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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개인전
전시기간 : 1997.10.8(수)~13일(월) 전시장소 : 대백프라자 갤러리/대구
남학호의 석심(石心) 자연의 상리(常理)를 옮기는 집요한 시선 장미진 (미술평론가, 미학박사) 흔히 '조약돌 화가'로 불리듯이 남학호는 80년대 초엽부터 조약돌을 화두(話頭)삼아 일관된 작업을 해오고 있는 작가이다. 오늘날처럼 다변화해 가는 미술상황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무언(無言)의 한 물상(物象)과 대좌(對坐)해오고 있다는 것 자체가 작가의 범상치 않은 구도자적 자세를 엿보게 한다.
조형실험도 좋지만 무엇보다 '예술의지'의 향방, 즉 작가의 정신적 필연성이 문제일텐데, 이 작가는 "가장 작은 것에 천착함으로써 대자연의 상리(常理)를 깨쳐갈 수 있다"는 나름대로의 확고한 신념에서 돌들의 알레고리 해석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닦아갈 뿐만 아니라 한국화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세월에 씻기며 제각기 자신의 모양새로 우주의 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조약돌들의 밀어는 그의 작품 속에서 만나 또 다른 울림으로 전해진다. 일관된 소재라고는 하지만 화면운용의 방법에서나 한국화 재료와 필법의 다양한 활용, 의미확충의 형식실험에 있어 진지한 모색의 성과를 읽을 수 있다.
화선지나 장지 위에 먹(黑)과 아교로 바탕을 만들고 그 위에 극사실적인 필치로 돌을 새겨가고 채색하는 그의 작업은 예리한 붓끝으로 파내는 듯한 섬세하고 정교한 운필(運筆)의 묘(妙)에서나 돌들의 긴장된 포치에서 집요한 장인정신을 엿볼 수 있지만, 때로 파필(破筆)이나 발묵(發黑)의 효과로 뿌려놓은 여백은 돌들이 품어 안고 있는 세월의 질감과 함께 우주적 시, 공간의 광대함을 암시한다.
면밀한 자연관찰을 전제로 하여 작가의 마음을 옮기는 것이 동양화의 요체라면, 화면의 다양한 분할구조를 통해 초물상적(超物象的)인 감각을 유발시키는 일련의 시도는 조약돌이라는 소재를 관통하여 무한한 대자연의 섭리를 떠올리려는 작가의 예술의지를 반영한다. 창조주가 만들어낸 자연은 사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항시 새롭게 만들어져 가는 현재 진행형의 시제 속에 놓여있다.
작가의 해석을 통해 제2의 자연으로 재창조된 자연의 이미지들 속에서 원초적인 창조의 에너지를 직관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작품이 주는 지고의 기쁨이 아닐 수 없다. 남학호의 그림들은 서술적이면서도 때로 상반되는 암시적인 표현법을 함께 구사하면서 조약돌 이미지를 통해 우리를 생명순환과 대자연의 신비에 접하게 한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나비그림은 집요한 자연관찰에서 끌어낸 모티브의 확충일 뿐만 아니라 무생물과 생물, 묵묵한 석심(石心)과 생명의 순환구조, 나아가 자연의 원형질적인 에너지와 합치하는 작가자신의 물아합일(物我合一)의 심상을 옮겨 놓은 것이기도 하다. 만물상통(萬物相通)의 동양정신에서 볼 때, 돌과 나비는 전혀 이질적인 물상(物象)일 수 없으며, 오히려 우주 시, 공간의 거대한 맥을 이어주는 상호인연 관계성을 환기시킨다. 나비 묘사법에 있어서도 한국화 전통의 초충도(草蟲圖) 그림을 연상케 하는 세밀한 필치는 이 작가의 변함없는 개성을 드러낸다.
이처럼 전통에 뿌리를 내리고 그 기법을 근간으로 하면서도, 수묵채색의 표현의 한계성에 도전하며 동양적인 관념의 세계를 새로운 조형감각으로 해석하여 보여주는 것이 이 작가의 큰 미덕이다. 때문에, 다른 면모를 기대하는 이유가 된다.
Nam Hakho's Seoksim (Spirit of Stone) Point of view embodying the essence of nature
Jang, Mijin (Art Critic, Aesthetics Doctor)
Nam Hakho is called a 'Pebble Painter" as he has been working with pebbles since early 1980's. His attitude of seeking truth can be inferred from the way objects are handled in his paintings consistently in time of diversified situation for art.
The direction of "Art Will", in other words painter's inevitable spirit, is reflected in his paintings . He is expanding the scope of Korean painting through algorism of stones with the belief, "The essence of nature can be realized by excavating smallest things."
Whispers of peddles taking a space of the universe in their unique shapes are delivered in his paintings in the type of echo. Even if he is only painting only one material, you can figure out the performance of various application of Korean paintings and formalism experiment of seeking the meanings from his work pieces.
His photorealistic techniques expressing stones on rice papers or paper screens with Chinese ink and glue show his workmanship just like delicate brush wielding or stones's poaching. However, margin space from brushing techniques implies the texture feeling of time and vast universe reflected in stones.
The key point of oriental paintings is to reflect painters' ideas based on detailed observation of nature. With regards to this, his trial to express the sense of ultra object through variously divided structured pictures reflects his art willing to embody infinite providence of nature with peddles.
Nature is already made by the Creator, but also in the changeable present progressive form.
His excellent paintings give us great pleasure to appreciate basic creative energy out of images of nature recreated by the painter's interpretation. Nam, Hakho's pictures, which are painted by both narrative and implicative expression, enable us to face the fantasy of nature and life circulation through images of peddles.
The picture of butterfly is defined expanded motif induced from detailed observation of nature, but also 'Seoksim'(Spirit of Stone) and life circulation structure of all inorganic, organic substance. Furthermore, it also expresses the painter's spirit of identifying himself with fundamental energy of nature. Form the oriental point of view, the stone is not different from the butterfly fundamentally, but connected each other basically through the essence of universe. The painter's individual personality is shown in minute touch of brush reminding us of Korean traditional picture of plant and insect.
We expect him to create great pictures in the future since he has shown oriental spirit with new sense of modeling on the basis of traditional painting skills challenging the limitations of ink-and-wash painting. http://www.koreacolor.com 멋진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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