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은 말입니다, 김 지사가 쇼를 잘 한다고. 어느 고수가 하신 말씀인지는 모르지만 김문수 지사를 파파라치 해보니 과연 그 탁월한 통찰력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정치인에게 쇼를 잘 한다는 것은 최상의 칭찬입니다.
쇼(show)의 의미는,
1. (…을 분명히) 보여 주다
2. (…에게) 보여 주다
3. (무엇을 하는 법 등을) 보여 주다
로 한결같이 보여주는 것입니다.
설사 부정적인 속내를 담고 있어도 보여주는 것이고 우리 눈에 보여야 하는 것입니다.
안 보이는 뒤통수가 두렵지 눈앞에 보이는 것이야 무서울 것이 뭐 있겠습니까.
아이들을 딴 짓하지 않고 사고 없이 잘 키우려면 보이는 곳에서 놀게 해야 합니다.
정치인들이 곧잘 사고를 치고 심심할만하면 국민들이 뒤통수를 맞게 되는 것도 결국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점잖게 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 까닭입니다.
밑천이 없으면 절대 남 앞에 서지를 못합니다. 공부 잘하는 학생은 앞자리가 좋고 강의 시간에 딴 짓하는 학생은 뒷자리를 밝힙니다. 재수가 없으면 뒷자리에 앉아도 백묵을 맞는다고 가운데를 안전지대로 택하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만.
어쨌든 아직까지는 시장바닥이고 전철역 다리 밑이고 가리지 않고 쑤시고 다니며 기탄없이 밑천을 보여주려 안간힘을 쓰는 김문수 지사는, 가르치고 이끌어 줘야 할 국민의 위치에서 보면 반갑고도 장한 일입니다. 우등생인지 낙제생인지는 나중에 기회 있을 때 판단하면 될 일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잠수행정 일삼다가 선거 때만 되면 바람같이 나타나서 손 내밀고 표 동냥질 다니면 정말 입장 곤란합니다. 동냥은 못 줄 만정 쪽박은 깨지 말랬다고 대놓고 악수 뿌리치기도 거시기하고.
김문수 지사가 쇼를 하던 굿을 하던 박수치고 추임새로 신명을 북돋우며 보이는데서 놀게 하는 것은 아주 현명한 일입니다. 쓸데없이 퉁박을 줘서 깔아 놓은 멍석 말아가지고 도지사실에서 방콕하게 해서는 경기도민이나 국민들에게 절대 이로울 것이 없습니다. 뭔가 보여드리겠다는 이주일 선생도 그냥 가셨고 신통찮게 눈에 뵈는 것도 없던 참에 뭔가 보여 줄 것 같은 인물이 나타났다면 더 없이 반가운 일입니다.
원행의 길동무처럼 함께 지켜보며 김 문수 파파라치 세 번째 이야기는 다시 이어집니다.
김 문수 지사 파파라치 이야기 3
회심곡에서 염라대왕 앞에서 닥달을 받게 되는 절박한 상황입니다.
배고픈이 밥을주어 아사구제 하였는가
헐벗은이 옷을주어 구난공덕 하였는가
좋은곳에 집을지어 행인공덕 하였는가
깊은물에 다리놓아 월천공덕 하였는가
목마른이 물을주어 급수공덕 하였는가
병든사람 약을주어 활인공덕 하였는가
이 중에도 가장 큰 공덕은 배고픈 사람에게 밥을 주는 아사구제공덕이라고 합니다.
김 문수 지사가 가능 역사 고가 밑 취임식 장에 있던 4시간 중 3시간을 119무료 급식소에서 밥을 펐습니다. 남들이 쇼를 한다고 하니 어떻게 하나 팔짱끼고 지켜보는 입장이지만 모르고 하는 일 같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배를 단단히 곯아봤던가 아니면 아사구제공덕이 제일이라는 것쯤은 알고하는 퍼포먼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 일을 일삼아 하는 것은 꾀가 나고 공부도 공부로 알고 하면 진력이 나는 법이지. 반면에 놀이삼아 하면은 재미가 붙거든. 일 잘하는 사람은 놀이 삼아 즐겁게 일하는 법을 쉽게 터득하게 마련이지.
가능역 119 무료 급식소 봉사자의 말을 얼핏 들으니 여기에 오는 할머니 할아버지 중에는 여기서 한 번 자시는 것으로 아침 겸 점심에 저녁 식사까지 때우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앞줄에 서서 1차로 아점을 드시고 다시 뒷줄 차례를 기다려 일찌감치 이른 저녁 식사를 드신다는 얘기를 듣고는 목구멍이 울컥 치밀어 올랐습니다.
이런 쇼를 김 문수 지사 취임식에서만 볼 수 있다는 것은 이 사회가 너무 야박하다는 서글픈 반증이겠습니다. 모내기 행사에서 몇 포기 꽂아 놓고, 벼 베기 행사에서 낫 자락 몇 번 휘두르고 수고 했다고 악수하고 내빼는 것처럼 과연 어느 적당한 시점에서 김 문수 지사는 줄행랑을 칠 것인가? 사실은 이 장면을 기대하고 아침 일찍 서둘렀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두어 시간이 흘렀습니다. 김 문수 지사가 주걱을 놓고 하얀 주방장 옷을 벗고는 양복 상의를 걸쳤습니다. 이만하면 70점, C 학점이다. 바쁘신 일도 많을 텐데 어서 가 보셔야지. 할 만큼은 한 것이니 여기서 그치더라도 허물이랄 수는 없다.
인증 샷 날리려고 뒤를 밟았는데 뜻하지 않게도 간이 기자회견장입니다. 절묘하구먼. 기자회견 끝내고 악수하고 손 흔들고 떠나면 아주 딱 떨어지는 그림이 되겠구먼. 기나긴 장마철에도 속 고쟁이 말릴 틈은 있다고 담배 한 대 태울 짬이 생기는구먼.
잠시 잠깐의 틈새를 전리품처럼 밖에서 즐기고 향공양을 하고 돌아오니 웬걸, 김 지사가 다시 주방장 복장으로 밥을 푸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파파라치지만 여기서 김 지사한테 뒤통수 맞을 것이란 생각은 꿈속에서도 못 했습니다. 파파라치 오늘은 일단 두 손 들었습니다. 김 문수 지사가 먼저 1승을 챙겼습니다. 1시간여를 더 김 지사가 주걱장사를 하고 어느 덧 길고 길 줄이 노루꼬리 만큼 되었을 때 슬쩍 식판을 챙겨들고 끝머리에 붙었습니다. (혼잣말로) 이참에 김 문수가 푸는 밥 한 번 먹어 보자!
[설거지까지 챙기기에 학점 에이플 인심 팍 썼습니다]
[밥퍼 동영상 보기]
http://news.invil.org/include/player/index.jsp?key2=33637&key=AT04
첫댓글 무한 섬김으로 그때 그 모습 아직도 가슴에 뜨겁게 남아있습니다, 가능역 119 무료 급식소에서의 하루는 정말 행복했습니다,
쇼라도 김문수 만큼만 해라....이런 말이 있습니다. 정말 감동적인 쇼쇼쇼...계속 보고싶습니다.
많은 사람중에서 라일락향기 얼굴이 눈에 띄네요. 그날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당연하죠? ㅎㅎㅎ
이쇼 저쇼 다보고 다녀도 눈만 어리어리하게 만들지 믿음과 신뢰의 정통쇼의 종착역은 김문수지사님인것 같습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현장의 민심을 듣기 위해서 앞으로도 힘 닿는데까지 계속 택시를 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