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결혼 23년차인 언니 부부는 슬하에 대학교 2학년인 딸과 고3 아들이 있어요.
형부가 워낙 무뚝뚝한 성격이기도 하고, 23년간 함께 살다보니 이제는 언니가 샤워하고
벌거벗고 나와도 형부는 소 닭 보듯이 한대요.
형부는 안방에서 자고 언니는 드라마를 보다 소파에서 자는날이 더 많아서 거의 각방을 쓰는 거나
마찬가지라네요.
돈 씀씀이에 대한 개념이 없는 형부는 뭐든 사고 싶은 게 있으면 앞뒤 생각없이 사버리는 성격이거든요.
동료들과 낚시를 다니겠다고 구입한 고가의 낚싯대는 베란다 구석에서 먼지가 뽀얗게 쌓여 방치되어
있고, 건강을 생각해서 운동을 하겠다며 구입한 러닝머신은 거실에서 빨래 건조대가 되어 있고,
나이도 있고 이제는 여가생활을 즐기며 살아야겠다고 구입한 고급 카메라는 제대로 사용법도 모르는 채
장롱 속에 쳐박혀 있어요.
이렇게 밑 빠진 독에 물 붙기 식인 형부의 경제관념 때문에 결국 경제권도 언니가 다 쥐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형부가 신형 자가용에 필이 꽃혔고, 차를 바꾸고 싶다면서 언니를 조르기 시작했어요.
형부차는 승합차였는데 차 산 지 5년밖에 안 됐거든요
" 상현 엄마! 이 차는 가스차라 시끄럽고 겨울에 시동 걸기도 겁나게 힘든께 우리 자가용으로 바꾸꼐."
" 예? 아닌 이양반이 밥 잘 먹고 뭔 흰소리애, 뽑은 지 5년밖에 안 된 멀쩡한 차를 뭐땜시
새로 산당가요.
그리고 지금 기름값이 얼마난 올랐는디 가스차 타야지 비싼 휘발유 태우는 자가용을 뭐하러 산다요"
알뜰한 언니가 차를 바꾸자는 형부 말을 들어 줄 리가 없었죠.
" 그라지 말고 자가용으로 바꾸잖꼐. 나이 들어서 이 차 타고 다니면 허리도 아프고 ,
아! 글고 차 바꾸면 나만 타남? 당신도 내가 출퇴근 시켜 주자녀.
당신도 요새 허리 아프다고 맨날 파스 붙이고 살자녀."
" 지금 당신 정신이 있는 거요, 없는 거요? 딸레미 대학 다니고 있고 일년만 지나면 상현이도
대학 들어가는디 지금 한가하게 새 차 타령이나 하고 있당가, 당최 저 양반이 언제나 철들까 몰러.
낼 모래면 나이가 자그마치 오십인디 속없는 소릴 해싼당가."
언니는 택도 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일언지하에 거절했지만 한번 뭔가에 꽃히면 꼭 사고야 마는
형부인지라 형부도 쉽게 물러나지는 않았고, 그날 이 후 언니랑 눈만 마주치면 자가용 타령을 했어요
" 자가용!" , "자가용 사잖게." "상현 엄마! 자가용."
도로에 형부가 사고 싶은 차가 지나가면 한마디 했어요
" 상현 엄마! 저기 보소잉, 하따 그놈 참말로 매끈하게 잘 빠져부렸네잉, 참말로 멋져부리네.
당신도 한번 보기라도 혀보랑께. 보는건 돈 달라고 안 한께."
언니가 아무리 무시하고 타박하고 새 차 사려면 이혼하고 사라고 협박까지 해도 형부는 포기하지
않고 몇 달간 언니를 졸랐어요
그러던 어느 달, 텔레비젼 광고에 형부가 사고 싶은 차 광고가 나오자 부엌에서 밥하고 있는 언니를
부르며 말했어요
"상현 엄마! 밥은 있다가 하고 여기 와서 저 차좀보란께,
진짜 잘 빠져부렸네. 캬! 내가 저 핸들을 잡고 운전을 해얀디 말이여."
또 새 차 타령을 시작하자 그동안 결단을 내려야겠다고 벼르고 있던 언니가 형부에게 말했어요
" 그러요, 그려, 멋있긴 하네. 겁나게 좋네. 근디 거시기 차 값이 얼마인디요?" 언니가 차 값을 물어보자 언니가 드디어 차에 관심을 갖게 된 줄 안 형부는 신이 나서 말했어요.
" 내가 다 알아 봤지, 이것저것 옵션 달고 하면 2.500만원이면 산당게, 그렇게 비싼 거 아녀."
신이 나서 대답을 했어요.
" 그러요, 2.500만원, 그라문 내가 2.500만원짜리 차를 그냥 사 줄수는 없고, 나도 조건이 있당요.
"뭐? 사준다고? 말만 혀, 그 조건이 뭔디 내가 다 해준당께, 청소?
" 아 거시기 그런 건 다 필요 없고잉, 긍게 내 조건은 딱 한 가지랑께요. 그란께 차 값이 2.500만원이라고 했지요? 그라문 당신이 오늘부터 나한테 키스 2.500번하고.
글먼 내가 그 차 속 시원하게 사주버린당꼐."
" 뭐여? 키스? 저 마누라가 벌써 노망이 들었나, 당신 시방 키스라고 했는가? 참 오래 살다 보니
별 망측한 소리를 다 들어보는구마잉, 자네랑 나랑 긍께 키슨가 뭐신가를 하자는 그 말여?"
형부는 정색을 하며 펄쩍펄쩍 뛰었고, 계산기까지 찾아들고 온 형부가 계산을 했어요
" 뭐여! 키스를 2.500번 하려면 하루에 한 번씩 해도 일 년이 365일이니까 2.500을 365로
나누면 6년 8개월? 6년 8개월이나 걸리는디 이 사람이 지금 나랑 말장난하자는거여 뭐여."
아연실색한 형부에게 언니가 말했어요
" 꼭 그렇게 6년 걸린다고 생각하지는 말고요, 나도 영 융통성 없는 사람은 아닌게요. 아! 거시기 뭐다냐당신이 정말 사랑을 겁나게 담아서 키ㄹ스를 해부면 그건 한번을 해도 50번으로 쳐주고, 진짜로 찐하게 해주면 그건 100번으로 쳐 줄 수도 있고잉, 당신 하는 거 봐서 한번을 열 번을 쳐주고, 50번으로 쳐줄 수도 있당께 그라제, 긍게 키스를 성심성의껏 잘만 해주면 2년 안에 살수도 있당게요."
" 당신하고 키스를 하라고? 그것도 겁나게 찐하게 하라고잉? 가족끼리 그러는 거 아녀, 그런 짓 하면 안 되지, 가족끼리 그라문 안 되는 거여, 암만 안 되지잉, 장난 그만하고 퍼뜩 말해보랑께,
다른 건 내가 다 할랑께 6년 동안 설거지 하라면 하고, 술 끊으라면 끊고 그려, 청소도 내가 할랑께.'
" 이 양반이.... 내가 왜 비싼 밥 먹고 당신한테 실없는 소리하다요, 진짜랑께 딴 건 다 필요 없고
내 조건은 딱 한가지요, 나한테 당신이 키스2.500번 하는 거랑께, 차 사기 싫당가요?"
언니가 장난이 아닌걸 안 형부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어요
" 됐구만, 내가 죽었으면 죽었지 그건 못 하겄네, 나, 그냥 차 안 살라네.'
형부는 그건 죽었으면 죽었지 못한다면서 차 사는 걸 그날로 포기하고 다시는 차 사달란 소리 안 한대요,
덕분에 차 사달라는 형부의 닦달에서 벗어난 우리 언니!
그런데 언니하고 키스하기 싫어서 그렇게 사고 싶어하던 차까지 포기한 형부 때문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기분이 영 찝찝하다나요.
키스하기 싫어서 그렇게 사고 싶어하던 차까지 포기한 형부가 너무헌걸까요?
키스2.500번 해주면 차 사준다고 한 우리 언니가 나무한 걸까요? ㅎ ㅎ ㅎ
첫댓글 ㅎㅎ 이얘기 진짜 실환가봐요~~여성시대에서 발췌한거보면 근데 이게우리나라 부부들의 현실인가봅니다 안타깝구 씁쓸한얘기긴하지만 평생을 애듯하게 사는부부도있던데~~~~그형부 언제쯤이면 다시 언니를 사랑스럽게 봐줄까요?
샘님! 또 다른 사람들은 그걸 사랑이라고도 한다네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요즘 무늬만 부부 가 많다지요 ~울 형부는 교통사고에 머리에 이상이 와서 병원에 입원중 이에요 언니는 병원비 보테려고 직장에 하루종일 힘든일 하고 있는데요 천태 만상 ~ 사람속에 사람 이 좋은 부부로 남아야 될텐데 ~ 염녀가 됩니다 나와 내 남편에 관계에 좋은 관계로 유지 하려 노력 하렵니다 ~
허즈님! 형부의 빠른 쾌유와 언니의 힘 찬 동력에, 하루속히 회복하셨으면 하는 마음 더합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