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이런 곳에 을지성당 게시판이 생긴것을 검색하다가 알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92년 12월~95년 1월 5일까지 이곳 을지성당에서 생활한 사단군종병 조진상 안드레아입니다.
저의 사수는 현재 포항 이동성당 주임신부님이신 한인갑 분도신부님이셨구요..제가 모신 신부님은 수원교구 이승범 알로이시오 신부님과 후임으로 오신 서울교구 임용환 엘리아 신부님까지 모셨었죠.. 신학생 신분이 아닌 일반 신자가 사단군종병이 되어 성탄전례를 세번, 부활전례를 두번했습니다. 제가 근무할때만해도 타자기로 주보를 만들었지요. 그러다 분도학사님이 제대하시고 나서 컴퓨터로 만들기 시작했더랬죠. 당시 인천교구, 수원교구 신학생들이 많이 도와주어서 주보를 만들었는데, 편집이나 내용이 참 좋아서 당시의 군종주교님이셨던 정명조 주교님께서도 을지성당 주보에 대해 칭찬하셨던것을 기억합니다.
을지성당에는 정말 많은 신학생들이 여러지역에서 올라왔어죠. 서울, 인천, 수원, 광주, 대구교구등 올라오는 학사님들은 더 어렵고, 추운 지역으로 배치를 받았습니다. 지금도 이런것이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12사단 신교대에 온 학사님들은 천주교 대대군종병의 소임을 갖고 성당에서 되도록 먼지역으로 배치를 받는 일이 다반사였죠.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그때 함께 군생활을 한 학사님들이 제대하시고 복학하셔서 무사히(?) 신부님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때의 힘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외롭고, 고독한,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신앙과 신념을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곳이 신학생들에게는 군대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첫번째로 모셨던 이승범 신부님은 제 결혼식 주례신부님이셨고, 두번째 짧게 모셨던 임용환 신부님은 군대 오시기 전에도 빈민과 철거민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사셨던 것처럼 제대하시고 나서도 지금까지 빈민사목위원장으로 서울교구에서 일하시는 것을 보면서 저는 정말 근접할 수 없는 아름답고 숭고한 분이시구나..생각하며 제자신을 반성하게 됩니다.
당시의 우리 군종병 모임인 대건회는 아직도 유지가 되고 있는지 알고 싶네요. 그때는 일년에 한번씩 책도 나왔더랬죠. 군자녀를 위한 여름캠핑과 코이노니아도 개최하고, 을지성당에서 다른 이웃 성당 자녀들까지 통합해서 캠핑을 열기도 했었죠. 참 기억많이 납니다. 그때일들이 참 좋았었죠. 신부님 식복사 뿐만아니라 운전병, 전례병, 당번병, 관리병, 전산병, 교육병, 수녀님 역할과 청소부 역할까지 정말 일도 그렇게 많았었죠. 그래도 신나게 일할 수 있어서 행복했던 시절인것 같아요.
벌써 제대한지도 20년이 넘었네요. 하지만 을지성당에서의 기억은 선명하고 너무 아름답게 남아있습니다.
오늘 집에 가서 사진첩을 꺼내봐야 겠어요. 나중에 20년전 사진도 함께 올릴께요~
미카엘신부님~ 그리고 군종병님~!!
힘내시고, 을지성당 잘 지켜주세요~ 꼭 한번 빠른 시일내에 찾아가고 싶어요.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는 종형이(광주 살레이시오 엑스세미,ㅎㅎ), 재근이(서울교구 엑스세미, ㅎㅎ), 상준이(영화배우 황정민 친동생이자 저의 대자)랑 꼭 한번 내려가고 싶습니다.
춥고 앙상한 겨울을 풍성한 행복으로 녹이며 이 겨울을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이만 총총
첫댓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