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순례여행(3) - 12월 23일 : 인천에서 보낸 하루
순례여행 셋째 날(2008. 12. 23): 인천의 월미도와 맥아더동생.
누산교회에서 새벽기도를 드렸습니다. 교회를 섬기는 분들의 귀한 기도가 아름다웠
습니다. 이러한 분들의 기도와 섬김이 교회를 아름답게 세워갑니다. 길손도 이곳에
서 함께 기도하는 행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김포에서 강화로 가는 길은 왕복2차선
의 도로였는데 현재는 왕복4차선으로 확장되었지만 이제 또 이 도로를 확장하게 된다
고 합니다. 김포지역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개발되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문수근목사님은 내가 경남 함양군 휴천면 남호리에서 엄천교회를 섬길 때 당회장으로
계셨던 분이어서 더욱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아침 식사를 한 다음에 문목사님이 양촌
면의 면소재지가 있는 양곡까지 데려다주었습니다.
길손이 모든 것이 부족한 지리산 지역에서 개척교회를 섬길 때였는데 문목사님은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교회를 건축하려고 집 두 채를 사서 헐어버리고 교회건축기공예배를
드릴 때에 교인들이 별로 없던 시절이어서 문목사님이 섬기던 마천교회 교인들이 많이
참석하고 도와주었습니다. 문목사님도 넉넉한 편은 아니었지만 더 힘든 교회를 섬기는
교역자들을 열심히 밥도 사주고 온천목욕도 데리고 갔습니다.
연합부흥회는 잊지 못할 추억의 선교현장이었지요. 교회봉고차들이 비포장도로에 먼지
를 날리면서 근처 지역교회 교인들을 모아서 마천교회에서 연합부흥회를 했습니다. 추
운 겨울 날씨에 세수도 제대로 못하면서 함께 이불을 덮고 자면서 주님의 은혜를 구했
던 아름다웠던 시간들이었습니다. “형제가 연합해서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
다운고”(시133:1). 문목사님은 나의 좋은 믿음의 형제입니다.
문목사님과 헤어져서 인천으로 향했습니다. 인천으로 가는 길은 대규모신도시 공사지역
인 김포장기지구 아파트 건설지역이어서 주변도로가 걷기에 매우 위험했습니다. 이번
여행이 도보순례여행이기에 가능하면 걷기를 원했는데 너무 위험한 지역이어서 얼마를
걷다가 인천행 버스를 탔습니다. 인천에 들어서서 다시 버스에서 내려서 걸었습니다.
검암지역에 있는 한강과 서해안을 잇는 경인운하건설 현장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근
처공원에서 쉬면서 말씀을 보고 묵상시간을 가졌습니다. 시내를 걷다가 부평역까지 가
는 버스를 탔고 부평역에서 내려서 서점에 들려 간단한 대한민국 전도가 있는 지도를
샀습니다. 차를 타고 동인천역에 가서 내렸습니다. 그곳에서 자유공원까지 걸어갔는데
이곳에는 맥아더 장군 동상이 있습니다. 맥아더 장군은 미국 육사출신 중에서 가장 귀
한 분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뒤에 2차 대전이 일어나자 다시 군복무를 시작해서 태평양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고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해서 한국전쟁에서
승리했습니다. 이 분이 썼던 자녀를 위한 기도문은 언제 묵상해보아도 감동적인 기도
입니다.
<나에게 이런 자녀를 주옵소서 - 맥아더장군의 기도문>
약할 때에 자기를 돌아볼 줄 아는 여유와 두려울 때 자신을 잃지 않는 용기와 정직한 패배에
부끄러워하지 아니하고 승리에 겸손한 온유한 자녀를 주옵소서
생각해야 할 때에 고집을 세우지 말게 하시고 나 자신을 아는 것이 지식의 기초임을 알 수 있는
자녀를 내게 허락하옵소서.
원하옵나니 그를 평탄하고 안이한 길로 인도하지 마옵시고 고난과 도전에 직면하여 항거할 줄
알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그리하여 푹풍우속에서 용감히 싸울 줄 알고 패자에게 관용할 줄
알도록 가르쳐 주옵소서.(중략)
한 때에 이곳에 몰려온 좌파진영의 사람들이 북한침략을 좌절시켰던 맥아더장군을
외세침략의 대표자로 몰아서 그의 동상을 철거하겠다고 생떼를 썼던 여러 해 전의
사건들이 생각이 나서 마음이 조금은 슬펐습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의 생각을
존중하는 것이 소중합니다. 때로는 내가 어떤 특정한 사람을 존경하지 않더라도 그
사람을 존경하는 사람들의 가치도 인정해주어야 합니다.
조금 더 올라가니까 한미수교 백주년 기념탑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수교는 한국발전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물론 한미사이의 역사적인 관계를 조명해
보면 아쉬운 점도 많지만 두 나라의 동맹관계는 가장 대표적인 선순환의 관계입니
다. 이곳에 연인관계로 사랑을 나누는 커플이 있었는데 내가 가니까 두 사람은 자
신들의 행동이 약간은 미안했던지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생각해보면 내가
그 장소를 피하면 되는데 굳이 젊은이의 사랑행각을 방해하는 나의 심보는 무엇인
가? 놀부심보일 수 있지만 어쨌든 공공장소에서의 애정표현은 유쾌하지 않습니다.
이곳을 떠나 차이나타운으로 갔습니다. 잘 정리된 차이나타운은 깨끗한 풍광이었
습니다. 이곳에는 많은 중국 음식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벌써 발은 부르텄지만 월
미도로 향했습니다. 월미도 가는 길은 인천의 옛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부르튼 발로 월미도를 올라가면서 예수님의 십자가의 고난을 생각했습니다. 그렇지
요. 나는 발이 약간 부르터도 힘드는데 우리 예수님은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요. 십
자가의 고난을 생각하면서 월미도 정상에 올랐는데 너무나 아름다운 전경에 넋을
잃을 정도였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인천항구의 모습은 환상적이었고 월미도 공원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특히 월미도 전통공원의 멋은 감동적이었습니다.
월미도 기행을 마치고 부개역에서 장신대 신대원 동기인 조환국목사님이 길손을 기
다리고 계셨습니다. 저녁식사를 함께 하고 수요예배에 은혜를 받았습니다. 조목사
님이 개척한 예본교회는 20년이 지났는데 아름다운 교회로 성장했습니다. 저녁에는
교회 게스트 룸에서 하룻밤을 보냈는데 그 동안 밀린 빨래를 하면서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