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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파르~베리초코르~치딘하라이~라시파리~라시피크 답사
히스파르 계곡과 부알타르 빙하 사이 능선에 올라앉은 라시파리 호수는 터키옥빛으로 신비로움을 품고 있다.
북쪽으로 히스파르 산군의 룹가르, 몸힐사르, 트리보르, Pk6630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긋지긋한 길기트를 떠난다.
살아가면서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될 것들-총, 경찰, 법정-에 휩싸여 근 한 달을 보냈다.
다시는 파키스탄 내에서 홀로 산에 들어가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유럽 알프스에 아이거(Eiger·3,970m)라는 산이 있다.
그 봉우리의 시커먼 북벽은 초등되기까지 수많은 등반가들이 목숨을 잃어 ‘수직의 공동묘지’로 불려질 정도다.
1982년 정광식은 전년도에 오르다 죽어간 선배들의 유지를 받들 듯 끝내 벽을 올라 정상에 섰다.
그 등반기 끝자락에 그는 이렇게 썼다.
‘동상과 굶주림의 고통 속에서 하강하면서 나는 북벽을 저주하였고,
나의 생의 전부라고 항상 자신 있게 이야기하던 클라이밍이라는 것을 증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제 다시는 클라이밍은 안 하리라고 이를 악문 지 하루가 채 가기도 전에
나는 아이스해머를 끌어당겨 녹을 닦아내기 시작했고,
우리의 다음 원정은 어디로 할까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원했다.
내가 갈 곳이라곤 산밖에 없으므로
트레킹의 참 의미와 달리 쫓겨다니는 신세
산 아래에 내려오면 금세 거짓으로 들통 날 산꾼들의 뻔한 다짐처럼 내 다짐 또한 그러했다.
다리는 이미 부알타르 빙하(Bualtar Gl.)를 걷고 있다.
훈자 건너편 남쪽을 차지하는 이곳 나가르(Nagar)에 터키옥빛의 라시파리(Rash Phari·4,694m) 호수가 있다.
호파르(Hopar·2,790m) 마을에서 빙하로 내려서기 전에 호수가 위치할 갈색의 메마른 능선을 바라보곤
혹시 호수가 말라 보석이 사라져 버리지나 않았을까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부알타르 빙하를 건너 시스킨(Shishkin·2,816m)에서 다시 바르푸 빙하(Barpu Gl.) 말단으로 방향을 틀어 길을 찾는다.
지도에는 두 개의 빙하가 합류된다고 표시되어 있으나 실제 만나지 않는다.
높은 흙 장벽이 시야를 가려 목동들이 다니는 옳은 길을 따르기가 어렵다.
혼돈의 달 표면을 걷는 착각이 든다.
질척한 흙과 자갈길을 1시간 더듬거려 타가파리(Tagaphari)로 빙하를 벗어나고
바르푸그람(Barpugram)에서 양치기 아이를 만났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손을 내밀며 첫 인사를 건네 온다.
“One Pen! One Pen!”
나가르의 호파르 마을은 트레킹의 출발지이다. 뒤쪽으로 훈자의 울타르 사르 산군이 빛난다.
아이들이 앙그리지(외국인)를 만나면 입버릇처럼 하는 이 말은
현대판 힌두인의 만트라(Mantra·주문)요,
무슬림의 쿠르안(Quran·경전) 경구를 외는 수준이다.
관광이나 트레킹단에 고용됐던 어른들은 일이 끝나면 으레 손가락을 비비며 박시시(Baksheesh·팁)를 요구한다.
현지인과의 만남에서 이러한 보디랭기지가 섞인 말은 상황에 따라 뜻이 다르므로 잘 대처해야 불미스러운 일을 피할 수 있다.
오해하기 쉬운 행동 중 하나는 발티족이 사는 스카르두 지방에서 어린아이들이 혀를 내밀고 오른손 검지를 혀에 대는 모습이다.
흔히 먹을 것을 달라는 표시로 이해하기 쉬우나 이는 그들의 전통 인사법이다.
지방정부의 캠페인 문구에 ‘어린아이는 거지가 아닙니다. 볼펜이나 초콜릿을 주지 마십시오’라고 권고한다.
산과 빙하 언덕 사이의 평탄한 분지를 따라 걷는다.
먼지돌풍이 일더니 비가 후두둑 떨어진다.
큰 바위 밑에서 비를 피한다.
심심하던 차에 한 무리의 양염소떼가 내려오고 특이한 광경이 벌어진다.
몇 년 동안 산간지방을 쏘다니면서 수놈 야크나 염소가 뿔박치기를 하는 모습은 다반사로 보았다.
웬만큼 시간이 지나 한 쪽이 꽁무니를 빼면 싸움은 끝난다.
그런데 이번처럼 머리가 깨져라 죽어라 들이박는 것은 드문 일이다.
그것도 사타구니에 불룩한 젖을 단 양 암놈들이.
계속 박으면서 걸어왔는지 두 마리 모두 흰 머리털 사이로 붉은 피가 배나오고 있었다
무슨 이유일까. 10여 분을 지켜보아도 끝날 조짐이 없다.
안되겠다 싶어 한 놈을 잡아 멀리 떼어놓으면 쪼르르 달려가 하던 짓을 계속한다.
결국 들고 있던 스틱으로 엉덩이를 연거푸 후려쳤다.
그래도 두 놈은 머리를 비스듬히 맞대고 저만치 달아나서는 앞발을 들었다가 내리며 퍽퍽,
20분을 더 따라다닌 후에 머리가 깨져 죽든지 말든지 말리기를 포기한다.
거칠기로 소문난 나가르 사람들과 함께 사는 ‘순한 양’도 거친 모양이다.
베르초코르(Bericho Kor·3,300m)까지는 평탄한 풀밭과 노간주, 야생장미 관목의 연속이다.
구름이 자욱하여 능선으로 올라치는 갈림길을 찾지 못하고 하루를 머무른다.
다음날 아침에도 헤맨다.
라시파리에서 하산하며 내려왔을 때 언덕 출발지점이 바로 텐트 친 자리였다는 사실에 어처구니없었다.
어찌하랴. 빙하 남동안을 따라 다치간(Dachigan)쪽으로 1시간을 더 가서 지도를 보고 무작정 능선으로 붙었다.
말라버린 무릎 높이의 풀숲의 등성이, 잡석의 스크리 지대와 바위로 오르고 또 오른다.
오후부터는 아예 눈보라가 휘몰아친다.
산릉에 올라 화창한 날씨가 반겨주지 않는다면 이렇게 애쓸 필요도 없다.
쉬러 왔는데 그냥 내려가 버릴까 하는 마음이 슬며시 솟는다
히말라야 트레킹이란 용어가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러한 형태의 여행이 시작된 곳은 인도였다.
대영제국의 군장교나 고위 행정관료들이
인도평원의 여름 폭서를 피해 설산이 바라다보이는 2,000~3,000m 고원에 위치한 여름 휴양지를 찾는다.
휴양지는 지금도 그 몫을 다하고 있는 인도의 다질링(Darjeeling), 심라(Shimla) 스리나가르의 굴마르그(Gulmarg),
파키스탄의 머리(Murree) 등이다.
이곳에서 필요한 짐은 쿨리(Coolie·포터)에게 지우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아름다운 자연과 사냥감을 찾아나선다.
트레킹의 첫 모습이다.
당시 트레킹이 얼마나 성행했는지는
19세기 말에 벌써 트레킹 가이드북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카시미르, 라다크, 스카르두 지방으로의 여행안내서(The Tourist's Guide to Kashimir, Ladakh, Skardoo etc)>가
아서 네베(Arthur Neve)에 의해 발간됐고,
이 책은 후에 50년간 업데이트 되며 재발간된다.
여기 바르푸 빙하 계곡과 라시파리는 나가르 왕국이 파키스탄에 합병되기 전에는
나가르 왕 소유의 가축방목지이자 하계휴양 사냥터였다
저녁 노을 지는 쿠냥치시가 어깨에 하얀 숄을 걸쳤다.
멋진 트레킹 코스는 발에 밟히는 푹신한 풀밭과 향기로운 야생화의 근경(近景),
구불구불 흘러내리는 빙하와 바람이 불어오는 낮은 언덕의 중경(中景),
그리고 목을 한껏 젖혀야 바라보이는 눈부신 고봉의 원경(遠景)이 있으면 금상첨화다.
트레킹은 코스의 주파가 목적이 아니다.
그래서 경험 있는 트레커는 펼쳐지는 풍경 하나 하나를 놓치지 않으려는 거북이걸음을 하게 된다.
알면서 행하지 못하는 난 어리석기 그지없다.
날씨 변화는 제 힘으로 되지 않는데도 맑은 날을 쫓아,
또 시간에 쫓겨 배낭만 짊어지면 급하다
200km 안에 7,000m급 봉 30여개 조망
야트막한 두 봉우리 사이로 질러 들어가자 찬 바람이 달려들고 아래쪽에 검푸른 호수가 나타난다.
뿌연 구름으로 사위가 막혀 고요함 속에 신비로움이 더하고 물이 있어 주위는 생기가 넘쳐난다.
수면 위에 헤엄치는 새 소리가 들려온다.
히스파르 계곡과 바르푸 빙하 사이의 능선 상에
폭 200여m의 땅콩 모양을 한 라시파리(4,694m)는 어느 한 곳도 물이 빠져나가지 않는 호수다.
호수 남쪽에 지붕 없는 돌집 세 채가 덩그러니 서 있고, 옆에 비박용 텐트가 쳐져 있다.
한참 후에 라시피크 언덕에서 추위에 얼굴이 붉게 얼어버린 알바로(Albaro)가 왔다.
우리는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얼싸안았다.
그리고 먼저 준비해 놓은 밀크티를 나눠 마시며 홀로 여행자들의 준비된 호구조사 질문이 들어간다.
그는 바스크 출신으로 스페인에서 여행을 출발하여 동쪽을 향해 이곳까지 왔고 여행의 종착지인 네팔로 향해 가는 중이란다.
큰 배낭과 작은 배낭까지 두 개를 지고 온 짐에 내가 봐도 예사롭지 않다.
저녁부터 제법 많은 눈이 내린다.
내일 아침 알바로의 작은 텐트는 스틱으로 쿡쿡 찔러 눈 속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날이 밝아 온다.
추위에 침낭 밖으로 나갈 엄두는 못 내고 텐트 지퍼를 열고 빼꼼 밖을 내다본다.
눈 내리는 2004년 9월17일이다. 봉긋 눈에 덮인 알바로의 텐트 안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말은 없다.
버너에 찻물을 올리고 다시 눈을 감는다.
쉐~ 하는 버너소리가 편안하게 들려온다.
푸른 하늘을 기대하며 기다리던 알바로가 포기하고 짐을 꾸린다.
쌓인 눈으로 파히파리(Phahi Phari·3,450m)로 바로 내려가지 못하고 치딘하라이(Chidin Harai)쪽으로 내려갔다.
호수 물은 마실 물로는 적당치 않다.
멀리 언덕발치에서 샘물을 담아 오는 길이었다.
호수 반대편에 네 명의 낯선 사람이 나타난다.
그들은 나를 본 듯 바위 뒤로 몸을 낮추고 숨는다.
그리고 두 발의 총소리 났다. 소름이 돋았고 두려움에 휩싸인다.
텐트로 빠른 걸음으로 가서 안으로 기어 들어갔다.
누구일까. 저번 같은 놈들이면 도망가기는 다 틀렸다.
한 번 당했던 공포는 극에 달한다.
소총 두 자루를 든 그들이 텐트쪽으로 걸어오고 있다.
도대체 이 무슨 운명이란 말인가. 침낭을 개고 텐트 안을 정리했다.
그리곤 지퍼를 열어 놓고 가부좌를 틀고 않았다. 미리 찬 물을 벌컥 들이키고 담배를 피웠다.
“신이시여 저들이 나의 친구가 되게 하소서.”
진정으로 빌었다. 터벅터벅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질수록 뛰는 심장은 더 빠르게 뛴다.
“킴, 킴.”
그들이 부른다.
얼굴을 내밀자 그들은 총에 맞은 고니 한 마리를 안고 있다.
나가르에 안면이 있던 무르타자(Murtaza)의 친구들이라고 했다.
내가 여기 있는 줄 알고 왔다며 빵과 마른 살구를 준다.
믿을 만한 사람들이었는데도 그들이 내려가기까지 2시간동안 긴장은 여전했다.
호숫가에서 사흘째 아침,
드디어 구름이 걷히고 주위의 웅장한 거봉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360도의 파노라마로 왕관처럼 둘러싼다.
서쪽으로 바투라 산군(Batura Muztagh)의 바투라 주봉(7,794m)과 6개의 위성봉이 장벽을 이루고,
파수(Pasu·7,295m), 시스파레(Shispare·7,611m), 울타르사르(Ultar Sar·7,388m),
남쪽으로는 말루비팅(7,543m)의 4개 연봉, 디란(Diran·7,266m), 라카포시(Rakaposhi·7,788m)가 한 프레임에 들어온다.
또 북쪽으로 향한 카메라 렌즈 안으로 트리보르(Trivor·7,720m), 디스타길사르(Distaghil Sar·7,885m),
쿠냥치시(Khunyang Chhish·7,852m)가 바로 눈앞에 펼쳐진다.
이곳은 동서 200km 안에 7,000m급 봉우리 30여개가 조망되는 카라코룸 최고의 전망대였다.
호수 남동쪽에 솟은 작은 암봉 라시피크(Rash Peak·5,098m)로 오른다.
피크 정상에서는 동쪽으로 150km 떨어진 K2(8,611m), 브로드피크(8,047m), 가셔브룸Ⅳ(7,925m)까지 보인다고 했다.
진흙와 잡석의 바르푸 빙하 말단. 앞 능선 위에 호수가 있을지 의구심마저 들지만,
흰구름 밑에 라시파리는 분명 있었다.
구름이 피어올라 아쉽다.
단 두어 시간 얼굴을 드러낸 산들은 다시 눈이 내리면서 원래 없었던 것처럼 사라진다.
하산은 정상적인 길을 찾아 치딘하라이(Chidin Harai·4,440m), 베르초코르를 거쳐 내려왔다.
“크레바스보다 사람이 더 무섭답니다”
그래도 나는 참 운이 좋은 놈이다.
최근 파키스탄 북부지방에서 트레커들이 실종되는 사건이 많아지고 있다.
미국-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인한 외국인에 대한 적대감, 수니파와 시아파의 종파 갈등에 따른 보복살인이 주된 원인이다.
파키스탄으로 떠나는 한국의 어떤 트레커가 제일 위험한 것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하겠다.
크레바스보다 사람이 더 무섭고 위험합니다.”
이렇게 된 파키스탄의 현실이 안타깝다.
제발 혼자 카라코룸 산속을 돌아다니지 말기를 바란다.
말루비팅은 얼음과 눈의 세상이다.
나가르 라시파리 중서부 카라코룸 조망대
라시파리는 카라코룸의 중서부를 한번에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로
발밑으로 낮은 구름이 깔리는 날은 마치 비행기를 타고 구름 위에서 산을 바라보는 느낌을 준다.
트레커뿐만 아니라 등반 정찰을 위한 원정대에게도 강력히 권하고 싶은 코스다.
시즌은 6월 중순에서 9월 말까지.
겨울눈이 녹아 바르푸 빙하 북안에 맑은 물이 마르기 전인 7월이 걷기 좋고 날씨도 좋다.
개방지역에 대한 허가서는 필요 없으나 나가르 경찰서에 입산 등록은 해야 한다.
접근 교통편
이슬라마바드~훈자 알리아바드
2003년부터 직항 버스노선이 생겨 운행한다. 요금 600루피.
길기트~나가르~호파르 구간
나가르 방면으로 운행하는 미니밴은 길기트 카자나 거리(Khazana Road)에 별도 정류장이 있다.
하루에 한두 번 오후 1시경에, 호파르에서는 다음날 새벽 6시에 출발한다. 4시간 소요. 운임 100루피.
훈자 카리마바드~호파르
왕복 전세 지프 1,500루피. 대중교통은 없으며 통상 관광객은 호파르에서 빙하를 구경하고 차를 마신 후 되돌아온다.
알리아바드에서는 스즈키가 시간당 1대 나가르까지 운행하며 운임은 20루피(큰 배낭은 요금 추가).
호파르 숙소와 식량 준비
호파르 마을 끝 빙하언덕 위에는 두 집의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아미르 함자(Amir Hamza)가 운영하는 호파르힐튼인(Hopar Hiton Inn)과 코르반 알리(Khorban Ali)의 호파르인(Hopar Inn)이다.
숙박비는 싱글 250루피, 더블 400루피, 캠핑료 50루피로 비슷한 수준이다.
식사는 별도 주문할 수 있다.
나가르와 호파르에는 기본 생필품을 파는 구멍가게가 여럿 있으나 길기트나 알리아바드에서 준비한다.
포터 고용
호파르까지는 관광객과 배낭여행객들도 많이 찾아들어 빙하체험을 한다.
흐름이 빠른 부알타르 빙하는 길이 자주 바뀌어 빙하로 내려갔다가 돌아오지 못하는 여행자가 많다고 한다.
숙소에 얘기하면 명부에 기재된 순번대로 마을 주민이 포터로 배정된다.
임금은 왕복 8일 행정(Stages)으로 지급해야한다. 스테이지 당 300루피.
운행 일정
라시파리까지 36.3km로 3일에 호수까지 간 다음 다음날 라시피크에 올라가고 2일 동안 같은 루트로 하산하거나,
파히파리(Phahi Phari·3,450m)로 내려와 바르푸 빙하를 건너 남서안으로 하산하는 코스 등 여러 방법이 있다.
여기는 파히파리 하산길을 소개한다. 이틀째 고도 1,140m를 오름으로 초험자는 고소장애가 생길 수 있다.
호파르 마을에서 하루 더 머무르며 목동들이 다니는 주위 언덕을 4,000m까지 미리 적응해 두면 좋다.
제1일
호파르(Hopar·2,790m)~시스킨(Shishkin·2,816m)~베리초코르(Bericho Kor·3,300m) 10.8km. 5시간 소요. 510m 등고.
뜨거운 태양을 피하기 위해 새벽 이른 시간에 출발한다.
호파르 마을을 떠나면 빙하 중간에 얼음물을 제외하곤 식수가 없다.
베르초코르를 지나 10여 분 더 올라간 곳에 캠핑한 흔적이 남아있고 왼쪽에 큰 볼더가 이정표가 된다.
제2일
베리초코르~치딘하라이(Chidin Harai·4,440m) 4.1km. 6시간 소요. 1140m 등고.
볼더 뒤로 가파른 1,000m 고도를 북쪽으로 가로지르듯이 지그재그로 2시간 반 동안 혀가 쭉 빠질 정도로 올라야한다.
식수를 충분히 준비해 이른 새벽 출발하고, 중턱에서 뒤돌아보면 흰 얼음띠를 이룬 미아르 빙하(Miar Gl.) 풍경에 땀을 식힌다.
천천히 지치지 않게 오른다.
4,020m에서 능선에 케언이 섰고, 말라버린 관계수로가 치딘하라이에 도착할 때까지 가끔 나타난다.
캠프지까지 식수를 구하기 힘들다.
제3일
치딘하라이~라시파리(Rash Phari·4,694m) 2.1km. 2시간 소요. 254m 등고.
능선 상에 움푹 들어간 작은 계곡의 좌측 잡석지대를 따라 오른다.
언덕 밑 곳곳에 샘물이 졸졸 흘러나온다. 다시 남동쪽으로 틀어 작은 암봉을 끼고 돈다.
평원이 나타나고 호수가 보인다.
제4일
라시파리~라시피크(Rash Peak·5,098m) 4시간 소요, 404m 등고.
라시파리 남쪽에서 작은 꽃들이 핀 경사지를 1시간 올라 언덕 위(4,938m)에 선다.
케언과 캠프지 몇 개가 만들어져 있다. 이곳에서 야영하려면 물을 지고 와야 한다.
북동쪽의 잡석 암릉으로 살짝 내려서면서 바로 가파른 라시피크 정상에 오른다.
손을 사용해야 할 쉬운 바윗길이고, 정상에 케언이 세워져 있다.
일출 때는 서쪽의 바투라 산군의 경관이 뛰어나고,
저녁나절에 오르면 바인타브락(Bainta Brakk·7,285m)과 K2의 일몰이 좋다. 라시파리 캠프지로 되돌아온다.
제5일
라시파리~파히파리(Phahi Phari·3,450m) 3시간 소요, 4.4km, 표고 1,244m 하산.
이 하산길은 가팔라서 조심해야 한다.
말루비팅 산봉들과 미아르 빙하, 수마야르바르(Sumayar Bar) 빙하를 내려보는 덤이 생긴다.
호숫가 돌집에서 작은 계곡의 우측으로 길을 찾아 내려간다.
바르푸 빙하 가장자리에 작은 호수와 목동들의 집이 있는 곳이 파히파리다.
제6일
파히파리~호파르 : 6시간, 14.9km, 660m 하산.
풀밭의 분지를 따르고 다치간의 바위에 새겨진 산양(Ibex) 암각화를 지나 2시간이면 베르초코르에 도착한다.
이후는 올라왔던 길과 같다.
김창호 쎄로또레 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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