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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21일, 화요일, Libreville, Maison Libermann
(오늘의 경비 US $199: 숙박료 10,000, 점심 6,500, 식품, 가위, 테이프 11,500, 식수, 맥주 4,800, 콜라 2,000, 택시 1,000, 500, 500, 1,000, 2,000, 1,000, 박물관 2,000, 콩고 비자 50,000, 바지 수선 500, 환율 US $1 = 470 CFA franc)
어제 저녁 때는 나온다는 물이 안 나왔다. 그래서 샤워도 제대로 못하고 변기 물도 못 내리니 보통 불편한 것이 아니다. 쓸 물이 다 없어졌는데 언제나 물이 나온다는 말인가. 당장 내일 아침에 다름 호텔로 옮길 생각을 했다. 받아 놓은 물통이 둘 있었는데 하나는 다 쓰고 또 하나는 뚜껑을 열 수가 없어서 쓸 수가 없었다. 무슨 연장이 있어야 열지 맨손으로는 열 수가 없었다. 물도 제대로 안 나오는 숙소는 여러 번 봤지만 이곳이 최악인 것 같다.
그러다가 새벽 2시경 잠이 깨어서 물을 틀어봤더니 나왔다. 그래서 샤워를 하고 변기 물도 내리고 빈 물통에 물을 받아놓았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직원에게 부탁해서 잠긴 물통을 열고 물통을 하나 더 얻어놓았다. 이제 하루 종일 쓸 물은 충분히 받아놓을 수 있겠다. 그러나 밤중에 잠깐 나오고 하루 종일 안 나오니 불편하기 짝이 없다. 그래도 숙소를 옮기는 것은 그만두었다.
오늘 할 제일 중요한 일인 콩고 비자를 얻는 것은 잘 되었다. 택시를 타고 아침 8시경 콩고 대사관에 도착하여 아무 문제없이 비자 시청을 했다. 내일 오후 3시에 와서 받아가라는데 사람들이 모두 친절하고 아주 정중하게 대해주었다. 그래서 콩고에 대한 인상이 갑자기 좋아졌다. 이제 계획대로 모래 Libreville을 떠나서 “슈바이처의 도시” Lambarene로 갈 수 있게 되었다.
오늘 아침 식사는 준비해 놓은 것이 없어서 한국에서 가져온 수프와 건빵 남은 것으로 때웠는데 좀 처량한 기분이었다. 주위에 쓸 만한 음식점이 없기 때문이다.
오늘 콩고 대사관에서 비자 신청을 마치고 나와서 대사관 건물 사진을 찍는데 지나가던 행인 여자가 잘 알아듣기는 못하겠지만 왜 대사관 사진을 찍느냐고 항의를 하는 것 같았다. 이 지역 사람들은 왜 이렇게 사진 찍는데 신경을 곤두세우는지 모르겠다. 내가 뭘 이해를 잘 못 하고 있는 것인가? 앞으로 사진 찍을 때 좀 더 조심을 해야겠다.
비자 신청을 마치고 택시를 잡아타고 Libreville에서 제일 크다는 쇼핑센터인 M'Bolo로 갔는데 정말 큰 규모였다. 대형 이마트 같은 수퍼마켓과 조그만 상점들이 수없이 많았다. 쇼핑센터에 있는 고급음식점에 들어가서 아침 겸 점심으로 오믈렛을 잘 먹었다. 이번 여행을 시작한 후로 Malabo에서 중국 음식점에서 식사를 한 후 두 번째로 제대로 식사를 한 것 같다.
오후에는 시내에 있는 Musee des Arts et Traditions 라는 박물관 구경을 갔는데 그렇게 전시 내용이 빈약한 박물관은 처음 본다. 전시품이 없는 대신 피그미 족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여주어서 한참 동안 보다 나왔다.
너무 더워져서 시내 어느 카페에 들어가서 콜라를 시켜 마시면서 좀 쉬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바지가 다시 찢어져서 두 번째로 수선을 했는데 전보다 더 많이 찢어져서 너무 많이 짜깁기를 해서 보기가 싫게 되었다. 보기 싫은 것은 큰 문제가 아닌데 다시 찢어질 것 같다. 콩고 수도 Brazzaville 쯤에 가서 바지를 새로 사야할 것 같다.
내일은 오전 느지막하게 나가서 택시로 Lonely Planet에 나온 Sunset Beach에 가서 시간을 보내다가 오후 3시경에 콩고 대사관에 가서 비자를 찾아가지고 와야겠다. 그러면 모래 떠날 준비가 다 되는 것이다.
오늘 숙소에 WiFi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얼마나 반가웠던지. 숙소 사무실에 가서 패스워드를 받아와서 인터넷을 했다. 연평도 근처 사격훈련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했는데 아직까지 북한에서 대응을 안 하고 있어서 우선 안심이 되었다.
숙소는 성당에 속한 건물이다
숙소 근처에 있는 시장은 복잡하기 이를 데 없었다
미니버스에 먼저 오르려고 하는 사람들
휴대전화는 아프리카 전역에 많이 보급되어 있다.
이 옷 수선소에서 찢어진 하의를 수선했다
콩고 대사관에 가서 비자 신청을 했는데 직원들이 매우 친절했다
대사관들이 많이 있는 부촌 지역
가봉 대통령 봉고과 마이클 잭슨, 두 사람 다 근래에 별세했다
Libreville은 대서양 해변 도시이다
Libreville 시민들은 합승 택시를 많이 이용한다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해서 찍어주었다
아담한 바닷가 음식점인데 닫는 시간이라고 음료수를 안 팔았다
대형 수퍼마켓 겸 쇼핑몰
쇼핑몰이 제법 그럴 듯 했다
크리스마스가 며칠 안 남았다
이번 여행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그럴 듯한 음식점에서 아침 식사를 들었다
오랜만에 얼음이 든 시원한 콜라를 마셔본다
이 나라 국립 박물관인데 너무 초라했다
옛날에는 이렇게 아주 벗고 살았던 모양이다
농촌 집들은 대부분 이렇게 하루 이틀이면 지을 수 있는 간단한 집들이다
Libreville 중심가 풍경
가봉은 한때 부자 나라였단다
중국에서 가져온 듯한 싸구려 크리스마스 물건을 팔고 있는 상점은 중국 잡화점이다
이 카페 같은 곳에서 콜라를 한잔 사마시면서 잠깐 쉬었다
2010년 12월 22일, 수요일, Libreville, Maison Libermann
(오늘의 경비 US $44: 숙박료 10,000, 점심 1,200, 식수, 맥주, 위스키 5,000, 바나나 300, 택시 2,000, 2,000, 환율 US $1 = 470 CFA franc)
어제 밤에도 새벽 2시경 깨어서 물을 받아놓고 다시 잤다. 오늘 아침 잠을 깨어보니 7시였다. 지금까지 보통 새벽 4시경에 잠이 깨어서 더 이상 잘 수가 없었는데 오늘은 오전 7시까지 잤으니 이제 잠자는 시간이 정상으로 된 것 같다.
아침나절에는 비가 오고 하루 종일 흐린 날씨였다. 비가 온 다음에 해가 안 나오고 흐린 날씨니 해가 나왔던 어제보다 훨씬 시원했다. 지금까지 경험에 의하면 서아프리카는 생각보다 덜 덥다. 에어컨이 없어도 선풍기만 있으면 지낼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잘 모른다. 지금까지는 해변 지역만 다녀서 항상 바람이 있었는데 내륙 지역으로 가면 더 더울지 모른다. 내일 Lambarene에 도착하면 알게 될 것이다.
오전 내내 인터넷을 하면서 보냈다. Lonely Planet에 배낭 여행객들이 올린 가봉 여행기를 읽었는데 가봉은 배낭 여행객에는 비용이 많이 들어서 인기가 없는 나라인 것 같다. 가봉에서 경비가 비교적 적게 드는 곳은 내일 내가 가려는 Lambarene와 Lambarene에서 Port Gentil까지 강을 따라서 가는 배 여행 (약 15시간), 그리고 Franceville까지의 기차 여행 정도다.
나는 Lambarene에서 남쪽으로 콩고 국경을 넘을 생각인데 날짜가 맞으면 콩고로 향하기 전에 Lambarene애서 Port Gentil을 왕복하는 배 여행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렇게 될 가능성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오늘 고교 동창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여자 동창 김영교가 노산 문학상을 받았다. 그전에도 다른 상을 받았지만 이번 상은 큰 상인 것 같다. 이로서 이대 영문과 출신의 재원 김영교는 알아주는 시인이 된 것이다. 우리 동창에 노년에 문인이 된 친구가 또 하나 있다. 서울의대 출신의 소아과 의사 오세윤 수필가다. 베테랑 소설가 오정희의 오빠인 오세윤도 소아과 의사 은퇴 후 말년에 수필가로 등단한 사람이다. 두 사람 다 꿈만 있으면 노년에도 큰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람들이다.
앞으로 남은 여행을 생각해본다. 내년 2010년 여름에는 약 한 달 동안의 알래스카 여행을, 그리고 12월에는 약 4개월간의 동남아 여행을 할 계획이다. 가는 길에 상하이에 들려서 상하이 마라톤을 달리고 육로로 베트남으로 들어가서 여행을 시작할 생각이다.
후년 2011년에는 약 4개월간의 호주와 뉴질랜드 여행을 할 생각으로 있다. 이번에는 여행 방법을 바꿔서 자전거 여행을 생각하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 자전거 여행이 성공적으로 되면 2012년부터는 3년에 걸쳐서 유럽 자전거 여행을 할 생각이다.
호주 여행은 Brisbane에서 시작해서 해안을 따라서 Sydney와 Melbourne을 거쳐서 Adelaide에서 끝나는 약 3,000 km의 여행이다. Tasmania 섬에도 들릴 생각인데 약 100일을 생각하고 있다. 뉴질랜드 여행은 한 달 정도를 생각하고 있는데 호주 여행이 너무 길어지면 뉴질랜드 여행은 나중에 따로 할 수도 있다.
유럽 자전거 여행 다음에는 유럽 대서양 해안에서 시작해서 유럽 대륙을 횡단한 다음에 Istanbul에서 시작해서 아시아 대륙을 횡단해서 귀국하는 자전거 여행도 생각하고 있다. 일생일대의 거창한 여행이 될 것이다.
오늘은 콩고 비자 찾으러 오후에 잠깐 나갔다 오고 숙소 방에서 지냈다. 내일은 Libreville을 떠나서 Lambarene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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