와해 시켰다. 우리는 함께 담장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이내 벽에 기대놓은 목재 사이로 까만 머리가 올라왔다. 쫌만,쫌만 더. 남자와 있을 때 유난히 더 사근사근한 오미애의 목소리는 흐릿한 어둠너머에서도 선명하게 들려왔다. 우리는 마주보고 키득키득 웃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서며 나는 기지개라도 켜듯 과장된 몸짓으로 팔을 들어올려 거칠게 얼굴을 문질렀다. 문득 내 몸을 감싸고 있던 묵은 껍질이 후두둑 떨어져 나가는 소리를 들은 듯 했다.
약력)
이예훈
1954년 충북 괴산에서 출생
1994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
1995년 계간 [소설과 사상 ] 신인상
<그남자의 여름나기><창밖의 세월> <주방과 거실사이><성전의 문간방>
<상흔>등 발표
2003년 창작집 [딸들의 방] 출간
한국 소설가협회 회원
대일문학 동인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