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반대 주민에 돈봉투 돌린 경찰
서울신문 | 입력 2014.09.13 02:42
[서울신문]현직 경찰서장이 고압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돈 봉투를 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민중의 지팡이로서 공정성과 중립성을 지켜야 할 경찰의 본분을 망각한 어이없는 행태다. 한술 더 떠 서장 본인이 한국전력에 먼저 돈 봉투를 돌리자고 제안했다니 할 말을 잃게 한다. 명백한 범죄행위이자 주민의 인권과 양심을 유린한 작태라 할 수 있다. 파문이 거세지자 경찰청은 당사자를 직위해제하고 수사에 들어갔다. 직위해제에 그칠 게 아니라 자초지종을 밝혀내 엄히 처벌해야 할 일이다.
경찰과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경북 청도경찰서 정보보안과 직원이 지난 9일 '이현희 청도경찰서장'이라는 글씨가 찍힌 돈 봉투를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각북면 삼평 1리 주민들에게 전달했다. 돈 봉투 8개에는 100만~500만원씩 모두 1600만원이 들어 있었다. 일부 주민은 이를 거절하거나 돌려줬다. 자녀가 대신 받거나 경찰서 직원이 집에 놓고 가기도 했다. 사실이 알려지자 이 서장은 송전탑 문제를 해결하고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한전 대구·경북 건설지사 쪽에 먼저 위로금을 주자고 제안했다고 해명했다. 결국 주민들을 회유하려고 자청해서 한전의 돈 심부름을 한 꼴이다. 청도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는 '돈이나 선물을 주고받을 만큼 서장과 주민의 사이가 좋지도 않다'면서 '한전의 앞잡이 노릇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본적 인권과 행복 추구권을 호소하는 주민들을 상대로 돈 봉투를 돌리겠다는 생각을 한 것 자체가 인격을 모독하고 무시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사안은 우리 사회의 갈등관리 능력이 얼마나 후진적이고 주먹구구식인지 되돌아보게 한다. 경찰은 경남 밀양에서 초고압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농성장을 강제 철거하면서 과도한 공권력을 행사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삼평 1리는 한전이 주민 반발로 송전탑 공사를 2년쯤 중단했다가 지난 7월 주민들이 설치한 망루를 철거하고 공사를 재개한 곳이다. 다수의 주민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연행되는 등 진통도 겪었다. 거듭되는 송전탑 갈등에도 한전과 경찰은 제대로 된 갈등 해소 노력을 보이기는커녕 힘과 꼼수, 변칙으로 일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 정책의 정당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문제 해결의 절차를 밟아나가는 게 갈등 관리의 합당한 절차 아닌가.
돈 봉투가 오고 간 정확한 경위는 경찰 수사에서 드러나리라 본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이 서장뿐 아니라 한전 쪽의 연루 인사들에게도 합당한 책임을 묻고 돈의 출처와 성격도 철저히 규명해야 마땅하다. 일벌백계로 교훈을 남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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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사항]
1. 이 사건의 배경이 되고 있는 밀양 송전탑 사건에 대해서 알아보자
2. 이 기사를 6하원칙에 의해서 요약해 보자
3. 이 사건의 문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4. 밀양송전탑사건의 해결책을 제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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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밀양 송전탑 사건
밀양 송전탑 사건(密陽送電塔事件, 2008년 7월~)은 대한민국 경상남도 밀양시에 건설될 예정인 765 킬로볼트(kV)의 고압 송전선 및 송전탑의 위치 문제를 두고, 밀양 시민과 한국전력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분쟁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현재 공사가 중단된 곳은 신고리~북경남 송전선(총연장 90.5km로 예정)의 제2구간으로, 송전선은 완공 이후 울산 신고리원자력발전소 3호기에서 생산한 전력을 창녕군의 북경남 변전소로 수송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 공사는 경상북도 밀양군 각북면 삼평1리 초고압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농성장을 강제 철거하면서 과도한 공권력을 행사했다는 비판을 받고 공사를 2년쯤 중단했다가 지난 7월 공사를 재개한 상태
2. 6하원칙에 의한 요약
6하원칙 |
내용 |
who |
경상북도 청도 경창서장 이현희(경북 청도경찰서 정보보안과 직원을 통해)가 |
when |
2014년 9월 9일에 |
where |
경상북도 밀양군 각북면 삼평1리에서 |
what |
100만∼500만원이 든 돈봉투를 7명의 지역 할머니들에게 줌 |
how |
한전 경북지사로부터 돈을 받아 |
why |
송전탑 반대 여론을 무마하려는 목적으로 |
3. 이 사건의 문제가 되는 이유
가. 매수행위
합의나 협상으로 풀어야 할 문제로 금전으로 해결하려 함
나. 인권침해
관에서 민간인을 돈으로 매수하려는 행위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하려는 행위로 기본적으로 주민의 인격과 행복추권 침해
다. 잘못된 해결책 모색
주민과의 갈등을 대화나 협상에 의해 해결하지 않고 그릇된 방식으로 해결하려 한 점
4. 해결책
당사자들이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방법(대화와 협상)으로 문제(갈등)를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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