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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작가그림책 01 황소와 도깨비
이상 글 | 한병호 그림 44쪽|10,000원|1999년 11월 15일 출간 4*6배판 변형|유아, 초등 저학년 |
천재 작가 이상의 유일한 동화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천재 작가 이상. 그가 시, 소설, 수필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뛰어난 작품을 쓴 것은 널리 알려졌으나, 단 한편의 동화를 썼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동화 《황소와 도깨비》는 그가 세상을 떠나기 불과 40여 일 전인 1937년 3월 5일자부터 9일자까지 '매일신보'에 연재되었던 작품이다.
한일합방이 되던 해(1910년) 태어나, 가난과 질병 그리고 식민지 시대의 지식인으로서의 번민 속에서도 불꽃처럼 살다 28세에 세상을 떠난 이상의 짧은 생이 이 작품을 보면서 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그가 좀더 살았더라면 우리 어린 시절이 풍요롭지 않았을까?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나마 이상의 유일한 동화가 제대로 옷을 입고 우리 어린이들 앞에 나오게 된 것은 다행이다.
도서출판 다림은 작가 이상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정성을 들여 이 그림책을 펴냈다.
도깨비 화가 '한병호'
이 그림책에는 도깨비 화가로 널리 알려진 한병호 씨의 정성이 듬뿍 담겨 있다.
두꺼운 화선지에 혼합재료를 써서 동양화풍으로 그린 이 그림은 과감한 생략과 다소 과장되고 익살스런 캐릭터로 어린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
특히, “녀석은 사람인지 원숭인지 분간할 수 없는 얼굴에 기름한 팔 다리를 가졌고 까뭇까뭇한 살결과 우뚝 솟는 귀에 작은 꼬리까지 달려서 고양이 같기도 하고, 개 같기도 했습니다.”라는 작품의 묘사에 기초한 새끼 도깨비 산오뚝이의 캐릭터는 어린이에게 공포스러운 모습이 아니라 호기심과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갈 것이다.
이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뿔이 달린 도깨비는 우리나리 도깨비가 아니라 일본 도깨비 ‘오니’라는 설과 상통하는 면이 있어 의미심장하다.
화가 한병호는 1991년 출판미술가협회 전시회 때 작품 '도깨비'를 전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도깨비와 범벅장수》(1992년), 《도깨비 방망이》(1996년). 《해치와 괴물 사형제》(1998년) 등의 그림책에 그림을 그렸고, ‘한병호 일러스트레이션전-도깨비’ 전시회(1998년 19월)를 갖는 등 오랜 기간 도깨비 연구에 몰두하였다.
주요 내용
산골에서 부모도 없이 혼자 사는 돌쇠라는 나무장수가 어느 날 황소와 함께 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동네 사냥개에 물려 부상당한 새끼 도깨비 산오뚝이를 만난다.
산오뚝이는 황소 뱃속에 두 달 동안만 들어가 있으면 상처가 나을 거라고 하며, 살려달라고 애원한다. 돌쇠는 전 재산이며 너무 아끼는 황소지만 불쌍한 산오뚝이의 소원을 들어 준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나자 황소의 배가 너무 불러 터질 것같이 된다. 황소의 뱃속에 있던 산오뚝이가 너무 살이 찌는 바람에 나오지 못하게 된 것이다. 돌쇠는 애간장이 탄다.
돌쇠가 산오뚝이를 꺼낼 방법을 찾아 나름대로 애쓰던 와중에 황소가 하품을 하게 되고, 그 사이에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상처가 다 나은 산오뚝이가 황소의 입 밖으로 튀어 나온다.
산오뚝이는 황소의 힘을 백 배나 세게 해줘 돌쇠에게 은혜를 갚는다. 돌쇠는 힘이 세진 황소로 나무를 많이 팔아 부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