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희동산의 햇님
-9주기 일은 선생 추도식 영전에 붙여-
오동춘
사람,사람이 살다간 자리
참,깨끗해야 합니다
큰 빛이 나야합니다
그런 분 중의 한분이
항상 해뜨는 왕희동산에서
펄펄 뛰노는 새싹들을
빙그레 굽어 보시며
한결같이 서 계십니다
일은 김희 선생님
왕희를 낳아 길러 주시는
왕희의 아버지십니다
왕희를 영원히
날로 달로 크게 새롭게 키워 주실
왕희동산의 햇님입니다
뵐수록 은혜 높아지는
왕희 하늘의 햇님입니다
오, 뉘 아니 우러르겠습니까?
우리 말,글,얼
우리 성,이름
우리 조상의 뿌리까지
게다 총칼로 다 뺏던
그 캄캄한 가시밭 시절에
의분의 큰뜻 가슴 품으신
일은 스승께서는
새파란 새싹들 머리 위에
자나깨나
나라사랑의
겨레사랑의
꽃물을 쏟아 주셨습니다
큰꿈을 심어 주셨습니다
햇빛 다시 본 흰옷 땅에
진리의 배움터를 마련하시려고
벽돌 한 장 손수 쌓고
못 하나도 손수 박으시던
소박하고 어지신 일은 스승님
모진 눈비 다 이기시고
거친 칠십여 한평생을
애오라지
사람 가꾸는 꽃밭에
정성을 다 쏟으셨습니다
목숨을 다 던지셨습니다
우뚝한 임역사에
왕희의 새 전통이
날로 뫼로 덧쌓이어
일은 스승님 끼친 빛숲이
삼천리 온 누리에
두고두고
우거지겠습니다
푸르겠습니다
<1979.10.8.왕희신문 108호 발표 송골 제3시조집<1981> 수록>
지은이-아호 송골松骨 오동춘 대신중.고교 20년 근속교사,연세대,한양대 교수역임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한국본부 고문 짚신문학회 회장 시조집 <짚신사랑> 외 20권 있음 수필집:<한알의 밀알이 되어> 등 5권 있음 제2회 흙의 문학상<문공부 장관상 1978> 국무총리표창 2회<1990.2016> 제27회 외솔상<2005>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