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딸 말 늦다” 헬싱키大 병원서 한 달간 검사… 소아과 박사 등 10여명 모여 대책회의 특수아동 분류되면 양육비 추가 지원… 보조교사가 쉬는 시간까지 따라다녀
핀란드에 정착한 지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 살면 살수록 핀란드와 우리나라가 의외로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이 나라도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어 한때 나라 잃은 슬픔을 겪었으며 언어 역시 우랄어족에 속한 아시아 계통이다. 특히 두 나라 모두 자원 빈국으로 인적 자원을 육성하는 ‘교육’에 나라의 미래를 걸고 있다. 그러나 두 나라의 교육은 관심도만 비슷할 뿐 교육 체계나 방식은 대척점에 있다고 할 정도로 다르다. 세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로서 핀란드 공교육에 대한 경험이 쌓일수록 이러한 생각은 더욱 굳어지고 있다.
유치원은 무조건 뛰어노는 곳
핀란드 공교육을 직접 접해본 것은 미코(필자의 첫째 아들)가 유치원에 들어갔을 때가 처음이었다. 특이하게도 핀란드 유치원에는 ‘조기 교육’이라는 개념이 전혀 없는 것 같았다. 읽기, 쓰기 수업과 영어, 컴퓨터 등 우리나라 대부분의 유치원에 개설돼 있는 수업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아이들은 대신 오전, 오후 대부분의 시간을 유치원 운동장이나 숲에서 뛰어놀았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이들은 날씨에 맞는 옷을 잘 갖춰 입고 밖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핀란드 유치원에는 신발장과 옷장에 다 전기 건조기가 장착되어 있다. 아이들이 오후에 다시 나가 놀 수 있도록 젖은 신발과 옷을 뽀송뽀송하게 말리기 위해서다.
한번은 핀란드 유치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어떤 한국 어머니가 핀란드 유치원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영어, 컴퓨터는 안 가르치고 매일 왜 밖으로만 아이를 내모느냐”는 것이었다. 세계 최고라고 알려진 핀란드 교육이 이것밖에 안되냐는 듯 그는 적잖이 실망한 눈치였다.
이 어머니와의 대화를 계기로 나는 외국인(특히 한국인)의 눈에 조금 이상해 보이는 핀란드 유아교육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로 했다. 관련 자료를 살펴보니 핀란드 유아교육의 핵심은 예상했듯 인위적인 조기 지식 교육에 있지 않고 ‘실외에서 자연과 벗하며 건전한 놀이를 통해 건강한 몸과 마음을 키워나가는 것에 있다’고 쓰여 있었다.
▲ 첫째 아들 미코(왼쪽)가 여름 캠프에 참가해 낚시를 하고 있다.
‘배움에는 때가 있다’는 말이 있다. 때를 놓쳐 늦게 배우게 되는 것도 큰 문제지만 서둘러서 연령에 맞지 않는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핀란드 유아교육 전문가들은 믿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세 살 아이가 한글을 깨우치지만 핀란드의 세 살은 셋까지만 세면 된다.
이런 이유로 핀란드에서는 초등학교 입학 전에 읽기 능력을 갖춘 아이들이 많지 않다. 읽기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학교에서 정식으로 가르친다. 그러나 이렇게 늦은 출발에도 불구하고 핀란드 국민의 문맹률은 0%로 전세계 최저다. 이 수치야말로 ‘때에 맞춰 가르친다’는 핀란드 교육법이 효과가 있음을 증명해 주는 것이 아닐까?
핀란드에서는 음악 교육도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진다. 6~7살 이하의 아이들은 실제로 피아노나 바이올린 등 악기 연주법을 배우는 경우가 거의 없다. 동네마다 많이 개설돼 있는 유아 음악 교실은 악기 연주를 배우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즐겁게 노는 곳이다. 선생님이 연주하는 곡을 들으며 아이들은 춤을 추거나 연상되는 그림을 그린다. 음악 교실에서 몇 년간 음악과 자연스럽게 친해진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진학할 무렵 자발적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악기 레슨을 받게 된다.
놀이 외에도 핀란드 유치원에서 또 하나 강조하는 것은 아이들의 생활태도다. 선생님 말씀을 얼마나 경청하고 따르는지, 다른 아이들을 못살게 굴지 않는지, 공동생활에 필요한 태도 형성과 더불어 독립성 형성(혼자서 옷을 입고 혼자서 화장실에 가는 연습 등)이 유치원 학습 목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핀란드 유치원에서는 두 살짜리 아이도 웬만해서는 옷을 입혀주지 않는다. 아이가 옷과 씨름하는 동안 선생님은 옆에서 인내심 있게 아이가 옷을 다 입을 때까지 기다리며 아이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해준다.
유치원 학비, 부모 소득에 따라 달라
핀란드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도 모자라 ‘태아에서 무덤까지’라는 말로 대변되는 사회복지 선진국이다. 이곳에서 유치원은 예상과 달리 무료가 아니다. 특이한 것은 유치원 수업료가 아이 부모의 소득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소득이 낮은 부모는 수업료를 내지 않으며 소득이 높으면 수업료를 남보다 많이 내야 한다. 핀란드 정부는 소득 불균형 해소의 한 방식으로 유치원 수업료 차등제를 도입했다.
▲ 유치원 학예회 모습.
그러나 유치원 수업료가 학부모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유치원 교사나 원장은 관여하지 않으며 그 내역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한다. 수업료 내역을 아는 사람은 부모와 수업료 청구서를 발행하는 관청의 공무원뿐이다. 이런 시스템 때문에 교사가 행여나 경제적인 이유로 아이들을 차별하는 일이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학교 무상 급식에 대해 여야의 의견이 충돌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사정에 비교적 어두운 재외 동포로서 어느 쪽이 옳다고 단언할 수는 없는 입장이지만 만약 부분 무상 급식으로 최종 결정이 된다면 적어도 급식비 내역이 학교 내에서 공개적으로 밝혀지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무상 급식 때문에 놀림을 받거나 상처를 받는 학생들이 생기지 않도록 아이들의 존엄성을 지켜주는 장치가 먼저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핀란드처럼 관청 등 상부 기관에서 일괄적으로 서류를 처리하는 것도 그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유치원생 일거수일투족 정부에 보고
핀란드에서 유치원 교사는 아이를 돌보는 역할 외에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자세히 기록한 후 정부에 보고하는 ‘보고자’ 역할도 수행한다. 이들의 기록은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짓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 방과 후 스케이팅 수업을 받고 있는 핀란드 초등학생들. / photo 조선일보
미코가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한 지 몇 달 안 돼 집으로 편지 한 통이 날아들었다. 편지에는 또래보다 핀란드 말이 많이 떨어지는 미코에 대해 유치원 교사가 정부에 보고했고 미코는 헬싱키대학병원으로 정확한 진단을 받으러 와야 한다고 쓰여있었다.
병원에 방문하고 나서야 그 검사라는 것이 하루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 달간 병원에서 거의 살다시피 하며 받아야 하는 심층 검사라는 것을 알게 됐다. 청력 테스트로부터 시작, 뇌파 검사 등 각종 검사가 몇 주에 걸쳐 이어졌다. 이 외에도 병원 내부에 유치원처럼 만들어진 곳에서 미코는 언어 전문가, 심리 전문가 등 여러 전문가와 많은 시간을 보내며 검사를 받았다. 한 달 후 검사 결과 발표가 있던 날, 헬싱키대학병원의 소아과 전문 박사를 포함하여 각계 전문가 10여명이 모여 미코의 언어 부진과 관련된 의견을 모았다. 당시 나는 단지 3세밖에 안 된 아이가 말이 조금 늦어진다는 이유로 이렇게 많은 전문가가 모였다는 것 자체가 너무 놀라웠다.
첫댓글지금 우리나라 유치원등 아동복지에 비교하여 이 기사를 보니깐 참 부럽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네요. 전 아이들이 어릴때부터 자기의 적성에 맞고 핀란드 아이들처럼 뛰어놀면서 인성교육과 자신감등을 얻는다고 생각합니다, 또 학비도 그집안에 맞춰서 내는정책은 아주좋은 방법인거 같습니다. 저희나라도 하루빨리 이러한 복지선진국가의 좋은정책을 받아들여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에 비해 핀란드는 아이들을 키우기 좋은 환경인거 같다. 복지수당들의 아동정책등이 잘되잇어 출산율도 높다 그에비해 우리나라는 아동 제도들이 잘되어잇지도 않고 사람들이 잘모르는 제도도 있어 사람들로 하여금 아기를 낳는것은 곧돈이라는 생각을 가지게해 출산율을 나추고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핀란드의 정책을 본받아 조금더 좋은 사회로 변화해갔음합니다.
정말 교육방식이 아이들을 위한 딱 맞는 교육이란 생각으로 기사를 읽고 감탄이 먼저 나오네요. 우리나라의 교육은 점점 조기교육이 심해지고 있는데 아이들의 심리에 맞지 않는 교육을 강압적으로 주입시키면 아이들이 받는 내적심리의 스트레스는 얼마나 클까요? 우리나라의 아이들이 안타깝게느껴지네요.. '배움에는 때가 있다’는 말에 나는 크게 공감됩니다. 때를 놓쳐 늦게 배우게 되는 것도 큰 문제지만 서둘러서 연령에 맞지 않는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큰 효과가 없는 것이 맞는 말인거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조기교육보단 그 때에 맞는 효과높은 교육방식을 아이들의 부모들이 하루빨리 깨달았음 좋겠어요.
첫댓글 지금 우리나라 유치원등 아동복지에 비교하여 이 기사를 보니깐 참 부럽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네요. 전 아이들이 어릴때부터 자기의 적성에 맞고 핀란드 아이들처럼 뛰어놀면서 인성교육과 자신감등을 얻는다고 생각합니다, 또 학비도 그집안에 맞춰서 내는정책은 아주좋은 방법인거 같습니다. 저희나라도 하루빨리 이러한 복지선진국가의 좋은정책을 받아들여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에 비해 핀란드는 아이들을 키우기 좋은 환경인거 같다. 복지수당들의 아동정책등이 잘되잇어 출산율도 높다 그에비해 우리나라는 아동 제도들이 잘되어잇지도 않고 사람들이 잘모르는 제도도 있어 사람들로 하여금 아기를 낳는것은 곧돈이라는 생각을 가지게해 출산율을 나추고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핀란드의 정책을 본받아 조금더 좋은 사회로 변화해갔음합니다.
정말 교육방식이 아이들을 위한 딱 맞는 교육이란 생각으로 기사를 읽고 감탄이 먼저 나오네요. 우리나라의 교육은 점점 조기교육이 심해지고 있는데 아이들의 심리에 맞지 않는 교육을 강압적으로 주입시키면 아이들이 받는 내적심리의 스트레스는 얼마나 클까요? 우리나라의 아이들이 안타깝게느껴지네요.. '배움에는 때가 있다’는 말에 나는 크게 공감됩니다. 때를 놓쳐 늦게 배우게 되는 것도 큰 문제지만 서둘러서 연령에 맞지 않는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큰 효과가 없는 것이 맞는 말인거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조기교육보단 그 때에 맞는 효과높은 교육방식을 아이들의 부모들이 하루빨리 깨달았음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