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6일 ~ 8일 상대마 히타카츠 에서 하대마 이즈하라
휴가를 계획한 후 이런저런 여행준비를 하였지만, 여행윤곽이 잡히질 않았다.
갑자기 태풍소식도 있고, 또 처움으로 트레일러를 달고 가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에 연습주행도 해야했다.
하지만 이놈의 태평같은 마음으로 잘되겠지 생각뿐 별 걱정도 되질 않았다.
하지만 일정이 코 앞으로 다가오자 이것저것 챙기지 못한것이 생각나고 마음만 바빠졌다.
업무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트레일러에 짐을 실어보니 생각한것 보다 너무 무겁다.
이것 저것 줄이고 들어내니 그레도 20kg을 훌쩍 넘어선다. 잘 되겠지 하고 푹 자고 일어났다.
자동차에 잔차 2대 얹고 트레일러 싣고 부산항으로 간다. 하지만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비오는데 왠 자전거 .....?
아랑곳 하지 않고 부산국제터미널내 주차장에 주차하고 자전거 준비를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대마도로 여행가는 모양이다. 혹 자전거 여행자도 있으려나 보니 한신대학교 자전거회에서 한 팀 4명이 와 있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하고 같이 배에 잔차를 싣고 출발 했다.
대마도 가는도중 태풍의 영향으로 얼마나 파도가 심한지 반 이상이 토하고 난리가 났다.
안내원의 도착 방송이 얼마나 반가운지 ....ㅎㅎㅎ
대마도에 내려보니 여전히 비가 내린다.
우비로 재빨리 갈아입고 아무렇지 않은듯 거리로 나섰다. 일단은 히타카츠 주변 관광으로 일정을 계획했기에 시계방향으로 돌기로 마음먹고 항에서 나오자 마자 좌로 핸들을 돌렸다. 작고 아담한 거리가 펼쳐진다. 약 2~300m 가니 도심에서 벗어난다. 동네수준이다.
도심을 벗어나니 울창한 나무숲이 우리를 반긴다. 도로 라이딩이 아니라 산림욕을 하는 기분이다. 호수 같이 잔잔한 바닷가를 울창한 나무들과 벗하여 달리는 기분은 한참 기분을 업되게 하였다. 힘들게 업힐하여, 첫 터널을 넘자마자 아무래도 이상해 지나가는 차를 잡아 행선지를 손짓발짓하여 물어보니 이 방향 아니고 반대방향이라고 한다. 부탄가스를 샀던 대형슈퍼에서 갈림길이 있었는데, 그냥 소홀히 지나치고만 곳이었다. 다시 역방향으로 업힐하여 터널지나서 내려오니 우리나라와 다르게 갈림길 표시가 있긴하지만 너무 작아서 지나칠수 밖에 없었다. 이 후로도 갈림길마다 한참 헤메기를 반복했다.
약 10여킬로를 허비하고 나서 한국전망대로 방향을 잡고 열심히 달렸다. 벌써 시계는 4시를 가리키고 5시까지는 야영장에 도착해야 되는데...슬슬 불안해지기 시작, 평속을 높여 달렸다. 이즈미를 지나 드디어 미우다 캠핑장에 5시 전에 도착할수 있었다. 친절한 여주인의 안내를 받고 3번 텐트를 배정받고 짐을 풀었다.
야영장은 아담하고 조용했다. 여러팀이 있어서 어디서 왔나 궁금했는데, 전부 한국사람이다. 일본말이 필요없다.
저녁을 재빨리 먹고 바로 옆에 있는 목욕탕에서 샤워하고 하루를 마감했다.
라이딩 둘쨋날이다.
생각한것 보다 대마도가 크다. 거제도의 약 2배다. 오늘은 대마도의 최북단에서 하대마 직전까지 가는 일정이다.
상쾌한 공기때문인지 일찍 눈이 떠진다. 간단하게 밥을 먹고 어제 내린 히타카츠 항을 지나 39번도로로 간다. 참으로 오붓한 거리다. 곧고 웅장한 나무숲을 따라 멋진 산내음과 산새들의 지저귐을 벗삼아 신나게 달렸다. 긴의 단풍나무거리를 계곡따라 한참을 지나갔다. 거의 6km의 은근한 업힐이었지만 평지라고 느낄만큼 부드러운 산책로였다. 가을에 온다면 꼭 추천할만한 계곡이다.
긴에서 나와 쭉 39번 도로로 내려오니 일찍나서서인지 예정보다 시간이 많이 남아 욕심이 생긴다. 그래서 더 많은 곳을 구경한다는 욕심에 다시 382번 도로로 북상했다. 미네로 가서 여기저기 둘러볼려다 그냥 목적지로 가자는 생각에 잘 내려오다가 갈림길에서 길을 물어보니 상세하게 설명해주는데 알아듣지를 못하니 느낌대로 갔다. 하지만 큰 오산이었다. 쭉 내려오다가 갈림길에서 길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일본말 안돼지 지금 위치도 모르지 정말 답답해서 미칠노릇이었다. 아는 거라고는 최종목적지인 이즈하라 만 외칠뿐이었다. 한참 업힐후 내리막 직전에서 물어보니 돌아가라 하고, 분명히 옆으로 새는 길은 없었는데 옆길로 가라하고 ....다행히 지도를 다시 그려주는 아저씨의 상세한 보충설명으로 타코야끼전문점앞 다리를 발견하고 야끼한판 사먹고 물어보니 , 동네 들어가는 아주 작은 길 같은 지방도를 발견할수 있었다. 어이가 없었다. 전폭 2m가 지방도라니...흑흑흑 표지판도 있긴하지만 건물뒤에 가려져있고...흑흑흑
어쨋든 다시 방향감각을 찾고나서 목적지인 아소베이파크를 향했다.
열심히 달려 아소만이 있는 파크에 가보니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의 황량한 공원이었다. 게다가 어제와는 다르게 텐트는 구멍이 송송하고 야영장주위는 고개를 서너개 넘어 주 도로와 너무 떨어져 있어서, 귀신나오기 딱 좋은 분위기였다. 설상가상으로 관리인은 텐트하나 치고 퇴근해버리고, 그 넓은 야영장 그리고 광할한 공원에 우리 두 사람 뿐이었다.
펄럭거리는 텐트 , 으슬으슬 내리는 비, 어스렁거리는 고양이 울창한 나뭇잎들이 바람에 날리는 소리.. 납량특집에서 잠을 청했다. 집사람은 저녁 8시 부터 자정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나는 그 옆에서 코를 골면서 잤다.
라이딩 셋째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보니 그런대로 볼만한 분위기의 야영장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없다는 그 이유만으로 무서울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보슬비가 내리는 야영장에서 스프를 끓여 먹고 길을 나섰다. 오늘은 상대마와 하대마를 잇는 만제키바시 다리를 건너서 대마공항을 거쳐 이즈하라에 가는 일정이다.
그렇게 멀지 않은 일정이었기에 정말 천천히 페달을 저어 간다. 다리에서 역사적인 슬픔을 되새기고 사진 촬영하고 건너간다. 금방 다가오는 대마공항근처에는 집들이 제법 운치가 있다. 조립식 건물이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멋진 집들이 별장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100엔샵과 할인점들은 너무 일러서인지 문을 열지도 않았다. 그냥 지나칠수 밖에 없다.
드디어 여행의 종착지인 이즈하라항에 왔다. 너무 예쁜 빵집이 있길래 아침겸 점심겸 먹었다. 정말 맛있었다.
한국에서 출발할때 만났던 자전거 여행팀을 다시 만나 이야기 꽃을 피웠다. 그 팀들도 첫날 고생이 엄청 많았던 모양이다. 너무 늦은 입국수속으로 항구 근처에서 먼곳에 숙소를 예약하는 바람에 그팀들은 야간에 그 엄청난 고개를 넘다가 도저히 안되어 차량으로 니이까지 점프를 하였단다. 둘째날은 쉽게 라이딩을 했고 셋째날은 이즈하라 시내 관광으로 마무리 하기때문에 여유가 넘친다. 마지막 시내 관광을 그팀과 같이 하고 입국하러 항으로 간다. 대기실에서 여러분들께서 자전거에 대한 질문과 대단하다는 칭찬을 한몸에 받고 부산항으로 즐겁게 돌아왔다.
참 멋진 여행이었다.
분위기 있고 자신을 한번 돌아볼수 있는 여유가 생긴것 같다.
자 이제 또다른 내일을 위해 열심히 전진해야지....^^
한국전망대에서
캠프장에서 간단한 저녁식사
미우다 비치
미우다캠프장 입구
미우다 캠프장 텐트 정말 튼튼하고 듬직했다.,
해발고도 약 150m 다리위에서
은행나무 거리에서 낮이지만 밤같이 어둡다.
아소베이 파크 둘째날 텐트 바람과 적막이 감도는곳
아소베이 파크 보트계류장
한신대학일행들과
첫댓글 아하.... 아주 멋진 여행을 하셨네요! 일본은 잡귀들이 많다던데 용케 두분이서 지내셧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