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사랑의 집에 다시 한 번 힘을...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오늘따라 서정주 시인의 시 구절이 더 간절히 마음에 와 닿습니다. 지난
14일 꿈에서도 바라고 그리던 사랑의 집 기공식을 가졌습니다. 장애우들의
보금자리가 될 "남해 사랑의 집 건립" 이라는 한 송이의 꽃을 피우기 위해
지난 1월 25일 남해 사랑의 집 건립추진위원회가 창립총회를 가짐으로써
그 씨앗을 심었고 군민의 정성어린 물과 거름을 주어 이 추운 겨울 이제
푸르스름한 싹을 보게 된 것입니다. 저는 농부의 심정처럼 가슴이 설레
었습니다
그런데 싹을 틔운 감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마음 아프고 안타까운 일이
생겼습니다. 사랑의 집 건립이 라는 꽃을 피우기 위하여 여러가지 넘어야 할
산이 많은데 예상하지 않았던 산이 앞을 가로막은 것 입니다. 어찌 보면
골리앗과 같은 아주 큰 산처럼 보입니다. 기공식이 있던 그 날, 남해뉴스가
건립부지는 장애인시설이 들어서기엔 부적합하며, 남해신문사와 추진위
사이에 어떤 의혹이 있는 양 보도했기 때문 입니다.
먼저 남해신문사 소유부지를 사랑의 집 건립부지로 확정하게 된데에는 저희
사랑의 집 식구들의 뜻이 가장 많이 반영되었다는 점을 말씀 드립니다. 사랑
의 집 건립을 위해 부지를 무상 기증하시겠다는 분들이 계셨고 가장 마지막
까지 거의 비슷한 규모의 부지를 삼천여 만원에 매입할 수 있는 곳도 있었
습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남해신문사 소유의 부지를 확정하게 된 것은
"응급, 의료진 등 봉사자들의 접근이 쉬운 곳(읍내에서 5분내의 거리), 현재
저희 사랑의 집 위치와 그리 멀지 않은 곳, 민가와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민원
의 소지가 가장 적은 곳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남해뉴스에서 염려한 '수
용시설'로의 전락을 막기 위한 결정 이었음을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남해뉴스에서 염려하는 부분들은 충분히 건축설계등을 통해 보완 가능한 것
이라 생각하며 장애우들이 쉴 수 있는 공간도 충분히 확보 할 수 있습니다.
그곳이 남해신문사 사옥부지였다는 사실은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
었고 지난 5월에 사랑의 집 건립추진위원회가 이곳을 사랑의 집 부지로 선택
했다는 보도를 하였음에도... 왜 그런 보도를 하게 되었는지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남해뉴스에서는 남해신문사와 추진위가 합작하여 사랑의 집 장애우들
에게 남해신문사가 그들의 눈에 가시와 같은 땅을 매각 했다고 했는데 이는
잘못된 내용입니다. 아무리 좋은 옷이라도 자기에게 맞지 않으면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남해뉴스 임상연 국장께서는 부지선정 부적합성 부분의 기사에 대해서 추진위와
저희 사랑의 집에 사과의 말씀을 전해 주셨습니다. 저는 더이상 더불어 함께 살아
가야할 우리 장애우들이 더 이상 어느 개인이나 단체의 이해득실에 이용 되어서는
안될 것이라 생각 합니다. 또한 이러한 일련의 일들이 온 군민의 정성을 모아
지으려고 하는 우리 장애우들의 보금자리인 사랑의 집 건립에 장애물이 되어서는
더더욱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 자신이 장애인으로 그리고 장애인 교회를 섬겨오면서 누구 보다도 장애
우들의 고통과 그 가족들의 아픔을 알고 있었기에 장애인 복지를 위한 사랑의 집
건립을 위해 지난 93년부터 수 차례 정부와 군, 국내의 몇몇 복지재단과 전국공동
모금회에까지 군내의 장애인 복지시설의 필요성을 알리고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여
왔습니다만 매번 반려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에 굴하지 않고 97년 수작업으로 전구를 만드는 장애우 보호 작업
장으로 사랑의집 문을 열어 그동안 무의탁 장애인 보호와 중증 장애우들의 외출
을 돕는 부름의 전화, 미취학 장애우들을 위한 장애우 주간보호 곰두리방 운영,
사랑의 집 소식지이며 장애우 정보지인 월간 징검다리 발행, 장애인 협회와 함께
년 2회 농아인 들의 사회참여를 돔기 위한 사랑의 수화교실 운영과 장애우들의
사회 적응 프로그램인 공동생활 가정, 영세 장애우 가정에 사랑의 자동차 보내기
운동 등 현재까지 12가지의 일들로 지역의 장애우 복지 증진과 더불어 함께하는
지역사회를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제가 사랑의 집 사역을 해 오면서 무엇보다 늘 마음 아프고 힘들 었던 것은 물질
적인 것 보다 일반 인들의 장애우들에 대한 냉대와 편견이었습니다. 사랑의 집
시설의 열약함으로 인해 자신의 몸도 잘 가누지 못하는 중증의 장애우들이 잠잘
방이 없어 조립식 교회 예배당 에서 움츠리며 자는 모습을 볼 때 마다 저는 마음
속으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그래 조금만 더 참으렴 곧 너희들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그날이 곧 올 거야'라고, 아픈 육신이 조금이라도 편히 쉴 수 있고 그렇
게 넓지 않은 공간이라도 마음놓고 뛰놀 수 있는 너희들만의 작은 천국을 만들어
주겠노라고 하루에도 몇 번이고 되뇌었습니다.
군민 여러분, 이시련을 잘 극복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십시오. 이제 시작입니다.
이 아름다운 불씨가 활활 타올라 사랑의 집 준공이 라는 열매로 맺어져 소외되고
외로운 이들의 마음의 겨울을 따뜻함으로 가득 채울 수 있도록 다시 한번 힘을 모아
주시길 간절히 무탁드립니다.
끝으로 지금까지 사랑의 집 건립을 위해 사랑의 성금을 모아주신 분들과 설계와
레미콘, 조경과 전등 등의 현물지원을 약속해 주신 분, 지난 14일 기공식에 참석해
축하해 주시고 도움을 주셨던 분, 지금까지 저희 사랑의 집을 알게 모르게 섬겨주신
모든 분들께도 저희 사랑의 집 가족들을 대신해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사랑의 집이 준공되면 중증의 장애우들이 보다 좋은 환경과 조건 속에서 생활
하고 전문인력을 통한 자립과 재활의지를 불태울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