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 두 번째 날 오전에는 성신초 신수나 수석님의 독서토론 강의가 있었습니다.
운영진이 출근하기도 전인 8시도 못되어 도착하셔서 강의하실 내용을 정리하고 계시는 모습에 깜짝 놀랐습니다.
많은 연수를 운영했지만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모습입니다. ^^
첫 활동은 지난 시간에 배운(첫날 7 keywords 독서토론을 했으니까..^^) 내용을 서로 짝끼리 나누는 활동을 합니다. 직접 발표를 시키는 것보다 이렇게 짝끼리 서로 이야기 나누게 한 후에 질문을 하는 것이 아이들의 마음을 더 편안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수나수석님의 따뜻한 배려가 돋보이는 활동입니다.
그리고 모두 일어나 하루 동안 서로 익숙해진 모둠을 해체합니다.
"건너가세요"라는 활동으로 아이들의 좌석을 억지로 바꾸어 앉으라고 하지 않고 두 줄로 마주보게 한 후에 아침을 먹은 사람, 오늘 오고싶었던 사람, 오늘의 강사가 괜찮을 것 같은 사람.... 등등 한 번씩 반대편으로 건너가게 한 후에 맨 앞사람부터 네 명씩 짝을 지어 모둠에 앉게 합니다.
이 활동을 통해 몸을 움직이고 서로 부딪히며 웃으며 친해집니다.
이렇게 정해진 모둠에 가 앉으면 책상 위에는 오늘 읽을 책 "스갱아저씨의 염소"가 놓여 있습니다. 조용히 자리에 앉아 책을 한 번 읽어봅니다.
종이에 창문을 그리고 모둠원의 수만큼 칸을 만듭니다.
책을 읽으며 떠올랐던 키워드를 한 사람씩 얘기하고, 그에 공감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 공감하는 사람수가 적혀있는 칸에 써 넣습니다.
여기에는 원칙이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말하기, 질문하기, 왜냐하면... 두괄씩으로 이야기하기입니다. 이 원칙은 이 수업 내내 지켜졌습니다.
그렇게 적힌 낱말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단어가 오늘 모둠의 이름이 됩니다.
한 모둠씩 그 이름을 소개하고 왜 그런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 이야기 합니다.
세 개가 모두 같은 표를 얻었다는 모둠의 이름은 이렇게...^^
그리고 이어 오늘 읽은 책에서 잘 모르는 낱말 한두 개를 골라 카드에 적어봅니다. 아이들의 입장이 되어보기도 하고, 이 책에서의 이 단어는 어떤 의미일까... 낯설게 보기도 합니다. 이 활동을 통해 책을 한 번 더 읽게 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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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적은 후에는 한 사람씩 이야기를 또 나눕니다. 몇 쪽의 어느 부분에 나오는 단어인지, 나는 이 단어를 이렇게 보았는데 혹 다른 생각은 없는지, 왜 이 단어를 썼을까.... 질문도 해봅니다.
다 나눈 모둠에서는 학급 전체와 나누고싶은 하나의 낱말을 골라 써서 칠판에 붙여봅니다.
그렇게 각 모둠에서 나온 낱말들입니다.
이 낱말들로 더 이야기를 나누며 블랑께뜨가 독일어의 맥주거품이라는 것도, 벼랑이란 과연 어떤 곳을 일컫는 것인지도 다양하게 의견이 나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다 나누어본 후에는 사전적인 의미를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또 하나의 질문은 동화책 글씨의 색깔이었습니다. 다양한 색으로 쓰인 글씨들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여기까지 한 후에는 각자 질문을 만들어봅니다.
사실적 질문(블랑께뜨는 몇번째 염소였을까?), 이해적 질문(블랑께뜨는 왜 집을 나갔을까?), 평가적 질문(블랑께뜨가 집을 나간 것은 옳은가?)을 하나씩 만든 후에 전체와 나눌 질문을 한두 개 고릅니다.
그리고 학급을 반으로 나누어 1초 안에 팀 이름을 정하고 질문, 나의 의견, 왜냐하면... 그래서... 등으로 서로 대답합니다.
평가적 질문에는 개인의 판단으로 대답을 합니다.
날카로운 질문으로 우리 총무님을 당황하게 했던 명자쌤입니다. ㅎㅎ
두 팀이 서로 마주보고 앉아 서로 질문과 답을 하며 서로의 생각을 묻고 자신의 생각을 나누기도 합니다.
이제 각 모둠에서 논제 정하기를 피라미드 토의로 합니다.
모둠에서 나온 논제입니다. 스갱아저씨 관련이 네 모둠, 블랑께뜨에 관한 논제가 한 모둠입니다.
스갱아저씨 관련 논제는 하나로 합치기로 하고 블랑께뜨 논제와 둘 중 하나를 정하기 위해 논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긍정과 부정으로 표시해봅니다. 논제로는 스갱아저씨가 더 표를 많이 받았지만 블랑께뜨 논제가 찬반토론을 위해 입장이 조금 갈렸으므로 오늘의 논제는 블랑께뜨로 정하기로 합니다.
최종 논제는 "블랑께뜨의 탈출은 옳은가?"로 정하고 이제부터 브레인라이팅 토론으로 들어갑니다.
먼저 개인 의견쓰기. 의견 나누기, 의견 분류하기, 새로운 이름 붙이기, 의견 결정하기 과정을 통해 모둠의 입장을 통일해서 다시 정합니다. 의견을 나눌 때는 "나는 이렇게 생각해. 왜냐하면...."으로 모두 돌아가며 이야기합니다.
이제 모둠별 발표가 시작됩니다. 모둠에서 한 명이 나와 발표를 하면 다른 모둠에서는 각자 한 가지 질문할 것을 적어봅니다. 발표자와 같은 모둠 친구들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질문 받을 준비를 합니다. 질문하는 친구도 대답할 친구들이 서 있기 때문에 예를 갖추어 일어서서 질문을 합니다.
이렇게 말이지요~^^
각 모둠의 브레인라이팅 결과물입니다.
이렇게 오늘의 독서토론 수업이 끝났습니다.
수나수석님의 공개수업에서는 처음 자신의 입장과 토론이 끝난 후의 입장이 달라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였는데 오늘은 많은 활동을 배치하느라 시간이 모자라 거기까지 갈 수는 없었습니다.
이 후에 이어지는 수업에서는 역할극이나 인터뷰 등 학습방법도 생각해보라고 하셨구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독서수업이었습니다.
이런저런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조금 더 자세하게 듣고 적지 못해서 아쉽지만 정리한 것 만으로도 멋지게 수업에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역시!!! 강사섭외는 제가 참 잘하지 말입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