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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여행] 필리핀 가다 - 첫째날
날짜 : 2006.08.08 01:21
안녕하세요.
저는 8월 2일 필리핀을 가서 오늘 아침에 왔어염.
이곳도 필리핀 못지 않게 덥네여 ㅎㅎ
제가 남편이랑 무작정 항공권과 호텔(일명 에어텔)만 예약해
떠나기전 이곳에서 회원님들의 정보를 보고 나름대로 도움을
받았기에 저 또한 제 여행기가 다른 회원님들께 조금의 도움
이라도 되었음 하는 맘으로 후기를 올리게 되었어여.
이번에 남편이랑 단둘이 갔는데요...저희 부부는 삼십대 중후반
이고 아이가 없는 관계로 단둘이 갈수 있었어요.
참고로 남편은 02년도에 직장을 옮기려는 공백기에 몸과 맘이
지쳐있어서 sbs에서 약 한달 반 일정으로 문화체험단 명목으로
마닐라 퀘존시티 라는 곳에서 단체숙식을 했었던 경험이 있어요.
...
암튼 아시겠지만 저희는 가장 성수기인 이때 엄청난 항공료를
지불했고 (세금포함 1인당 64만여원/케세이 퍼시픽) 게다가 것두
홍콩 경유 노선이었습니다. 여행떠나기 3,4일전에 온라인 투어
라는 사이트를 통해서 겨우 구했어여.
8월 2일 아침 10시 25분 출발해서 홍콩에 오후 1시 5분 도착
(홍콩시간) 다시, 한시간 반후인 2시 35분에 홍콩 출발 4시 35분
마닐라 도착예정(참고로 홍콩과 마닐라는 한국보다 한시간 빠름)
이었으나 홍콩에서 약 2시간 가까이 지연출발 하는 바람에 마닐라
에 도착했을때 6시가 넘었어여.
홍콩갈때 기내식 나오고, 마닐라 갈때 참치샌드위치 주더군요.
...
마닐라 공항에서 바로 나왔는데(저희는 둘다 배낭하나씩에 저만
보조가방 하나 더 들고 가서, 짐을 따로 부치고 찾지 않게 최대한
간단하게 갔어요. 정 아쉬우면 현지에서 조달할 샘으로요.)
암튼간에 택시를 타고 예약한 호텔로 가야하는데 다녀오신 분들은
다 알다시피 쿠폰택시 외엔 택시 잡을 방법이 없더라구여.
참 기내에서 제 옆에 혼자 탄 여자분이 있었는데...친구가 인턴으로
마닐라에 있어서 왔다며 마중나온다 했어여.
저희부부는 그 분과 그 분을 마중 나온 친구와 같이 쿠폰택시를 탔어여.
마침 그 친구분 호텔도 저희호텔 근처여서 택시비를 아낄 수 있었어여.
물론, 한 20분 거리인데여 500페소 이상 나온다데여. 근데 목적지가
둘인데 780페소 정도나 달라고 하더군여. 그래서 400페소 저희가 냈고
(8,000원) 나머지는 그분들이 냈죠.
저희가 도착한 호텔은 루터스 가든 이라는 별 3개 짜리 호텔인데...
4일 예약하는데 6% 할인받아서 141,000원 정도 냈어여. 마닐라 에르미타
마비니 라는 곳에 있는데...마닐라 베이랑 10여분 거리, 리잘공원도 15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곳이었어여. 싸게 가느라 고른 곳이라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가보니 6층짜리이고 4층 맨 끝방인데 화장실 포함 3평 남짓,
더블룸인데 테이블 하나 없고 냉장고 화장대 옷장, 화장실..거의 여관수준
이라 보심 됩니다. 화장실도 쬐금하구. 솔직히 많이 실망했어여.
그래서 방을 바꿀까 아님 담날 딴 곳으로 갈까 하다가...귀찮아서 걍 말았
어여. 어차피 저희부부는 항공료로 이미 많은 돈을 썼고, 여행경비도 60만원
준비했어여. 것두 여유있게 가져 온다고 한 경비였으니 아실만 하죠?
그 호텔에 4박 5일 있는동안 한국인은 한팀인가 봤어여.
한국에서 패키지나 에어텔로 오시는 분들은 다들 좋은 호텔들에 묶기 때문에
저희 같은 경우 아님 만나기 힘들더라구여.
장시간 걸려 온 여행이라 피곤하기도 했지만, 아무리 기대안했다 해도 글쎄여
제가 여자라서 그런지 호텔이 좋지 않으니 솔직히 약간 실망스럽더라고요.
하지만 어쩌겠어여...배도 고프고 해서 9시 정도였나 좀 넘었나 했는데 일단
저녁을 먹기로 하고 샤워하고 간단히 짐 풀고 나왔어여.
전 영어회화는 기초실력정도 밖에 안되고 남편은 의사소통하는데 큰 문제가
없고 몇년전 왔던 적이 있으니 일단 남편을 의지하며 따라다니기로 했어여.
호텔 바로 옆에 차오킹 이라고 체인음식점인데...필리핀에서 맥도날드처럼 흔한
곳이예여. 우리나라의 김밥천국 같은 곳이라 보면 될듯ㅋㅋ
암튼 볶음밥 같은 거 2개, 국수같은 거 1개, 생수 한병 시켜 먹으니 200페소(4,000원)
정도 나왔어여. 그런데로 먹을 만 했어여. 제가 좀 다 잘 먹습니다.
먹고 나서 마닐라베이를 가보기로 했어여. 근데..거리가 좀 지져분하고, 거렁뱅이 같은
사람들이 빤히 쳐다보기도 하고, 아이들도 가끔 나타나 손을 벌리고 구걸하며 따라
붙기도 했어여. 조금 예상은 했지만 (남편말이 SM 쇼핑몰같은데에도 따라붙는 아이들이
있었다 합니다) 밤에 그러니 겁도 나고 덥고 괜히 걸었나 싶더라구여.
곧곧엔 개인 환전소들이 있고 지나갈때마다 '꼬레'하고 불러가며 환전을 하라고 호객
행위를 하더라구여. 게다가 택시로 호텔 올때 보니 마닐라 베이가 멀지 않고 길도
쉬어보였는데...방향을 엉뚱하게 잡아서 음식점, 술집, 환전소 등을 지나 서민들이
사는 지역으로 들어서게 되어 더 겁이 났어여. 더워 그런지 다들 밖에 나와 앉아 있더
라구여. 결국 좀 큰길로 나와서 택시탔어여. 5분 거리던데 40페소(800원) 나왔어여.
(일반 택시 기본요금은 30페소예여)
마닐라 베이에 내렸더니...깜깜해서 제대로 풍경은 볼 수 없었고, 허술한 길거리 카페
옆 천막 무대에선 라이브 노래가 흘러나왔고 주변엔 노천에 앉아 술도 마시고 음악도
듣고 하더라구여. 암튼 석양을 볼 수 있는 시간에 다시 오기로 하고 약간 헤매며 걸어
수퍼에서 산 미구엘 1리터짜리랑 망고 말린 것을 175페소(3,500원)에 사서 호텔로 돌아
와 마시며 그렇게 첫날을 마무리 했습니다. 좀 많이 낫설고 무섭고 했어여.
...
에고 비교적 상세히 쓰려다 보니 좀 길어지네여.
암튼...바로 2일째 올리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다 그러면서 여행의 노하우가 늘어 가는거지요~^^ 그래도 남편 분하고 둘만의 여행 이셨으니 좋으셨겠어요?..^^* 그리고 공항에서 쿠폰택시 안타고 일반 택시 타는 방법은(시간이 저녁 6시니 가능) 입국장에서 나와 출국장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데(늘 경비가 지키고 잇음) 위에 항공사(아시아나등)에 볼일이 있어 올라간다고 하시고 올라가셔서 밖으로 나가시면 출국 할려고 타고온 일반 택시들 있을 겁니다.. 그거 이용하심 되요~^^*
아침 7시가 좀 넘어서 호텔조식을 먹으러 갔어여.
그 호텔의 유일한 식당이자 카페이고 바 이기도 한 곳으로.
프런트에 키를 내자 직원이 전산확인 후 식권을 2장 주더군요 ㅋㅋ
식당으로 들어가 식권을 냈더니...이런, 음식은 간단한 미국식 breakfast
랑 필리핀 식 몇가지 밖에 없는데 것두 음료와 3가지만 선택해서 먹어야 했답니다.
저는 마늘밥이랑 닭고기하고 계란요리는 스크럼블, 오렌지쥬스를 먹었어여.
간단히 먹고 마닐라에 온 이상 명소들을 구경해야 할 것 같아서 제가 아우구스투스를
걸어가자고 했죠. 얼마 안될 것 같았는데...아침부터 덥고, 길도 잘 모르겠고 해서
택시타고 마닐라 성당에서 내렸어여. 택시비 55페소(1,200원)
안에 잠시 들어가보고 산티아고요새로 갔어여. 입장료는 일인당 40페소(800원)
이고요 그 안에서 리잘가족이 사용했던 가구랑 식기구등을 전시해 놓은 조그만 가구
박물관에도 들어가 봤어여. 가구박물관은 일인당 입장료 10페소(200원)
그다음 성 어거스틴 교회를 갔는데 입장료는 일인당 75페소(1,500원)이지만
교회이자 박물관이어서 많은 그림과 전시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둘러보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둘러보고 나오니 12시가 넘어가서 리잘파크로 곧장 걸어가 잠시 둘러보았어여.
모두 일직선으로 되어 있어서 산티아고-마닐라 성당-성 어거스틴 교회-리잘파크
순으로 보시면 편하실듯해여. 각 5분정도의 거리에 있고 리잘파크만 10분정도걸려여.
점심도 먹고 쇼핑도 할겸 남편이 마카티를 가자해서 리잘파크에서 택시타고 글로리
에타에 내리니 택시비 107페소(2,200원) 나왔어여.
마닐라 시내에선 거의 100페소 정도면 20분거리는 가는 것 같더군여.
역시 어마어마한 규모의 쇼핑몰들 이더군여.
글로리에타만 해도 1,2,3,4로 나뉘어 있고 옆쪽엔 SM몰(규모는 별로) 다른 옆쪽엔
랜드마크라는 역시 규모나 물건 별로인 곳이 있고 그 곳을 통과하고 나가면
그린밸트1,2,3,4가 나오더군여. SM이나 랜드마크는 개별매장 외엔 옷이나 가방 신발등등
의 질은 우리나라의 마트수준정도 이고 그린밸트는 명품일색였어여.
남편이 우선 밥을 먹자는데..SM몰 지하 푸드코트를 데려가더군여.
우리나라 마트 푸드코트 같은 곳이라 생각하심 되여.
근데..음식이 다 비슷비슷하더라구여. 물론 피자나 그런 것들도 있지만...필리핀 음식은
채소도 가지나 양배추 외엔 별로 없는것 같고 밥에 고기 간장소스 비빔국수같은 것들
이 대부분인듯. 암튼 먹고 싶은데로 3,4가지 골라 먹었는데 200페소정도 (4,000원)밖에
안나오더라구여.
점심 먹고 글로리에타를 마구 돌아다니다 망고쥬스랑, 부코쥬스(코코넛속의 하얀 것을 부코
라고 하는가봐여)도 사먹고 저녁식사도 글로리에타 2층에서 대충 해결했어여. 조금 더 비싸서 315페소(6,200원정도) 나왔어여. 참고로 제 남편이 한 덩치해서 혼자 2,3인분은 시켜야
합니다ㅎㅎ. SM에서(메가몰은 다른곳에 있답니다) 썰어서 포장된 과일들과 치약, 맥주등
사니까 5,000원돈 나왔고 호텔가는 택시비도 2,500여원 나왔습니다.
남편이 호텔가는 택시기사랑 얘기하다가 내일 수빅을 가자고 협상을 해서 고속도로fee포함3,500페소(70,000)에 합의를 봤어여. 성격도 괜찮고 말도 많이 해줘서 괜찮겠다 싶었죠.
낼 아침 8시까지 호텔앞으로 오기로 약속을 하고 저희는 들어왔어여.
담날을 기대해주세여^^
저희 부부는 아침 8시에 수빅을 가기로 어제 택시기사와 약속을 했기에
아침 일찍 호텔 조식을 먹고 수영복, 수건등을 챙겨 호텔앞에 나가있었습니다.
아 그런데...이 택시기사 20분여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는겁니다.
어제 저녁 저희는 그 기사의 전화번호 하나 받아놓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제 짧은 생각에는 기사가 장거리 가면 그만큼 힘은 들어도 일당은
세다 생각되어져 오지 않을 꺼라 생각은 안했거든여.
그렇게 10여분이 더 지나는 동안 남편이 호텔 도어맨과 뭔가 얘기를 나누었고
도어맨이 2,3대의 택시를 잡아 따갈어로 얘기를 하더니 마침내 이 택시를 타고
가라고 하더군여. 지금 잡은 택시가 수빅을 가주겠다는 겁니다.
고속도로fee는 저희가 내고 기사에게 3,000페소(60,000원)을 주면 되었습니다.
약 600페소정도는 어제보다 절약할 수 있고 힐끗 기사를 보니 인상이 괜찮아
보여 그러기로 했습니다.
기사는 다행히도 사람 좋았습니다. 대답도 성실히 해주고 남편과도 이런 저런
대화가 잘 통하는 것 같았어여. 40대 중반의 딸을 넷이나 둔 가장인데...
대학도 나왔다 했고 부인은 마카오에서 일을 하고 있고 예전엔 은행에서 안전요원도
했었다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수빅에 대해 그리 자알 알지 못하는 것 같았어여.
관광객들에게 좋은 코스를 잘 모르는 것 같은데...잘 아는 기사를 언제 어디서
찾을 수 있겠어여. 일단 맡기는 수밖에여.
일이십분 시내를 지나다 어느 후미지고 초라한 동네에 들어서자 자기네 동네이니
안심하라면서 잠시 차를 멈추고 동네 주민들에게 뭐라 물어보았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수빅가는 길이 몇일전 태풍이 지나가서 지장없는 길을 물어보았
다더군여. 고속도로 들어가기 전에 우리는 기름값으로 선불 1,000페소(20,000원)을
먼저 주었습니다. 필리핀도 기름값이 그리 싼건 아닌것 같더군여. 800페소를 넣었
는데 반도 안 차더라구여. 엔진오일도 한번 넣었습니다. (오는 길에도 300페소 정도
기름을 더 넣더군여.)
고속도로 진입하기까지는 제법 차가 밀렸습니다. 필리핀의 대중교통인 지프니들이
시커먼 매연을 뿜어대며 몰려들었습니다. 한번 타보고 싶었지만 여행객들에겐 쉽지
않아서 결국 저희도 이번여행에서는 못타봤습니다. 기사가 지프니는 고속도로에 진입
하지 못하니 일단 고속도로 타면 교통이 좋아질꺼라 했습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비는 갈때 총 3번에 걸쳐 냈는데 42페소(840원), 104페소(2,080원),
21페소(420원)들었고 올때도 총 2번에 냈어도 fee의 합계는 갈때와 똑같이 냈어여.
날씨는 7,8월이 필리핀 우기라서 둘째날 까진 그래두 날씨가 좋았는데 오늘은 비도
오락가락 흐렸다 갰다하며 종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겨우 4시간여를 걸쳐 수빅에 도
착할 수 있었습니다. 수영할 수 있는 곳을 알려달라 경호원들에게 물으니 알려주더군여
그리 갔는데 입구에서 beach 입장료와 hut대여료를 모두 내야 들어갈 수 있었어여.
입장료는 일인당 100페소(2,000원)이고, hut대여료는 300페소(6,000원)이었습니다.
들어가 보니 조그만 해변으로 우리나라 동해의 한 작은 이름없는 해수욕장 생각하심
됩니다. 전 너무 실망스러워서 불편한 택시를 타고 이 먼거리를 돈들여 온게 화가
났습니다. 남편도 당황해 하면서 자기가 와 봤던 곳은 이런 곳이 아닌 훨씬 더 멋진
곳이었다 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요금내고 들어왔는데 어쩌겠습니까. 전 모든게 포기
되어 암 생각도 안났습니다. 기사도 제 눈치를 살피며 맘에 안드냐고 여러번 물었고
전 솔직하게 많이 실망스럽다. 전혀 특별할게 없는 해변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남편도 좀 화가 났을텐데 제가 화를 못이겨 좀 툴툴되자 미안하고 난처해해 저두
이왕 온거 물에 라도 들어갔다 가자 생각했습니다.
사실 패키지로 가는 수빅은 그런곳이 절대 아니리라 생각해여. 멋진 리조트들과 이국
적인 해변이 펼쳐져 있는 곳이겠죠. 그런데 저희가 온 해변은 걍 현지사람들이 물놀이
오는 그런 해수욕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남편이 필리핀 여행전에 수빅이나 다른 곳
같단 얘기 안하고 거의 마닐라에서 지낼듯 얘기하기에 저도 마닐라 외엔 다른 곳의
자료를 뽑아오지도 않았으니...역시 준비 부족의 결과였지 싶네여.
암튼...배가 고파서 우선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그곳의 유일한 식당이자 매점인 곳
에서 파는 메뉴는 25cm는 됨직한 큼직한 생선튀김요리와 우리나라 돼지갈비같은 바베큐
가 전부였습니다. 전 맛난 씨푸드의 점심을 상상하고 왔는데 흐흑~
밥 3개랑 생선2개랑 콜라3개 시키니 510페소(10,200원)이 나왔습니다.
배고팠는데 한 30여분만에서야 갔다주더군여. 우리는 hut에 앉아 있다 밥을 먹었습
니다. hut은 이름이 그런거지 진짜 hut같은 건 1,000페소(20,000원)정도로 괭장히
비쌋던 것 같고 저희가 대여한 건 걍 나무로 만든 공원등에서 가끔 볼 수 있는
엉성한 거였는데 식탁위에는 개미와 모래등이 있어서 청소도 잘 되어 있지 않은 것
이었습니다. 저는 배가 고팠고 생선튀김도 맛이 있었지만 딸랑 그거 하나 놓고 밥을
먹자니(것두 밥은 식은 밥이었음) 잘 안 먹혀서 조금만 먹고 남편에게 다 먹으라 주었
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놀고있는 hut들만 잔뜩있고 방갈로는 4개 정도가 전부인
정말 작은 해수욕장이었습니다. 사람들도 거의 없었는데...놀라운건 그곳에도 한국인
들이 있었다는 겁니다. 교회에서 왔는지 다들 한곳에 모여 목사님인듯 싶은 분의
설교를 듣고 기도하는 것 같더군여. 여행이라기 보단 성경을 전하러 온 듯 싶었습니다.
암튼 그 사람들외엔 현지인들 몇명, 서양인들 한팀이 전부였습니다.
바다는 남편말대로 호수같았는데...앞에는 작은 산들이 있어서 더욱 그래보였고 파도도
거의 없었습니다. 점심을 먹은 저희는 수영복위에 나시를 걸쳐입고 약 한시간 가량 수영
을 했습니다. 씻고 옷을 다시 갈아입으니 어느덧 3시가 되었더군여. 남편이 수빅의 다른
곳을 좀 보여달라 했는데...기사는 경호원에게 물어보니 꽤 먼 거리에 있는 듯 했습니다.
저는 걍 돌아가서 마카티로 가서 사이사키라는 곳에 가서 푸짐한 저녁이나 먹고 싶었습
니다. 필리핀에 온 이래 제대로 푸짐하고 맛난 음식을 먹어보지 못했기에 더욱 간절했
습니다. 신혼여행때 태국 푸켓을 갔을땐 휴양지여서 인진 몰라도 볶음밥도 맛있고 태국음
식들이 무척 입에 맞았습니다. 빠통에 있는 시장에 들어가서 시장식당들에 앉아 새우며
각종 요리도 싸게 사먹어봤는데...정말 해산물과 야채가 풍부하고 다 맛있었던 기억이
있는데...필리핀음식은 금방 질리는 듯 싶었어여. 일단 젤 힘든게 반찬 1,2가지로 밥을
먹는거였어여. 전 고기보다 야채나 해산물을 더 좋아해서 더 그랬나 봅니다.
사실 여행지에서 맛난 음식들 먹는 재미가 크지 않나여?
암튼 남편도 그러자 하고 출발했는데..오는 길도 무지 막혀서 7시가 훨 넘어 거의 8시
되어서야 호텔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사이사키는 에스엠 메가몰에 있는 곳으로 가려
했는데...그래서 수빅에서 돌아오는 길에 호텔로 바로 가지 않고 메가몰에서 내려달랠
까 했는데...현금을 호텔 로비 금고에다 맡기고 돈을 많이 가져오지 않아서 혹 저녁먹고
돌아오는데 돈이 모자랄까 불안해 오늘은 그냥 사이사키 가기를 포기했습니다.
물론 6시부터 연다는 사이사키 가기에 시간도 넘 늦어버렸구여.
기사에게 나머지 2,000페소(40,000원)을 계산하고 호텔로 들어와 샤워를 하고 바로 저녁
을 먹으러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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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가 수빅~ 생각 하신 것 만큼 별루 셨겠어요?... 그나마 일반 관광으로 다니면 나비농장, 전통 밀림 민속등 요런데 다녀보셔도 좋았을텐데... 그리고 요트하나 빌려서(좀 비싸긴 하더라고요~ㅋ : 반나절 300~400불) 스노클링도 하고 요트에서 와인도 한잔하고 하면 괜찮은 곳이긴 해요~^^* 암튼 경험삼아 다녀오셨다고 생각 하세요~^^
제가 마닐라 자료를 준비하며 빠끌라란의 씨푸드 마켓을 한번
가봐야겠다 생각하고 있었거든여. 남편은 그리 내켜하진 않았지만 이미 오늘 저에게
미안해선지 순순히 저를 따라 나섰습니다. 제가 가자 안그랬다면 또 차오킹이나 졸리비
같은 곳에서 밥을 먹자 했을 겁니다ㅋㅋ.
호텔 도어맨이 택시를 잡아주었는데...도어맨말이 기사가 우리를 씨푸드 마켓앞에서 기다
려 다시 호텔로 데려다 주겠다는 겁니다. 저희는 걍 데려만 달라했고 기사가 타라고
해서 탔습니다. 근데 이기사 젊은데 인상 그리 좋아보이지 않고 암튼 좀 찜찜하게 탔는데
우리가 타자마자 출발하며 또 웨이팅하겠다 하는 겁니다. 괜찮다 데려만 달라 다시 얘기하니
마지못해 알았다 하고 가는데 미터기를 안켜서 무려 3번이나 켜라 얘기하자 못이기는척
켜는거 아니겠습니다. 슬슬 열받고 잘 못탓단 생각 났지만 가는데...기사가 또 오늘이 금욜
밤이고 비도 와서 차가 막히니 추가 요금을 내라 하는 겁니다. 500페소(10,000원)정도 내라는 겁니다. 남편이 내리겠으니 차 세우라 해서 세웠습니다. 필리핀 택시 기본요금이 30페소(600원)인데 35페소 나오더군여. 거의 한블럭이나 지났을까 했으니까여. 마침 잔돈이 없어
50페소 주니 기사가 거스름돈을 안주더군여. (택시기사들이 거스름돈을 안주는 경우가 많으니 여러분도 잔돈 꼭 챙기세여) 물론 왠만하면 팁으로 다 주고 내립니다. 근데 이 기사 넘
괘심하잖아여. 전 절대 주어선 안되겠단 생각에 계속 달라고 했죠. 기사는 계속 없다 줄 생
각 안하고 남편은 걍 주고 내려버리자 하는 겁니다. 전 왠지 고집이 생겨서 ㅎㅎ 마침 옆쪽에 편의점이 보였습니다. 기사에게 50페소를 다시 받아 남편에게 가서 물이라도 사고 바꿔오라 했습니다. 어쩔수 없이 남편이 편의점으로 달려갔고 저는 택시에서 내려 서 있었습니다.
물론 당연히 겁이 났죠. 그치만 바로 앞에 식당이 있고 그 앞에 식당 안내직원이 서 있기에
여차하면 그리 뛰어갈 생각이었습니다. 남편은 편의점에 손님들이 조금 줄서있는지 계산을
기다리며 내 쪽을 힐끔힐끔 살피는 게 보였습니다. 곧 남편이 돌아왔고 35페소만 택시비로
주었습니다. 전 좀 대범한 편인데...남편은 소심한 A형의 기질이 있어서 절 좀 나무랐습니다
너 그러다 그 기사한테 끌려가면 어쩌려고 그랬냐 무섭지도 않았냐 하면서여.
전 사람사는게 다 똑같지 않나 그런 맘이었는데 말이죠 ㅋㅋㅋ
암튼 남편도 기분이 충분히 상해있었습니다. 쾌존시티에서 자기가 밤에 택시타고 주변의
음식점에서 혼자 밥도 사먹고 바에 가서 술도 한잔 하고 했지만 사람들이 모두 좋았고 택시
기사가 한번도 잔돈을 안 준적이 없었다네여.
전 오늘 넘 힘들어 씨푸드마켓에 가는것 조차 내키지 않아졌지만 남편이 다시 택시를 잡아
그곳에 비로소 갈 수 있었습니다. 필리핀도 교통이 많이 막히더군여. 5일째 근무를 하기
때문에 금욜 밤부터는 더 그렇다네여. 막혀서 87페소(1,700여원)정도 나왔습니다.
저는 100페소(2,000원)주고 잔돈 가지라고 하고 내렸습니다.
저는 랍스터가 먹고싶었는데...거의 까맣게 생긴 게들하고 새우하고 조개들이 많았습니다.
겨우 랍스터 파는 한집을 갔는데...역시 비싸더군여. 무쟈게 안 깍아주더군여. 10여분 넘게
제가 깍았는데 1.2K에 2,400페소인가 부르는걸 겨우 1,900페소(38,000원)에 합의봤습니다.
비싸 안 먹을까도 생각했는데...정말이지 간만에 포식하고 싶어 걍 먹기로 했습니다.
물론 바가지였을 꺼라 생각은 되어지지만여. 새우는 k에 7,000원도 안하던데...많이 주더군여. 배부를듯 해 게는 안 샀습니다. 시커먼게 왠지 먹기도 좀 그래보였습니다. 맛있겠지만여. 요리해 줄 식당으로 안내해줘 갔는데...조그만 식당에 80%가 한국인인듯 보였습니다.
다들 열심히 게와 새우를 먹고 있더라구여 ㅎㅎ. 저희도 10여분도 안 기다려 푸짐한 요리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랍스터의 반은 칠리소스인가로 요리해 달랬고 반은 마늘 버터소스로
했습니다. 근데 칠리소스는 좀 짠듯하고 마늘 버터소스는 좀 느끼하더군여.
새우는 약간은 국을 하나 만들어달랬고 (한 테이블에서 먹는거 보고는 먹어보고싶어서여 ㅎㅎㅎ) 나머지는 스팀으로 쪄 달라 했습니다. 암튼 쫀득한 랍스터와 새우를 맘껏 먹었습니다. 남편은 칠리소스양념에 밥 까지 하나 시켜 비벼먹었습니다. 암튼 식성 좋죠? ㅋㅋ
소주도 시키려 했는데..맥주같은 소프트한 술 밖에 없다하여 걍 말았습니다.
국은 새우와 토마토, 고추등을 넣어 끓였는데 시큼한 맛이 났습니다. 그래두 오랜만에 먹어보는 국이라 나름대로 맛나게 국물을 떠 먹었습니다.
새우는 결국 남아서 호텔에서 술안주하려고 싸달라 했습니다.
요리비는 요리 하나당씩 받더군여. 저희가 총 4개 요리를 해달라했으니 60페소씩하고 밥하고 해서 전부 260페소(5,200원)나왔습니다.
씨푸드 마켓에서 호텔까진 105페소(2,100원)가 나왔고, 들어가는 길에 술 좋아하는 남편이
슈퍼에서 싼 양주랑 과일 조금하고 해서 235페소(약 5,000원)어치 장보고 호텔로 돌아와
남편은 새우랑 과일이랑 한잔하고 저는 오늘의 일정정리와 낼 준비를 하고 긴 하루를 마무
리했습니다.
참...내일은 남편이 수빅 데려다 준 택시기사에게 따가이 따가이 화산을 가자고 했거든여.
저희가 순탄하게 그곳을 갔다 올 수 있는지 낼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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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핀 택시... 어느 곳이던 좋고 나쁜 사람들이 상존하겠지요... 필핀 역시 마찬가지구요~^^* 태개시 타시고 미터기 꺽으라고 말해쓴데 못들은척 하는 기사들 대부분 질이 않좋은 넘들이지요 잘 내리셨어요..ㅋ 참고로 저는 마닐라 호텔 호텔택시기사 한명 친구 삼아(나이가 저보다 엄청 많은데 걍 친구..ㅋ) 아침부터 저녁 늦은 시간까지 전속으로 같이 다녔어요... (하루에 70~100불 정도 주면 되더라고요..좀 비싸지요?.ㅋ) 그런데 이게 참 편해요... 필핀 입국할때 전화해서 공항에 마중 나오라하면 나오고... 좋은 관광지나 쇼핑센터 델고 다니고 단, 시외로 나갈 경우 톨비/기름값은 부담... 06.08.16 09:31
망고부코 글쎄여~^^ 전 남편한테 대부분은 맡겼고, I'd like to, Can I, please등으로 대충 다 때웠거든여. 필리핀 사람들 특유의 악센트나 발음이 좀 적응 안되더라구여. 한참 듣고 있음 얘네가 영어를 하는건지 따갈로어를 하는건지 혼동에 빠질때도 많았어여. 그치만 제일 중요한 건 철저한 준비인것 같아여. 저희도 마닐라에서는 별 어려움이 없었는데, 미쳐 준비하지 못하고 간 수빅과 따가이에서는 크게 헤맸으니까여. 준비만 잘 해서 그 일정에 따른 다면 큰 무리는 없지 않을까요? 참 전자사전 하나 정도는 챙기시고요. 암튼 님 좋은 여행 되시길 바랄께요^^
넷째날 아침이 왔습니다.
토요일인데...따가이따가이는 그리 멀지 않고 아침보다는 점심이후부터가 화산산을 잘 볼 수 있다하여 12시에 출발하기로 기사와 약속을 해 놓았어요.
그렇다고 오전시간을 그냥 보낼수는 없어서 제가 5분거리에 있는 로빈슨 마켓을 가자 했습니다. 큰 규모는 아니어도(그래도 가보니 우리나라 대형마트보다는 크더군요) 저희가 묵은 호텔이 있는 에르미타에선 제일 가깝고 규모가 있었으니까요.
8시가 좀 넘어 호텔 조식을 먹었습니다. 오늘은 도저히 마늘밥에 퍽퍽한 고기덩어리들을 먹을 수 없을 것 같아 토스트로 결정했습니다. 식빵은 오븐에 살짝 구워내고 감자 샐러드와 스크럼블, 오렌지쥬스와 함께 먹었는데...갓 구운 식빵에 잼대신 버터를 발라 먹었더니 그리 맛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에잉~ 진작 빵으로 먹을 걸 하구 후회까지 했다니까여^^
암튼 9시 전이었기에 에르미타 거리를 좀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기념품 상점들이 거리에 있다는 정보를 알고 갔는데...결국 찾지 못했습니다. 길에서 자판에 망고를 파는 아저씨에게 20페소(400원)을 주고 깍아서 봉지에 담아놓은 망고를 3개 샀습니다. 이 망고는 푸른색인데 뭐 암튼 맛은 아오리사과와 천도복숭아를 섞어놓은 듯해 나름 맛있습니다. 거의 밤마다 조금씩 사먹었어여. 깍아놓은 상태가 조금 물른 것은 아주 달고 싱싱해 보이는 것은 새콤하고 풋풋한 맛이 납니다. 길에는 과일외에 사탕,초콜렛, 혹은 담배자판놓고 파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담배는 말보르같은 것도 40페소(800원)이니까 애연가들은 좋겠지요.
근처엔 사설환전소들이 한집걸러 있었는데...저희가 저녁에 걸을때도 ‘꼬레’하며 부르며 달러를 환전해 가라 불러댔었습니다. 한국공항에선 1달러가 50페소 (1,000원정도)했는데...여기선 51~55페소 정도 하는 것 같습니다.
저희는 오늘 써야 할 경비를 좀 더 넉넉히 하기로 해서 100달러를 환전하기로 했습니다.
사설환전소는 첨이라 첨 들어간 곳에서 51.50페소로 환전을 했습니다. 물론 큰 돈도 아니니 그리 큰 차이는 없겠지만 좀 더 발품을 팔걸 그랬다 싶습니다.
로빈슨 앞에 도착하니 문열기 3,40분 전인데도 몇십명이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여. 참 신기하기 까지 한 광경이었습니다. 저사람들 뭘 사려고 이리 아침부터 기다리는 걸까...암튼 참 쇼핑 좋아하는 사람들이구나 싶더군여.
날도 덥고 해서 마침 저희가 도착한 문옆에 스타벅스 커피숖이 있기에 무작정 들어갔습니다. 한국에선 오천원정도 하는 가격이라 전 몇 번 가지도 않았습니다. 사람들 만나면 주로 밥이나 술을 마시기 때문입죠. 남편은 한번도 가 본적 없다 했습니다. 커피마시는데 그런 돈을 쓸 사람이 아니거든요. 필리핀은 좀 저렴할테니 자기도 스타벅스 커피가 얼마나 맛있나 먹어봐야겠다 하더군요. 작은 컵으로 저는 블랙, 남편은 카푸치노인가 시키고 맛있어 보이는 빵 2개를 시켰더니 310페소(6,200원)나오더군요. 그래두 4,50%는 싼 것 같습니다.
커피 많이 마시는 남편도 맛은 있네 하고 인정했습니다 ㅋㅋ
빵이 하나당 50~60페소(1,000원선)하고 커피는 100페소선이었던 것 같습니다. (스몰싸이즈) 커피숖도 자리가 없긴 마찬가지더군요. 아마 토요일이라 더 그랬을 겁니다.
그렇게 커피와 빵을 다 먹고 나니 정각 10시에 로빈스 마켓이 오픈을 했습니다. 저녁 9시에 닫는걸로 기억합니다. 저희도 시간이 없으니 대충 둘러봅니다. 마켓안에는 맛사지샵, 미용실, 영화관등도 있습니다. 저는 리바이스 매장에서 청바지 하나를 샀습니다. 한국에서 20여만원 가까이 하는 것이 4~7만원대이니 청바지 좋아하는 제가 이게 왠 떡이냐 싶더군요.
물론 501같은 세계적으로 통하는 디자인이 있고, 필리핀 사람들이 좋아하는 디자인들도 있는데...골반청바지가 주류를 이루더군요. 그나마 아주 밑위가 아주 짧지 않은 짙은 대님을 골라 만족스러워하며 2,200페소정도(44,000원)를 계산했습니다. 근데...요즘 제가 집에와서
입다가 한번 빨았는데...양쪽 옆에 약간의 물빠짐이 있는 것 같더라구여. 뭐 별 티는 안나는듯...지오다노매장도 많이 있는데...가격이 우리나라랑 같은 것 같던데여. 청바지가 7만원대로 오히려 리바이스보다 비싸서 제가 가격표 보고 혼자 낄낄거리기도 했고요, 지금도 우리나라에 있는지 모르겠는데 LEE 매장도 많이 있고 가격은 리바이스랑 동급입니다. 캘빈클라인 매장도 많이 있는데 7만원대 정도 였던 것 같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청바지 디자인이 훨씬 새련되고 이쁘지요^^
...
암튼 그렇게 청바지 하나 건졌고...더운 나라이다보니 신발은 온통 샌들과 슬리퍼 쪼리 일색입니다. 전 그중에서 좀 특이한 장식이 들어간 편해보이는 쪼리를 하나 사서 신었습니다. 150페소(3,000원)쪼리치고 나름 지급한 겁니다. 나이키같은건 2만원대 하더군여.
서둘러 쇼핑을 마치고 호텔에 짐을 놓고 호텔앞에서 택시를 기다렸습니다. 날씨가 아침부터 후덥지근하긴 해도 흐리고 간간히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전 왠지 따가이의 경치를 제대로 못볼 듯 싶어 따가이 가는 걸 취소하고 싶은 맘이 들었습니다. 사실 밤낮 정신없이 다녀서 오늘은 기필코 사이사키도 가고 근처 호텔수영장에서 한가로이 수영을 한다거나, 전신마사지도 받고 싶었습니다. 근데...남편은 괜찮을 꺼라면서 저에게 따가이의 아름다운 경치를 꼭 보여주고 싶다 했습니다. 20여분 기다리니 어제의 그 기사가 헐레벌떡 나타났습니다. 차가 막혀서 늦었다며 내심 우리가 자신을 기다려 준걸 고마워 하는 듯 보였습니다.
출발부터 길은 막히기 시작했습니다. 비도 제법 내리고 지나던 마닐라베이도 초저녁처럼 어둠을 드리웠습니다. 좀 걱정은 되었지만 기대를 하고 즐건 맘으로 갔습니다. 스타벅스에서 빵이랑 커피를 마셨던 저희는 배가 불러서 점심은 따로 먹지 않았는데...마침 에르메타 거리의 작은 동네 빵집에서 부코케익을 제가 신기해서 10페소(200원)주고 한 조각 사놓은게 있어 준비해간 생수랑 조금 나눠 먹었습니다. 부코는 코코넛을 마시고나서 수저로 퍼먹는 하얀 부분인데 그걸로 케익을 만든 겁니다. 제법 맛있더군요. 단맛이 인공적인 맛이 아니어서 더 생각나네여.
따가이를 가는 길엔 짧은 고속도로를 지나는데 고속도로 fee는 18페소(360원)이면 끝입니다. 가는길에 역시 기사에게 선불 1,000페소(20,000원)을 주었고 기사는 800페소어치 기름을 넣고 오일도 보충했습니다. 참 기사에게는 오늘 총 2,500페소(50,000원)을 주기로 했습니다. 따가이는 한시간 반정도면 갈 수 있다고 했는데 좀 막혀서 두시간 이상 걸린 듯...게다가 기사도 20여분 늦었었구여. 따가이 근처에 오니까 군인들의 동상같은 게 도로 중앙에 세워져 있었습니다. 뭐라 설명해주었는데...잘 기억은 안납니다. 그 동상을 기점으로 오른쪽 도로로 기사가 방향을 잡아 들어가려는데 한 브로커가 나타나 저희 택시를 잡아세우며 자기네 보트를 타라고 호객행위를 합니다. 얼마냐 했더니만 두명이서 3,500페소(70,000원)을 내라는 말도 안되는 금액을 제시합니다. 그러자 기사가 따갈로어로 브로커와 잠시 얘기를 나누더니, 기사와 브로커랑 한 고향사람이라는 이유로 1,500페소(30,000원)에 보트를 타라 했습니다. 저희는 이젠 일일이 장시간 시달리기도 싫고 해서 그러자 했습니다. 사실 전 더 깍고 싶었지만...남편이 알아서 하게 놔둔겁니다. 브로커가 핸드폰으로 다 연락을 취해 놓는다며 저희가 방향을 잡았던 우측도로로 쭉 올라가라 했습니다. 조금 올라가니 왼편으로 뭔가 보이는데...그곳에서 연락을 받았는지 우리보고 오라 했습니다. 그곳에서 말도 타고 전망도 보고는 보트를 타라 했습니다. 옆에는 울타리가 쳐져있고 말들이 몇 마리 있는데...그 울타리안에서 말을 타는 것이 1인당 200페소(4,000원)이라 했습니다. 보트타는 사람들에게 할인해준 가격이랍니다. 그러나 저희는 따가이 화산산을 오를때 말을 타고 오른다는 것을 알았기에 구지 그 울타리안에서 말을 탈 이유가 없었기에 됐다 했습니다. 근데..남편이 자기가 예전에 와본곳은 여기가 아니라며 아까 그 동상있는 곳에서 다른 길로 갔던 걸 기억한다 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단 전망을 봐야겠다고 하며...계속 여기는 아니니 다른 길로 가자고 기사에게 얘기했습니다. 그래 기사가 더 안쪽으로 차를 몰아가는데 어디선가 텍트같은 소형 오토바이가 우리택시 옆으로 다가오더니 보트를 타라며 호객행위를 합니다. 2명에 1,200페소(24,000원)에 해주겠고 전망도 보여준다 했습니다. 아까보다 300페소가 싼 가격이었습니다. 우리는 어차피 잘 못 길을 들어섰으니 잘 됐다 싶어 그 오토바이를 쫓아갑니다.
작은 오토바이가 열심히 달리며 왔던 길을 다시 나가 아까 그 동상있는 곳이 나오고, 우리 택시기사가 첨 우리랑 협상했던 브로커에게 지나치며 뭐라 말했고 그 브로커도 알겠다 하는 담담한 표정이었고 암튼 계속 오토바이를 쫓아 동상옆 왼쪽 좁은 도로로 들어섰습니다. 쫓아가니 어느덧 우리는 산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강원도의 대관령을 오르듯 구불구불 산으로 놓여진 좁은 도로를 오르고 있었던 겁니다. 하늘은 안개로 덮혔지만 자꾸 오르니 산들 사이사이에 울긋 불긋 지어진 집인지 아님 숙박을 위한 곳인지 알 순 없었지만 이쁜 집들과 건물들이 보였습니다. 얼마나 신기하고 아름답던지요. 그렇게 15분이상인가 올라 마침 정상쪽에 다다랐습니다. 기사도 산정상으론 첨 차를 몰았는지 좀 당황해 하는 듯 보였습니다.
암튼 필리핀 사람들도 대충해서 돈 벌려는 게 보입니다.
따가이 화산산을 볼 수 있는 전망대는 입장료를 받았습니다. 1인당 15페소(300원)으로 전망대를 들어가 조금 올라가니 낡고 오래된 스페인풍 건물도 남아있고 거기서 화산산을 바라보았는데...안개가 더 심해져서 바다같은 것도 잘 보이질 않았습니다. 그래두 전 아름답고 좋았는데...남편은 영 우울한 표정입니다. 자기가 보여주고 싶었던 곳은 거의 절벽끝에서 산아래를 내려다 보는 것 같은 절경이었다며 여기를 와본건 맞는 것 같지만...또 다른 곳이라고 자꾸 우겨대며 슬슬 짜증을 부립니다. 어쩌라구여...사진 한 장 찍어오지도 않고 어딜 방문했는지 기억도 못하는 남편아닙니까. 아까 정상쪽에 오르다보니 관광버스 세워둔 주차장을 지나는데 한국여행사 버스도 세워져 있었던 것 보면 여기가 관광코스는 맞는데, 아니라니 말입니다. 도대체 어디라는 건지 저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잘 모르겠지만 또 다른 화산산을 혹 따가이로 기억하는 걸까요. 암튼 그때부터 슬슬 남편 눈치살피느라 사진도 제대로 못찍었어여 흐흑~ 남편은 저에게 그 경치를 못보여줌에 아주 많은 아쉬움이 남는 듯 합니다. 뭐...날이 좋지 않아 저희가 이만큼의 풍경을 본것도, 또 남편이 그토록 보여주고 싶어하던 곳을 보여주지 못한 것 모두가 이번 여행의 인연이 여기까지 였다 생각합니다.
암튼 10여분 만에 후다닥 전망대를 내려왔습니다. 전망대 앞에는 수건을 파는 상인들과 부코케익을 피자상자같은 곳에 넣어 파는 상인들이 많았습니다.
속쌍해 하는 남편을 달래 보트라도 타자고 하며 보트를 타러 또다시 그 오토바이를 쫓아 갔습니다. 이번엔 산의 안쪽 아래로 구불 구불한 길을 오토바이가 달려갑니다.
그렇게 또 20여분을 쫓아 내려갔습니다. 택시기사는 왠지 그 오토바이에게 당한 생각이 드나봅니다. 자기한테 이리 멀다 얘기를 하지 않았다는 군요^^
거리도 거리지만 길이 보통 길이여야지요. 거의 곡예에 가까우니...당연 짜증났을 겁니다.
암튼 강(?)쪽으로 도착하니 그쪽엔 집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2층집 안마당 쪽으로 들어가니 작은 수영장이 있고 그 앞으로 강 건너 따가이 화산산이 보입니다. 꽤 넓어보이는 섬같습니다. 높지 않은 저 안개로 가려진 정상에는 화산이 끓고 있는 거겠지요.
암튼 앉는 곳도 나무판자로 되어 있는 불편한 보트를 탔습니다. 구명조끼를 입고 저희부부가 앞쪽에 앉고 기사를 뒤에 앉혔는데(참 기사는 그냥 공짜로 태워주더군요)...보트가 달리는 내내 물이 어찌나 튀던지 얼굴과 옷이 많이 졌었습니다. 보트를 덮어두는 듯한 돗자리 비슷한 비닐종이를 아까 그 오토바이 총각이 던져주었습니다. 이제는 보트의 운전자로 변신중입니다. 그걸로 앞을 대충 덮고서 그야 말로 참 불쌍한 모습으로 우리는 화산산을 향해 달렸습니다. 비도 제법 내리더군여. 이래저래 젖었습니다.
15분 달려 화산산을 내리자 마자 장삿꾼들이 ‘꼬레’하며 ‘우비’라는 한국말을 외치며 뭔가를 들이밉니다. 노란 비닐우비였는데...한 50페소정도 였던 것 같은데...어차피 살게 아니여서 잘 기억 안납니다. 바로 말을 타는 곳이 있었는데...노란우비를 입고 말위에 올라 앉아 곧 출발하려는 사람들은 거의 한국인들이었습니다. 우비사라는 아줌마가 끈질기게 저희옆에 붙어있는 사이 이번엔 말을 타고 화산산을 오르는데 둘이 3,000페소라며 브로커가 달라붙습니다. 정말 정신 하나도 없었습니다. 옆에선 계속 ‘우비’하며 조르고 비는 오지요 말 타라 하지요. 우리가 탈 것 같지 않자...브로커가 1,700페소정도까지 말하는 걸 들었습니다만, 사실 저희는 어중간한 시간 때문에 화산산을 오르는 것이 어려울 듯해 그것 때문에 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4시가 넘었는데 날도 흐리니 곧 어두워질테고 기사도 길을 잘 모르고 길도 험한 듯, 게다가 남편도 기분이 썩 좋지 않았기에 별로 오르고 싶어하는 것 같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냥 돌아가자고 했습니다. 다시 보트에 오르려는데 친절하게도 한 아주머니가 땅에서 보트까지 나무판자를 놓아주시며 중심잡게 도와주셔서 참 고맙다 생각했습니다. 타고 나니 남편이 그 아주머니에게 돈을 내고 있었습니다. 보트주차료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20페소(400원)이라는데 남편이 잔돈이 없어 50페소를 내니 그 아주머니 역시나 잔돈 없다 안 거슬러 주십니다. 제가 동전을 다 털어 20페소 내고 남편이 탔습니다.
고맙던 맘이 싹 사라졌습니다. 암튼 관광지에선 불쾌하게 만드는 상인들이 꼭 있는 듯 합니다. 제 친구가 상하이에 이민을 가서 2002년도에 친구집에 갔던 적 있는데...그때도 인력거같은 거 타면 바가지 엄청 심해서 꼭 가격협상하고 타도 내릴때는 꼭 더 비싸게 부르고 잔돈으로 안주면 거스름돈 안주며 딴청 피우고 그랬습니다. 그래서 중국인들 참 지독하다 했는데 그보단 덜해도 필리핀사람들도 만만치 않은 듯 합니다.
암튼 또 15분을 비와 물세레를 받으며 돌아와 보트에서 내렸더니 둘다 바지까지 다 젖었습니다. 보트비 1,200페소 지불하고 오토바이맨이자 보트맨인 총각과 작별을 했습니다.
돈은 주인인듯한 아줌마가 받는 걸로 봐선 그 총각은 직원아님 가족인지 잘 모르겠지만, 암튼 그 소형오토바이로 우리를 안내해준 정성이 갸륵해 우리가 지불한 보트비가 그리 아깝진 않더라구여.
아까 내려왔던 그 길을 이번엔 올라갔는데, 넘 극경사인 곳에선 택시가 엔진을 한번 꺼 먹기도 했습니다. 그 산길은 전기도 들지 않아서 가로등같은거 아예 없습니다.
만약 저희가 화산산을 말타고 올랐다면...오늘 돌아가지 못했을 수도 있었겠단 생각도 들어 오르지 않길 잘했다 생각되더군요. 운전기사도 그렇게 얘기하며 조심스럽게 차를 몰아 무사히 산을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다들 젖어서 좀 떨면서 마닐라로 향했고, 기사는 걸레로 연실 차유리를 닦으며 갔습니다. 보트에서 내려 5시경에 출발을 했는데...그리 막히지 않음 SM메가몰에 있는 사이사키를 갈 계획이었습니다. 기사는 친절하게 어디든 내려주겠다며 자기 눈치보지 말고 내릴 곳을 말하라 했습니다. 가는 길에 부코 좋아하는 남편이 참새가 방앗간 못 지나치듯 길 옆 코코넛 파는 곳에 내려 코코넛 하나를 마시고는 부코는 비닐봉지에 담아달라 했습니다. 10페소(200원)냈습니다. 시내 쪽으로 올 수록 길이 꽤 막혔습니다. 쾌존시티 쪽을 지날때가 7시경 이어서 저희는 또 고민하다가 사이사키를 포기하고 대신 SM mall of Asia에서 내려 달라했습니다. 택시기사가 추천한 곳인데 SM 중에서 가장 최근에 지어진 곳으로 규모가 젤 크다 했습니다. 그리고 길도 마닐라 베이 근처였기에 서로 편할 듯 해서 결정했습니다. 8시 정도 되어서야 우리는 그곳에 내릴 수가 있었습니다. 기사 아저씨도 어쨋거나 수고많으셨고 배도 고프실테니 저희는 조금도 드려야 겠다 생각되어 300페소(6,000원) 더 해서 1,800페소 그러니까 총 2,800페소를 드렸습니다.
어쨋거나 친절한 기사 아저씨였습니다.
추워서 빨리 따뜻한 음식을 먹고 싶었는데...일층 바깥쪽에 있는 식당들엔 사람들이 거의 꽉차 있고 메뉴도 쉬이 결정하기 어려워 경비원에게 물어(참...몰에는 경비원들이 입구마다 열심히 지키며 어떤 경우는 가방도 열라고 하고, 중앙 통로를 지나 다른 통로를 통하는 입구에서도 또 검사받고 들어가야 하는 등 경비원들이 무지 많습니다.) 2층에 있는 푸드코트로 갔습니다. 역시나 오늘도 맛나고 푸짐한 음식 먹긴 틀린 겁니다 이럴수가 흐흑~...
한참을 이곳 저곳 둘러보다 마침내 남편은 또 어쩔 수 없이 필리핀음식을 파는 곳에서 줄서 기다리고 있기에 저는 아무래도 내키지 않아 좀 더 둘러보고 사오겠다 했습니다. 기웃기웃 거리다 결국 저는 일본 돈까스 쓰시 집에서 사 먹기로 했습니다. 세트메뉴 시키면 밥이랑 미소된장국이 같이 나왔습니다. 쓰시도 몇 조각 썰어 나왔습니다. 저는 남편도 먹으라 다른 두 세트를 시켜 남편이 기다리는 곳 근처 빈자리에 앉아 남편을 불렀더니 남편이 제가 사온 메뉴를 보고는 맛있겠다 하기에 우선 같이 먹고 또 시켜먹자 했습니다. 둘이 춥고 배도 고파 넘 맛있게 먹었습니다. 먹고 두 세트 더 시켜 먹었습니다. 남편은 간만에 밥 먹는 것 같다면서 잘 먹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돈까스 전문점의 반도 맛이 안납니다. 그래도 참 맛있게 먹었네여. 참 쓰시는 맛있더군요. 훨씬 신선한 듯 했어요. 다 해서 560페소(11,300정도) 나왔습니다.
배불리 저녁을 먹고 몰을 둘러보았습니다. 과연 크긴 무쟈게 큽니다. 10시에 폐점이라 다 둘러 보지도 않았는데 나와야 했으니까요. 몰안엔 1층에 아이스스케이트장도 있었고, 조그마하지만 회전목마도 있었어요. 시설도 넘 좋았고 화장실에 휴지가 다 있더라고요. 글로리에타 같은 곳도 휴지는 절대 없었습니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남자화장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여자 화장실 양변기에 앉는 변기 뚜껑이 없는 곳이 많아서 어정쩡하게 볼일을 봐야 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화장실들 보단 덜 위생적인 듯해 뚜껑이 있었대두 앉기 그랬겠지만요. 암튼 택시타러 나왔는데...몰에서 쏟아져 나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조금 더 일찍 나올 걸 후회해봐야 이미 늦었고 택시 타는 곳을 수십명이 줄 서 있는 그 뒤에 할 수 없이 줄 섰습니다. 그런데 mall of Asia는 큰 도로에서 좀 안쪽으로 들어와 있어...택시 들이 뜨문 뜨문 들어왔습니다. 저 많은 사람들이 언제 다 타고 가나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되었습니다. 옆 쪽으론 지프니들인데 못보던 모양의 지프니들도 들어와 있고 사람들이 금방 타고 금방 떠나고 했습니다. 그래 제가 남편에게 우리도 한번 가서 타보는게 어떠냐 했고 남편은 어려울 텐데 하며 암튼 갔는데 분명 행선지는 옆에 마닐라 베이 라고 써 있는데...가냐고 물으면 안간다 그러고 어떤 기사는 2번 갈아타야 된다 그러고 도통 알 수가 없더라구여. 결국 포기하고 다시 택시타는 곳에 줄을 섰는데...남편이 자기가 좀 더 가보겠다 해서 저 혼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택시는 2,3분에 한대 들어올까 할 정도였는데...어디선가 나타난 택시가 갑자기 제 앞에 서더니 앞자리에 앉아있던 남편이 저를 타라 했습니다.
줄 서 있던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제가 택시에 탔습니다. 남편에게 영문을 물으니 200페소(4,000원) 준다고 저 아래쪽에서 다른 택시들과 반대방향으로 들어오던 택시를 잡은 겁니다. 5,60페소 나오는 거리일텐데 뭐 밤새 기다릴 수 없으니 잘 했다 싶었습니다. 호텔앞에 무사히 내려 또 망고 2봉지 50페소(1,000원)에 사들고(길에서 파는 상인들에겐 깍지 않았습니다) 술이랑 이것저것 해서 117페소(2,400여원)어치 사들고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저녁에 맛사지 받으려 했는데(오후1시부터 새벽 1시까지 연다 했거든요) 넘 피곤해서 낼 받기로 했습니다. 오늘 일정을 정리하고 내일 오후에 돌아가야 하기에 대충 짐을 싸두고 또 이렇게 하루를 접었습니다.
그렇네요. 벌써 낼 오후면 저희는 마닐라를 떠나야 합니다.
이제 조금 적응되려고 하는데 떠나야 합니다.
...
드디어 오늘은 말많고 탈많은 여행을 마치는 날입니다.
정말이지 이제 좀 길도 익숙해지고, 못해본 것 못가본 곳이
넘 많은데...4박 5일이란 일정자체가 어찌보면 사실 억지스럽기
까지 합니다. 우리도 언제쯤 유럽인들처럼 동남아로 한두달씩
휴가를 떠날 수 있을까요. 그런 날이 올 수는 있는건지...
걍 넘 아쉬워 해보는 넋두리이자 희망사항입니다.
...
암튼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오늘도 전 아메리칸 스탈로), 객실로
돌아와 짐을 모두 챙겨 내려와 호텔 체크아웃을 했습니다.
참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호텔팁은 얼마를 주어야 하는지
몰라서 날마다 잔돈 되는대로 20페소, 혹은 40,50페소 주었는데
모르겠습니다. 많은 건 물론 아니겠지만 넘 적진 않았음 좋았을텐데요ㅎㅎ
...
저희부부는 저녁 8시 35분 비행기를 타야하기에 적어도 오후5시까지는 시간이
충분했습니다.
몇몇지인들에게 자그마한 선물이라도 해야겠기에 로빈슨 마켓을 다시
갔습니다. 기념품은 좀 그래서 어제 샀던 쪼리를 사이즈별로 몇개 샀습니다.
아줌마라 실속위주가 되는가봅니다 ^^;
마켓 안에 있는 아이스커피(천원선인데 초코젤리같은것 토핑도 추가해
먹었는데 맛있더라구여)도 사 먹으며 좀 더 둘러보았습니다.
이미 배낭을 다 든 상태여서(짐 맡기는 락커를 못찾았거든요) 오래는 못 들러
보고 마켓 안에 있는 베트남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쌀국수랑 딤썸같은 거 이것 저것 4가지 시켜 먹으니 466페소(9,300원선)
나왔습니다. 예전에 한번 먹어본 것 보다 훨 못한듯 합니다.
야채도 왠지 시들시들...맛도 걍 그렇고. 암튼 배불르게 먹었습니다.
2시경에 로빈슨을 나와서 저희부부는 맛사지를 받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로빈슨에서 역시 5분여 거리에 있는 팬 퍼시픽 호텔로 받으러 갔습니다.
다이아몬드호텔, 하얏트 호텔 뒤쪽에 있는 2급 정도 되지 싶은 호텔이었습니다.
첫날 비행기 옆좌석에 탔던 분의 친구분이 자기가 가끔 그 호텔의 리젠시 라는
스파 맛사지 샾에서 맛사지를 받는데 잘 한다고 했거든요.
가깝기도 하고, 호텔안에 있는 거라 안심도 되고 해서 갔습니다.
참 호텔 2층인가에 '통양' 이란 중국 샤브샤브 식당이 있더라구여.
그곳에도 있는 줄 알았음 한번 가보는 건데 몰랐으니까요...
일반 엘리베이터가 아닌 옆쪽에 커피숖을 통과하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5층에
있는 리젠시를 찾아갔습니다.
내부는 뭐랄까 아주 고급스럽지는 않았고, 맛사지실들은 가벽들로 되어 있는데
천장은 모두 터있었습니다. 문 역시 없고 커텐으로 열고 닫는...
(상상되시겠지요?) 곧 저희부부가 갈아입을 가운이 들어왔고 모두 갈아입기를
기다렸다 두명의 여맛사지사들이 들어왔습니다. 몇마디 한국말도 곧잘 하더라구여.
80%가 한국고객이라 하더군요. 전신맛사지는 발맛사지부터 시작되어 한시간 15분
정도 걸렸습니다. 저희부부에게 맛사지 받아본 적 있냐 해서 발맛사지만 받아
봤다 했는데...그래 그런지 대충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괜찮았긴 한데...
세심하게 신경써주진 않았습니다. 제가 넘 많이 바랬나여? ㅋㅋ
덩치큰 남편도 많이 시원하진 않았다고 했습니다. 암튼 끝나니 150페소 라고
적은 메모종이를 내밀며, 이 종이에 싸인을 하면 계산할 때 자기들의 팁으로
같이 내면 된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싸인안하고 자신들에게 지금
알아서 팁을 줘도 된다 했습니다. 그래 저희는 걍 둘이 50페소씩 주었습니다.
전신맛사지는 일인당 670페소(13,400원)이었습니다.
호텔을 나오니 세시정도 되었기에 바로 앞인 마닐라 베이를 들르기로 했습니다.
택시로 지나가는 길에 잠시 보고, 첫날 밤에 봐서 좀 아쉬웠거든요.
노천카페들은 거의 문을 열지 않았고, 사람들도 거의 없었습니다. 더우니까여.
사진 좀 찍고 좀 걸으니 무척 덥더라구여. 낮에 본 마닐라 베이는 야자수나무
를 빼면 인천 월미도 같은 곳이랄까여. 노을지는 모습이 장관이라던데 결국 볼수
없었지만여.
...말마차 아저씨가 계속 따라다니시면서 말타라고 하시고, 더워 커피숖이라도
들어갈 냥으로 길을 건너갔습니다. 분수대도 있고 그 뒤로는 고풍스런 예쁜
교회도 있고...근데 주변엔 커피숖으로 보이는 곳이 거의 없고 아님 닫았던가..
문 연곳은 다 식당들 뿐이더라구여. 해 질녘에나 가계 문을 여는건지...
걍..일찍 공항에 가기로 했습니다. 택시를 타고 공항을 가자 했더니 200페소
(4,000원)이라고 했습니다. 공항에선 대부분 쿠폰택시들을 타니 빈차로 나오니
그런가 보다 생각했습니다. 필리핀 비행기들만 있는 곳과 국제선 비행기들이
있는 곳이 다른가 본데...기사가 잘 알아서 가주었습니다.
일찍 수속을 밟고 들어갔는데 공항 남자 검사원들이 한국말로 농담을 겁니다.
사랑해요, 예뻐요 등등...또 공항 한쪽 벽면엔 찜질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맛사지기계가 여러대 놓여있는데...맛사지를 받으라 호객행위를 합니다.
한국인들이 필리핀에 정말 많이 가긴 하나봅니다. ㅎㅎ
한 여자 공항직원은 윗층으로 올라가면 차와 음식들이 있고 공항 전망을 볼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가 있으니 그곳에 가서 쉬는 게 어떠냐고 호객행위를 합니다.
공항에서 그런 호객행위를 받는 다는 건 상상할 수 없었는데 신기했습니다 ㅋㅋ
마닐라 공항은 넘 조그만해서 구경할 것도, 먹을 것도 거의 없었습니다.
괜히 일찍 왔다 싶더라구여. 암튼 비행기는 제시간에 출발했고 10시 50분경에
홍콩 국제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그곳에서 12시 55분 비행기를 기다려야 했지요.
늦은 시간인데도 면세점을 꽤 열어 놨더라구여. 구경하고 하니 별로 지루하진
않게 담 비행기를 탈 수가 있었습니다. 한국에 도착은 담날 한국시간으로 새벽
4시 40분경이니 기내에서 좀 자야 겠지요. 새벽에 비행기를 타긴 첨인데...
타니까 그 시간에도 기내식 식사가 나오더라구여. 그래서 또 좀 먹고 또 자고.
그렇게 담날 새벽에 인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나름 잼나긴 했지만, 담부턴 짧은 여행에선 가능한 경유비행기는 피할까 합니다.
좀 피곤했습니다.
인천 공항에서 공항버스를 타야했는데 저희가 사는 방향을 가는 버스는 6시부터
운행된다 하여 저희는 1시간 공항에서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
사실 여행중엔 많이 힘들고 계획대로 되지 않아 짜증도 나기도 했는데
이렇게 몇주의 시간이 지나면서 좋은 추억이 됨을 깨닫습니다.
다만 여행떠나기 불과 몇일전에 여행을 결정했기에 많은 준비를 못했음이
시행착오의 원인이라 아쉬움이 큽니다.
내년엔 보라카이나 세부를 가서 편안한 휴가를 보내기를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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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여행... 모든 여행이 그렇지 않나 싶어요~^^ 호텔팁은 미화 1$ 정도면 되구요... 더운데 짐들고 다니시느라 고생이 많으셨겠어요?... 그럴땐 묵엇던 호텔에 짐 맡겨 놓고 나중에 공항 갈때 찾아 가셔도 되는데..ㅋ~ 그리고 공항은 현지인들 입장을 못하게 하는데도 한마디로 난장판이더라구요~(공항 직원들도 다 환전/호객행위등 사기꾼 같고..ㅋㅋㅋ) 암튼 고생 하셨구요~ 담에 보라카이나 세부 가실때는 미리 미리 확인해보고 그러고 가셔요~^^* 06.08.21 18:03
망고부코 넵!!! 꼭 준비 철저히 하고 갈꺼예여 ㅎㅎ 암튼 짱가님과 여러분들 덕에 많이 배웠답니다^^ 06.08.26 00:01
Arnold 짱가님 글보니까 저도 생각이 나네염..공항 환전소가 다 문닫아서 뛰다닐때 공항직원이 자기가 해준다며 사람들이 쪼메 적은곳으로 델꾸가는데 그당시 환전율이 1$=55페소였거든여(100$환전시). 1$에 45페소 해준다길래 눈빛광선 함 쏴주고 걍 왔습니다. 마침 보라카이 가시는 한국분들이 계셔서 1$=55페소로 바꾸고 여행지에서 만나 다시 페소 드렸다는...공항 직원이 나쁘다는....ㅎㅎ 06.08.27 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