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구역상 파주시 교하읍 문발(文發)리. 글(文)이 꽃처럼 피어날(發) 길지(吉地)라는 설명이 그럴 듯하다.
아직 몇 군데 미완의 건물이 있긴 하지만 깔끔하고 쾌적한 문화공간이다. 단지 내 셔틀버스를 활용하면 발품을 줄일 수 있다.
행사기간 내내 참석해도 좋을 곳이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열리는 ‘어린이 도서전’. ‘옛사람과 놀아요’라는 주제로 전통, 역사, 인물 등의 도서를 전시한 주제관에는 한옥담장과 창호지문 등 설치미술과 역사의 새 울림을 뜻하는 징이 걸려 있어 의미를 더한다.
분야관에는 자연, 과학, 사회, 동화 등 분야별 도서를 망라해 전시하고 있다. 각종 학습용 만화책을 맘 놓고 볼 수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다.
‘책마을 전시회’는 30여개 출판업체들이 자신들의 건물 안에 꾸며놓은 독립적 전시회다. 그림책 원화전, 민물고기 전시회, 그림일기 전시회, 해리포터 전시회, 평화사진전, 꽃과 시 전시회, 소망나무 달기, 연날리기, 페이스페인팅 등 독창적인 부대행사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기념품을 받아가며 30여개 건물을 다 둘러보려면 하루가 모자라므로 시간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 마음껏 공짜로 독서 삼매경
출판단지 여행의 백미는 어떻게 책이 만들어지는 것인가에 대한 탐구여행이다.
출판사 보진재는 사옥의 윤전인쇄실 등 4600평을 개방해 출판기획부터 제본과정에 이르기까지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 준다.
보고 만지며 꾸미는 종이접기 교실과 미술교실 등도 기다리는 아이가 많다.
국내의 유명 건축가들과 함께하는 ‘어린이 건축학교’ 프로그램은 만만찮은 참가비(10만원)에도 불구하고 예약이 끝난 상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선 그림책을 소재로 한 독특한 그림자극 ‘빛그림 이야기’와 어린이책을 이미지화한 국악 실내악 연주도 열린다.
동화책을 원작으로 한 창작연희극 ‘똥벼락’은 마당극의 흥취를 한껏 고조시켜 준다. 연세대 어린이천문대에서는 별의 세계와 천문학자를 소개하는 영화를 상영해 천문학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돕고 있다.
식당과 카페, 편의점, 단지 내의 임시 바자에서는 잔치국수 등 먹을거리도 풍성하다.
행사기간에 서울지하철 합정역(2, 6호선)과 일산신도시 대화역(3호선)에서 매시 정각과 30분에 셔틀버스가 떠난다. 셔틀버스는 무료. 아직 빈터가 많아 승용차로 가도 주차할 공간이 넉넉하다.
www.pajucbf.org, 031-955-0060∼63
● 직접 체험하며 확실하게 배워요
독서의 계절을 맞아 책 문화에 관한 자료를 모아 놓은 강원 영월책박물관도 가볼 만하다.
23일에는 ‘가을 밤, 벌레 우는 밤’이라는 주제로 음악회도 열린다. 전유성씨의 사회로 수려한 자연 속에서 온 가족이 부를 수 있는 동요무대와 함께 캠프파이어, 구운 감자와 막걸리 파티 등 뒤풀이도 마련된다.
1950, 60년대 교과서 그림의 추억을 담은 ‘철수와 영이-김태영 옛날 교과서 그림전’(31일까지)을 감상하며 음악회까지 즐길 수 있다. 033-372-1713(박물관), 02-730-3608(사람과 음악)
장거리 여행이 부담스럽다면 서울의 중심부에서도 역사가 숨쉬고 운치가 묻어나는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 각종 연극 및 공연을 비롯해 영화제, 전시회, 체험행사, 어린이 사생대회 등이 마련된 정동문화축제가 24일까지 덕수궁∼서울시립미술관∼정동극장∼경향신문사∼서울역사박물관으로 이어지는 정동일대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