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9일 월요일
[두 번째 개입]
아이들이 복지관에 도착하기 전에, 신아름 팀장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이들이 책정한 예산의 금액이 너무 크다는 문제점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 원인은 쇼핑 비용이었습니다.
김제에는 없는 매장이 전주에는 많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전주에서 이것 저것 사고자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엄청난 양의 예산이 책정된 것입니다.
"저도 예산이 너무 크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교통비, 식비같은 고정 지출을
먼저 생각하자고 아이들에게 제안해봤는데... 아이들이 사고 싶은 게 많더라고요."
"아이들을 존중해주는 것은 좋지만, 때로는 개입이 필요할 수 있어요.
지금은 실습생이 개입해서 예산을 조절해야할 것 같아요."
깊은 고민과 의논 끝에 아이들에게 예산 조정을 제안해보자는 결론이 났습니다.
곧 유나와 지연이가 도착했습니다.
쇼핑할 생각에 들떠있던 아이들이기에 이야기를 꺼내기가 조금 겁이 났습니다.
"얘들아, 저번에 8-9만원 정도를 예산으로 정했었지?"
"네."
"다들 그 예산이 괜찮은 거야?"
"네, 괜찮아요."
"저는 안 괜찮아요!"
지연이는 예산 만큼의 돈이 마련되었지만 선뜻 사용하기 망설여진다고 했습니다.
저번 만남 때에는 8-9만원을 쓰자는 유나의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아무래도 주말 동안 많이 고민되었나 봅니다.
"선생님 생각에는 한 명이라도 부담을 가진다면 예산을 낮추어야할 것 같아."
"좋아요! 낮춰요."
"싫어요!"
지연이와 유나의 반응이 엇갈립니다.
유나의 입장에선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서 더 적극적으로 개입을 하고자 나서보았습니다.
"얘들아 각자 최소한의 선을 정해보자. 적어도 얼마 정도는 가져와야 할까?"
"저는 5-9만원이요. 여기서 더는 못 깎아요."
"저는 5-7만원이요."
"그럼 둘 다 최소 5만원이라는 거네? 그럼 예산은 5만원 정도로 할까?"
지연이가 적극 동의하였습니다.
재이가 자리에 없는 것이 마음에 걸렸는데,
지연이가 말하길 재이도 아마 동의할 것이라고 합니다.
신아름 팀장님께서 유나를 잘 타일러주셨습니다.
그렇게 최종적으로 예산 5만원이 결정되었습니다.
[서먹해진 회의 시간]
유나는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자신의 졸업을 기념하는 여행이라면서 쇼핑도 맘대로 못하게 하다니.
이딴 게 무슨 졸업여행인가 싶었을 겁니다.
유나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갔습니다.
"이제 일정을 구체적으로 정하자. 우선 시외버스를 타고, 어디서 내릴지부터 생각해볼까?"
"네! 어디가 좋을까요?"
신아름 팀장님께서 퇴장하시고 나서 본격적으로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버스 탑승 및 하차 지점을 정하고 이동 시간을 알아보았습니다.
도서관과 식당을 조사하고, 가고 싶은 곳을 필기하는 동안
유나는 묵묵부답이거나 밖으로 나갔다 오기를 반복합니다.
[당사자에게 묻기]
유나가 뛰쳐나가자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집니다.
평소에 전화나 화장실 때문에 자리를 비우는 상황은 흔했지만,
이번엔 똑같이 자리를 비웠어도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지연아, 유나 언니가 서운해하는 것 같아?"
"네 조금 그런 것 같아요."
"선생님은 유나에 대해 잘 몰라서 그러는데,
이럴 때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지연이가 알려줄 수 있을까?"
"음... 일단 말을 거는 것보단 놔두는 게 좋아요!
막 챙겨주면, 오히려... 별로예요."
방법을 알려준 지연이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유나를 기다렸습니다.
유나가 자리에 돌아오자 간간이 간접적으로 참여를 유도하되,
직접적으로 과하게 챙겨주지는 않는 방향으로 행동해보았습니다.
이렇게라도 노력은 해보았는데, 이게 맞는 건지 헷갈립니다.
[지역사회 사람에게 부탁하기]
결국 실례를 무릅쓰고 신아름 팀장님께 SOS를 보냈습니다.
바쁘신 와중에 달려오셔서 유나를 타일러주셨습니다.
거기에다가 학원에 있었던 재이가 뒤늦게 합류하면서 분위기가 회복되었습니다.
상황이 해결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기뻤습니다.
하지만 신중히 임시로 최소한으로 해야 할 부탁을 사소한 일에 한 것 같아서
죄송한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당일 회의를 간단히 마치고, 아이들과 헤어졌습니다.
헤어진 후에도 신아름 팀장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앞으로 사회사업을 어떤 태도로 진행해야 할지 고민됩니다.
너무 쉽게도, 어렵게도 생각해선 안 되는 것은 알지만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것이 어렵게 느껴집니다.
첫댓글 유나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몰라서 지연이에게 물어본거 잘했습니다. 기존에 관계가 있는 아이들이니 잘 해결하고 또 재미있게 다녀올겁니다.
신아름 팀장님에게 도움을 요청한것,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눠달라고 부탁하는 일은 신중히, 임시로, 최소한으로 할 일이 아니고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도움을 청해야 하는 사항이예요. 잘했습니다.
사회사업 실천이 쉽지 않구나 더 노력해야겠다 마음먹은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