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 국내 사전여행을 통해 많이 친해졌나보다. 이제 긴 이동의 시작, 우선 울산에서 하루 전날 출발했다. KTX타고 서울역에 도착 사람들이 많고 2정거장밖에 되지 않아서 서울유스호스텔까지 걸었다. 대략 30분정도 천천히 서울시내를 걷다보니 숙소에 도착하였다. 이 또한 여행의 일부분이다. 서울유스호스텔에 도착 후 팀별로 흩어져서 저녁을 먹기로 하고 1인당 7000원정도의 돈을 나누어 준 후 다시 숙소에 모였다. 서울에 살고 있는 석준이도 도착 모두들 서울 시내구경하느라 신나는 모양이다.
별다른 일정이 없으니 또 놀아봐야겠지. 루미큐브를 가져왔는데 첫 시작을 해야겠지.
다음날 아침 역시 천천히 걸어서 남대문 시장에서 간단히 요기하고 난 후 서울역에 도착 다시 이동 김포공항에 왔다. 터키까지 비행기를 세번이나 갈아타야한다. 중국 남방항공을 이용했는데 김포에서 북경 2시간 다시 북경에서 우르무치 6시간 우르무치에서 이스탄불 5시간이다. 공항대기 시간까지 포함하며 무려 17시간이나 걸린다.
중국 북경공항에 도착 환승시간에 심심하기는 커녕 놀기 바쁘다. 남들은 다들 공항 면세점 구경하지만 아이들은 노는게 우선이다. 그저 아무곳이나 자리 깔 곳이 있으면 된다. 이제 카드놀이해볼까? 옆에서는 재민이가 가져온 화투가 한참이다. 지나가는 한국인들이 보고 재미있는듯 구경한다.
비행기 안에서도 심심하지만 자리만들면 된다.
늘 여행하면서 이동하는 것은 힘들다. 그 힘든 시간이 없다면 즐기지 못한다. 힘든 이동시간이 있기에 여행의 즐거움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오히려 그 힘듦을 통해 더 즐거워질 수 있지않을까..예전 베트남을 여행할 때 혼자서 17시간의 버스를 타고 도시를 이동한 적이 있다. 허리가 부서질 듯한 느낌. 그리고 답답함. 그러나 이 힘들고 지루한 시간은 돌아보면 가장 생각이 많이 났던 시간이었다. 점점 편리함만 추구하다보니 생각할 시간이 사라지고 있다. 아무 할 일 없이 그저 멍하게 있는다고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런 생각할 시간들이 없기에 일상 생활에서 자신의 사고가 멈춰진다. 그저 시키는대로 그저 남들에게 허락된 시간만 있을 뿐이다. 아무 할 일없는 듯 보여도 이런 시간이 오히려 아이들에게 더 소중한 시간이 아닐까.
드디어 이스탄불에 도착하였다. 이스탄불. 로마가 동서로 나뉘고 서로마가 망한 후에도 콘스탄티노플이라는 이름으로 동로마가 번성하였지만 1453년 오스만왕조에 의해 정령된 후 이슬람교가 번성하라는 뜻을 가진 이스탄불로 불리게 된 도시, 유럽과 아시아를 이어주는 도시, 터키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무스타파 케말(아타튀르크)이 1차 세계대전 이후 터키 영토내 그리스 점령지를 해방시킨 이후 연합국과 맺은 로잔 조약이 맺어졌다. 이스탄불을 선택할 것인지 에게해의 여러 섬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제안에 서구와의 연결이 중요하기에 이스탄불을 선택하였다고 한다. (때문에 그리스 로두스 섬까지 갈 때는 터키에서 가는 것이 더 편리하고 빠르다. 우리나라의 독도가 일본의 것이라고 생각하면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그만큼 바다의 해상권도 내 줄 만큼 이스탄불이 더 가치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그리고 여행자들이 가장 가고 싶은 도시 1위 이스탄불. 그 이스탄불에 한국의 아이들이 도착했다. 한국과의 시차가 7시간, 저녁에 도착하고 나서도 쉽게 잠을 잘 수 없었으리라. 아침 7시도 되지 않았는데 새벽 산책에 나섰다.
새벽 불빛에 비친 아야소피아 성당
보수포르스 해협이 숙소 옥상에서도 보이지만 가까이 가서 구경하였다. 그리고 다시 아야소피아 성당앞에서 기념 사진 한장~~
맞은 편은 술탄아흐멧 사원이다. 새벽에 일어나서 잠옷바람으로 돌아다니는 재민이 모습이 인상적이다. 잠깐 밖으로 나왔다 1시간 정도 산책길에 함께 나섰다. 날씨가 꽤 춥지만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서 체감온도는 그렇게 춥게 느껴지지 않았다.
금강산도 식후경. 아침 밥은 먹어야지. 터키에서 숙박은 대부분 아침 포함이다. 처음으로 맛보는 터키음식은 아이들은 어떻게 느낄까? 아무 양념도 되어있지 않아서 담백해서 질리지 않는 빵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 아침은 카흐발트라고 해서 빵, 올리브, 오이, 버터와 각종 쨈, 그리고 삶은 달걀이 나오고 추가로 몇가지 더 제공된다. 물론 터키의 대표적인 음료 차이도 함께 나온다.
음식 또한 처음 익숙하지 않지만 먹다보면 그 맛을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올리브이지만 계속 먹다보니 어느 숙소에서 올리브가 나오지 않아서 꼭 김치없이 먹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모두들 배가 고픈건지 음식이 맛있는 건지 어쨌든 다들 배부르게 잘 먹는다.
터키에서 첫 아침 식사, 카흐발트.
아침 식사후 이제 이스탄불을 돌아다녀볼까? 첫번째 단체로 함께 간 곳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아야소피아 성당으로 향했다.
오스만 제국이 이스탄불을 점령하고 난 후 아야소피아 성당의 내부 모자이크가 너무 아름다워서 파괴하지 않고 회분칠을 하였다고 한다. 이후 복원 작업을 통해 모자이크가 모습을 드러나게 되었는데 모자이크는 황금으로 되어 있어 오히려 십자군 전쟁시 십자군들이 모자이크 황금의 일부분을 떼어 갔다고 한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되어 있어 이슬람과 기독교가 함께 공존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예수의 모자이크와 옆의 이슬람 문자(알라와 예언자 무함마드 등)는 두 종교의 묘한 조화를 느낄 수 있다. 아야소피아 성당처럼 두 종교가 서로 평화롭게 공존할 수는 없을까? 아마도 두 종교 모두 자신의 종교외 타 종교는 모두 이단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하기에 그렇게 대립하며 싸우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하느님의 이야기를 전하는 천사 가브리엘은 두 종교에서 공통적으로 나오기에 같은 뿌리라고 하는데 현대 종교의 역할은 무엇이 되어야 할지 아야소피아 성당에서 고민해 본다.
다들 아름다운 모습에 정신나간듯 천천히 둘러본다. 다시 2층으로 올라가서 둘러보고 또 앉아서 둘러보고. 1인당 15000원의 입장료가 아깝지 않다. 다음 일정은 자유시간이기에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천천히 여유있게 둘러보았다.
이제 점심을 먹기 위해 터키돈이 필요하다. 각자 알아서 환전하러 간다. 몇명은 숙소에 가서 쉬고 있지만 용감하게 이스탄불을 돌아다니며 환전에 나섰다. 유현이가 달팽이 여행 2번째 답게 동생들을 데리고 환전하러 돌아다닌다. 그랜드 바자르가 가장 환율을 잘 쳐주지만 일요일이라 문을 닫았다. 100달러라 크게 차이는 없지만 그래도 한푼이라도 더 아끼기 위해 열심히 돌아다닌다. 숙소로 돌아가 환전 못한 친구들은 도와주고 점심먹고 또 쉬면서 저녁먹고 또 돌아다니고...이스탄불에서의 첫날이 저물어간다.
저녁 시간. 전체 모임을 한 후 모두 잠자리에 든다.
다음날 아침시간은 8시부터 11시까지다. 아무때나 식당에 올라가서 먹으면 되지만 대부분 아이들이 8시에 일어나 아침을 먹는다. 굳이 깨우지 않아서 자신들이 알아서 해야한다. 전체 모임이 아침 10시니까 그 전까지는 그야말로 자유시간 누가 뭐라고 하지 않고 씻으라고 하지도 않지만 각자 모두 잘 한다. 10시에 모두 모여 그랜드 바자르로 향했다. 몇백년 동안 유럽과 아시아를 이어주며 온갖 물건들을 파는 곳, 없는 것이 없다고 할 정도로 화려한 듯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이다. 서로 몇명씩 짝을 지어서 그랜드 바자르 투어에 나섰다.
나 또한 어제 조금 밖에 못한 환전을 하기위해 그랜드 바자르 환전소를 계속 돌아다녔다. 중간에 계속 만나는 아이들 " 혹시...한국인이세요? 저 쪽에 싸고 좋은 물건이 많던데...재미있게 여행하세요." 처음 만나는 것처럼 장난치며 말을 걸자 아이들이 답한다. " 다 알고 있어요. 저쪽 말고 이쪽이 더 좋아요." " 네 감사합니다"
1시간 후 다시 만나기로 한 장소에 선주와 가은, 송하가 나타나지 않는다. 10분이 지나도 30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는다. 아마 복잡한 그랜드 시장 골목을 돌아다니다 길을 잃어버린 모양이다. 끼리와 길을 잘 찾는 유현이가 아이들을 찾기 위해 계속 돌아다녔는데 그래도 흔적조차 없다. 한참 후 끼리에게 숙소쪽으로 내려가보고 오라고 하였다. 1시간이 훨씬 지나서 선주등 아이들이 아주 반갑고 다행인 표정으로 온다. 끼리가 숙소쪽으로 한참 내려가다 만났다고 한다. 엉뚱한 방향으로 내려가서 계속 헤메고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다시 왔다고 한다. 그래 참 고생했다. 얼마나 놀랐겠니. 송하는 다행히 달팽이 여행 2번째라 천천히 찾자고 하는데 아마도 맡언니로 선주가 동생들에게 미안하기도 해서 조금씩 서두르며 길을 찾았는 모양이다. 고생했다. 좋은 경험이다.
아이들 뿐만이 아니라 사람은 늘 실수를 하면서 산다. 그 실수를 고의로 또는 같은 실수를 생각없이 반복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생기는 실수는 어떻게 할 수 없다. 오히려 길을 잃어버렸는데 당황하지 않고 잘 찾아온 친구들이 멋있지 않는가. 기다리는 친구들도 크게 걱정하지 않고 한곳에서 케밥사먹고 터키 음식먹느라 크게 지루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이제 다 모였으니 가볼까. 그랜드 바자르에서 트램(이스탄불의 지하철,대부분 땅위로 운행한다)을 타고 탁심광장으로 이동했다.
탁심 광장에서 기념사진 찍고 각자 팀별로 나뉘어 출발...
이스타클랄 거리는 흡사 서울의 명동거리처럼 온갖 상점과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 좁은 거리에 한량짜리 트램도 다닌다. 아주 천천히 다녀서 뭐 교통사고는 염려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래도 수많은 사람들 사이로 조용히 지나가는 트램이 재미있다. 터키 아이스크림 돈드르마도 먹으면서~
점심으로 쿰피르를 먹어볼까? 아주 큰 구운 감자에 버터와 치즈를 섞어서 각종 토핑(대략 5가지 선택)을 해서 먹는데 양이 엄청나고 맛있다)
지도보며 여기가 어딜까 찾아가는 친구들..
고등어를 구워판다고? 그런데 빵에다 고등어를...느낄 할 것 같지만 맛이 아주 좋다. 뼈를 다 발라고 빵에다 각종 야채를 넣어주는데 대략 6~7리라(3~3500원)인데 한끼 식사로 거뜬하다. 먹고 또 먹고 걷다 또 먹고..여행에서 먹는 즐거움이 빠질 수는 없지.
이스탄불은 볼 것이 참 많지만 대략 한달 후 돌아와서 여유있게 보기로 하였다.
저녁 모임때 다들 간단히 일기 확인하고 사프란볼루로 향하기 위해 잠자리에 든다. 이제 제법 많이 친해진 듯 방방마다 여행이야기와 게임하느라 잘 논다. 그래도 12시를 넘기지 않고 잘 잔다.
(두번째 이야기는 동화같은 마을 사프란볼루입니다.)
첫댓글 아 나 여기갈껄
이스탄불에 가고싶은데 많은데.....
다녀온지 10년 새로운 마음으로 감상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