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 감독이 아카데미 국제 양화상과 작품상을 싹쓸이하면서 지구촌을 발칵 뒤집어놓았습니다.
비영어권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건 92년 만의 영예라고 하더이다. 신종 코로나 때문에 죽어라
죽어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살맛 나게 해준 '기생충'팀에게 열렬히 리스펙트 응원을 보냅니다.
'기생충'과 이태원 클라스의 배경은 하얏트 대사관 길입니다. 스페셜로 봉 준호 특집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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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과 개취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었어요. 바야흐로 팽창이 아닌 개취와 소신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개취'는 취향이 맞는 사람들끼리 하는 독서모임, TV가 일방적으로 틀어
주는 프로그램이 아닌 내가 선택한 시간에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 비욘드 미트나
넷플릭스 대항마로 각광받는 '디즈니 플러스'같은 유를 뜻하고, 프리미엄 저가 항공, 수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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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을 높여주는 꿀잠 템, 보이 차나 콤부 차, 혁신적인 탈모 시술, 공유 주방과 공유 옷장, 여성
주인공과 여성 중심 서사를 내세운 '우먼 무비' 따위의 기저에 깔려있는 의식이 결국 다 '가치'일
것입니다. 5-7반인 제가 '개취'나 '가치'를 흉내 내려고 발악을 하고 있는데 솔직히 가랑이
찢어지기 1보 직전이긴 합니다.노미네이트 이변의 배경에 아카데미가 진보 성향이라고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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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을 의미심장 하게 생각합니다. 지주와 노동자의 대립은 역사 이후 지금까지 쭉 이어져왔습니다.
노블레스오블리주와 노동자 이미지를 함께 대변하는 동네가 이태원이라고 생각하는데 동의해 주시라.
제가 이태원에서 20년 사는 동안 이사를 총 4번 다녔어요. 페다 뒷골목, 이태원초교 후문, 그리고
대사관 골목에서 두 번 살았어요. 오늘 성지순례하는 마음으로 워킹 투어를 했어요. 3곳은 형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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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이 사라져버렸고, 페다 뒷골목만 유일하게 남아있었어요. 사진 한 컷 찍고 나오면서 철옹성 같은
보수의 장벽을 뚫고 포효하는 우리 아들, 딸내미들의 '개취와 가차'를 존 애의 마음을 담아 지지
하기로 다짐했네요. 4회 차 인트로에 나오는 교도소 시퀀스가 정겹습니다. 박새로이와 알바 최승권의
만남을 소환하려는 것 같습니다. 최승권은 생활을 하는 아이로 박새로이와 비슷한 시기에 징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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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왔어요. 징역도 사람 사는 곳입니다.학교와 군대의 혼합체 정도 될 것입니다. 이미 신고식을
치르고 징역 서열이 있는 박새로이에게 최승권이 들이대면서 둘의 인연이 시작되었고 출소 후에
방장과 함께 단밤 오프닝에 갔다가 새로이에게 감동을 먹고 단밤 알바가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젊은
이들의 무모함 같은 '개취와 소신'을 좋아합니다.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 캐릭터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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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가가 마빡에 피가 날 정도로 테이블을 박치고 있습니다.아마도 2개월 영업정지를 당하게 만든
장본인이 자신이라고 자책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싹수가 있네요. 앎이 머리에 소장되어 있을 때는
지식이고, 가슴으로 내려오면 지성, 지성이 사랑에 발효되면 지혜가 된다지요. 지천명의 뒷줄에서
서있으면서도 지혜가 모자라서 이혼하고 돌싱이 된 지 3년이 되어갑니다. 단연코 후회 같은 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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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라고 다짐했는데 슬슬 외롭기 시작하는 모양입니다. 구정에도 안 갔던IN 서울을 한 것은
순전히 '이태원 클라쓰'후기 글을 쓰기 위함입니다. 단밤이 이태원 소방서 계단 뒤편, 정확히는
호모 클럽이 밀집 되어 있는 곳(구 라코스테 클럽)2층에 있었어요. 물론 '꿀밤'이라는 이름으로
말입니다. 실제로 웹툰작가가 꿀밤 사장이라고 합디다. 어제도 장사를 한 것 같은데 이른 시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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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맥 한 잔 못하고 와서 조금 아쉽네요. 다음에 기회가 있겠지요. 꿀밤 간판과 호모 클럽 간판이
붙어있는 걸 보면 단밤의 마현의 정체성이 호모일 개연성이 높아졌습니다. 제가 이쪽은 몇 번
올라가 보지 않았지만 척 봐도 호모 클럽이 근처 상가의 매인처럼 보였습니다. 아는 클럽이나
술집, 고깃집, 이슬람 모스크까지 재다 없어졌는데 호모 클럽만 질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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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일까요? 목숨을 걸고 잡초처럼 살아서일까?
이태원을 구역 분할하면 한남교회부터 이태원 시장까지 소방서를 중심으로 한 구역, 해밀턴호텔
리움 박물관 한 구역, 하얏트부터 경리단길 한 구역, 그리고 해방촌까지 대략 4구역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밤은 제1구역에 위해해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라. 청춘 드라마니까 꼰대들은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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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력을 평가하면 조이서-박새로이-오수아-장근원 순으로 봅니다. 장 근원 말고는 다들 생소한
얼굴들인데 이번에 제 눈에 훅 치고 들어온 아이가 조이서 김 다미입니다. 가장 20살 같은 스무 살
연기를 해냈어요. 다미는 전형적인 Z세대예요. 우리가 아는대로 Z세대는 단군이래 최고의 스펙을
가진 아이들 집단입니다. 당차고 야물고 고집 세고 얼굴값 하는 아이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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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풀이로 여자 셋이 클럽에 갔다가 겁도 없이 골 빈 놈들 술을 얻어먹을 때부터 아빠는 일이
나쁘게 풀릴지 눈치를 챘습니다. 그래도 저는 우리 두 딸내미들 클럽 가는 것을 반대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예주는 살짝 걱정이 됩니다. 당분간 언니가 동석을 하면서 클럽 문화를 하나씩 가르쳐주길
기대합니다. 저는 이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다미를 응원하고 지지할 생각입니다. 우리 작은 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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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개성을 가지고 사회의 악당들로부터 스스로를 지켜낼 때까지 꼰대 노릇은 자제하고 최대한
지켜보면서 기다릴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인생은 기다림인 것 같아요. 황 대권의 책 '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에서 선은 기다림 속에서 자란다고 하질 않습니까? 우리 나이가 되면
자식이 제일 무섭습니다. 그래서 안달도 나고, 닦달도 하지만 이제 자식마저 내려놓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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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놓으면 이렇게 편한데 그동안 왜 못 내려놓았을까요? 제발, 사랑이라고 하지 마시라.
민주화 세대로 일컫는 우리586세대가 현대사에 미친 순기능은 상당합니다. 암흑시절 나의 삶과
생명을 던져 온몸으로 저항을 했어요. 6.10민주항쟁은 넥타이부대가 전통에게 최후의일격을 가해
독재를 마감친 사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것이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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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에 충실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성찰하고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집단주의 사고 속에서 정치적,
사회적 모순을 학습 받아서 그랬는지 민주주의 가치의 핵심인 '개인의 다른 생각'은 허용되기
힘들었어요. 데모만 하더라도 반독재에 대한 항거 수단으로 국민들의 은밀한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런 지지가 있었기에 우리는 열심히 투쟁일 수 있었고, 투쟁 과정에서 모든 행위가 합리화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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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지요. 심지어 제도를 무시한 행위라도 당연 시 되기도 했습니다. 당시의 제도라는 것은 독재
유지의 도구이자 수단으로 여겨졌고, 실제 그런 측면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거대한
몬스터에 저항을 하다 보니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바라보았던 측면도 있었어요. 이 과정에서
민주화는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지만, 586마음 속에는 제도를 무시하는 경향이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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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도에 대한 이성적 신뢰를 우리 사회에 뿌리박지는 못했다는 말입니다. 어쩌면 민주화의
흉내만 내고 내실을 다지지 못한 것이지요. 기독교 신앙에서는 내면을 바꾸지 않는 모든 인간은
죄인이고 죄인들은 자기 합리화와 변명으로 일관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제가 볼 때 지금 기독교는
총체적 부패이고 신천지는 그중 하나 일뿐입니다. 물론 진보가 보수되는 것은 시간문제이고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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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속에서 다양성을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입니다. 스스로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율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엘리트 집단에 가장 분노하는 세대가 1987년 민주화 이후에 태어난 Z세대들
(2030)입니다. 우리가 아는 것처럼 민주화의 핵심 가치는 '공정'입니다. 아빠들, 제발 공정하게
좀 하시라. 다미가 남자 베껴먹고 엎어치기 할 때까지는 좋았는데 나쁜 놈들은 원래 힘이 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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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을 까먹은 것 같네요. 뺨맞고 남자 화장실에 숨어들면서 박새로이와 만납니다. 하필 금녀의
집에서. 제가 우리 공주들에게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가급적 많은 남자를 만나되, 남자는 힘이
세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주입합니다. 팁을 하나 주면 낭심을 인정사정없이 가격하라.
박새로이가 거기 있었으니 망정이지 큰일 날뻔했습니다. 박새로이가 수아랑 술 먹던 그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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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답사를 해봤는데 '보광독서실'을 찾지 못했어요. 데자뷔는 강렬한데 모르게 더리고요.
박, 조, 오 세 명이서 조인트를 했고 박이 화장실에 간 사이 수아가 다미에게 까불지 말라듯
"박새로이는 네가 감당하지 못할 오빠"라고 일침을 가했고 맹랑한 다미는 놀놀한 표정으로
듣고만 있습니다. 말하자면 신경전입니다. "그래서 언니가 신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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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는 돌려서 말하는 법을 모릅니다. 직방을 날리자, 또 다른 Z세대 수아가 변명하지 않고
바로 박새로이에게 내가 신고했다고 이실직고를 합니다. "그래도 내가 좋아?(수)" "응!(박)"
연병......,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고" 세 번째 직방에 이번엔 두 여자가 동시에 놀랍니다.
자존심이 구겨진 수아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린 후 박 군과 김양 단둘이 마주 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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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것이 왔습니다. 다미가 influence라는 것 아닙니까? 영업정지 2개월 먹은 입장에서는 솔깃할
수밖에 없는 제안을 하는 것 좀 보시라. 남자의 필요를 알고 핵심을 찌르는 어프로치를 벤치
마킹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아는 대로 influence는 인스타그램, 유튜브, 트위터 같은
SNS에서 많은 팔로워 구독자를 가진 파워 블로거를 말합니다. 실은 저도 네이버에서 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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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고 메시지가 왔는데 이 나이에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글 쓰고 싶지 않아서 정중히 거절했지만
바야흐로 현재는 플렛 홈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보와 정보, 인간과 인간, 인간과 정보가 촘촘히
얽힌 망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지식을 얻는 구글과 네이버, 살았음을 느끼게 해주는 페이스 북
카카오 톡, 딸내미 소식을 전해주는 인스타그램, 생활의 불편을 해소해 주는 아마존과 쿠팡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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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좋아요와 댓글로 세상과 소통합니다. 디지털 네트워킹 확산은 새로운 권력을 탄생 시켰고,
연결과 전염의 강도에 따라 소수에 힘을 쏠리게 하기도 합니다. 그중 극소수의 허브, 그 힘을
떠받치는 커넥터가 오피니언 리더, 파워엘리트라는 이름으로 사회를 주무릅니다. 두 청춘 남녀가
각자 외로운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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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일이야?(박)" "이곳에서 일하고 싶어요(조)"Why? 라고 물어보는 사람은 썸도
모르고 사랑도 모르는 작자가 틀림없을 것입니다. "꿈 이워드릴게요 사장님,
그저 그런 사람이 아닌 대단한 남자로 만들 거야 내가"
2020.20.10.mon.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