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법연화경 제 3 권
제 오. 약초유품
제 4 장
있음을 깬 법왕께서 세상에 출현하시어
중생들의 욕망 좇아 여러 가지로 법을 설하시니
여래는 존귀하고 지혜도 깊고 멀어
오래도록 요긴한 법을 오래 침묵하여
서둘러 말씀하지 않느니라.
지혜 있는 자 들으면 곧 믿고 이해하나
어리석은 자는 의심하여
불도를 영원히 잃게 되느니라.
그러므로 가섭아, 여래는 능력에 따라 설하나니
갖가지 인연으로 바른 견해 얻게 하느니라.
가섭아, 바로 알라. 비유하면 큰 구름이
세간에 일어나서 일체를 두루 덮으니
지혜의 구름이 비를 품고 번갯불이 번쩍이며
우뢰 소리 진동하니 모든 사람 기뻐하고,
햇빛이 가리워져 땅 위가 서늘하며
뭉게구름 덮어져서 손에 집힐 듯 이어지니
그 비가 고루 퍼져 사방에 모두 내려서
한량없이 흘러들어 온 땅이 흡족하면
산천과 험한 골짜기 깊은 곳에 자라나는
초목과 약초와 크고 작은 모든 나무들과
온갖 곡식과 싹과 감자와 포도들이
단비를 흠뻑 맞아 모두 풍족해지고
마른 땅이 고루 젖어 약초와 나무 무성하나니
그 구름에서 나오는 한 맛의 비에
초목과 숲이 분수 따라 비를 머금어
일체의 모든 나무들이 상 . 중 . 하의
크고 작음에 따라 제각기 자라나며,
뿌리 . 줄기 . 가지 . 잎새와
꽃과 열매의 그 빛깔이
한 맛의 비를 맞아 싱싱하고 윤택해지며
그 본질과 모양과 성분과 크고 작음에 따라
젖는 것은 같으나 무성함은 각각 다르니라.
부처님도 이와 같아 세상에 출현하심은
비유하면 큰 구름이 널리 일체를 덮음과 같으니라.
이 세상에 오신 뒤엔 여러 중생들 위해
모든 법의 실상을 분별하여 설하나니
큰 성인 세존께서 모든 천신과 인간
일체의 대중 가운데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여래이며 양족존이라
이 세상에 나온 것은 마치 큰 구름 같아서
일체의 메마른 중생들을 충분히 적셔주어
모든 고통 벗어나서 편안한 즐거움과
세간의 즐거움과 열반의 즐거움을 얻게 함이니
모든 천신과 사람과 대중들은 일심으로 잘 듣고
모두 이곳에 와서 무상존을 친견하라.
나는 세존이라 능히 나와 견줄 이가 없으리니
중생들을 편안하게 해주려고 세상에 출현하여
대중들을 위하여 단 이슬같은 맑은 법을 설하나니
그 법은 한 맛으로 해탈이며 열반이니라.'
한결같이 미묘한 음성으로 이 뜻을 연설하여
항상 대승을 위해 인연을 짓느니라.
내가 일체를 보니 두루 다 평등하여
이것이다 저것이다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 없고
탐착하는 마음 없고 제한해 막음 없어
항상 일체를 위하여 평등하게 설법하되
한 사람을 위하듯 여러 사람에게도 그렇게 하고
항상 법을 설할 뿐 다른 일은 없고
가고 오고 앉고 서더라도 피곤함도 없으며
비가 고루 적시듯이 세간을 충족시키느니라.
귀천과 상하 없고 계행을 지키거나 깨뜨리거나
위의를 갖추거나 갖추지 못하거나
소견이 바르거나 삿되거나
근기가 총명하거나 우둔하거나
평등하게 법비 내리는 데 게으름이 없느니라.
나의 법을 들은 일체의 중생들
능력 따라 받아들여 여러 경지 머무는데
인간이나 천상 전륜성왕 . 제석천왕 . 범천왕
여러 왕이 되는 이는 작은 약초요,
무루법을 알아서 능히 열반을 얻어
육신통을 일으키며 삼명을 얻고서
살림 속에 홀로 있어 항상 선정을 닦아
연각의 깨달음 얻으면 이는 중품 약초요,
세존의 경지를 구하여 성불한다고 하며
선정 닦아 정진하면 이는 상품 약초이니라.
또 여러 불자가 불도에 전념하거늘
자비를 행하며 스스로 성불할 것을 알아서
결정코 의심이 없으면 이는 작은 나무요,
신통력에 편안히 머물러서 불퇴전의 법륜 굴려
한량없는 억백천 중생들을 제도하면
이러한 보살은 큰 나무이니라.
부처님의 평등 설법 한 맛의 비와 같으나
중생들의 성품 따라 받는 바 다르나니
초목들의 타고난 것이 각기 다름과 같으니라.
부처님은 이런 비유로 방편으로 열어 보이고
여러 가지 말씀으로 한 법을 설하지만
부처님 지혜에선 바다의 한 방울 물과 같으니라.
내가 법비를 내려 세간을 충족시켰으니
한 맛의 법에 대해 능력에 따라 받아 닦음이
마치 저 숲의 약초와 여러 나무들이
크고 작은 성품 따라 자라남과 같으니라.
모든 부처님의 법은 언제나 한 맛으로
모든 세간의 중생들이 두루 갖추어서
점차로 수행하여 도과를 얻게 하느니라.
성문이나 연각이 산림 속에 살며
최후의 몸에 머물러 법을 듣고 과를 얻으면
이는 약초가 각각 더 자라남과 같으니라.
만약 모든 보살들이 지혜가 견고하여
삼계를 환희 깨달아 최상승을 구한다면
이는 작은 나무가 더욱 자라남과 같으니라.
어떤 사람 선정에 머물러서 신통력을 얻어
모든 법이 공함을 듣고 마음으로 크게 환희하여
무수한 광명 비추어 많은 중생 제도하면
이는 큰 나무가 더욱 자라남과 같으니라.
가섭아, 이와 같이 부처님 설하시는 법은
비유하면 큰 구름이 한 맛의 비를 내려
사람의 꽃을 적시어 열매 맺게 함과 같으니라.
가섭아, 바로 알라. 여러 가지 인연과
갖가지 비유로써 불도를 열어 보이지만
이는 나의 방편이며 모든 부처님 또한 같으니라.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참된 진실 말하노니
여러 성문 대중들은 참된 열반을 얻은 것 아니며
너희들이 행할 바는 바로 보살도이니
점점 닦고 배우면 모두 마땅히 성불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