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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사 용맹정진 오참 법문
(근일선사 공부담)
오늘 법문은 안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달리는 말에 더 달리라고 재촉하는 격인데, 이 더운 여름에 스님도 아닌 세속인으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용맹정진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스님들도 여름에는용맹정진을 두려워하는데 우리 거사님, 보살님들이 용맹정진한다는 것은그 자체가 놀라운 일이고 장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로 반정도 지났지요. 8박 9일중 반정도지났는데 누군가 잘 된 분들도 있을 것이고,잘 안된다는 분도 있을 것이라 봅니다. 물으십시요. 내가 봐서는 이 자체 만 해도 장하다는 생각이 들고, 다만 부탁하고 싶은것은 중단하지 말아달라는 것 입니다. 8박 9일 약속했으면 여하한 일이 있더라도 끝내야지요. 무엇이 바빠서 어쩌니하는 것은 여러분이 참다 참다 못참으니까 도망가는 것입니다. 지금 몇분이나 됩니까? (수선회 회장 답, '34명입니다.') 물으십시요.
공부가 잘 된 분은 물을 필요가 없고 공부가 안 된분은 물으십시요. 화두를 지어가는 참 뜻을 알고 공부해야 수월합니다. 이 공부를 하는것은 우리가 근본을 찿자는 것이고, 모든 것의 근본은 "나"이니 나를 알자는 것이 목적입니다. 또 참나를 알고 그 다음으로 나밖에 나를 찿자는것인데, 그러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화두하는데 귀근득지(歸根得志)요 수조실종(隨照失宗)이로다. 근본으로 돌아가면 뜻을 얻고 비춤을 따르면종을 일는다.
우리의 근본이 나인데 어리석은 사람은 육체만 나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육체도 나지만 육체를 이끄는 주인공이 있어서 그 자리를 알게되면 모든 것을 다 알고 비춤을 따르면 종을 이룬다는 것은 경계에 팔리면 다 잃어버린다는 말입니다. 보고 듣고 내지 무슨 부처님 경계라도 온전히 화두하나만 추구하되 화두하나가 잘 들리는냐, 안들리느냐,또 화두하는데 장해는 없는냐. 이것을 묻지 그 밖에 무슨 향상일구(向上一句)가 중한 것은 아닙니다. 공부가 좀 깊어진 뒤에 백척간두진일보(百尺幹頭進一步)하는 도리를 물어야 합니다.
지금 꼭 필요한 것을 물어야되며 겉다리를 아무리 찿아봐야 아무소용이 없읍니다. 지금 마삼근(麻三斤)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순수순일하게 잘 되느냐이것입니다. 어째서 마삼근이라 했는고, 어떤 것이 부처님일까 하니까마삼근이라 했읍니다. 어찌 부처님을 물었는데 마삼근이라 했는고 여기에 중요한 것이 있으니 첫째는 믿음입니다. 무엇을 부처라고 배웠읍니까.마삼근이라는 말에 믿음이 갑니까. 믿음이 안가면 공부가 안됩니다. 그정말로 마삼근이라고 일러준 스님을 믿어야 됩니다.
부처라는 말도 믿고마삼근이라는 말도 믿었다면 분명히 내가 알고 있는 부처는 마음이 부처라했는데 어째서 마삼근이라고 하였는가? 알 수 없으니 이 알 수 없는것으로 전부를 삼아야 됩니다. 그러면 이 공부 안될 수가 없으며 그냥흐리멍텅하게 하니까 안되는 것입니다. 탄 화두는 힘이 없다는 것입니다. 혹 우리는 화두를 탄다는 말이 있는데 타는 화두가 힘이 없기 때문에 깨친 사람이 드뭅니다.
조주무자(趙州無字)도 그렇고 이뭣고도 그렇고 모두 1600공안(公案)이 다 그렇습니다만, 하도 신심도 없고 선지식을 잘안믿으니까 이것이라도 해라하여 염불하듯이 하는 것입니다. "관세음보살"하는 것이나 "이뭣고"나 "마삼근"이나 다 똑 같읍니다. 탐(貪)은 탐입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부처님은 일체 유정무정 개유불성(一切有情無情皆有佛性)이라고 했는데 조주스님께
'개도 불성이 있읍니까 없읍니까?' 하니
'없느니라.' 부처님도 믿고 조주스님도 믿었기 때문에 거기서 의심이 생기는데
너 "無"자 해라 하니까 밭에 무우도 생각나고, 안되는 것입니다.
혹 "無"자 하는 분 밭에 무우는생각안납니까? 개도 생각나고 배추도 생각나고 온갖 경계가 다 생각납니다. 몸에 불이 붙어놓으면 무슨 생각이 있겠읍니까? 딴 생각없읍니다.
불끌 생각밖에 없듯이 정말로 이 화두가 모든 것을 해결한다, 전부라고덤비면 의정(疑情)이 안일어날 수 없읍니다. 그래서 이 공부는 믿음, 하고자 하는 용기, 알 수 없는 의정이 있야합니다. 의심이라 하니까 믿음이 없는 사람은 불신적으로 나갑니다. 그러면 못쓰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의심은 남 불신하는 것인데 그렇게 하는 수좌도 봤읍니다. 사사건건 사람까지 의심하는 병이든 사람도 있는데믿음이 없는 의정은 있을 수도 없고 못써요. 전체를 믿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이것을 포도라고 배웠는데 혹 오늘날 그것을 포도가 아니라고 하면, 난 포도라고 배웠는데 왜 아니라고 하는고, 그렇게 전체가 공부아닌 것이 없읍니다. 자기 알음알이로 세상을 볼려고 하지 마십시요.정말로 이 공부는 자기 공부된 만큼 받아들이고 공부된 만큼 믿읍니다.여기 지금 여러분도 공부된 만큼, 저 빗소리도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로 받아들 입니다.
공부가 안된 사람은 저 빗소리가지고 필요 이상의 걱정을합니다. 비가 많이오면 어쩔까. 저 비가 어쩌고 경계에 따라서 혹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참 비가 오니까 좋다. 좋아하는 것이나 미워하는 것이나 꼭 같읍니다. 사실을 보되 본봐가 없고, 듣되 들은바가없어야 됩니다. 지금 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은 환희의 경계는 될지언정비에 끄달릴 필요는 없읍니다. 좋게 보는 것이 걱정하는 것보다는 좋읍니다.
지금 서울같은데 있으면 덥고해서 피서가고 할텐데 공부하고 있는것만 봐도 다 부처님이고, 잠 안자고 공부하는 것만 봐도 대단한 것입니다. 그러니 그 항상일구를 찿을려고 하지말고 공부하는데 정말로 화두일념(話頭一念)이 되어서 화두가 타파될 때 더 나갈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점검하는 제일 좋은 방법이 행주좌와어묵동정(行住座臥語黙動停)에 과연 내가 일여(一如)하느냐 또 꿈속에도 공부가 안넘어가느냐. 오매일여(悟昧一如)는 걱정안해도 됩니다.
왜 안해도 되느냐하면어묵동정에 일여만해도 굉장합니다. 말하고 오고감에 실지 어묵동정이어려운 것은 앉아있으면 선정(禪定)에 들어도 말하면 안되는 것입니다.혹 어떤 사람이 개중에는 공부가 많이 되어서 5-6시간씩 선정에 드는 사람도 있는데 실지 말하면 잘 안됩니다. 이 말이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수좌의 오계가
첫째 말을 많이 하지 말라,
둘째 잠을 적게 자라,
셋째 책을 보지마라,
네째 음식을 많이 먹지마라,
다섯째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마라.
이것이 오계인데 말하면서도 공부가 안 도망갈 정도면 공부가 꽤 깊은것입니다. 제일 방해가 되는것이 말인데 여기 묵언(黙言)이라고 써붙였읍니다만, 이 말안하기도 어렵읍니다. 보통 수행이 되기전에는 말안하기도 어렵습니다. 다겁생(多劫生)에 익힌 습기때문에 그저 쓸데없는 말이나 욕이라도 해야 후련하고 흉이라도 한번 해야 후련한 것입니다.
그것에 전부 끄달리다보니 갑자기 묵언이 답답합니다. 이 사방으로 쫓아다니는 놈을 끌어앉어놓으니 죽을 지경입니다. 허리는 아프고, 잠은 때만되면 잤으니 고비를 넘기려니 엄청나게 어려운 것입니다. 참 묘한 것이 이몸둥이는 마음씀에 따라 달라집니다. 사실은 마음대로 되게 되있읍니다.세상 사람이 마음대로 안되다하지만 사실은 뜻대로 안되는 것입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가 써놓고 안믿읍니다. 매일 잠을 잤으니까 그 때가되면 저절로 잠이 옵니다. 안자는 습관이 되면 잠이 안옵니다. 미국은지금 밤인데 그곳에 가면 잠이 안옵니다. 그 습관 때문에 밤이라해서 잠이 오는 것이 아니라 습기 때문입니다. 이 몸둥아리 다스리는데 생각에따라서 늘 달라집니다. 출격장부(出格丈夫)가 되기 위해서 생사대사(生死大事)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기 왔지않읍니까.
그렇다면 이보다 다행스러운데가 어디있겠읍니까. 다행스러운 마음을 가지면 공부가 됩니다. 참 백천만겁난조우(白千萬劫難遭遇)다. 백천만겁에 사람몸 만나기 어려운데 혹 짐승으로 태어났으면 어쩌겠읍니까? 하도 요새 사람이 흔하니까 귀한 줄 모릅니다. 사람은 그렇더라도 부처님법 만나기가 얼마나 어렵읍니까? 또 정법만나기가 얼마나 어렵읍니까? 또 이 참선법회만나기가 쉽읍니까? 혼자는 할려고 해도 못합니다. 그러니 도반이 얼마나 소중합니까? 혼자 이런 자리를 마련할 수도 없거니와 같이하기 때문에 얼마나 고맙고 서로 귀중합니까? 그래서 감사하고 고마운 줄 알면 공부가 안될 수가 없고 또 중간에갈려고 해도 못갑니다.
중간에 간 사람은 엄청난 죄를 짓는 것입니다.이보다 더 급한 일이 어디있겠읍니까? 사실은 끝마치고 갈려고 했는데도저히 어려우니 핑계를 된 것입니다. 생사대사보다 더 급한 일이 세상에 어디 있겠읍니까? 그것은 소중히 안여기고 또 근기가 약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 여하한 일이 있더라도 중간에 물러서지 마십시오. 중간에 그만두는 것은 산모가 달채우지 못하고 어린애를 낳은 격입니다.
그러니 화두만 열심히 들으십시요. 고비는 조금 넘긴것 같읍니다. 이 묘한 것은 삼천배 절을 해야겠다고 목표를 세우면 500배가 고비고 그 다음은 잘 넘어가다가 끝에 가서 또 어려워집니다. 108배를 할 때도 30배가고비고 인생살이도 그렇고 그렇습니다. 지금 8박 9일이라고 정해놓으니까 처음이 좀 어렵지 지금부터는 빨리 지나갑니다. 그러다 마지막 7,8일째가 되면 그 때부터는 참 시간이 지루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끝내지말고 집에 가서도 여기 공부한 마음으로 간단없이 열심히 해야 될 것입니다. 가나오나 매일 경계에 팔려서 시비나하고 지내지 말고 보기는 보되본 바 없이 보고, 듣기는 듣되 들은 바 없이 들으란 말입니다. 화두를항상 관하면서 의정을 일으키고 가나오나 이것을 본업으로 알고 다른 것은 부업으로 삼으십시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나 찿는 공부이기 때문이며 참선이란 나를 참구한다는 말이며, 선은 근본이요, 진리요, 나이고,참자는 참구한다는 뜻입니다. 나를 찿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이 어디있읍니까. 그리고 잠깐이라도 선정에 들고 화두를 들면 그 공덕이 한량이없읍니다.
우리가 목표를 너무 크게잡기 때문에 그렇읍니다. 여러분 본인을 잘 모르겠지만 시중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십시요. 과연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있나, 어떻게하면 돈을 버는가, 어떻게하면 잘 먹고 잘 입고 이름을 떨치고, 엉뚱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읍니다. 요새 월급 올려주라는 사람들을 보십시요. 여러분들은 그런 생각 다 뛰어넘었지요.
용맹정진한 사람들이 한번씩 앉았으면 다 해결될 것입니다. 그래서본인이 공부됐는가 안됐는가는 주위 사람을 보면 압니다. 처음에 이 사람도 공부를 해보니 안되더군요. 화두가 전혀 안되고 시간은 지루하고 어떻게 해야 옳은 것인지, 다만 이 석달을 선방에 들어가긴 들어갔는데 중간에 나오면 안된다하니 나올수도 없고, 다리는 아프고,허리도 아프고 죽을 지경이였읍니다. 화두만 되면 좋겠는데 화두는 그만두고라도 잠이라도 왔으면 좋겠읍니다.
지루해서 50분도 시간이 잘 안갑니다. 내가 어제는 무엇을 했던가, 그 제는 무얼했던가, 다겁생래 생각까지 나는데 심지어는 아버지께서 4살때 글 배우던 생각까지 나는데 그래도 50분이 잘 안갑니다. 그것도 한두번이지 늘 생각하면 싱거운 것입니다. 그러다가 안되니까 개미가 지나가는 것이나 보고 옆 사람 조는 것보고 '아 저놈 잘 잔다'하고, 잠이나 오면 잠이나 자지 잠은 안오고 화두는 들릴 턱이 없고 無자하라니까 밭에 무우도 생각나고 개도 생각나고 안됩디다.
하도않되서 경봉스님이 "이머꼬"하라 하셔서, 큰스님이 이머꼬하라니, 이머꼬는 하는데 이머꼬가 되어야지요. 이것도 한참하니 개 생각도 나고, 無자 생각도 나고 안됩니다. 중간에 못도망가게 한철내 싸우는 것 입니다. 이 공부는 선근(善根)이 없이는 어렵다고 봅니다. 경봉스님회상(會上)에서 옛날에는 차가 못다니니까, 원주에서 짐을 니아카에 싣고 밀고당기며 힘차게 올라가다가 니아카 쇠에 발이 끼어버렸읍니다.
조금만 더올라갔으면 난 병신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업고 왔는데 병원에 갈려니 그런 창피가 어디있읍니까? 병원에 안갔읍니다. 이 잘못이 다 내죄업이니 창피한 노릇이지요. 그러나 아프고 쑤실 때 화두가 되면 아품도 적읍니다. 약이래야 일꾼들이 담배피운 담배가루와 머큐롬으로 소독하는 것이 고작이였읍니다.
그러니 경봉스님께서 마음으로 관을 해라 하셔서 화두삼은 것입니다. 아프니까 어디가지도 못하고 도망가지도 못하고, 허리는 아파죽겠는데, 이 다친 것이 더 아프니까 허리 아픈 것은 다도망가고 없는 것입니다. 변소도 업고 가야되니, 마음으로 치료하고 있었읍니다. 그러니까 공부는 선근도 있어야지 못합니다. 다친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 것입니다.
한 달쯤되니까 혼자서도 걸을 수도 있게 되었읍니다. 내가 아프다는 것이 어떤 놈인고 가만히 생각하니 쏙쏙 쑤셔도 '이것은 고기덩어리'하게 되더군요. 감옥에 들어가 있는 사람을 생각하면 여긴 신선노름입니다. 감옥에서는 갖은 고문을 당하고 고추가루를 입에 넣고하여 인간 취급도 안합니다.그렇게 독하게 하면 다 깨칠 것입니다. 어디 잠오라고 그냥 나 둡니까?
오늘 김 대중이 잡혀갔으니 대단할 것입니다. 그 사람 아랫 사람들이 전부 데모하고 그럴 것 아닙니까. 공부를 그렇게 했으면 굉장할 것입니다. 제정신에 사는 사람이 없읍니다. 시방세계가 무너져도 이 몸뚱아리는 별것아닌데 무얼 말할 것 있읍니까? 내 공부 찿아야겠다 이것입니다. 그사람들 참선했으면 다 도통했을 것입니다. 이 공부 만나지 못하면 부가 악길로만 떨어집니다. 그래서 이 공부는 편하면 공부가 안됩니다.심하게 누구에게 뺨을 맞으면 안 잊어지고 분합니다. 분심이 나면 하는데 편하니까 화두가 안됩니다. 그리고 화두를 쉽게 쉽게 줍니다.
소중해 보십시요. 안 잊어집니다. 그런데 소중한 것도 지금 이 시간이 소중할 수도 있읍니다. 짧은 순간에도 강한 것이 있고, 시간이 지나서 소중한 것도 있읍니다. 예를 들으면 힘없는 염불도 여러번 하면 그것이 강해집니다. 또 짧은 순간이라도 큰 충격을 받으면 강하지 않읍니까? 오랜세월동안 하니까 화두도 되더라 이 말입니다. 정말 진실로 발심해서 충격을 받으면 그 순간에 화두가 될텐데 쉽게 주고 그러니까 쉽게 생각하고합니다.
그나마 선지식도 어렵게 만났읍니다. 누가 선지식인지 도인인지 지금승려들 중에 거의가 모릅다. 다른 사람은 그만두고라도 내가 그랬읍니다. 그런데 기도를 열심히하니까 선지식을 만나게 됩디다. 매일 봐도몰랐는데, 누가 도인인가 물었읍니다. 승려로서는 내 스승인 각성스님이글을 많이 아는 사람이라 글 많이 아는 이가 도인인줄 알았읍니다.
내가공부가 덜되어서 그랬는지, 좋게 말하면 바꿔질려고 그랬겠지만 저렇게많이 아는 사람도 行이 저렇다면 내가 더 배울 것이 무엇이 있겠나 하고,그만두고 선방에 참선하러 갔읍니다. 오대산에 가서 옆에서 공부하는 사람을 보니 한 시간을 못참아서 몸을 비틀고 졸고합니다.
난 잠도 안오고두시간 앉았어도 좋읍니다만, 다 이것은 초심자일 때는 잘 되는 것이고고참이 되면 잠도 오고 합니다. 그런데 그것오 모르고 그저 선방에 앉아있는 사람은 도인인 줄 알았더니 별거 아니구나 했읍니다. 그런데 그나마도 안하고 그 곳에 입승스님은 결제를 안한다 합니다. 그때 나는 하도안되서 경포대에 가서 울었읍니다.
"부처님이시여, 나는 평탄하고자 바라지 않읍니다. 나에게 떠한 어려움이 부딪쳐도 이겨낼 힘을 주옵소서!" 하고 기원했읍니다. 그리고 무문관을 들어가니 경험이 없다고 안받아 줍다. 그래서 어디 조그마한 절에 가서 기도를 열심히 하니까 선지식을 만나게 되더군요. 그 선지식이 누군가하면 경봉스님이였읍니다. 그런데 그 전에는 無자 화두를 했읍니다. 그것이 어느 절에 가니까
'스님 무슨 화두를 탔느냐?' 그래서
'화두가 물건인가 타게' 하니까 아무 소리도 안합디다.
그래서 가만히 생각하니까 화두를 타는가보구나 했읍니다. 그것도 모르고 그냥 앉아있으면 공부인 줄 알고 했읍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자존심이 있어 물어 볼 수도 없고, 우리 스님에게 물었읍니다.
'화두를 타야 합니까?'
'타야된다'
'그럼 스님 주십시오'
'無자 해라'
'無자요'
'無자, 개가 불성이 있느냐 없느냐, 왜 無까? 그리하라!' 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있느냐 없느냐 왜 無로 했을까, 그런 생각은안나고 쓸데없는 생각만 나옵니다. 無하면 밭에 무우, 배추 별 생각이다 납니다. 그래 경봉스님회상에 가니까. '이뭐꼬' 하라 하시는데 되야지요, 안되요. 5분도 안되고, 전혀 안됩니다. 허리만아프고 이 시간에 책을 봤으면 얼마나 보았을 것인가 생각하니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면서 죽겠는데 더우기 다리는 다쳤으니 도망갈 수도 없고, 모기는 그리도 많이 무는데 잡을 수도 없고, 용을 쓰니까 뒤로 퉁퉁넘어집니다.
여러분도 넘어져 봤지요. 오늘은 맛있는 것 안해 올 것인가. 음식은 무엇을 먹을까만 생각하고 죽을 지경입니다. 내가 그래서여러분들께 참으로 다행스럽게 여깁니다. 다 퇴굴심을 내가지고 도망가 버립니다. 또 본능적인 사된 생각은 더 납니다. 남자는 여자 생각나고,여자는 남자 생각나고 그럴 것입니다. 공부하고 있으면 업식이 동하니까더 할 것입니다.
물이 잔잔할 때는 온갖 빛이 다 비칩니다. 마음이 잔잔하니까 지난 업식이 다 뜨올라 공부가 더 안됩니다. 그래서 못 참는것입니다. 그냥 도망갈 수 없고 핑계를 되고 도망갑니다. 여기 올 때는 그런 생각 갖고 왔겠읍니까? 고비를 참고 죽어도 끝까지 가야지 토끼가 되지말고 거북이가 되십시요. 그것이 다 법문입니다. 끝끝내 가면은 그자리가 다 통하는데, 그것을 못합니다.
그래가지고 한철을 턱 마치고 보니 법당의 주련이 다르게 보입니다. 선방에 들어가지전하고, 내 나름대로의 느낌이 다르고, 글색임이 확 틀립니다. 그리고 단적으로 헐떡임이없어졌읍니다. 누구한테나 일등해야 되고 무엇이든 일등해야 된다는 욕심이 참 많았는데 그것이 꺼졌읍니다.
무엇을 잘해아 되겠는 마음, 무엇이 좋다는 마음이 없으니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읍다. 그래서 '바로 이것이구나!' 했읍니다. 선이야 말로 화두를 들고 앉아 있는 것만해도 공덕이 한량이없구나, 억만금을 가지고 있어서 불안하고 돈지키는 노예가 된다면 그 아무 필요가 없고, 아무리 많이 알았다 하더라도 마음이 불안하면 그 무슨필요가 있고, 근본자리 모르면 아무 소용이 없구나 하고 해제하자마자 용맹정진(勇猛精進)을 시작했읍니다. 스님 3명과 처사 한명이 했읍니다.
그때 스님들이 걸작이 많았는지, 요새 어러분들이 들어보면 알만한 사람들 입니다. 개차반들 말도 못합니다. 인격때문에 이야기를 못합니다.다만, 큰 스님회상에서 임금님 쓰는 관을 만들어서 쓰고 도포를 입고 다니기도 합니다. 얼마나 공부가 안되었으면 그랬겠읍니까?
또 먹는 타령이나 하고, 곡차라고 먹고, 지금 철우스님이 입승보실 때인데 그 가지가지 일일이 다 말도 못합니다. 술은 난초약이고, 담배는 영산마라 하며피웁니다. 화두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으니까요. 그래도 나는 하자고 해도 안했읍니다.
저 사람들은 공부가 많이 되었기 때문에 저렇게 해도 되겠지 했읍니다. 처음오면 신고라 하여 돈내라해서 곡차마시고 했읍니다. 난 흉 안봤읍니다. 저 사람들은 다 한 경계 지나서 저렇겠지 하면서 지냈읍니다. 지금이라 이런 생각이나 하지 그 때는 그런 생각할 능력도 없었읍니다. 나는 그것을 먹으면 벼락이 떨어지는 줄 알았고 큰 벌받는 줄 알았는데 어찌 먹겠읍니까.
'아 저사람들은 굉장한 도인들이다.'그런 생각을 했읍니다. 그래 한철 지니 큰스님께서 어떠하셨겠읍니까? 그런데 네명이 졸면 두들겨 패기로 하고 용맹정진한다하니 경봉스님이 얼마나 좋아하셨겠읍니까. 지금 내가 여러분들만 봐도 좋은데 공부 열심히한다면 안좋겠읍니까. 경봉스님은 40년 조실해도 이런 사람들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네명이 용맹정진한다하니 안좋겠읍니까. 평상시에없던 것을 다 주시면서 먹으라 합니다. 한 일주일하고 나니까 해제할 기분이 없어집니다. 깨칠 때가 해제이지 그까짓거 화두들때 그것이 해제아닙니다. 3개월에 해제라고 생각하면 잘못입니다. 그런중 그 때 해인사에서 총림한다고 신문에 나서 그 곳에 갈려고 하니 큰스님께서 못가게하시더군요.
그러나 '내 마음먹었으니 한번 갔다오겠습니다.'하고 기필코 나섰읍니다. 그 곳에 간다고 공부가 되는 것은 아닌데, 억지 춘향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 때 6시 잔 팀과 4시간 잔 팀이 있는데조금이라도 더 할려고 가행정진에 들어갔읍니다. 거기에는 나보다 더 열심히 잠안자고 공부하시는 분이 있었읍니다. 해암스님이 입승을보는데잠을 안자고 합니다. 그 스님보면 50분 앉아있으면 45분은 졸고 5분은그냥합니다.
그러나 그것도 장한 일입니다. 보통사람이 아닙니다. 내가 저 분에게 뗠어져서 되나 싶어서 '스님 나를 좀 깨워주십시요!'하고 12시에 깨어서 하는데 열심히 하다보면 언제 졸았는지 모릅니다.졸아도 경책해 주는 사람없고, 그렿게하다가 위장병도 생겼읍니다. 화두는 그냥 염화두 이뭣고 입니다. 또 성철스님은 '마음도 아니요, 물건도 아니요, 부처도 아니요, 이것이 무엇인고, 이렇게 하라'고 합니다. 아 이놈 마음, 부처, 물건 다 끄달립니다. 화두가 된면 의심스럽읍니다. 보통 전생에 많이 하신 분 아니면 어렵읍니다.
어뗜 사람은 돈이 얼마나 있나 세고, 해제철에 어디가서 얼마를 탈까, 그런 것들을 생각합니다. 앉아서 하다가 안되니까 별궁리 다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공부는 억지로 해야 합니다. 억지로 해야지 순리적으로 잘 잠 다자고 먹을 것 다 먹고는 안됩니다. 조금씩이라도 욕심을 가져야 됩니다. 조금씩이라도 남보다 더 할려는 욕심으로 들어갔읍니다. 그래서 옆에 사람이 선지식이라 합니다. 혼자 있으면 들어누울 것도 남이 있으면 못 눕읍니다.
그래서 옆에 도반이 나의 선지식입니다. 남 졸고 있으면 우습지요. 밤에 공부하고 있다가 옆에 보면 송장으로 보입니다. 송장들 잠잘잔다. 그것만 해도 나는 용기나는 것입니다. 그래가지고 공부가 3년이 다되어도 억지춘향입니다. 그렇게 이뭣꼬를 하니까 보이는 것마다 이뭣꼬이고, 사람을 봐도 이것이 무엇인고, 글자만 봐도 이것이 무엇인고,하도 염불하듯이 하니까, 놓칠 것 같아도 그냥 몸에 익혀놓으니까 이뭣꼬밖에 없읍니다.
의정은 생각도 못합니다. 그런뒤에는 떨어집니다. 친구 이름도 잊어버리고, 밥맛도 뗠어지고, 좋고 나쁜 것 그런 것도 없고단순해져서 큰스님 법문을 알아들을 수도 없어집니다. 그래서 오매여가기전에는 법문 묻지도 않고 이것만 믿고 한다고 하는데 안되어서 백일을 잠안자고 해도 안되면 옷을 벗고 나가야지, 내 청춘 다보내고 무엇하나 해서 3년을 정하고 했읍니다. 한 70여명중에서 5명만 뽑아서 졸면 때리고 포행도 없이 했읍니다.
그러기 한 40일 지나니까 화두가 잡히기 시작하고, 50일이 지나니까 시간이 그렇게 잘 갑니다. 지루한 줄도 모르고, 그렇게 편할 수가 없읍니다. 그런데 그것도 마장이 옵니다. 졸면돌아가면서 패기로 했는데 내가 졸면 안봐주고, 공격이 전부 나한네 오년데, 졸지않는데도 패는 것 같았읍니다.
그래서 '내가 이 철이면 갈 몸인데 조니 안조니 시비할 것이 무엇이 있는가 부처님이 나를 경책해 주는구나'하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졸지않는데 때린다고 싸우는 람도 있고, 공부가 안되니 그렇겠지요.
75일쯤되니까 9명이 불었읍니다.눈이 많이 와가지고 합친 것입니다. 혼자서 고집할 수도 없었읍니다.그 때 들어누우면 허리가 아프고 몸은 다 썩어 있었읍니다. 무슨 죄인가하면, 축구 시합에서 많이 다친데다가 용맹정진하니까, 피가 안돌아서 온몸을 긁으면 피가 나고, 눈으로 감아놓고 또 하고 하니 피가 안도니 썩은것입니다. 이 때 아픈 것이 10년을 갔읍니다. 전신에 퍼져서 눈에서까지 고름이 나올 지경이었읍니다.
향곡스님 회상에서 도천스님이 늘 고름을 뽑아주고 했읍니다. 성냥으로 고름을 뽑고 나병환자들 먹는 약으로뽑았는데 육백육국을 맞으니까 전신에 퍼져서 사람들은 문둥병인줄 알았을 것입니다. 손만대면 간지럽고, 굶으면 편합니다. 지금 생각하니까 아픈것이 선지식입니다. 그 이야기를 일일이 다할 수는 없고 '몸에 병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나니 병으로 양약을 삼아라. 일이 뜻대로 되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뜻대로 되면 뜻을 가벼운데 두나니, 뜻대로 되지 않음으로 수행을 삼아라.'참 기가 막힌 말입니다. 공부하는 분상에 장애속에서 다 도를 이룬 것입니다.그러니까 부처님의 가피력도 있어야지 혼자 힘으로는 어려운 것입니다. 졸다가 누가 깨워주나 해서 돌아보면 아무도 없읍니다.
정말 여러분들이 공부할려고 하면 다 도와줍니다. 전부가 도의 모습이고 도와주는 것인데 한 생각 잘못 일으키면 전부 장애입니다. 그래서 좋은 생각을가지고 공부를 하되 항상 다행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지금 화두가 안된다고 좌절하지 마십시요. 앉아있는 공부만 해도 한량이 없읍니다. 그리고망상이 떨어지면 잠이오고 졸음이 옵니다. 일구월심(日久月沈)하면 자연정혜원명(自然定慧圓明)하리라. 날이가고 달이 깊어지면 절로 정과 혜가밝아니느니라. 이 일보다 더 빠른 길이 없읍니다.
그래서 옛날 사람이 뗏목에 비유했읍니다. 공부할 때 위에서 물도 흐르고 비바람치고 하는데노젓고 삿대질하기가 힘듭니다. 열삿대쯤 가다가 조금 쉬면 20삿대쯤 물러갑니다. 아이구 내 이래서는 안되겠다해서 또 한참 올라가다가 또 쉬면 도로 가 버리고, 표시가 있어야 할 것인데 더 안됩니다. 더 안되요. 보통 사람같으면 중단할 것이지만, 끝끝내 그렇게하면 그 다음에는 바람도 자고 물도 장해가 적을 때가 있어서 그 한 고비를 넘기면 그 다음은가만히 삿대질만 해도 줄줄 흘러갑니다.
그러니 잘 될 때보다 안될 때가소중하니 좌절하지 말고 이길뿐이다, 세상살이는 부업이고 참선은 본업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업으로 삼고 내 못깨달는 것은 그만두고 일염만년토록 한생각 만년가도록 그러면 염라대왕이 함부로 못잡아가고 부러운 것이 없읍니다. '역대조사가 어찌 나를 속였을 것인가.' 이것을믿고 하십시요. 그래서 그 고비를 지나고 한 75일쯤하고 못했읍니다.100일을 못채우니 분해 죽겟읍니다.
기필코 채워야 되겠다 해서 해제하자마자 백일을 채웠읍니다. 그것도 단식으로 했읍니다. 한 6일쯤하니까이러다가 죽는구나 싶었읍니다. 초조하기가 짝이 없었읍니다. 왜 그렇게 굶었나하면, 성철스님이 병원에 가라고 5,000원을 주는데 내 기분에엄청난 돈이었읍니다. 그 때는 한철나면 300원을 줄 때인데, 지금은 한철나면 몇 십만원을 줍니다.
그러니 얼마나 큰 돈입니까. 또 그 때는국가적으로도 어려운 때이고, 더구나 전부가 기독교병원인데 그 귀한 돈으로 어찌 병원에 가겠읍니까. 차라리 다리 자르고 병신으로 살기보다는죽는 것이 낫지요. 뜸을 많이 뜨고 이명래고약을 많이 없앴습니다. 열댓군데 떠놓고 고약부치면 시원합니다. 고름이 심할 때는 떼어내면 썩은피가 줄줄 흐릅니다. 지금도 선합니다. 손으로 눌르면 일어나지를 안했읍니다. 요사이 병원에 갔으면 별놈의 병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은데로 붙쳤을 겁니다. 굶으니까 바싹 말랐읍니다.
굶으면 가려움이 덜하고 음식만 먹으면 간지러운 것이 더합니다. 그런 상태로 화두를 들때 잇빨을물고 금강좌(金鋼座)하고 서너시간씩 있으면 그 때에야 선정에 들고 그러면 아픈 것도 가려운 것도 잊어버립니다. 긴장만 좀 풀리면 근지러워 못삽니다. 그런 고비를 넘기고 심지어는 이 고운사까지 올 때까지도 그 기운이 있었읍니다.
그래서 그 단식을 하면 낫겠다는 생각에서 했읍니다.죽더라도 기필코 20일, 100일을 채워야 된다 이러고 있는 데 사제가 한명오더니 우유를 줍니다. 속으로는 반갑지만 '너나 먹어라.'하고 내 보냈읍니다. 그러니 노스님 한 분이 와서
'단식을 어떻게 합니까?'
'네 안먹습니다.'
'에이, 물도 안먹으면 죽습니다.' 단식한다니까 멍청하게 굶는 것이 단식인줄 알고 물을 안먹으니까 피가말라서 한 일주일되니까 이상한 것이었읍니다.
'그래 물을 먹어도 단식입니까?'
'물은 먹어야 됩니다.'해서 물을 먹으니 그리 편할 수가 없었읍니다. 육체는 이렇게 고비를 넘기기가 어렵읍니다. 다겁생래로 애착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 보름쯤되니 환희가 나기 시작하는데 지금도 안잊어집니다. 어떻게 환희가 나는지 석가는 새벽별을 보고 소리쳤지만 나는 저녁별을 보고 소리친다. 아름다운 것이 꽃이라면 꽃아닌 것이 있겠느냐. 환희심이 터지니 감당을 못하겠읍니다. 변재가 쏟아지기 시작하는데 잘못하면 점장이가 될 것 같아
'이것가지고 선지식이 다 되었다고는 안 할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억제를 하면서 이 때부터는 내 몸이 필요하고 있어야 공부하겠다 싶어가지고 일어나서 기간을 다 채우고 향곡스님회상에 갔읍니다.법문을 들으니까 이해가 다 가는 것입니다. 그때에 선지식이 잘 잡아주어야 하는데 그것을 못잡아주고 인정해 버리면 않되는 것입니다.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양논작위선덴 석화도 불법이요 정광도 마구통이라 열활진곤이라도 적과우장궁이요 양구거불도 삼화작이라 역대조사가 태도삼천리라 삼화총화초이요 사마당상 근택이라 불보공처진보술은 명안 납승야나루라라고 하시는데 이해가 다 갑니다. 난 그렇게 안하겠다 싶읍니다. 무릅을 끓을 수 없을 정도로 형편이 없었읍니다. 반철도 안나서 가야겠다했는데 고름이 터져 수월했읍니다. 그래서 향곡스님께 가서
'스님법문 들으면 이해가 가는데 전 그렇게 안하겠읍니다.'
'응 그래 너는 어떻게 하겠느냐.'
'약논 작위산데 진진찰찰이 무비급이라 하겠읍니다.'하니 태도가 180도로 라졌읍니다. 하신 말씀이
'가도 가는 줄 모르고 와도 오는 줄 모르면 깨달음법, 인가가 무슨 필요가 있읍니까? 말도 올리고 사자같은 사람이 여우가 되버렸읍니다. 거기서 아만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선지식은 반드시 눌려주어야 되는 것입니다. 꾸지람해 주고 병통을 집어주아야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야! 무엇이든지 물어라 하고 미쳤읍니다. 큰소리 펑펑치니까 수좌 한 명이 성철스님 법문하실 때 동별당 서별당 고양이 갖고 싸운 것에 대하여 물으셨다면서 묻읍니다.
남전스님이 '일러라, 일으면 이 고양이를 살릴 것이고 일르지 못하면 죽인다'하시니 아무도 대답을 못해서 칼로 고양이 목을 쳤는 데 조주스님이 들어오시니 남전스님이 '이런 일이 있었는데 너같으면 어떻게했겠느나'하시니 신짝을 지고 나갔읍니다. 이에 '너가 있었으면 고양이가 죽지 않았을 것이다'하셨으니 '이 신짝 매고 간 도리가 무엇인가'라고해제법문에 하셨다 하기에 '그 당시 조주스님이 물구나무 설 줄 알았던들 물구나무 서서 갔을 것이야'라고 대답을 하니 말을 안합디다.
그래서 성철스님을 찿아가서
'스님 이번 해제법문에 고양이 법문하셨다면서요.'하니
'그래'하시기에
'나는 그렇게 안겠읍니다'했읍니다.
'그래 너는 어떻게 하겠느냐'
'저는 물구나무 서서 가겠읍니다'
'그래 그 첫 대답이 그럴 듯하다. 옛 선지식도 그 첫 대답에많 이 속았느니라. 그 물구나무 선 도리하고 남전하고 무슨 관계가 있느냐'
'예, 저가 묻는 사람에 따라서 대답을 하겠읍니다'
'그래야지'
'선지식이 그렇게 물으면 내가 물구나무 서서 겠지만 아직도 공부하고 있는 사람이 그럴 때는 너 목은 어떻 게 할 것이냐?' 고양이 목자르면 인과가 있어서 저도 목 당할것 아닙니까. 큰스님은 주안달아도 알지요.
'그럼 내 다른것 하나 묻지. 너가 이것만 답하면 확철대오로인 정해준다.'그러면서 능행마 화두를 드는 것입니다. 옛날에 보살이 큰스님될 것 같은 한 스님을 토굴을 지어서 한 10년간 시봉했읍니다. 10년이 되는 어느날 딸을 시켜서 시험을 했읍니다. 딸에게 가서 스님을 보듬고 교태를 부리면서 스님이
'이럴때 경계가 어떠합니까' 하고 물으라 했읍니다. 딸이 시키는데로 행하니 스님이 '고목에 한암하니 한기가 돈다.
' 마른나무에 찬 바위가 의지하니 한기가 돈다 라고 답했읍니다. 이를 어머님에게 그대로 전하니 보살이 토굴에 가서 스님의 멱살을 잡고 '이 흉악한 속인놈을 내가 10년동안 밥을 먹였구나. 에이 도적놈 나가거라' 하며 끄집어내고 불을 탁 질렀읍니다. 그런데 왜 쫓았느냐 이것을 묻기에
'지극히 그 스님을 위해서 쫓았읍니다'
'그래 어찌하면 안쫓겨나겠느냐. 너 같으면 어찌하겠느냐?'물으신 것입니다. 사실 여러분들이 안 쫓겨날려면 입벌리지 말고 공부만했으면 됩니다. 고목이 한암하니 한기가 돈다는 말도 안하고 교태를 부리나 말거나 정진만 했으면 됩니다. 공부가 안깊어졌기 때문에 그런 헛소리를 하지 공부가 깊어지면 그런 것 말할 필요가 무엇있읍니까. 들리지도 안합니다. 정말로 진실로 열심히 했다면 들리겠읍니까. 뜨거운 것이나 차가운 것이나 똑 같읍니다. 사실 안 그렇겠읍니까.
'너 같으면어떻게 하겠느나' 물으시기에
'부지런한 해가 동쪽에 뜨니 벌나비가 춤을 춥니다.
'부지런한 해, 참 부지런한 해입니다. 늘 해뜨고 내일 또 해뜹니다.내 이름이 무엇입니까. 부지런할 근자 날일자이니 의미가 있는 것이지요.
'그래 그 말하고 고목에 한암하니 한기가 돈다는 말하고 같느냐다르냐.'
'천리현격입니다.'
'틀리단 말이지'
'예'
'너 아직 덜 되었구나. 네 서울 갈려면 아직 멀었어. 아직 수원밖에 못갔다. 네가 더 열심히 하면 네가 내 은혜를 못갚을 것이다.' 내 그래서 종정스님 존경합니다. 그때 만약 잘 못 일러주셨으면 큰 일아닙니까. 변명해 보았자 소용없읍니다.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짓 선지식은 못합니다.
그 때부터 새로 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전강스님 회상으로 가는 도중 낙동강에서 망상 피워 시 한 수 읊고, 佛祖死活以不亂이로다. 부처님과 조사를 죽이고 살리는 것이 어렵지 않도다. 雨下濕地無의하니. 비가 내려 땅 젖음을 보고 내가 의심이 없으니, 洛東僑下 유소거라. 낙동강 다리아래 물이 흘러가네.하고 시를 짓고 그 때부터 전강스님 회상에서 3년 동안 공부했읍니다.전강스님도 참 간절하신 분입니다.
낮에는 대중하고 정진하고 밤에는 큰스님하고 같이 정진하시는데 제가 기는 살아놓으니까 법문하실 떄 조금만잘못하면 그대로 않있고 막 공격했읍니다. 하루는 '이 사람아 득력했다면 큰 허물이 아닐 것일세.' 본인이 득력했다고 하십니다. 큰스님께서그리고 '이놈들아 나는 77 대 조사라면서도 내 한시간밖에 잠안자고 공부하는데 너희들은 잠만 퍼자느냐'하시기 에 '이 노장하고 한번 겨루어보자'해서 낮에는 대중하고 정진하고 밤에는 큰스님하고 같이 정진했읍니다.
그것도 출입자재 방부를 들인 상태에서 그런 것입니다. 왜 출입자재방부를 드였냐하면 전에 용주사에서 한바탕 크게 싸운 것이 인연이 되어서 입니 다. 싸운 원인은 대중이 부처님의 복장을 뜯어 팔아 먹으려합니다. 옛날 단하 목불선사가 부처님 쪼개 가지고 불붙인다는 말은 이해가 갈지언정 그 속에 나온 것을 팔아 먹어 서 되겠읍니까. 그런 상황이 큰스님 회상에도 일어났읍니다. 그래가지고 대중공사가 벌어졌는데나는 지대방에 있었는데 대중공사에 따라 만다라 주인공들인 몇몇 스님들이 보따리를 싸기에 '너 왜 가느냐'하니 큰스님이 미워한답니다.
그래서 '큰스님게 서 어찌 미워할수 있겠느냐 참회하고 지내자'하니 큰스님이 막 활을 하십니다. 나도 막 활을 했지요. 버릇없지요. 수좌들이 활하면 힘을 모아서 하니까 크게 나옵니다. 입승스님이 와서 참회하라 합니다. 그러나 잘못했어야 참회하지, 참회도 안했읍니 다. 그 때 밤에도잠안자고 공부할 때 입니다. 참회도 안하고 떡 내 자리에 앉았는 데아무소리가 없읍니다. 그 때 입승이 오더니 아무말을 안하니까 그대로계십시요 합디다. 그래서 나와서 절을 하니까
'자네가 내 말끝에 활을 했는가'
'예'
'도대 체 그 활이 무슨 활인고'
'활은 처치하고 무엇때문에 수좌를 보내시렵니까.'
'대중의 결의니라'
'제가 알고 있기로는 결제중에 수좌를 보낸다는 것은 달차지 못한 산모가 어린애를 출산한 격으로 알고 있는데 어찌하여 금싸라기같은수좌를 버리시렵니까'
'가섭이 아란을 쫓았지 않느냐.'
'아란이야 쫒아야지요'
'이놈 어디서 버릇없이 땅을 치냐'그러니까 회오가
'근일이 참회하라'합니다. 그러니 노장은 이 사람도 보내고 저 사람도 보내고 나도 보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회오가 근일이 참회하라 합니다. 그래
'야 가만히 있거라. 내 못가겠읍니다. 나 갈곳을 일려주시오.'
'너도 모르는 데 내가 알겠느냐. 천성도 불성이니라.'
'흥 둘은 알고 하나는 모르는구나'라고 그랬읍니다.그때 그 덩치 큰 월용이가 철없이 나를 끌어 냅니다. 회오하고 내보내니까 나갔읍니다. 그런데 큰스님이 들어오라고 불러 들어가니 악수를 청하는 것입니다. 반가와 꼭 잡았지요.
'아 이놈아 가만히 잡아라. 보내도록 허락해 주게.'
'큰스님 뜻대로 하십시요. 큰스님이 미워한다 하니 어찌 큰스님이 미워할 수 있겠읍니까'라고 했읍니다. 그러면 그렇지 전단이마에 무작수하니 사자굴속에 사자가 없을수 있느냐. 아 그런 멋도 있어야 됩니다. 그리놓고 분좌를 하고 앉으라하시니까 멍청하게 앉았읍니다. 그 다음날 아침 새벽에 날 두들겨 잡을려고 정식적으로 법상에 올라가지고, 통도사에서 만발공양을 하는데 공양을 막 할려하는 데 혜월스님이 억하고 활을 하시고, 공양이 다 끝나니 만공스님이 억하고 또 활을 했읍니다.
그 활이 무슨 활인가, 이것 때문에 수좌들끼리 논란이 많았는데 그것은 여기 공부하는 사람이 있는가 없는가볼려고 했는 활이라느니, 처음은 밥 먹자는 활이고, 밥 다 먹었다는 활이라느니, 이렇게 수좌들의 견해대로 붙었는데 그 건 그만두고 내가 어제안에서 활을 했으니 내활이요, 밖에서 눈밝은 수좌가 활을 했으니 외활이다.
'이 활이 무슨 활인가 대중은 일러라'하시니 회오가
'억'하고 활을 하니
'갱도하라'다시 한번 일러라.
'잘 모르겠읍니다'
'이 자석아 거기서 죽느냐?'
'우리 원각이가 일러봐라.'원각이라고 공부 열심히 하는 수좌가 있었읍니다.
'허허 '이럽니다. 그러니
'저자식이 또 이러네, 우리 근일이가 일러봐라.'
'사자소리에 천룡은 기뼈하는데 백수는 분분합니다.'그 말이 무슨 말인가 알겠읍니까. 내가 이러니 스님은 좋아하는데 대중이 놀랍니다. 이렇게 했다면 맞아 죽읍니다.
'갱도하라.'
'잔설이 분분하니 그대로 보시요.'
'큰스님한테 잔소리로 표현해서 되겠느나.'내가 잔소리로 표현한 것은 아닌데 내 거기서 전강스님을 딱 잡은 것입니다. 적어도 내 뜻을 간파해야 되는 것입니다. 해제가 다 되어서 뜰에눈이 덜 녹은 상태라 남을 잔자 눈설자 잔설이라 했는데 잔소리라 들으신거지요. 내가 잔소리로 표현했으면 큰 실수아닙니까.
'그럼 내 백설로 고치지요.'표현을 백설로 했으면 노스님이 오해를 안하셨을 것인데 잔설로 표현한 나도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백설이 분분하니 그대로 보시요.'
'이제 근일이 살림살이가 들어나는구나.'
'흥 노장이 내 살림살이 알려면 아직 멀었다.' 그때 그런 기질로 살았읍니다. 그러다가 법상에 안올라가시는 것입니다. 수륙제 법문을 지금 총무부장인 대각사 주지인 경우를 법상에 올라가게하는데 말은 청산유수인데, 내용은 엉터리입니다. 누구가 법문을 하든지 법문만 잘하면 무슨 상관이 있겠읍니까. 그런데 저런 엉터리 법문을큰스님회상에서 수좌들이 있는 곳에서 하니 신도들은 굉장하다고 볼 것 아닙니까. 그래서
'저거 당장 끌어내려라'그랬읍니다. 그래가지고 능파스님과 능혜가 앞에서 목탁을 똑똑치면서
'스님 내려오십시요.'이것이 공부의 힘입니다. 큰스님에게 가서 '스님 법문 좀 해 주십시요.'그 때에서 나오셔서 선채로 법문을 하셨읍니다. 그래 소문이 내가 성철스님에게 인가를 받아 가지고 우리 회상을 넘어뜨릴려고 왔다고 능파스님이 그럽니다. 나는 놀랬읍니다. 어찌 남의 회상을 부수러 가겠읍니까.그럭저럭 지내는데 당길려고 큰스님이 그렇게 좋아하셨읍니다. 그러다가해제가 되어가지고 '아이고 이제는 내 혼자 공부해야 되겠다' 이렇게 마음을 먹고 떠날려고 하는 데 붙들렀읍니다. 부처님이 도와주지 않으면공부가 안됩니다. 그대로 두었다면 큰소리나 하는 외도가 되었을 것입니다. 상천사 법전스님이,
'전강스님은 신이 안가니까, 스님이 화두를 주십시요'하는 것입니다. 도반이 조실스님이 신이 안간다고 날보고 화두를달라고 하니 되겠읍니까. 그래서
'이놈아 큰일났다. 그러지마, 그런 법이 아니야 다시 찾아가라'했읍니다. 저 일숙각에 육조스님하고 문답하는것 보면 육조스님은 꼼짝 못합니다. 그렇다고 공부가 시원찮은 것은 아니고, 스승이 지게되어 있읍니다. 다시 찿아가서 물으니까
'근일이가 우리 용주사에서 방부들인다더냐, 안드린다더냐.'
'안살것 같읍니다.'
'아 그래 그렇치 않더라도 안받는다 그래라.' 이렇게 편지가 온 것입니다. 속으로 안살판인데 안받는다하니 뒤틀려서 편지를 썼읍니다.
'듣자하니 큰스님께서 근일이는 용주사에서 방부를 안받는다 하니 큰스님 이뜻을 따라서 근일이는 고향으로 돌려보내고 내가 몸만 이곳에 두었으니 이름지어 주옵서서'라고 써서 묵인스님의 시봉을 시켜서 보냈읍니다. 이에 답이 오기를
'그 이름지어 달라는 놈을 바로 이르라 해라'라고 왔읍니다. 그래 편지를 또 쓰기를
'구장삼 투도산했다는 옛 구도 정신은 따르지 못한다 하더라도 찿아뵙고 말씀을 드려야 도리인줄 아오나 서신으로뜻을 전함을 양지하옵소서. 예로부터 두두물물이 그르친 바 없거늘 어찌새삼 근일인들 바고 이를 수 있겠읍니까 만은 큰스님의 조도편달을 받고저 사족을 붙여 뜻을 전합니다. 육육은 삼십육이요'해서 보냈읍니다.그리고 일오스님하고 제주도로 갔읍니다. 비행기 한번 못탔다 하니 지금용주사 주지가 돈을 듬북 주기에 둘이서 갔다가 입제 하루전에 왔읍니다. 와보니 큰스님이 그 편지받고 용주사에 왔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당장용화사에 갔읍니다. 가니까 반가와 하시면서
'자네 방부들이러 왔지'
'예, 그래서 방부들이고 법문듣고 이틑날 저 갈렵니다.
'나도 괴짜입니다. 방부안된다 해서 그런것이지 방부드렀으면 있을 필요가 있나 싶었읍니다.
'아 이사람아 결재인데 어디 갈려하나.
'거기서 딴소리해서는 안되네
'몸이 아파서 자유정진을 좀 할렵니다.'
'그래, 그럴것 없어. 내가 40년 조실했지만 출입자 재 방부는 처음이야. 출입자재 방부하게.'
'대중앞에서 그럴수 있읍니까.'그러면서 돈 만원을 주시면서 악값하라는 것입니다. 만원이면 엄청난 돈입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그래
'제가 약을 좀 먹고 오겠읍니다'하니
'그럴것 없어 내가 방을 하나 따로 줄테이니 자유정진하게'대중이 무서운 것입니다. 그래서 꼼짝못하고 육미지향탕을 지어 먹으면서 낮에는 대중하고 정진하고 밤에는 노장방에 들어가 같이 정진했읍니다. 큰스님은 매일같이 간절하게 법문을 하셨읍니다. 그때 법문이 제대로 들리는 것입니다. 몸은 그때 형편없었읍니다. 심지어는 피가 안돌아도산스님에게 등을 바늘로 좀 찔러달라고 하여 그렇게 해주면 조금 덜 하였읍니다. 몸은 탈진상태였읍니다. 몸이 아파도 예사 아픈것이 아니고전신이 그랬읍니다. 그런 상태에서도 내가 소위 공부했다면서도 육체에 끄달려서 무엇할까하고 밤 9시면 큰스님과 같이 정진했읍니다. 그래서 해제가 되었는데 백중때 달도 고요한데 한 턱 낸다면서 과일과 떡을 차렸는데 하도 경계가 좋아서
'스님 시 한 수 읊어 주십시요'
'자네가 먼저하게.'
'명월 청풍은 나무가지 스치고
사시장천 피는 꽃 밤에도 분명구나.
부처님과 조사도 이곳에 이르러서는
신명을 잃을진데 별의 무리는 동으로 향하고 구름은 서로 달린다.'
후에 한문으로 고쳤읍니다.
명월청풍자거래
사시바라야범명
불조도차상신명
성군동향운주서
그것 근일이 시네. 그리고 저두 방장하면서 들어가 버리셨읍니다. 내가먼저하라 해놓고 큰스님도 한마디 하셔야 될 것 아닙니까. 저두 방장하고 방으로 들어가셨는데, 아무도 모르게 내 방으로 오라고 한 것인 데 안간 것 입니다. 그 당시에는 소견도 그랬지만 여러가지면에서 그랬읍니다. 묵언스님하신 말씀이 있는데
'선지식을 꼼짝 못하게 하면 자동인가 아닙니까?'하셨읍니다. 내가 묵언스님께 그랬읍니다.
'스님은 다 좋은데 호탕한 것 이 없읍니다.'
'내가 큰 스님처럼 어찌 그럴 수 있읍니까. 나는 난폭하지 않게공부나 하다가 갈렵니다.'
그렇게 점잖하십니다. 받아들이는 폭이 넓고 진실하고 좋고 훌륭한 분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 스님말이 본사 주지 안하면 내가 어디까지 따라가든지 기필코 한다해서 본사 주지했읍니다. 용주사에서 막 붙들고 그랬읍니다. 스님 좀 하십시요. 진제스님은 천하 선지식 다 치지만은 그 기질이 좀 그래도 없는 소식가지고 써먹읍니다. 내가 남의 선지식 함부로처서 안됩니다만, 그 후에 은제방 주지로 계실때 수좌들하고 갔더니 '수좌스님들 어디서 공부하고 왔읍니까?'하기에
'전강스님 회상에서 지냈읍니다.'전강스님은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사정없이 처버립니다. 야 무엇좀 있겠다 싶어서
'그럼 나하고 한번 겨루어 봅시다' 하니 턱 보더니
'조용히 만나자!'하면서 산으로 갑니다. 수좌들이 따라와 멀리서 봤겠지요. 땅 가리키는 법문을 묻읍니다.
'너 어디서 왔느냐?'
'보주서 왔읍니다'
'그래 보검을 가지고 왔느냐?'그에 땅을 척 가르켜읍니다.
'왜 보검을 가지고 왔느냐는 질문에 땅을 가르키느냐'라고 합니다. 여기서 간파하면 곤란합니다. 그래도 그 스님 인가도 받은 훌륭한 스님 아닙니까. 스님이 원하는데로 그대로 답했읍니다. 다음은 수건법문을 묻읍니다.
'둘이 지나가는데 옆에서 칼소리 난다하니 칼 찬 사람이 수을주는데 왜 칼소리 난다는데 수건을 주느냐?'는 것입니다. 그것도 그대로 답했읍니다. 세번째는 고양이 법문을 묻기에 또 그대로 답했읍니다. 네번째는 '부처가 도는 데 허물이 있읍니다'라고 향곡스님께 말씀드리니
'너가 내가 할 말을 했다.'고
'나는 스님 그래도 공부인줄 알고 활로축제로 답을 했는데 그런소견가지고 묻는 것을 보니 스님 의심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그럼 내가 하나 묻겠읍니다. 그것만 대답해 보라'하기에
'고따위 소견 가지고 시험하지 말라'그랬읍니다. 그러니 어깨를 턱 대기에
'다시 한 번 대보.'라 하니 막 손을 붙들면서
'방으로 가자'고 해서 갔더니
'내 이 썩은 방망이지만 나하고 같이 좀 지내자'고 그리 좋아하셨읍니다. 그러면서 전강스님 여래선을 알았다고 인정해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 스님한테 찿아가 보라고 하니 지내보니 별것 아닙니다. 주좌는 그런 기질도 있어야 됩니다. 그렇다고 내가 아만으로 그런것은 아닙니다.
나도 사자새끼입니다. 뜻을 들어 혹 잘못들으면 오해합니다. 천하 선지식다 그렇게 했으니 오해 많이 사고 있읍니다.저놈 건방지게 선지식 다 친다고, 그러나, 내가 그렇게 남을 무시하는 성질이 아닙니다. 어리석은 놈 잘못받아들이면 그래 받아 들입니다. 월산스님한테 절 딱 해 놓고 '스님 무엇이든지 물어보십시요.'그랬읍니다.
한두시간 했는데 그리 좋아했읍니다. 적어도 우리가 공부할려는 사람을 보면 반갑고 그런것 아닙니까. 버릇없이 했다면 내 잘못이지 만 예의는 갖추고 본분상에서 한 것 입니다. 여러분들도 하다보면 기가 모일때 가 있읍니다. 중요한 것이 보이는 것은 나의 모습이요, 들리는 것은 나의 소린줄 알아 야 됩니다. 공부가 소중한 줄 알고, 어리석은사람에게는 칭찬해 주어야 합니다. 공부분상에는 존경심을 딱 가지고 해야되고 버릇없이 선지식 우습게 알면 안됩니다. 우리가 이 시대에 정말로 소중한 사람입니다. 참선 참자만 들어도 공덕이 한량이 없읍니다.여러분들이 지금은 화두도 잘 안 잡히고 어렵지만 나도 그런 어려움을 겪었고, 애를 쓰니까 도망안가고, 잡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남을 이기기가 쉽고 져주기가 어렵읍니다. 나로 인해서 어떻게 하면 저분들을 편하게해 줄까. 그런 마음을 가져야 됩니다. 우리가 난행을 능행하면 존중여불입니다. 어려운 일을 능히 행할 줄 알아야 존중하기를 부처님과 같읍니다. 잠 다자고 먹을 것 다 먹고 할 말 다하고 공부할 사람없읍니다.그러니까 여러분이 망상을 펴도 이자리를 지키는 것만해도 엄청납니다.집에서 지금 우리 아들, 딸, 부모가 공부한다고 달리 안보겠읍니까? 망상없을 수 없읍니다. 이것 다 묘용입니다.
그러나 이 시간만 약속을 지키고 하되, 아주 힘이 들면 잠깐 쉬어주어서 융통성이 있게 하십시요.우리 용맹정진할 때는 포행이 없었읍니다.앉고싶은 사람은 계속 앉고,정말 다리가 아픈 사람은 나가서 돌고, 선정에 들면 깨우지 않았읍니다.열심히 하는 보살들도 있읍니다. 그 얼마나 장한 일입니까? 한번 들기가 어려우니 들면 가만히 두어야 합니다.
공부가 될만하면 돌고하니 아주 안좋읍니다. 경험에 의하면 3시간은 지나야 선정에 들어요. 그러니 포행없이 하고 다리가 아프면 무릎을 꿇고하고 해서 용을 쓰면 그래저래잡힙니다. 그래서 한시간만 정에 들어도 힘이 굉장합니다. 하루가 빨리빨리 지나갑니다. 그 얼마나 좋읍니까? 우리 서로 같은 도반이고 분신아닙니까? 그러니 서로 공부하도록 방해가 안가도록 소중히 해주시고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됩니다.
한 사람도 가서는 안됩니다. 중간에 간 사람은 큰 죄가 됩니다. 이 생사대사보다 더 급한 것이 어디 있읍니까? 그래서 지금은 화두가 안잡힌다 하더라도 염화두가 아니라도 하고 앉아서조는 사람이 있어도 흉보지 마십시요. 한 경계가 지난 사람입니다. 망상이 떨어지면 졸립니다. 그러니 너무 두들기지 말고, 코 골면 때려야됩니다. 코 고는 것은 분명히 조는 것 입니다. 혜암스님은 졸다가도 가서 때릴려하면 깹니다.
전강스님에게서 시를 읊고 해제하고 설악산 홍련암에 가니
'설악산고 천년성이요
동해강심 만년수라
관음영조 하처응고
백구척진 파상비'
란 글이 있는데 참 글 경지는 좋다만은 나는 저렇게 안하겠다 싶어서 쓰기를
'설악산색 천고수요
동해수심 만년청이라
관음영조 하처젠고
백구척진 파상비라.'
이렇게 해 가지고 전강스님께 보냈읍니다. 해석하면
설악산은 높아서 천년의 도리요
동해강은 깊어서 만년의 물이로다.
관음영조는 어느곳에 숨었는고
백구는 자질하며 파도에서 나는구나.
라고 했는데 나는 설악색은 천고에 변하고 동해바다는 깊어서 만년에 맑도다. 관음영조는 어느 곳에 있는고 백구는 자질을 하며 파도에서 나는구나. 그 하나 하나를 보면 설악산이 아무리 높아도 돌만 있는 것이 아니고, 동해가 어디 강입니까? 바다입니다. 사실 그대로 해야 됩니다.글은 진실해야 됩니다. 또 깊으니까 맑은것 아닙니까? 관음영조가 어디숨었읍니까? 못봤지요. 그렇게 글을 쓰니까 어느 것이 잘되었느니 말이많았읍니다. 그래서 어느 것이 잘되었냐 큰스님께 전검해오라 해서 보이니 이것이 근일이가 한 것 같다하고 잡아냅니다.
이 글귀 잡아 낸 사람을 두 선지식 밖에 못봤읍니다. 선지식 다 점검해 봤읍니다. 안절부절합니다. 경봉스님은
'욕심 같으면 백구등한 파상비라 하면 어떻겠느냐?'라고 하시기에 '아니 스님 그럼 일없는 소식 밖에 더 됩니까'하니
'그럼 오언구로 해보자.'하시면서
설악은 천고수요
동해는 만년수라
영조는 하처잰데
백구는 파상비라.
두 자씩 빼버린 것입니다.
'설악산색 안해도 설악속에 다 들어 있고, 동해는 깊다 안해도깊은 줄 다 알고, 관음영조는 그대로 신령스러운 새이고, 백구는 척질안해도 파도에서 나는구나.하면 숨을 맛도 안있나'하시면서 참 좋아하셨읍니다.
공부는 못 속입니다. 아주 깊은 구절구절마다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부 맛보다 좋은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여기 떡 맛, 과일 맛 이것 좋은 것만 압니다. 경봉스님 화상에서 지내는데, 혜암스님이 입승보고 내가 부입승보는데, 사부대중이 많았읍니다.그 중에는 별 걸작들이 다 있었읍니다.
이 철에 깨치지 못하면 목을 베어 바치겠다는 용기가 대단한 사람도 있었읍니다. 그래 지내는데 혜암스님 참 자비스러워 고구정령 법문을 일려주는 데 이것을 고맙고 생각안하고 잔소리로 받아 들이는 사람이 있어서 잘못하면 깨지게 생겼읍니다.그래서 입승방에 찿아가서
'스님 공부안되는 원인이 세가지가 있읍니 다.'지금 생각해도 미안합니다. 나이 20살이나 차이가 난 대선배입니다. 지금은 같이 늙어갑니다만, '무엇이냐?'하시기에
'내가 왜 이렇게 열심히 해도 안되는고 이것이 첫 째 장해요,두번째는 명예욕이 강합니다. 어디가서 법문이나 할까, 입승이나 할까그러고, 세번째는 해양목을 하고 있읍니다. 공부는 성성하고 적적하며 면면하고 밀밀해야 될 것인데 항상 제자리 걸음하고 있으니 언지 공부맛보겠소.'
'내가 요새 선지식처럼 할려면 나도 할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 그래요. 그럼 내가 하나 묻겠읍니다. 이배타요, 불이배타니까?'이 안에 들어와도 때리고 이 안에 들어오지 못해도 때린다. 즉 입 열어도 틀리고, 입 안열어도 틀린다는 소리입니다.
'전강스님이 나에게 그렇게 물으면 이 원상을 지우지 않고 절을세번하고 나오겠읍니다.'
'스님 그것 갖고 되겠소? 내가 스님을 부정하면 스님은 나를 믿지 않을거요. 내 곪았다 생각하고 침을 대겠읍니다'하고 떡 이야기하니 다시는 입승을 안하겠다고 합니다. 공부 된 사람은들어보면 앎니다. 여기서는 이야기 할 수 없읍니다. 여러분을 무시해서가 아니고 곪아야 침을 댑니다. 그 다음은 법문을 떡 청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시간을 했읍니다.
그때 목을 베어 바치겠다는 수좌가 옛 조사소타고 소찿는다는 도리가 무엇입니까? 라고 묻기에 너 이름이 무엇이냐고 하니까, 어리어리하기에 벼락같이 활을 하고 네가 너소리해도 시원찮을터인데 조사스님 어쩌고 그래가지고 어찌 목베어 바치겠느나. 선지식은 처음 길을 몰랐을때 필요하고 해태심이 날 때 분지나게 하기 위해서필요하고 깨달았을 때 바로 깨달았느냐, 못깨달았느냐 점검할때 필요한법이야. 분지나게 할려고 그랬읍니다. 그래가지고 수좌 하나가 나한테무엇이라 하는데 너무 설치면 그 사람에게 무엇있는 것처럼 보입니다.그래 내 이 회상에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읍니다.
경봉스님이 시장 안가신다고 대신 해달라고 해서 쌍계사 주지 고산스님이 범어서 동래포교당 주지했을때 들기름 두말을 화주해 주고 밤에 떠났읍니다. 그때 진제스님 상좌가 공부하고 있는데
'스님 따라가겠읍니다'하기에
'내길은 험하다. 여기서 공부해라'하고 토굴로 들어갔읍니다. 들어갈때 성철스님에게
'스님 이제는 혼자 공부해도 될 것 같으니 들어가겠읍니다'하고 9년을 지내고 여기 주지로 왔읍니다. 그 후에도 가끔가서 일하고문답도 하고 했지만 중요한 것은 그러다가 전강스님회상에 가는 도중 큰스님 열반에 들었읍니다. 참 안댔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정말로공부가 소중하고 선지식이 소중한 줄 알아야 됩니다. 또 화두에 심천이 있읍니까마는, '이뭣꼬' 화두가 무난하고 좋읍니다. 이 화두의 출처를말씀드리면, 육조스님께 남악 회양선사가 찿아갔읍니다.
도인이라 해서 찿아갔더니
'너 어디서 왔느냐.' 거사님 갔으면 '서울에서 왔읍니다.라고 했을 것입니다. 살다가 온 곳 숭산에서 왔읍니다. 심마물(심마物)이이마래(이마來)오. 어떤 물건이 이와같이 왔느냐 하니 대답을 못했읍니다. 이 끌고 다니는 주인공이 있는데 어떤 물건이냐 하는 것인데 8년을고심하다가 깨달은 것입니다. 8년동안 이 무엇이라 해야 되느냐, 이것이 '이뭣꼬'의 시작입니다. 보고 듣고 말하고 하는 이 주인공이 있는데이 이름이 마음이지 그 자리가 마음이 아닙니다. 그러면 물건이냐, 물건도 아니란 말이며, 그럼 부처냐, 부처도 아니니 어떤 이름을 붙여도 안맞읍니다. 그래 이것이 무엇이냐. 이것이 '이뭣꼬'입니다. '이것이 무엇인고'를 7자로 줄이면 이뭣꼬고 이뭣꼬를 줄이면 당장 '이'하는 이것이무엇이냐 입니다.
우리가 어떤 것을 슾픈것인고 하면 슬퍼지고, 즐거운생각을 하면 즐거워지듯이 염불과 틀린것은 이것이 무엇인가 할때 그 의문점이고 다른 염불은 의지심을 가짐입니다. 관세음보살을 부르면 관세음보살이 따로 있어가지고 우리 소원을 이루어준다 이러는데 이뭣꼬는 그런 의지심이 없기 때문에 좋읍니다. 염불은 의지심이 있기 때문에 단점이 있읍니다. 이것이 무엇인고는 바로 가까운 나이고, 염불경계도 됩니다. 그러니까 염송, 염불, 염선으로 되어서, 의미없이 하면 염송이고,부처님을 생각할 때는 염불이고, 이것이 깊어지면 염선 즉 의정을 일으키는 당장 이것이 무엇인고 입니다. 관세음보살도 관세음보살 부르는 이놈이 무엇인고, 이러면 그것이 화두입니다. 화두의 생명은 의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해서 추구하다보면 깊어집니다. 방법은 따질것 없이앉아서 하면 좌선이고, 걸어다니면서 하면 행선이고, 들어누워서 하면 와선이고, 일체처가 공부입니다. 바른 자세, 바른 호흡, 바른 생각이라야하는 것은 구차한 소리입니다. 호흡법이 어떻고 언제 호흡법 따집니까?이리 따지고 저리따지고 그러는데 그럴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하십시요.
급한 마음갖지 말고 하면 되고 그러다보면 물을 말이 생길 것이고 그 때 어려울때 물으십시요. 지금 너줄하게 복잡하지요. 그러니 그렇게 쉽게 이루지말고 자기 나름대로 하다보면 어떤 길이 있읍니다. 다만 이 정말로 참선이 소중하고 선이 소중한 줄만 알면 공부가 됩니다. 기필코 내가 물러나지 않으리라 그런 생각만 하면 됩니다. 몇 일전에 한 보살이 오셨는데 부채질을 하니 시원하기에 공기를 화두로, 지금생각하니 화두지 화두인지도 모르고, 무엇이 이렇게 시원한고 이것 생각하다가 보니 그만 삼매에 들어서 다섯, 여섯시간을 그냥 지냅니다. 자기가 드는 방법이 있어서 그렇게 하면 오육시간 그냥 삼매에 듭니다.
그러니까 염력이 강해져서 저 회사가 기울어져가면 일으켜 주어야 되겠다 생각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자기를 무당으로 안다고 합니다.그래서 낙공에 떨어진것 아닌가 해서 왔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공부만해도 힘이 있읍니다. 아무튼 공부가 조금 깊어지면 자기 생각대로 된 것으로 끄달리지 마십시요. 그런 경계나 좋은 경계가 오더라도 그것으로삼지마십시요.
선을 하면 귀신도 못본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속인들 신통을 좋아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요. 또 이뭣꼬를 약하게 하니까 윙하고 띵한데 당장 '이'하는 놈이 무엇인가, 혹시 어디 아프더라도 아프다하는이 놈이 무엇인고 하십시요. 머리가 띵할때 머리 불 붙여놓으면 머리 땡한 생각이 없읍니다. 약하게 하기 때문에 띵히니 뭣하니 끄달립니다.정말로 당장 보고, 맛보고, 말하고 하는 이 주인공, 알수 없는 이것이 무엇인고 이것을 천 번 면면밀밀하게 추구하여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용을 쓰고 찡을 쓰고 그러면 머리아프고 합니다. 그러니 음식을 좀 적게잡수시고 이 육신이 있어야 되겠다 싶으면 마지못해 먹되, 음식에 탐해서먹지말고 그렇게 열심히 하면 안될 턱이 없읍니 다. 그리고 생각난 김에 우리 경봉스님께서 열반에 드셔서 내가 을지어올린 글하나 소개하겠읍니다. 큰스님께서 열반에 드셨다해서 우리저 총무부장하고 내가 가다가 큰스님께 시 하나 지어 올릴 것 없느냐 해서 지었읍니다. 내가 돌아가시기 5년전에 찿아가서
'스님 언제 가시렵니까?'하고 물으니,
'내가 어디에 있느냐?'
'큰스님!'하니까,
'나를 속이지 말라.'
'석가가 일찌기 속였읍니다.'
'그래 속지 않은 일은 없었느냐?'
'눈 어두운 이는 속고 그렇지 않은 이는 속지 않읍니다.'
'너무 말이 길다.'
'종일(終日) 설(說)이 불설(不說)입니다.'그러니까 톡 때리기에 나도 톡때리고 그랬는데 그걸 기점으로 잡아서 글을 지어서올린 것입니다.
'큰스님 언제 가시니까?'
'내가 어디에 있느냐?'
'큰스님!하고또 불읍니다.
'나를 속이지 말아'하시기에,
'석가가 일찌기 속였읍니다.'
'내가 그래 속이지 않은 일은 없었느냐?'
'눈 어두운 는 속고, 그렇지않은 이는 속지 않읍니다.'하던 때가 엇그제인데 큰스님 언제 오시렵까? 지금 사람이 귀합니다. 새옷갈아 입으시고 우리곁에 오옵소.
영축통도 적멸궁이요, 靈축通度 寂滅宮
원광명지 친소절이로다. 圓光明智 親疎絶
경봉선사 재하천고, 鏡峰禪師 在何處
백운청풍 삼소굴이로다. 白雲淸風 三笑窟
그 산이 무슨 산입니까? 영축산입니다. 영축통도 적멸궁이요, 영축통도는 부처님이 계시는 곳입니다. 부처님이 어디 안계시는 곳이 있으리요마는 실지 진신사리가 거기에 있기 때문에 부처님이 계시는 것입니다.글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부여되어야 됩니다.
특히 시에는 그러합니다.영축통도는 부처님이 계신 곳이요, 그러니까 지금 현재 이대로이면서도또 그런 깊은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원광명지 친소절이로다. 둥근 빛밝은 지혜는 친소가 끊어졌읍니다. 죽은사람이 친소가 가깝고 멈이 있읍니까? 없지요, 또 원각 둥근빛 밝은 지혜가 친소가 있읍니까? 부처님이 또 경봉스님의 호가 원각이니까, 그러니까 경봉스님도 당기면서 여러가지 의미가 부여됩니다. 백운 청풍 삼소굴이로다.
흰구름 밝은 바람 삼소굴이로다. 그 스님 계시는 곳이 삼소굴이니 저 흰구름에도 계시고청풍에도 계시고 삼소굴에도 계셔서 안 계신 곳이 없단 말입니다. 그러면 삼소굴이란 말은 무슨 말인가, 무엇을 보고 세번 웃었는가? 허상을보고 웃고 실상을 보고 웃고, 허상실상을 조화있게 보고 웃었다. 다시말하면 무상한 이치를 깨닫고 웃고, 상주불멸의 이치를 깨닫고 웃고 또이 둘을 조화있게 보고 웃었다. 이 삼소굴의 뜻은 깊읍니다. 내가 해석을 해도 공부된 사람은 그런대로 봅니다. 또 내가 구산스님께 올린 글이있는데 소개하겠읍니다.
구산스님께서 열반에 들어가지고 전보가 왔기에글을 써 올린 것입니다. 부족한 나를 전부 맡긴다면서 오라는데 안갔읍니다. 거기는 내가 없어도 되지만 여기는 아직 날 필요했읍니다.
'네가 나 있을때 와야된다.'하시면서
'나에게 일년뒤에 간다'고 유언했읍니다.
'일년 연기했다'고 합니다.
'20년 연기하십시요.'했는데 안되었는가 봅니다. 그래서,
아이고? 아이고? 통곡해야 옳습니까? 허허 앙천대소해야 옳습니 까? 스님 분상에는 가고 옴이 없이 이무소유하시지만 저희들의 어린 소견에는 분명코 옴이 있으니, 이 일이 가심이라면 언제 다시 이일로 오시렵니까? 아직은 짐을 푸실 때가 길고도 멀었는데 우리는 어이하라고, 어이하라고, 야생마도 스님앞에 서면 고개가 숙여지고 순한양이 되는 것은 법력만도 자비만도 천진만도 아닙니다. 어찌 이 관견으로 큰스님의 문제를 다 헤아리오까?
큰스님 긴긴 세월 한결같이 자비의 손길로 미소짓는 눈으로 장광 설법으로 중생을 거두시다가 이제 살신 법문으로 저희들의 눈을 뜨게 하나이다.
천태만상 제불안이며
천태만상은 모든 부처님의 안목이요.
적멸멸이 조사면이로다
멸이 멸이하니 조사의 면목이로소이다.
구산선사 재하천고
큰스님은 어느곳에 계시는고.
백운청풍 조계문이로다
흰구름 맑은 바람 조계문이로소다.
여러분 열심히 정진해서 기필코 이 일은 해결해야 합니다. 이 일보다 더소중한 일이 없다, 이런 생각하면 무슨 방법이고 이것 따질것 없읍니다.자기 스스로 방법이 나오는 것입니다. 듣는 것만해도 큰 공덕인데 수행에 임하면 얼마나 좋겠읍니까? 될 수 있으면 누구 공부가 얼마나 됐다,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내 공부에 얼만큼 좋게 받아 들이냐이고, 법문을 누가 잘 하더라보다 법문을 잘 들었다하는 것이 더 중하고 법문을잘 들었다 보다는 거기서 깨달음이 있어야 합니다.
누구가 법문 엉터리로 하더라, 잘 하더라 하는 것은 아무도움이 안되는 것입니다. 여기 부처님이 출현도 잘 못 받아들이면 안 좋읍니다. 여러분은 독으로 받아들이지말고 감로수로 받아들이면 좋겠읍니다. 웃기만해도 엔돌핀이 나온다는 이것이 다 법문입니다. 어찌하든 감로수라 이렇게 생각하면 전부가다 공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