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보고서 결재가 한달 연기되서 갑자기 시간이 남아서 점심시간 등에 틈틈이 쓴 글을 올립니다.
(한달 연기되었으니 내년 초 죽어나겠지만 뭐...)
항상 그렇듯이 10편은 안되지만 그냥 쓰려다가 너무 적어서 작년 12월에 본 스타워즈 에피소드8과 미드도 끼워넣었습니다.
스포 만땅이니 스포 싫으신 분은 스킵하심이(제 글 보고 그런거 신경쓸 분도 없겠지만...)
참고로 순서는 그냥 개봉순 혹은 제 맘대로입니다.
1. 1987
과도한 과거 미화 및 유치한 감수성이 만발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꽤 좋게 봤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전반부의 박종철 고문치사와 후반부의 이한열 사망 이렇게 나뉘어져 있는데...
대부분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한건 후반부지만 저는 전반부의 긴장감이 훨씬 맘에 들었습니다
(오히려 후반부는 우려한대로 좀 다른 의미의 신파라는 느낌이...)
여기서 김윤석은 정말 쩝니다. 그리고 하정우도 적당히 부패하면서도 강직한 검사를 너무 잘 연기해 냅니다.
2. 쥬라기 월드 : 폴른 킹덤
새로운 쥬라기월드 시리즈는 과거 쥬라기공원의 진행을 노골적으로 따라합니다(비난하는게 아닙니다. 전 이게 맘에 듭니다).
당연히 이번작은 쥬라기공원 2편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와 유사한 진행을 보이는데, 나름 꽤 괜찮습니다.
그런데 개연성 부족한건 여전합니다. 용병들이 걍 주인공 죽이려 하는것도 깨고 나중에 공룡 방생(?)하는건 머하는가 싶음.
여러 문제점이 있긴 하지만 후반부에서 인도랩터가 주인공 꼬마애를 습격하는 장면은 긴장감이 대단합니다.
3편이 나오면? 보러가긴 할텐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최소한 스타워즈의 전철을 밟아선 안됩니다.
3. 시카리오: 데이오브 솔다도
시카리오 1편이 너무 끝내준다는 말을 듣고 1편을 본 후 다음날 2편을 감상했습니다.
많이 실망스럽습니다. 정말로 악을 처단하다 악 그자체가 된 주인공들의 캐릭터도 평범한 액션 주인공으로 바뀌고...
총알에 얼굴을 맞은 사람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새벽 내내 달린 차를 따라잡는거도 황당한데,
총알이 뺨을 통과했다는 설명도 웃깁니다. 아니 그 자체도 말이 안되는데 이빨은 안나가나?
3편이 나오면 안볼 확률 높음.
4. 공작
누구는 이 영화를 보고 르카레 스타일의 정통 스파이물이라 하더군요. 사실 총격전은 전혀 안나오고 심리전 위주라 말이 되긴 합니다.
김정일 등장할때 긴장감이 장난 아니고 전반적으로 수작이긴 한데, 막판에 주인공이 "진짜로" 남북화해를 위해 조직을 배신하는게 좀 설명이 안됩니다.
안기부의 삽질이야 두말할 나위는 없는데, 빨갱이 때려잡기 위해 가짜로 남북화해사업진행하는 사람이 진심으로 그것을 추진하는 심경 변화가 별로 안나타난다는 말입니다.
5. 서치
저는 이 영화의 주인공들이 대만이나 중국계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출연자 전원이 한국계네요. 전혀 기대하지 않은 영화인데 평이 너무 좋아 보았고 매우 만족합니다. 후반부의 반전은 좀 상투적이긴 하지만 영화 내내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조성해서 별로 인위적이라는 생각이 안듭니다.
6, 보헤미안 랩소디
제 형이 퀸 매니아라서 초딩때부터 퀸을 듣긴 했는데, 사람들이 이렇게 이 영화에 열광하는거 보니 좀 신기합니다.
영화 자체는 좀 덜컹거립니다. 성 소수자로서의 정체성도 건드리다 말고(이건 퀸 멤버들의 입김이 있었다고 함) 스토리도 지나치게 빨리 진행되다가 늘어지다 그런 느낌이 듭니다. 브라이언 싱어가 영화찍으면서 매우 불성실했다는데 그런 영향도 있는듯.
배우들은 프레디머큐리역 배우 빼곤 실제 멤버들과 정말 닮았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프레디머큐리 배우가 실제 프레디머큐리랑 별반 닮지 않았다는 말도 되는데...솔직히 눈에 많이 거슬렸지만 결국 연기로 커버를 하더군요.
싱어롱 버전 들어가서 저혼자 부르다가 아무도 호응 안해줘서 쪽팔려서 그만두었음(아,,,ㅠㅠ)
7. 스타워즈 에피소드8 : 라스트 제다이
이 영화는 정말 짜증나는 영화입니다. 스타워즈 세계관에 별로 충성도가 높지 않는 저 조차도 "아니 이따위로 기존 설정을 파괴하고 프랜차이즈를 망치나?" 할 정도인데, 문제는 연출도 괴상한데다가 등장인물도 하나같이 멍청합니다. 미국에서는 수많은 수꼴들이 "페미니즘이 영화를 망쳤다!"라고 분노하기도 하더군요. 저도 PC에 대한 집착이 영화에 해를 끼친 한 느낌이 들긴 합니다.
여태까지 영화관에서 본 영화중 최악 베스트텐에 들 정도. 오 마이 갓.
8. 나르코스 시리즈
영화만 적어야 하는데 어쩔수 없습니다. 올해 정말로 제가 재미잇게 본 영상물이 나르코스니깐요. 시즌 1부터 3까지 달린 후 지난달에는 일주일만에 멕시코 편도 달렸습니다. 이번 멕시코 시즌은 마약상 외에 정부 인사들도 하나같이 막장이라서 짜증이 나더군요.
이 시리즈가 항상 그렇지만 후반부 넘어가면 몰아치는게 장난 아닙니다. 특히 멕시코 시즌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돈 네토가 체포되는 장면의 임팩트는 대단합니다. 정말로 영화를 보는 수준입니다.
오늘 개봉하는 마약왕이 나르코스와 비교될 수 밖에 없는데, 나르코스보다 훨 떨어진다는 말을 듣고 나니 볼 마음이 사라집니다.
첫댓글 7번에서... 디즈니한테 페미니즘이 있을꺼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는게 충격입니다.
어거지로 pc요소 도입하면서 스텝이 꼬인거 같아요.물론 페미니즘요소를 제거하고 편집하는 마초들도 한심하긴 매한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