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여 쿠데타를 일으켜라.
김 형 근(일간 호남 5월 21일자)
‘박연차 리스트’로 인하여 노무현 전 대통령 뿐만 아니라 청와대도 꼴이 말이 아니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실들을 보면 어쩌면 청와대의 직무유기인 것이다.
박연차 회장의 수사 과정에서 추부길 전 청와대 비서관을 넘어 한상률 전 국세청장과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에 이르자 이명박 사람들이 정신을 못 차리는 모양새이다.
역사 이야기를 잠깐하고 넘어가자.
역사를 배운다는 것은 역사적 인물이나 사실들을 통하여 현재의 능력과 교훈을 얻어 내는데 있는 것이다.
고려 시대에 왕건 이후 고려 왕실은 처음부터 취약한 왕권을 강화하기 위하여 근친혼으로 왕족의 수를 늘리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래서 왕족이 결혼하는 상대방은 충주 유씨, 황주 황보씨, 경주 김씨 등으로 한정된 가문으로만 고정 되어 있었다.
문제는 그 고정 관념에서 파생하는 부작용이 훨씬 심각했다는 것이다.
강화되는 건 왕권만이 아니라 막강한 외척 세력들의 정치 세력으로의 등장이라는 점이다.
‘이자겸’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1108년 둘째 딸을 16대 예종의 비로 보내면서 그는 날개를 달았고 1122년 예종이 죽고 외손주가 왕위에 올라 17대 인종이 되자 그는 비상하기 시작한다.
그 첫 번째 작업은 정적들을 제거하고 조정 대신 50여 명을 싹쓸이 하면서 마침내 무소불위의 권좌에 올랐다.
결국 왕은 무장 출신인 척준경에게 사주하여 이자겸 일당을 잡아들이는 쿠데타를 일으키기에 이른다.
왕의 쿠데타인 셈이다.
지금의 청와대 모습이 딱 그 꼴이다.
처음부터 취약한 세력을 보완 하려고 ‘고소영’과 ‘강부자’로 시작 하더니 이자겸 보다 더 권력을 휘두르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탄생하기에 이른 것이다.
미국으로 잠깐 다니러 갔다가 돌아오지 않고 있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
상층부를 보호하기 위해 기획출국을 했다는 인물이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도 어쩌지 못하는 것을 보며는 검찰 보다 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자인 것만은 확실한 모양이다.
1년에 160조 이상의 세금을 걷어 들여야 하는 국세청장이 지금 현재 공석으로 비어져 있다.
건국 이래 이처럼 국세청장의 자리를 오래 동안 비워 둔 적이 없었다.
그래도 우리 국민들은 이 어려운 경제 속에서도 세금을 잘도 내고 있다.
청와대가 이처럼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데도.
그렇다면 과연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은 이명박 사람으로서 어느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천 회장은 이 대통령과 고려대 61학번 동기이면서 40 년간 인맥을 이어온 절친한 친구 사이로 알려져 있다.
또한 박연차 태광 실업 회장과는 호형호제하는 강력한 친분 관계에 있는 인물이다.
천 회장은 최근까지 태광 실업이 농협으로부터 인수한 ‘휴켐스’의 사외 이사로 활동하였고 지난해 7월에는 국세청이 박연차 회장에 대한 세무 조사에 착수하자 서울 모 호텔에서 세무 조사 무마와 검찰 고발을 막기 위한 대책 회의를 가졌다.
다시 말하면 이명박 사람인 천신일 회장은 박연차 회장의 ‘구명 로비 의혹’의 한 가운데에 서있는 인물인 것이다.
그는 ‘박연차 구명 로비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지만 박연차 회장이 그에게 10억원을 건넨 사실이 밝혀지면서 검찰 조사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와대가 잔뜩 긴장하기에 이른다.
큰일이야 없겠지 하면서도 천 회장의 검찰 조사로 불똥이 어디까지 튈 것인지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벌써부터 검찰과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연차 회장이 지난 대선을 앞두고 거액의 정치 자금을 천 회장에게 건네면서 이 대통령에게 보험을 들었다는 소리도 들리고 있단다.
청와대의 긴장은 대선 자금 부분이다.
천 회장이 대선 당시에 고려대 교우회를 이끌면서 이명박 정부 탄생의 일등 공신인 것만은 확실하다.
만약 박연차 회장의 진술이 진실이라면 어떤 식으로든 천 회장을 통해서 이 대통령의 대선 자금으로 전해졌을 가능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만약 그렇다면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이런 식은 안 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감추려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필자는 대통령에게 쿠데타를 하라는 것이다.
아무리 이명박 사람으로 불러지는 사람들이라도 고려 17대 왕인 인종이 외척인 이자겸을 척결하기 위하여 척준경에게 사주한 것처럼 이 대통령도 검찰에 사주하여 ‘천신일의 난’이나 ‘한상률의 난’을 해결하라는 국민의 뜻을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TV로 생중계까지 하면서 검찰청으로 불러 조사하던 검찰이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게 이메일로 조사서를 보내고 그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니 이런 개그는 있을 수 없다.
참고인 신분이라 강제 수사를 할 수 없다니 국민을 바보로 만들지 말아다오.
아무튼 천 회장이 정권의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천 회장의 조사로 인하여 도덕적 상처를 입을까 두려워 계속해서 측근들에게 발목을 잡히면 더 큰 화를 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천 회장이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잘못되면 친구인 대통령도 모양이 좋은 건 아니다’라고 그의 힘을 과시했다고 한다.
대통령이여! 쿠데타를 일으켜라.
그래야만이 작은 상처를 입더라도 국세청장이 없는 상황에서 성실히 세금을 납부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제는 하루라도 빨리 검찰에 사주하여 ‘대통령의 쿠데타’를 일으키는 모습을 보고 싶다.
첫댓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생기고 말았네!!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고...애도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