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정맥 3구간(스무네미고개-가현산-방아재고개-문고개-할메산-골막산-98번국도)
1.일시: 2011년 5월 28일 토요일.
2.날씨: 아침 날씨는 시원했으나 점심에는 찌는 듯한 더위 그리고 조망은 약간 탁한 스카이 라인.
3.참가인원: 남인은 회사일로 불참하고 그윽한미소, 바람, 딱선생 그리고 나.
4.산행거리및 시간: 약 8시간 걸림
출발
3주만에 출발하는 산행이라 나름 기대가 되고 또 아침 날씨까지도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 뼛속 깊이 박혀있는 역마살에 부채질을 해댄다. 나이 오십줄에 접어 드니 갱년기 비스므리한 것이 오고 , 또 만사에 점점 자신이 없어지는 것도 같고, 아무튼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나이 들어 간다는 것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 요즈음의 몸의 상태다.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생활하고 살려고 노력하는 인간중 하나이지만 몸의 변화만은 어쩌지를 못하는 것 같다.
바야흐로 이제 등산을 하기에는 날씨가 더워져, 조금씩 힘이 들어가는 계절로 변하고 또 간간히 소낙비와도 조우할 것이다. 그러나 정맥은 언제나 계절과 나의 몸 상태와는 상관없이 그자리에서 굳굳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런 '항상성' 에서는 정말로 배울 점들이 많은 자연인 것 같다. 우리도 가죽처럼 끈질긴 항상성을 가지고 한번 더 열심히 살아 볼꺼나!
언제나 처럼 '바람' 이 먼저 당산역에 도착한 것 같고 오늘 모처럼 '딱선생' 이 일찍 눈에 들어온다. 지난번 지각으로 그야말로 와신상담 이를 부득 부득 갈았나 보다. 그리고 바로 '그윽한 미소' 가 등장한다. 오늘은 출석시간이 제대로 된 것 같다.
88번을 타고 검단사거리까지 이동하여 거기서 7번으로 갈아타고 해병대 2사단 버스 종점에 하차하였다.
2구간에서는 아직 파란 나무 잎파리들이 흐드러지지 않았는데 오늘은 눈이 시원할 정도로 파란 잎의 잔치다.
스무네미고개에서 바로 능선으로 접어드니 전신에 시원한 냉기가 후-ㄱ하고 끼쳐온다. 벌써 온몸의 세포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산천의 지기를 받을 준비를 하면서...
가현산 부근 정상에서 간략하게 간식중. 그저 먹고 이빨가는 거는 동서고금을 망라하고 좋아하는 모양이다.
'그윽한 미소' 가 수박을 고르는 비법을 전수하며 하는 말 " 첫번째로 얼룩무늬가 선명할 것 두번째로는 두두릴 때 맑은 소리가 날것 셋째로는 수박의 배꼽이 작은 것이 당도가 좋다" 는 것이다.
헐! 역시 입맛의 대가는 다르다. 우리는 있으면 먹고 없으면 안먹는다. 귀찮니스트의 전형이라 귀찮아서 안먹는다!
가현산 정상 도착10시.
누가 만들어 놨는지 솟대가 보기좋게 정상 부근에 세워져 있다. 뒤로 보이는 배경그림이 김포의 대포리다.
인간세상 풍요의 염원을 담아 하늘 위로 올릴려는 의지의 표상! 삼한시대 신을 모시던 소도에서 유래했고, 이것은 새해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볏씨를 장대에 높이 달아 맸다고 한다.
가현산 정상.
가현산에서 군부대를 지나 묘각사 입구로 나오는 코스와 묘각사를 거쳐 묘각사 입구로 나오는 원점 회귀코스다.
인천시 서구에서 한남정맥을 복원하려는 노력이 정말로 가상하다 곳곳에 이렇게 한남 정맥길을 자세하게 표기해 놨다. 이런 것은정말로 상 줄만하다.
원점회귀코스. 이렇게 알고 나면 쉬운데 모를 때에는 눈뜬 장님과 같다. 코앞에 있는 정맥길도 제대로 못찾으니...
우리가 만든 산악회 표지기. 혹시 길을 잃어 머리 쥐어 뜯는 불상사가 없길 바라는 염원에서 헷갈리는 곳 마다 달기로 했다.
이작품은 그이름도 찬란한 '딱선생' 의 작품이다.
김포의 전경.
곳곳에 세심하게 한남정맥길을 표시해 놨다. 오메! 앙큼한 것들...
서낭당 고개 도착 11시49분.
방아재 고개 출구
방아재고개에서 맨땅에 헤딩중...술도 안먹었는데 '바람' 은 왜 이리 얼굴이 붉어?
검단힐스테이트 103동 맞은편에 경복궁이라는 고기집 옆으로 정맥길이 열려 있다.
그저 감으로 정맥을 하고 있다. 정맥길이 다 지워지고 아파트들이 들어서서 어디가 어딘지 도통 모르겠다.
헷갈리는 곳에 표지기 장착. '그윽한 미소' 는 왜 꼽사리 낀거야!
천주교 묘원으로 진행하는 우리의 회원들. 앞에 보이는 산이 할메산이다.
할메산 도착 1시43분. 배고프다고 난리들이다. 특히 '딱선생' 은 아사 직전이라고 한다.
왜 아니겠는가 벌써 2시가 다 되어 가질 않는가!
밥을 먹기도 전에 벌써 먹고 한잠씩들 때리고 가자고 난리들이다. 길을 잃어 잠깐 헤매는 사이에도 졸리다며 머리를 땅에 쳐박고는 까딱 까딱 졸고들 있다.
할메산에서 점심을 먹고 회원들이 오수를 취하는 동안 길을 찾으러 내려가 보니, 할메산에서는 21번 철탑 방향으로 내려서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여기다가도 표지기 두개를 장착함.
인천 신생요양원 뒷길로 올라서면 골막산인데 여기서 다시 포장도로로 내려서면 98번 지방도로가 나온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기로한다. 찍은 사진들이 곳곳에서 없어지고 누락이 되서 산행기 쓰는데 애를 먹었다. 찍은 사진들 다 어디로 간겨!
98번 도로로 나와서 김포 상야동에 있는 벌말 매운탕 집으로 이동하려고 했는데 교통편이 만만치 않아서 포기하고 이곳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일단 널널한 시간을 죽이기 위해 당구장을 찾아 나섰다. 20여분을 걸어 당구 한게임을 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그윽한 미소' 가 오늘은 깃발을 날린다. 그러나 유독 당구 게임에만 승부가 강한 '딱선생' 에게 덜미를 잡혀 2등으로 내려앉고 내가 대망의 골찌를 했다.
열심히 2등을 추구했던 '바람' 은 그냥 바람에 불과했다.
매운탕집으로 이동하여 빠가사리 매운탕을 시켜 먹었다. 외진 매운탕 집인데도 불구하고 인심이나 맛에도 손색이 없다. 특히 갓 지은 콩밥이 일품이었다. 곁들여 나온 누른밥도 구수한 것이 주인장의 후덕한 인상에 걸맞게 맛갈스럽다.
이른 시간에 집에 도착하니 마누라가 어찌 이리 일찍왔냐고 판잔이다.
역시 사람은 훈련받기 나름이라는 걸 알았다!
첫댓글 산악회 노란 표지가 예쁘고 인상적이구나. 딱 씨가 감각이 좋네~~
디자인 전공이잖아! 지금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놓고 있지만 한때는 그거로 먹고 살았으니까 솜씨 좋지!
별일 없지?
그런대로 지내고 있다. 좋다든가, 나쁘다든가는 다 무엇과 비교했을 때의 말이니까, 아무런 비교없이 담담하려고 수양 중이다. 딱 선생이 디자인 전공했다는건 지금 처음 알았네 ~~.
송원 잘있지!!!! 4월17일 소래포구에서 쭈꾸미 먹으며 한잔 꺾었던게 엊그제인데..헐 벌써 달포가 지났네...산악회 리본은 우리보다 뒤에오는 다른사람을 배려해서 만든 것이라...조금은 뿌듯하다... 오늘도 수고 많았다..청학!!!!
세월이 참 화살처럼 날라간다. 나는 이 나이에 별 하는 일 없이도 그런대로 매일 먹고 살고 있으니, 그 것만도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