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주 혁신도시가 들어설 지역을 우연히 지나간 적이 있다. 기반공사가 한참이었다. 도시계획 전문가는 아니지만 문득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즉 빛가람 명품도시가 과연 우리 지역에 제대로 정착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던져본다.
지난해 말 한국전력이 나주 혁신도시 본사 부지매입 관련 안건을 통과시켜 연내에 본사부지 매입계약 체결단계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혁신도시 조성이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지역민들의 우려가 많았고, 특히 지방채를 발행해 혁신도시 조성사업에 나서고 있는 지방 공기업들이 막대한 이자를 부담하느라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터라 희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혁신도시 조성이 지지 부진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재정적인 어려움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광주도시공사, 전남개발공사, 한국주택토지공사가 혁신도시를 건설하고 있다. 지방공기업인 광주도시공사의 경우 혁신도시 개발사업비 총 3천935억 원 가운데 200억 원에 가까운 이자를 물면서 1천490억 원을 은행권 차입 등 사채발행을 통해 조달하고 있다. 또 혁신도시 내 공기업 직원들의 이주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교육, 의료, 문화시설 재원을 지자체가 충당하도록 해 어려움은 더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이자 부담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충당하여야 하는 재원들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한 가지 더 제언하고자 한다. 혁신도시는 나주시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하다면, 나주시의 고유한 전통이나 문화와 어울릴 수 있는 그런 도시건설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지역의 문화와 현재 건설되고 있는 혁신도시와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혁신도시가 조성된다면 그곳에 새롭게 기거할 주민과 그 주변 원주민과의 관계, 즉 소통과 화합과 관련된 소프트웨어에 대한 고민도 조성과정에서 함께 고민돼야 할 것이다. 지역축제와의 연계성, 지역문화와의 연계성, 지역주민의 정서와 관계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겠다.
혁신도시 조성 과정을 보면, 시설 등 하드웨어적인 내용에만 충실해 소프트웨어에 대한 고민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 같아 걱정이다. 끝으로 사업 추진 과정에서 단계적으로 사업의 우선순위를 설정해 중앙정부의 지원을 요청하는 것도 중요하다.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를 통해서 광주·전남이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 속에서 말 그대로 빛가람 명품도시가 탄생하기를 기대해본다.
/김용민 송원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