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윤한근의 뉴욕 사무소장 이임 송별회를 겸한 제 96차 상산회 산행지는 청계산.
09 :00 에 서울 대공원역 2번 출구에 모인 산우는 14명.
참석자 : 최 해관, 한 경록, 정 태성, 이 명인, 윤 한근, 김 호경, 이 제민, 박 세훈
김 원탁, 이 강호, 방 영민, 권 중배, 김 형철, 그리고 필자.
봄바람이 불어오는 대공원을 지나쳐 청계산을 향하는
산우의 발걸음이 오늘따라 가볍다.
산중에 들어서니 멀리만 느껴지던 봄이 이제는 제법 가까이 와 있는 듯한 느낌이다.
저 멀리 보이는 청계산 정상인 만경대를 바라보며 발걸음을 제촉하는데
오늘따라 선두가 서두르는 이유는
산행후의 한근의 송별연회에 마음이 쏠려있는 겐가?
몇번의 오름을 반복하고 잠시 쉬다 가다 10:00 경 과천 매봉 밑에 도착한다.
간만에 나온 태성의 등산자켓과 바지가 돋보이는데
옆에 걷는 형철의 바지를 보고 명인이 바지하나 장만하라고 한마디 한다.
매봉을 우회하여 길을 재촉하는데 언 땅이 녹아 질척거리네.
몇몇이 봄에는 육산보다는 악산이 산행하기가 수월하다고 하는데
금일 산행지를 안내하는 호경이 이에 당당히 맞서나간다.
10:10 경 능선에 오르니 밑에서 느꼈던 봄기운이 조금은 멀어진 듯 하다.
바람이 아직은 쌀쌀하다.
(능선에서 바라본 망경대)
10:30 경 헬기장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일행이 전부 도착 확인 후 다시 출발.
뒤에 도착한 세훈과 원탁, 제민은 쉬지 못하고
다시 일행따라 발걸음을 옮기는데 오늘따라 불평이 없다.
후에 세훈은 금일 산행에서 간식할 때를 제외하곤 한번도 못 쉬었다고 한다.
제민도 마찬가지.
이제부터 본격적인 가파른 길이 이어지는데 산우 모두 쉼없이 올라
석기봉과 이수봉으로 갈라지는 능선에 도착한 시간이 11:20 경.
잠시 숨을 고르고 석기봉을 향해 출발.
청계산(618m)은 관악산과 함께 서울을 지켜주는 "좌청룡 우백호" 의 명산이며
예전에는 청룡산이라고 했다고도 한다.
청계산이란 이름이 처음 등장하는 곳은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라고 한다.
청룡산이란 이름은 고려말 학자인 목은 이색의 시에 나타나는데
참고삼아 그 시를 소개한다.
" 청룡산 아래 옛 절
얼음과 눈이 끊어진 언덕이
들과 계곡에 잇닿았구나
단정히 남쪽창에 앉아 주역을 읽노라니
종소리 처음 울리고 닭이 깃들려하네. "
고려말 이성계의 조선 건국에 분개한 정 공산, 이 색, 조 윤, 변 계량 등
우국 절사들이 청계사와 만경대 등에 숨어들어 고려 국권 회복을
꾀했던 곳으로도 알려진 산이다.
11:40 에 석기봉을 지나쳐 만경대를 향해 쉼없이 나아간다.
가끔씩은 과천대공원과 마주보이는 관악산에 눈길을 보내면서
일행은 계속 나아가는데 원탁이 준비한 고성능 렌즈를 사용할 틈도 없다.
개인사진을 찍어줄 요량으로 준비한 렌즈인데 원탁이 두고두고 아쉬워했다.
12:00 경 만경대 밑 비밀의 장소에 일행 모두 도착하여 간식 준비에 여념이 없다.
자리깔고 준비한 음식을 내 놓는다.
연어회, 오징어볶음, 계란말이, 김밥, 전, 어리굴젓,라면에
명인의 Home-made 포도주와 막걸리, 소주로 건배가 이어진다.
14명의 대식구가 둘러 앉으니 안주 접하기가 쉽지 않다.
영민이 손수 연어회를 김과 야채에 싸서 산우에게 돌리니 그 모습이 정겹네.
일어섰다 앉았다를 반복하는 사이 안주가 동이난다.
인원수에 비해 안주가 부족했나?
요즘 산행에 잘 안나타나는 이 대용의 축령산 "이순자" 삼행시가 화제가 되는데
회장이 "이대용" 으로 멋진 삼행시를 지어내나
여기에 올리기가 곤란하네. (회장에게 문의 할 것)
(만경대 밑에서의 간식과 일행)
13:00 경 자리를 파하고 뒷마무리를 완벽히 한 후 혈읍제를 향해 출발.
곳곳이 진흙 밑에 얼음을 감추고 있어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미끄러지기 쉬운 코스다.
뒤에 오던 원탁이 결국 엉덩방아를 찧었는데 카메라는 무사하다.
13:20 경 혈읍제에 도착하여 곧바로 옛골을 향해 우회전하여 하산길에 들어선다.
14:30 에 호경이 미리 물색해 두었던 청국장 집에 둘러앉아 산행 뒷풀이 사상
처음으로 불판 올려놓고 고기 구웠다.
동동주와 소주에 생삼겹으로 시작된 송별연은 청국장 비빔밥으로 끝맺을때까지
완벽한 시나리오였다.
이자리에서 한근은 뉴욕에 산우가 오면 L.S.G. 을 책임 지겠다고 확약을 해
박수 갈채를 받았는데 이는 Lobster.Steak.Golf 의 약자이지만
골프를 즐기지 않으면 Girl(?) 도 가능할 것 같은 분위기다.
(송별연에서)
오고가는 덕담속에 한근의 송별연을 끝낸 시간이 16:00 경.
교통체증으로 양재에 17:30 에 도착하여 호경, 원탁, 한근, 세훈, 그리고 필자
5명이 2차 송별연을 OB 호프에서 끝마친 시간 18:30.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뿔뿔이 헤어졌다.
오늘도 무사산행을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이은상 작사,홍난파 작곡
"봄처녀"에 실어 산행기를 끝맺는다.
2 0 0 5 년 3 월 27 일
김 승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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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Dear 승기,
산행일지를 보낸 시간을 보니 일요일 (3/27) 정오로 다가가는 시간이로세.
다른 이들은 산에서, 들판에서 각가지 春興을 찾아 바쁠 시간에 그대는 이 글을 보내려 콤퓨터 앞에 앉아 굳이 봄을 외면하고 있었을 것이니, 그것도 nobless oblige다. 과연 쉬운 일은 아닌가 보이.
너의 산행기로 가물가물한 기억이 소상히 살아나니 (단 사람들도 가물가물한지는 모르겠고), 산에 갈 때 그 때 즐거웠고 일주일만에 또 한번 글 속에서 산을 타니 따블로 산행을 즐기는 폭이다. 이 것도 一打二枚에 들어가나 ?
형철이 바지는 외견상 문제가 있다. 우선 너무 헐렁해. 그리고 요즘 張三李四가 다 입고 다니는 '기능성'山服과는 거리가 너무 멀다. 상산회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는 복장은 절대 아니지. (원탁아, 사진 찍어 둘걸 그랬다).
그러나 그 바지를 입고도 바지가랭이에 흙 한점 안 묻히고 질척한 흙산을 가볍게 걸었음을 우리가 목격했으니 특수제작 한 것이라고 봐야지 ? (형철아, 그거 어디서 맞췄니 ?)
태성이의 전언으로 한근의 뉴욬전근이 긴급 타전됐고, 그래서 평시보다 커진 무리가 형성됐음은 평소 한근이가 보여준 산에 대한 애정의 산물이라고 봐야하지 않겠나. 영준이가 생명유지 하려고 회사사람들과 춘천 삼악산에 올라 불참을 아쉬워하면 전화해 왔던것도 기억해 두자.
한근의의 말에 의하면 뉴욬근처엔 주말마다 뛸 만한 산이 없다든 데, ...... . (한근아, 미국가더라도 세번 째 일요일엔 나와서 산에 같이 가자).
L.S.G. : 너는 Lobster, Steak and Golf 이고 난 Liquor, Sex and Girl 이다. 한근이가 이왕 해 주는 것, 각자 취향에 맞춰 주겠지 ?
승기야, 싱싱한 연어회 먹이려고 ice box까지 지고 왔었지 ? 정성이 지극하다. 잘 기억해 두마.
(다음 달 부터는 다시 골뱅이가 ? Ice box가 있으면 연어도 일년내내 가지고 올 수 있는 것 아닌가, 두가지 다 가지고 와도 싫은 소리 할 사람 없다).
호경
추신 : 기회를 잡아 통장 관리자로서 공지합니다.
2005년 회비 납입 실황 (as of today : 3/28)
구 영보, 권 중배, 김 동석, 김 부익, 김 상희,
김 승기, 김 원탁, 김 인상, 김 형철, 김 호경,
남 영우, 박 세훈, 서 영준, 신 상기, 심 달섭,
윤 건수, 윤 한근, 윤 신한, 이 강호, 이 재경,
이 정우, 이 제민, 이 종기, 이 종원, 장 인주,
정 태성, 최 해관 / 총 27 명
세금납부 성실히 하여 3S를 굳건히 합시다. 웬 3S ?
Se번 째 Sunday엔 Sang산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