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TV에서 헤나라는 것에 대해 언뜻 본적이 있다. 단순한 색감이었지만 그 화려한 문양에 나 스스로도 감
탄 했을 만큼 멋스러운 아이템 이였다. 게다가 기본적인 밑그림 없이 단 몇 분 만에 놀라울 만큼 멋진 문양
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보고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세상에서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가장 부럽고 신기한 기자는, 그런 사람들을 보면 ‘내가 미처 알지 못하는 어떤 마술을 부리는 게 아닐까’하
는 희한한 생각을 하곤 한다. 그것은 저주받은 기자의 그림실력에 기인하는 것일 터, 기자의 눈에는 어떤 마
술쇼(?) 보다도 신기한 광경을 보여주었던 홍은주씨를 만나보았다.
관람객의 손바닥에 헤나를 그려주고 있는 홍은주씨의 모습
“헤나는 인도에서 자생하는 식물이에요. 천연식물인데 그것을 곱게 빻아서 말려서 만든 것이 헤나라는 가루
에요. 그것을 물, 천연오일과 반죽하여 만든 것이 생크림처럼 생긴 헤나콘입니다. 그것을 짜서 몸에 그리는
거예요.”
헤나라는 것이 생각보다 복잡하진 않았지만, 공장에서 대량생산하듯 몇 분 만에 뚝딱뚝딱 그려내는 멋진 문양
을 보면서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관람객에게 그려주는 문양들은 시간상 아무래도 단순한 것이었지만, “아
직 완성작이 아니에요.”라고 쑥스러워 하시며 보여주었던 그녀의 왼손등에 그려진 헤나 문양은 확실히 놀라
울 만큼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쉽게 쉽게 그리는 것 같지만 한번 씻으면 금세 지워질 것 같아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예뻐서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문양인데, 허무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질문을 던졌다.
“한번 씻는다고 지워지지 않아요. 대략 일주일에서 열흘정도 색이 지속되거든요. 천연 갈색이고, 물에 쉽게
지워지지는 않아요. 손톱이 아닌 살갗에 봉숭아물을 들인다고 생각하면 되요.”
살갗에 물을 들인다? 그리고 일주일정도 색이 지속된다? 짧은 기자의 생각으론 피부 자체에 약간의 부작용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직은 헤나라는 것을 많은 분들이 모르세요. 피부에 하면 부작용이 심하다고 많이들 왜곡되어 알고 있으세
요. 직접 헤나를 무료 시연할 계획이고, 그런 작업을 통해서 헤나가 안전하고 남녀노소 누구나가 즐길수 있
는 부담없는 피부 장식이라는 인식을 전해주고 싶어서 매니아 페스티벌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인도에서는 헤
나가 그냥 자기네들끼리 즐기는 문화중 하나에요. 그런데 그런 헤나를 부작용이 심하다, 피부에 검증이 안됐
다고 하는 소리들은 틀린 얘기에요. 인도뿐 아니라 남아프리카, 터키, 중동지방 그리고 태국에서 헤나는 약품
으로 사용되기도 하거든요. 태국에서 일부 사용되고 있는 것은 블랙헤나 이지만, 천연헤나와 확실히 다른 것
으로 천연헤나는 피부에 일체 부작용이 없어요. 그런 것을 제대로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독특한 관람객, 목 부위에 헤나를 그려달라고 요구한다
다 그려진 헤나 문양
인도에서는 헤나를 오래전부터 자신들이 즐기는 문화의 하나라고 한다. 한 나라의 문화는 역사를 담고도 있지
만,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헤나 그 자체에 특별한 어떤 의미가 담겨 있진 않을까?
“인도에서는 그 의미가 아주 좋아요. 결혼식 전날에 신랑 신부가 서로의 손바닥에 복잡한 문양 속에 어떤 이
니셜을 그려주거든요. 그리고 첫날밤에 그 이니셜을 서로가 찾아요. 그 이니셜을 찾기 전에는 합방이 안되는
그런 재미난 전설이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헤나라는 의미가 행운과 축복을 준다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
서 인도에서는 큰 행사나 결혼식과 같이 큰 이벤트가 있을 때에는 꼭 헤나를 그려줘요. 특히나 여성들 에게
는..”
인도에서는 결혼식 전날 서로의 손바닥에 헤나를 그려주는 문화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
심이 생겼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원치 않은 결혼을 한 사람은 상대방이 절대로 찾을수 없는 난해한 문양
을 그려줄것만 같고, 서로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이라면 금세 찾을 만큼 쉬운 문양을 그려줄 것 같다는 생각
이 들었다. 혹은 어떤 이니셜인지 벌써 찾았지만 일부러 모르는 척 하는 내숭파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었다. 너무나 독특하고 재밌는 전설이긴 하지만 기자와 같은 사람에게 잘못 악용 된다면, 첫날밤부터 부부싸
움을 할 것 같다는 생각에 피식 하고 웃음이 새어 나왔다.
부스의 크기와 관람객의 호응도가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었다. 두 명의 참가자로 구성된 크지 않은 부스였지
만 이틀 내내 관람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만큼 높은 호응도를 보인 부스였다. 첫째 날 오픈하기 직전 홍은
주씨를 만나뵈었을땐, 준비를 많이 하지 못했다고 하시며 걱정하시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런 불안함
도 잠시, 행사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많은 관람객들이 헤나 시연을 받기위해 기다렸고, 이틀 동안 그렇게 내
내 부스에 매달려 일반인들에게 몸소 헤나를 전해주셨다. 페스티벌 기간동안 많이 고생하셨을 것 같다는 기자
의 말에, 오히려 많은 분들이 기뻐하셔서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고 말씀하시며 많은 분들께 헤나를 올바르게
전할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다음번 페스티벌 에서는 헤나뿐 아니라 바디페인팅으로도 참여하고 싶다는 뜻
을 밝혀주셨다.
http://cafe.daum.net/ejart
김소영 기자
첫댓글 헤나는 행운과 축복을 갖어다 준다는 좋은 의미를 갖고 있어 많은분들이 선호 하고 있다지요...
행운과 축복을 주는 헤나그림을 그리고 있는 ej 님의 모습은 너무도 진지하고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