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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굿과 신령님 의대 입는 순서와 해설
한양굿 순서와 신령님 의대입는 순서를 일반적으로 굿을 많이 하지 못하거나 굿하는 과정을 많이 보지를 못하는 제자들은 굿의 순서는 물론 신령님 의대도 구별하지 못하는 제자들이 많이 있다.
그러한 제자들을 위하여 한양굿 순서와 해설이다.
한양굿 상차림
과거 한양 굿 문서에는 구파발본, 노들본, 동대문밖 각심절본의 문서가 한양 굿의 대표적인 문서이다. 그러나 각파 문서들이 다 조금씩 다르게 구전(口傳) 또는 문서(文書)로 전해져 오다보니 현대에 와서는 한양 굿, 문서(文書)들이 짬뽕이 되거나 짜깁기 형태가 되고, 때에 따라 굿을 주관하는 보살에 의해 굿 순서(順序)가 뒤바뀌거나 굿 거리수가 빠지는 경우도 많이 있다.
또 인터넷 무속 카페에 떠도는 굿문서 중에는 근본이 없거나 잘 알 수도 없는 문서들이 많이 떠돌고 있다. 굿의 기본 상차림에서는 굿일의 금액이나 굿일의 성격에 따라 많이 또는 기본으로 차리거나 조금씩 다르게 상차림을 올리게 되지만 지역의 당주나 선생에 따라서 다를 수도 있다.
한양 굿 순서는 주당물림, 부정거리, 본양거리(산맞이),
불사거리, 대신거리, 호구거리, 조상거리, 상산거리(큰거리)
안당제석, 별상거리, 장군거리, 신장거리, 대감거리, 성조군웅거리,
창부 서낭거리, 군웅거리, 뒷전거리로 행해진다.
주당물림
주당 살이라고 불리는 일종의 악(惡)하고 신비(神秘)한 위력이, 간혹 신(神)이나 조상들을 모신 굿 당 안에 침범해 있으면, 그날 하는 굿이 무효가 된다고 하여 굿을 하기 전에, 살(殺)을 풀어내고 또 쫒아내는 의식의 행사로서, 먼저 주당물림이라는 의식(儀式)의 행사(行祀)를 진행한다.
제의(祭儀)상이 차려지고 모든 굿의 준비가 끝나면, 홍천릭을 굿당 문 앞에 걸고 그 굿에 참석하는 제가(당가)집의 모든 사람들을 집밖으로 나가게 한 다음, 장구와 징, 제금 등으로 무악(巫樂)에 맞추어 크게 울려서, 살귀(殺鬼)들을 놀라게 하여 몰아낸 뒤에 제가(당가)집 사람들을 굿당 안으로 들어와서 자리를 잡고 나면 그제 서야 굿이 시작되는 것이다.
부정(不淨)거리
모든 굿의 준비가 완료된 상태에서 그 굿에 참석한 무당 중 한사람이 장구를 차고앉아 늘어진 가락으로 부정거리를 진행한다. 영정가망 부정가망 시위들 허소사 하면서 간간히 장구를 크게 울리기도 하면서, 긴 사설(辭說)을 하고난 뒤 끝에 가서는, 여러 부정(不淨)신들은 허물들 말고 오늘 굿에 탈이 없이 도와달라고 하면서, 장구를 빠르게 치기 시작하면 징과 제금도 굿당 안을 울리거나 법사가 부정경을 낭송하기도 한다.
다른 무당은 잿물(고춧가루, 소금, 재를 물에 섞은 물)을 들고 굿당 안을 돌며 부정을 몰라낸다. 계속되는 무악(巫樂)속에서 소지종이 세장을 사르는데 이는 물로 정화된 굿 당 안을, 불로서 다시 한 번 더 정화시켜 깨끗이 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이를 일컬어 부정소지 올린다고 한다.
부정경(不淨經) 낭송
법사님의 부정경이 끝나면 부정 물과 소지 삼장을 태워서 굿당 안을 깨끗이 정화(淨化)시키고 오방기로 굿당 안을 휘둘러서 다시 한 번 더 굿당 안을 정화(淨化)시키면 끝난다. 그리고 제가(당가)집 사람이 촛불을 켜고 술을 따르고 향을 올리고 나서 절을 시킨다. 절의 순배는 신에게는 삼배, 조상에게는 이배를 하는 것이 정법(正法)이지만 선생에 따라 절을 많이 시키는 무당도 있다.
굿의 시작은 법사님의 경문으로 시작하지만, 굿일이나 법사에 따라 또는 지역에 따라 경문이 조금 다르게도 하지만 그래도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기본 경문은 다 비슷하다.
법사님의 경문이 끝나면 한양 굿이 시작 된다.
진적 올리기
부정을 쳐낸 굿당 안은 이제 맑고 깨끗한 도량이 되었으니, 어느 때라도 신(神)이 강림(降臨)할 수 있는 장소가 되었다. 무당들이 둘러앉아 장구와 징, 제금, 피리 등으로 행행 곡을 반주하기 시작하면, 굿을 준비한 제가(당가)집 사람들은 굿상에 촛불과 향을 켜고 상마다 술을 올린다.
반주는 행행 곡에서 육행 곡으로 즉 덩 덕쿵의 무 답곡으로 점점 빨라지고, 그러는 동안 제가(당가)집 사람들은 굿상에 절을 올린다. 당주 무당은 의식의 시작을 장중에게 알리고 나서, 본향 노래 가락과 장군 노래 가락을 합창하며 강림(降臨)하신 신(神)들을 즐겁게 해드린다.
본향(本鄕)거리
주 무당이 홍천릭을 걸치고 가망지 접은 것을 양손에 들고, 빌어가면서 사방으로 절을 하면서 굿을 받을 제가(당가)집 본향신과 굿을 하고 있는 도량의 여러 신령(神靈)들에게 강림(降臨)을 기원(祈願)한다. 신(神)이 내리면 부채 방울도 흔들어 가면서, 그 집안의 내력을 공수(신령님의 말씀)를 통하여 전달하고 무악(巫樂)과 함께 춤을 춘다.
모든 굿의 서두로서 흔히들 한양 굿에서도 산 맞이와 많이 혼동되는 거리이기도 하다.
가망이라는 신(神)의 성격이 확실치 않아, 조상굿의 서두에 간단하게 모셔져서 조상거리로 이어지기도 하며, 이 거리는 제가(당가)집 가리를 하는 거리라고 하여, 영(靈)에 능통하고 완숙한 선생무당들이 들어서서, 모든 신령님들을 간단하게 불러들이는 절차를 밟는 것이 통례이다.
본산맞이는 양가 편의 본향을 맞아들이는 거리로서 팔도의 주산이 감흥하고, 대주편의 본향신과 기주편의 본향신이 모셔진다. 이어서 도당 부근 신을 비롯해 신장, 대감, 말명 등의 여러 신령님들을 모셔서, 작은 규모의 열두거리 굿이 진행된다.
제석(祭席), 불사(佛師)거리
이 거리는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 제석, 칠성, 천왕 등이 모셔진다.
의대는 홍치마에 백색의 장삼을 입고 가사를 걸친 후 홍대를 매고, 백팔염주를 목에 걸고 백색의 세모시 고깔을 쓴 다음 손에는 산지와 흰 부채를 든다.
불사거리에서는 굿에 따라 천궁마지, 불사거리, 칠성거리, 제석거리 등으로 나누어진다. 옛날부터 조상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천신(天神)신앙, 불교(佛敎)신앙, 칠성(七星)신앙, 삼신(三神)신앙, 도교(道敎)신앙 등의 우주관이, 두루 자연스럽게 복합되어 어우러진 무속(巫俗)의 굿거리이다.
위로는 겸허하게 하늘을 받들어 천신(天神)을 모시고, 유구한 부처님의 뜻도 거스르지 않고 무불(巫佛)의 습합적인 신앙을 함께 받들어, 미미한 중생의 소원을 간절하게 염원(念願)하고자 하는, 소박한 의미가 있어 정결하고 장중한 굿마당이 펼쳐진다.
상차림에서는 누리고 비린 육식과 생선 등은 창호지로 덮어주고 시작한다. 불사거리 시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주 무당(巫堂)은 거동하기 시작 한 후에 장삼의 소매 자락을 잡고 춤춘다.
이내 사방요배가 시작되고 제가(당가)집도 따라서 절을 한 다음, 불사가 감응(感應)하면 사설(辭說)과 신(神)의 공수가 내려진다. 천궁불사, 일월불사, 대암제석, 삼불제석, 사두칠성, 사해용왕, 일월성신, 옥황상제 등 천신(天神)의 성격과 불교의 성격을 가진, 모든 신령(神靈)님들이 놀아지고 나면 굿상의 밤, 대추 담은 접시를 들고 제가 집 사람들에게 산 공수를 준다.
밤과 대추가 짝수이면 길(吉)하고 홀수이면 흉(凶)하다 하여, 짝수가 나올 때까지 산을 준다. 길한 산을 받은 밤과 대추는 버리지 말고 꼭 혼자 먹어야 복(福)을 받는다고 한다. 산을 내린 다음에 천왕거리로 들어가는데, 이 거리에서는 여러 중상님들이 내려와서 바라춤을 추면서 명바라 복 바라를 사라고 중상타령 부르며 바라시주를 돌기도 한다. 바라를 팔고 나면 불사노랫가락을 합창하며, 이 거리에 동참하셨던 모든 제석님들을 배송한다. 불교의 성격이 강한 거리이다.
불사거리에서는 수명장수와 부귀다산을 기원하는 마음이 하늘에 닳기 위해 재석 전을 한지로 오려 천정에 걸기도 하고, 명실(흰 무명 실타래), 명전(고깔에 끼워 넣는 지전), 명필(무명필 명 다리)도 골고루 갖추어 받친다. 천신굿, 내림굿, 전안 진작굿 등의 규모가 큰 거리는, 이 거리에서 천궁 탄다, 하여 항아리에 물을 담아 밤과 대추와 지전을 띄운 다음, 한지로 봉하고 천궁동이를 만들어 굿 청이나 마당 가운데 놓고 굿을 하기도 한다.
만수받이라 하여 먼저 장구 잡이와 원무가 신의 명호를 주고받으며, 신을 청배한 후 신이 오르면 물동이 위로 올라가 사방에 요배를 하고 난후, 공수를 주는데 이를 청궁 탄다고 한다.
땅에 발을 딛지 않고 깨끗한 물 위에서 고귀한 천신을 마지 한다는 의미이다.
서울이 본향인 제가(당가)의 큰 굿에는 산 거리 없이 바로 불사거리를 진행할 경우에는 산 거리와 마찬가지로 작은 열두거리가 진행되고, 천궁의 신장과 대감, 호구, 말명, 대신, 창부 등 모든 신령님들의 작은 거리로 간단하게 뒷전까지 조목조목 하게 놀아지기도 한다.
대신거리
흔히 불사거리가 끝나고 고깔과 가사와 장삼을 벗은 무당이 바로 적색 치마와 노란색 대신 은하 몽두리를 입고 왼손에는 방울을 오른손에는 대신부채를 든다.
이 거리는 무당의 몸 주신(神)인 여러 대신들이 놀려지는 거리이다.
대신거리에서는 천하대신, 지하대신, 우레주뢰 벼락대신, 각국나라 열두대신 등 여러 대신들이 모셔지고, 무당의 근본(根本)이 되어 영검을 주는 몸주 신이 모셔지는 거리인 만큼 제가(당가)집의 여러 가지 가내 대, 소사에 대한 길흉(吉凶)사의 예언과 충고를 하게 된다.
무당에 따라 각기 다른 몸주 대신이 모셔져서 거리를 이끌며, 굿거리를 익히지 못해 문서나 재주가 없어 다른 굿거리에 들어서지 못하는 애동제자라도 대신거리는 꼭 한 거리 놀아야 된다.
특히 애동제자들이 빠질 수 없는 거리이며 자신의 몸주를 푸는 거리이기도 한다.
동자동녀나 선녀 등 제자가 모신 몸 주신 성격의 다른 신(神)들도 이 대신거리 말미에 놀려진다. 대신 할머니가 흥이 나면 애기러 가자 불리러가자 오부장내로 놀러 가자하면서 대신타령을 하고, 또 시루를 이고 팔기도 하고 사망을 떠다가 복을 나누어 주기도 한다.
호구거리
호구거리는 여신(女神)의 성격인 거리로 잘못하면 심술(心術)도 많이 부리고, 답답한 일도 많이 생기게 하는 호구 씨는 옛날에 많았던 홍역마마를 주관하는 여신으로 전해진다. 의대는 홍치마에 원삼과 족두리를 쓰고 호구보라고 불리 우는 커다란 보재 기를 쓰고 부채, 방울을 들기도 한다.
또 대신거리를 끝내고 나서 홍치마를 벗어 호구 보의 대용(代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춤과 공수를 주는데 특이한 것은 호구보라 불리 우는 보자기나 홍치마를 벗어서 한 손에 들고 자락은 부채로 받쳐 뒤집어쓰고 얼굴을 가리고 무당(巫堂)이 제가(당가)집 사람들을 얼른다.
얼굴은 홍역(紅疫)마마를 앓아서 박박 얽었기 때문에 호구 보를 뒤집어썼는데 호구 씨가 이것을 뒤집어 쓴 채로 가면, 제가(당가)집 사람들이 답답하고 막히는 일이 많으니, 얼른 벗고 가게 해 달라고 한다. 제가(당가)집은 호구씨의 얽은 얼굴을 다 가릴 만큼의 분 값, 즉 우둔 높은 철량(화장품) 값을 부채위에 얹어주며 액운을 거두어 갈 것을 사정한다.
이내 보자기는 벗겨지고 호구 씨는 답답한 너울을 벗고 나서 사방이 휘황찬란하다고 넌스레를 떨며 제자(당가)집이 편안하게 도와 줄 것을 약속하고 춤을 춘다.
조상(祖上)거리
조상거리는 무속 굿의 백미고 꽃이다.
제가(당가)집의 선대부터 후대까지 돌아가신 선영(先塋)들을 청배하여 모셔놓고 헌옷은 벗고 새 옷으로 갈아입고 가시라고 조상(祖上)옷을 마련하여 하나하나 들고 조상님들이 감응(感應)하시기를 기원(祈願)하며 만반진수(滿盤珍羞)와 술을 대접(待接)하고, 그 혼신(魂神)들의 넋두리를 듣고 원(怨)과 한(恨)을 풀어드리는 거리이다. 조상거리는 산자와 죽은 자가 한자리에서 만나 맺힌 고도 풀어내며 고풀이 하는 교류(交流)의 마당이기도 하다.
죽은 이는 살아생전 못다 했던 원정들을 풀어놓고 산 이는 그 넋두리들을 들으면서 살아생전 못다 한 정성과 한을 아쉬워하며 울고 웃는 자리다. 혼백(魂魄)의 원한을 들어주고, 풀어주고, 같이 아파하고, 살아남은 후손들의 기원을 전함으로써 죽은 이는 한을 풀어 좋은 극락세계로 인도하고 산 이들은 그 공덕으로 이승의 소원을 이루고자 하는 목적에 있다.
우환 굿에 있어서 조상이 감응하지 않는 굿은 굿이 아니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무당에게 조상의 넋이 실려 살아생전의 넋두리와 행동을 그대로 재현하면서 슬퍼하고 비통해하는 조상들을 맞이하면 굿판은 이내 초상집 분위기가 되기도 한다.
조상거리를 제대로 하고나면 그 굿에 대한 신뢰가 달라진다.
승전(성전)거리
상산거리, 대 거리
한양 굿에서 가장 큰 거리가 상산거리라는 큰 거리이다. 이 거리에서는 성전거리와 별상거리, 장군거리, 신장거리, 대감거리 등 액(厄)을 소멸(消滅)하고 재수(財數)와 복(福)을 관장하는 능력을 가진 신들을 청배하여 모시고 오복(五福)과 재수를 받는 거리인 것이다.
성전거리에서는 황룡 포와 황천릭에 금관이나 빗 갓을 쓰고 청룡도와 삼색기를 들고 황제나 또는 왕 그리고 관운장, 와룡선생, 등 한국의 왕이나 중국의 제신들을 모시고 제가(당가)집의 부귀공명(富貴功名)을 기원(祈願)하고 신(神)들게 진작(술을 올리는)을 드리는 거리인 것이다.
산마누라거리
큰 거리라고도 하며 이 거리에 모셔지는 신령(神靈)님은 팔도(八道)의 산신(山神)과 장군(將軍)들이다. 주무는 큰머리라고 하는 가발 형식의 대수를 머리에 얹고, 남치마에 전복과 쾌자, 남천릭, 홍대와 부채, 솔 띠 등으로 의복을 갖춘 뒤, 홍 갓이라 하는 적색의 호수립을 손에 들고 무악에 맞추어 거성한 다음, 갓을 머리에 얹어 쓰고 옷자락을 들어 보이기도 하며, 술 띠 부채 등을 번갈아 들어가며 천천히 춤을 추고 나서, 청룡언월도와 삼치 창을 들어 시위하며 춤을 추다가 신(神)이 내리면 공수를 준다. 이 거리에서는 옛날의 영웅(英雄) 신과 장군들이 응감(應感)하며, 무당은 이에 따라서 제가(당가)집 사람들에게 명잔 이라고 하는 술잔도 내려주고, 안주로 바쳤던 통돼지나 왼 소, 또는 돼지머리 등을 삼지창에 꽃아 세워보고 빈 월도도 세워보고 길흉(吉凶)을 점치기도 한다.
별상거리
별상거리는 한을 품고 죽어간 옛 왕조와 사신행차를 하던 무관, 호국전사 신령들을 모시는 거리이다. 사도세자를 위시하여 국대부인, 중전마마, 선왕마마와 제위 별상 신들이 모셔진다. 별상 의대는 전복과 쾌자 차림에 벙거지를 쓰고 부채와 삼지창을 든다.
호구별상을 놀 때는 홍역마마도 곱게 나게 도와준다고 공수를 내리기도 한다. 여러 별상님이 계시어 인물고사도 하시고 인간사를 돌보지만 서운하게 대접하면 벌전도 많고 심술도 많다고 한다.
이 별상거리에서는 비수거리 혹은 작두거리라 하여 무당이 신의 위험과 신비함을 보이고자 날이 선 작두칼날위에 맨발로 올라가 공수를 주기도 하고, 안주로 받쳤던 통돼지나 왼 소나, 갈비 또는 돼지머리를 삼지창에 꽂아 세워보고 빈 월도를 세워보아 길흉(吉凶)을 점치며 공수를 주기도 하며 이를 사슬세운다고 한다. 통돼지 사슬이 빨리 서면 좋고, 너무 늦게 선다거나 세우는 도중 쓰러지면 흉하다고 믿어 제대로 잘 설 때까지 반복하여 사슬을 세운다.
장군(將軍)거리
장군(將軍)거리에서는 남치마에 전복과 쾌자를 걸치고 홍띠를 맨 후 장군님 복색인 남철릭을 걸친 다음 술띠를 매고 의복을 갖춘다.
홍 갓이라 불리는 적색의 호수립을 왼손에 들고 오른 손에는 갓끈을 받쳐 들고 반주에 맞추어서 거성을 한다. 장군거리는 덕물산 최영장군을 모시는 거리이며, 왼 소, 통돼지 등 큰 안주를 받으시는 거리라 하여 큰 거리 또는 대거리라 부른다. 상산거리는 거리수와 문서, 춤사위 동작 등이 복잡하고 다양한 거리이므로 경륜이 오래되고, 굿의 기예(技藝)를 제대로 배워 익힌 큰 무당이 아니면, 수행(修行)하기 어려운 거리이기도 함으로 대부분 애동 무당들 보다는 큰 무당들이 주관하는 거리이기도 하다. 큰 거리인 장군거리에서는 다른 거리와는 다르게 상산장단과 별상장단이 추가되어 반주한다. 곧 갓을 머리에 쓰고 소매 자락과 술띠, 옷고름, 부채 등을 번갈아 가며 들고 천천히 춤을 추고 난 후 청룡도와 삼지창을 들고 시위하며 춤을 추다가 신이 내리면 공수를 준다.
신장(神將)거리
신장거리에서는 여러 신장님을 청배하여 놓고 적,백,황,청,녹색의 오방기를 들고 오방신장을 불러 제가(당가)집 사람들에게 그중 하나를 뽑게 하여 깃발의 색깔로 길흉을 점치고 공수를 준다.
적색 기는 산신기이며 재수기라 하고, 백색 기는 불사 또는 칠성기라 하여 소원기라 고도 하고 집안의 바람과 우환을 재우고 병자를 낫게 해주는 기이며, 황색 기는 조상기라하고, 청색 기는 신장대감기라 하여 재수를 주고 액란을 막아주는 기라하고, 녹색 기는 서낭에 매인 청춘 귀들이 많아 사고 수, 손재와 병고 등을 의미하고 또 군웅 기라하여 제일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기이다.
적색 기나 백색 기를 뽑으면 굿 덕을 입는다고 생각하여 좋아한다.
그렇기에 무당은 재수를 주었으니 재수 값으로 제가(당가)집 사람들에게 별비를 받고 제가(당가)집과 함께 흥겨워하기도 한다. 또 아무리 뽑아 보아도 녹색 기나 황색기가 계속 뽑는 경우에는 흉액이 침범하였다, 하여 청계를 벗기는 특수 행위가 벌어지기도 한다.
제가(당가)집 사람들의 몸에 살귀(殺鬼)가 씌어서 몸이 아프거나, 꿈자리가 사나워 잠을 못자 정신이 온전하지 못하거나, 하는 일마다 되는 일이 없거나, 사고 수가 날 제가(당가)짐 사람들 등을 청계를 벗긴다하여, 굿 청의 문밖을 향하게 앉혀놓고 오방기로 덮은 후 오곡 볶은 것, 조밥, 붉은 팥, 검은 콩, 미나리, 북어, 소금 등과 신장칼 등으로 머리 위로 던져내며 청계를 벗기고 또는 화전을 치기도 한다. 또 심할 경우에는 대수대명(代數代命)을 물린다 하여, 산닭이나 북어에 당사자의 손톱, 발톱, 머리카락 등을 물리고, 삼베나 오색 천으로 일곱 매로 묶어 땅에 묻기도 한다.
이 거리에서는 창부(倡夫)타령의 곡조인 신장(神將)타령이 들어있어 엄숙하던 굿판이 잠시 흥겨운 놀이판으로 변한다.
대감(大監)거리
재물과 명예와 복록을 가져다준다는 그 유명한 대감거리이다.
천하대감, 지하대감 등 수 많은 대감들이 모셔지며, 의대는 전복과 쾌자를 입고 벙거지 차림에 부채를 든다. 처음에는 홍천릭을 걸치고 천신대감, 상산대감, 어전대감, 법전대감, 등의 위엄 있는 대감들이 젊잖게 모셔진다.
이토록 인간적인 신(神)으로 대접받는 대감신이 놀려지고 나면, 다음으로 그 집안 대주의 몸주 대감과 기주의 몸주 대감, 자손들의 보물대감 등도 모시어 놀고, 터주대감, 집주대감, 조상대감 등도 불러 그 집안에 재수와 소망(所望)을 생겨주기를 기원(祈願)한다.
이내 아흔아홉 도 대감들과 몸 주 대감들이 모셔지면 이 대감거리에서는 먹는 것은 뉘 것이고, 쓰는 것은 뉘 것이냐 요것만 도와주고 요것만 생겨주었느냐 ~ 하면서 욕심 많고 탐심 많은 대감들이 투정을 부리면서 제가(당가)집 사람들과 흥정을 벌이면서 술과 고기와 돈이 제가(당가)집의 소원성취를 위한 인간적인 흥정의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내 굿판은 떠들썩한 노래와 춤과 재담, 덕담과 타령이 어우러진 놀이판으로 변한다. 타령과 춤으로 판이 달아오르면 굿판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하나가 되어 흥겨워하고, 무당은 대감이 내리는 복 술이라 하여 복 잔을 나뉘어 주면서 술을 팔기도 한다.
제가(당가)집의 터주대감, 집주대감, 차대감, 사업대감, 등을 놀리고 대감시루와 북어, 우족 등을 머리에 이고 술력을 돌며 온갖 재수를 퍼다 가, 제가(당가)집에 건너 준다.
이 대감거리에서 특징적인 것은 사망을 준다고 하여 무당이 부채를 들고 무엇인가를 퍼 담아 오는 시늉을 하면서 제가(당가)집 사람들에게 건너 주면 제가(당가)집 사람들은 치마폭을 벌려 그것을 받는 시늉을 하게 된다. 이러한 행동들은 신령님들이 사방에 흩어져있는 재수(財數)를 긁어 와서 도와준다는 뜻이 되고, 재수를 제가 집에 넘겨준다는 의미가 된다.
또 먹고 남고, 쓰고 남고, 입고 남게, 생겨주마 하는 덕담(德談)으로 이 거리를 마친다.
지나친 격식이나 위험이 없어 그저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으로 울고 웃으면서 제가(당가)집 사람들이나 굿 청에 온 사람들이 하나가 되는 대감거리인 것이다.
그리고 대감거리가 끝날 무렵 굿 청에 온 일반사람들에게 무감 선다, 하여 쾌자를 걸치고 신나게 춤을 추게 하기도 한다. 재수 굿이나 경사 굿에서는 이 대감거리가 얼마나 걸 판지고, 흥겹게 놀아졌느냐에 따라서 굿을 잘 했나 못 했나를 판단하기도 한다.
안당 제석(帝釋)
가택(家宅)신인 안당 제석(帝釋)과 칠성(七星), 불사 등에게, 가솔들의 수명(壽命)장수와 부귀(富貴) 등을 기원(祈願)하는 말미를 드리는 재차(第次)이다.
굿 초반의 불사거리와 겹치는 느낌이 있어, 요즘 굿에서는 굿 초반의 불사거리 후반에 안당 신들을 추들 면서 간단하게 기원(祈願)하는 형태(形態)로 변형(變形)되어 가고 있는 실정(實定)이다.
성조(成造) 군웅(軍雄)거리
이 거리는 가택을 지켜 주는 신인 성조(成造)신을 모시는 거리이다.
성조대신, 성조군웅, 성조별감, 성조대도, 성조부인 등이 모셔지고, 의대는 홍치마에 홍천릭과 빗 갓을 쓰고 소지 삼장과 부채를 든다.
이 성조거리에서는 집을 새로 지었을 때나 새로 이사를 했을 때와, 37세, 47세, 57세, 67세 때 성조 운이 들어왔을 때에, 성조 굿으로 그 규모가 확대되기도 한다.
보통의 경우에는 흘림성주라 하여 한 거리 노는 것으로 대신하지만, 따지고 보면 이 거리만큼 현실적이고 우리의 실생활에 중요한 것이다.
성조(成造)는 가내 가솔들의 안전과 가정의 안녕(安寧)을 돌보는 신이니, 이 성조의 자리가 편안하지 못하면 대주를 포함하여 모든 식구들이 되는 일이 없고, 또 집안에 우환이 끊일 새가 없다.
이 거리에서는 운(運)도 받아주고 조왕신(竈王神)을 비롯하여 오방신장(五方神將), 터주왕신(攄主王神), 화덕장군, 굴대장군 등을 모셔서, 액살(縊殺)을 물리치고 길복(吉福)을 불러들이게 된다.
성조(成造)가 뜬 집은(큰 공사를 하거나, 초상(初喪) 등의 큰일을 치룬 뒤)은 성조(成造)를 다시 모셔오는 성주봉안(成造奉安)의 의식(儀式)이 행(行)하여지기도 하였다.
창부(倡夫)거리
주무의 의대는 원삼에 초립을 쓰고 부채를 든다.
대감거리와 같이 사망을 주고 춤과 공수가 있은 후 창부타령이 불러진다.
이 거리의 특색은 일 년의 홍수(횡액 수)를 막고 도액(度厄)하는 것이다.
타령장단에 맞추어 일 년 열두 달의 도 액을 막고, 삼재와 직성, 동토 지 액 등 모든 액을 몰아내고 나면 이제는 굿판도 막바지에 이른다.
서낭거리
군웅(軍雄)거리
이 거리는 억울하게나 험하게 죽은 군웅 신들을 풀이하는 거리이다.
군웅 신과 군웅대감을 청배하여 제가(당가)집의 억울하게 또는 원통(冤痛)하게 죽은 조상들의 한(恨)을 풀어 주는 거리이다.
뒷전거리
이 거리는 굿 청에 들어서지 못한 서낭, 걸립, 말명, 맹인, 터주, 상문, 영산, 수비, 허주, 잡귀 등의 하급 신들을 놀려지며 대접을 받는 거리이다.
굿을 하고 난 뒤에 잘 먹었네 못 먹었네 옆 나고 귀난 소리하면서, 늘어지고 쳐지지 말고 잘들 먹고 놀고 제가(당가)집의 악한 기운을 모두 거두어서 돌아가라고 축원하고, 뒷전 상에 차렸던 음식들을 풀어먹이며, 삼색 천과 삼베를 찢어 제가(당가)집 사람들에게 둘러 낸다.
때에 따라 만수받이 식으로 간단히 풀어내기도 하지만, 굿에 따라서는 각 하신들의 거리거리를 덕담과 재담을 섞어가며 뒷전을 풀기도 한다. 삼색 천 찢은 것을 뒷전 상에 놓았던 북어몸통에 묶어, 제가(당가)집 사람들의 머리위로 휘둘러 내어 문밖으로 집어 던져 내어, 북어 머리가 밖으로 향하면 하신들이 잘 받아먹고 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