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우체통 / 천 복 순
불현듯이 집을 나서 국립대전현충원에 갔다.
대전역에서 지하철1호선타고 현충원역에서 내려 2번 출구로 나오면 승강장에
보훈모시미 셔틀버스가 30분 간격으로 와서 참배객을 태우고 차량이동 5분 거리에
있는 묘역으로 데려다 준다.
100만평의 보훈성지 현충원 태극기 길에는
대한민국 국기가 펄럭이고 국기봉사이사이에 대형화분이 태극기를 받들고 있다
홍살문을 들어서면 호국분수탑이 있고 분수탑에서 마주보이는 현충문 현충탑을
보면 마음이 경건해진다.
나라위한 충정은 한마음이건만 각각사연의 호국영령이시여 부디 영면 하소서!
분향하고나오면서 방명록에 방문소감을 적었다.
꽃사슴 한 쌍이 찾아오는
구암사 신도들이 국수배식 하는 곳에서 국수 한 그릇 먹고 내려오면,
국립대전현충원 정문 앞에 빨간 하늘우체통이 하나 있다.
가로 3.3m, 세로 3.6m, 높이 5m 크기의 빨간색우체통 위에
날개모양의 편지봉투 2개가 붙어있다.
하나는 보내는 이들의 편지, 하나는 답장을 상징한다.
현충원에 오면 누구나 약속하고 다짐하는 마음의 편지가 있다.
묘비 앞에 서면 가슴이 턱 막혀 할 말을 잊기도 한다.
묘소앞에서 아버지! 아버지! 부르며 절규하는 청년도 있었고
아들이름 부르며 몸부림치다 실신하여 쓰러지는 부모
그리운 남편을 찾아온 울산 댁 연꽃도 만났다.
안타까운 이별에 눈물을 삼키며 다시 만나기를 소원하면서 편지를 적었고
불굴의 정신력으로 난관을 극복 하겠다 다짐하며 편히 영면하시라 위로도 하는
많은 사연들이 하늘우체통속에서 하늘로 올라갈 채비를 하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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