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9.10 (토)
07:25 하단 지하철역
하단역 3번출구 나와서 뒤쪽으로 돌아가면, 대림약국 앞에 16번 버스가 선다. 김해가는 14, 15번 다 여기에 선다. 버스정류장이 많아 헷갈린다. 굉장히 번잡다. 진해, 김해방향 버스 시내버스 회사버스 관광버스에, 노점상에 갓길에 주차된 승용차들까지, 이런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헛돌기 좋을만 하다. 김밥집이 문을 안열어 토스트 하나먹고 도너스 두개를 사넣었다.
을숙도를 넘고, 녹산수문 앞에서 우회전, 다시 세산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구량마을 지나 장고개에 이른다. 넘어가면 송정동 옥포마을이다. 77번, 69번, 58번... 도로번호도 복잡하니 걸려있어 어느게 어느건지 모르겠다. 기사아저씨한테 고갯만디에 좀 널짜달라하니 '당연히 해디리야지요~' 한다
08:00 장고개 출발
교통량이 많지 않아 차가 없는 틈을 타 길을 건넌다. 중앙분리대 틈새로 겨우 한사람 빠져 나갈만 하다. 지금이사 지나다니는 차가 별로 없어 부담없이(?) 뛰어 건너면 되지만, 지사공단이 완공이 되어 교통량이 많아지게 되면, 정맥잇는데 목숨을 걸 수는 없는 일이고 저 아래쪽 구량마을 앞까지 우회하는 수 밖에 없겠는데 현 낙남의 낙원고개와 비슷하겠다. 육교나 지하통로 아무것도 없다.
건너편 방벽위로 오르니 시멘트길이 나오고 다시 절개지 자장자리를 따라 기다시피 오른다. 이슬에 바지가랭이가 금새 젖어든다. 역시 건너편과 마찬가지로 몇구간의 계단형태로 절개지를 이룬다. 다 오르고 건너편을 보니 차가 한대 멎더니 사람 다섯이 내리는데 등산할 폼이다. 보개산쪽으로 오른다. 여기서 보이는 건너편은 절개지까지 나올게 아니라 시멘트 방벽으로 보강된 묘터에서 좌측(북쪽) 능선을 타고 북쪽으로 내려앉는 능선을 끝까지 타면 고개마루로 자연스럽게 떨어지겠다.
절개지 맨 상단 쳐진 로프를 들치고 숲으로 든다. 길 같은건 없다. 10분가량 대충 치고 나가니 유인김해김씨묘. 처사의령남공묘가 일렬로 있다. 묘 뒤쪽으로 나가면 노란 물탱크가 하나 있고 10시 방향으로 봉화산 능선이 보인다. 묘가 많이 흩어져 있어 벌초길을 내놨다.
10:33 우측으로 쳐진 그물이 보이더니 ‘문어골 과수원농장 개조심 출입금지’ 팻말이 달려 있다. 역으로 진행시 왼쪽으로 내려갈 수도 없겠다. 수레길을 잠깐 따르면서 좌측 능선을 염두에 두고 방향을 잡아보지만 만만찮다. 두어번 마루금으로 붙었다가 엄두가 안나 다시 내려와서 수레길을 따른다. 학생경주이공, 유인파평윤공, 처사진양강공 계속 이어진다. 거의 공동묘지수준이다
1시방향으로 잠깐 틀어지다 우측으로 약간 꺾이고, 아직은 남향으로 이어진다. 왼쪽에서 올라온 수레길을 만나 따라간다. 동쪽으로 90도 꺾이고, 갈림길에서 좌측을 택하고, 수레길이라도 웃자란 수풀 속이라 아래쪽은 이슬 머금은 풀, 위쪽은 거미줄이라 한손에는 나뭇가지를 꺾어 거미줄을 털고 스틱으로는 아래쪽 풀잎을 털며 나가는데 그게 다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양말이 굽꿉해 온다
08:56 좌우 Y자로 갈리는데 왼쪽이 맞지 않겠냐, 혹시나 하며 올라서니 금새 다시 만났다가 다시 벌어진다. 역시 왼쪽을 택한다. 마루금을 우측에 두고 2-3m 능선 아래로 난 수레길을 다른다. 말이 수레길이지 풀이 덮여 이리저리 피하고 헤쳐 나간다. 마루금 위로 올라설 엄두가 안난다 계속 따르면 결국엔 능선으로 올라서게 되고, 숲이 트이며 능선너머 송정마을, 녹산공단까지 보인다. 아직까지 리본은 못봤다
09:15 구치봉
산불이 난 후 조림을 한 흔적이 있는 비탈을 오르니 큰바위 몇 개가 기댄 봉. 성고개 갈림길이다. 지형도상 명칭은 없고 봉화산안내도에 그렇게 표시되 있다. 바위위에 올라 맘막고 퍼져 앉는다. 바지 양말 윗도리 다 벗어 늘어놓고 조망을 즐긴다. 오늘 손목고도는 개판이다. 60에서 300까지 올랐다가 떨어졌다가 지맘대로 논다.
망부석 두개 사이로 성고개가 보인다. 성고개로부터는 길이 뚜렷하고 리본도 있다. 성고개에서는 많이 올라다니고 장고개쪽은 거의 인적이 없다 (25분 휴식)
국제신문, 산악회 리본이 걸려있고, 제대로 된 길 모양이 나온다. 봉화산 등산로다. 방향은 북동이 된다. 5분여 만에 큰바위가 있는 암봉. 구량마을이 발아래로 내려다보이고 장고개 위로는 안개가 희미하게 덮혀있다.
09:54 송전탑
송전철탑 아래를 지난다. 싸리나무 가지는 신나게 물을 털어낸다. 하늘엔 해가 나왔는데 신발은 질퍽거리기 시작한다.
10:00 봉화고개 (봉오지고개)
우측에서 올라온 수레길과 만나는데 우측은 산양마을 좌측으로 넘어가면 구량마을이 된다. 역시 봉화산안내도에 봉오지고개라 적혀있다.
3분 후 체육시설이 나온다. ‘좌선대’란 간판이 먼저 눈에 띈다. 철봉, 벤치 등이 놓여있다. 이어지는 길가에 ‘봉화산 안내도’가 있다. 지형도에는 표시 안된 봉과 고갯길 여러개가 적혀있어 봉화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듯하다
길은 더 잘나있다. 통나무로 보강한 계단길을 다라 오르니 특이하게 대나무가 자라고 있다. 대나무 숲을 헤치고 나오면 헬기장이고 바로 머리위로 봉수대 돌탑이 보인다. 안내문이 있다.
성화예산봉수대 (省火禮山烽燧臺 소재지 : 강서구 생곡동 산61번지)
.... 세종7년(1425) 설치 추정... 남쪽의 가덕도 봉수를 받아 북쪽의 분산(盆山)봉수에 연계한 연변(沿邊)봉수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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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산)
10:20 봉화산 (烽火山 277.8m △김해435)
향토모산 봉화산이라 새겨진 정상석 뒷면에는 ‘옛 이름 省火禮山이요...’ 봉수대였던 만치 조망은 막힘이 없다. 봉수대는 첨성대 모양으로 돌을 높이 쌓아 올렸고 불구멍에는 쓰레기를 태운 흔적이 있다. 그늘쪽으로 자리를 잡고 홀랑벗어 널어놓고 거의 한시간을 노닥거린다.
오늘은 바삐 갈 이유가 없다. 저 멀리 가야할 산줄기 끝에 방송국중계소 철탑이 보인다. 기어가도 두시간이면 끝나겠다. 북쪽아래 아파트 터를 닦나하고 가만 보니, 생곡쓰레기 매립장이다. 쓰레기차가 분주히 들락거리는데, 그러고 보니 냄새가 나는 듯하다. (11:21 출발)
3분 내려오니 다시 풀숲에 체육시설 몇점이 있는데 거의 인적이 없는듯하고 다시 3분 거리 내리막 직전에 벤치 4개가 각 방향으로 놓여 있는데 안내도에 있는 전망대인 모양이나 나무가 들어차 어느 방향이든 전망은 없다.
안부로 떨어졌다가 다시 비스듬한 오름길이다. 안부라 해봐야 좌우측은 수풀이 우거져 길이 없다. 오르막이랄 것도 없이 그냥 편편하게 이어지고 뒤돌아보니 봉화산 정상에 불룩하니 솟은 봉수대가 눈에 띈다. 갓길에서 꿩 두마리가 푸드득하고 날아오른다 깜짝 놀라고 보니, 내가 놀란게 아니라 지들이 더 놀란모양이다.
동남쪽으로 이어지던 능선은 좌측으로 급히 꺾이면서 내려 앉는다. 이어지는 능선 전방으로는 낙동강이 보인다. 사람 둘이 오르막을 막 올라오는데 오늘 처음보는 사람들이다. 리본을 한 웅큼 쥐고 있는걸 보니 답사나온 사람들이다. '강서JC특우회' 리본을 들고있다.
11:48 역시 좌우 갈림길은 없는 풀숲의 안부다. 비스듬히 올랐다가 다시 내려앉는데 앞쪽 건너편에 봉우리가 벗겨진, 안내도에 공동묘지라 표시된 봉이다.
12:00 내려선 안부에는 우측 아래에서 올라온 뚜렷한 길이 있다. 왼쪽길은 희미하나마 4거리를 이루는 갈림길이다. '생할고개'쯤 되겠다. 우측은 성산마을 아니겠나. 길은 이제부터 빤질빤질할 정도로 많이 밟은 흔적이다. 공동묘지봉 우측으로 중계소 철탑이 가까이 보인다.
12:08 공동묘지봉.
우측(동남)으로 벌목이 되고 묘지가 조성된 봉이다. 중계소는 바로 건너편으로 다가와 있고 그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거의 고속도로다. 낙동강 하구가 훤하다. 혹시나 싶어 체육시설 안쪽 끝까지 들어가니 직진하는 능선이 있는데 길은 없는 듯하다. 다시 입구로 나와 큰길따라 중계소쪽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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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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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봉)
12:35 KBS녹산TV방송중계소 (의성봉)
중계소 직전 안부에서 좌측으로 갈라지는 길이 있는데, 일단은 중계소에 들러 보기로 한다. 50m정도 올라가면 울타리를 둘러친 KBS중계소 건물인데 무인시설로 보인다. 우측에 돌탑이 있고, 철조망 울타리를 따라 돌며 동쪽 끝으로 나가보니 성산 포구가 바로 아래로 보이는데 내려서는 길은 없다. 봉화산안내도의 의성봉으로 짐작된다
다시 갈림길로 돌아와 아까의 좌측 내리막으로 내려선다. 5만 지형도로는 정확한 독도가 안된다. 작은 봉우리는 제대로 나타나질 않는다. 내리막길 우측 아래로 녹산 수문이 보인다.
안부.
봉화산 저쪽편과 똑같은 '봉화산안내도'가 있다. 이정표 [←약수터 ↑체력단련장] 여기가 소불등고개다.
여기서 이제 우측으로 내려가면 성산마을이고 낙남정맥은 끝이다.
그래도 미련이 남아 체력단련장으로 올라가본다. 몇십미터 오르막을 올라가니 운동기구 몇점 있고 그 뒤쪽 숲으로는 잡목이다. 그래도 한번 가보자 싶어 헤집고 들어가니 잠깐 길이 있다가 이내 없어진다. 나무 사이로 잠깐씩 보이는 봉이 마지막봉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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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포구)
13:10 마지막봉 (△122)
삼각점 위에 깃대하나 꽂혀있고, 사방으로 잡풀이 둘러쳤다. 더 이상 진행할 길이 없다. 뚫을 엄두도 생각도 안난다. 물병과 캔이 버려져 있는걸 보니 여기까지 더러 오기는 왔는가 보다. 체육시설에서 여기까지는 길도 거의 없다고 보는게 맞다. 억지로 뚫어봐야 도로 절개지이고 공사중인 절벽이다. 의미없는 일이다. 다시 돌아가자.
13:24
봉화산안내도가 있는 갈림길로 다시 돌아와 우측 성산마을로 내려간다. 옷만 버렸다. 가시에 긁혀 그렇지 않아도 낡을대로 낡은 바지에 구멍만 몇개 더 났다. 노적봉과 녹산수문을 보고 그 방향대로 내려간다. 남서방이다. 도중 좌측 갈림길이 있으나 계속 직진으로 내려가면 입산통제 초소가 있고 바로 마을로 떨어진다. 폐가 몇채를 지나 골목길을 빠져나오니 버스가 다니는 도로다.
13:40 성산마을 도로
바로 우측 20m에 [성산삼거리] 도로 이정표가 있다. 이 쪽을 들머리로 할 경우 골목길 찾기가 어렵겠다. [생곡로41] 번호표가 달린 집 좌측 골목이다.
성산삼거리로 나가니, 녹산수문이 도로 건너편에 있고, [국가하천 서낙동강 / 건설교통부장관] 간판이 있다.
이로서 지리산 영신봉에서 뻗어 내려온 낙남정맥은 낙동강 하구에서 그 맥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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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산수문, 노적봉)
※낙동강의 법정하천(건설부 지정)상 하구(河口)는
"부산시 강서구 녹산동 녹산배수문 우안으로부터 국도노선을 따라 부산시 사하구 하단동을 연결한 선"
부산 들어가는 버스는 많아 잠깐 기다리니 '하단역'이라 써붙인 마을버스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