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호비결은 왜 대약을 부정했나
무협소설이나 만화에도 잘 나오는 "단전"과 "연정화기", "기경팔맥", "소주천"이라는 선도용어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지만, "단전에서 연정화기로 생성된 진기로 기경팔맥을 개통하는 소주천을 이룬다"는 사실을 경험하고 믿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그 이유는 국내의 많은 단체들이 믿고 따르는 용호비결 때문입니다.
용호비결에는 온갖 중국식 선도용어가 난무하지만 단전호흡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도 알고 있고 또, 선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연정화기와 기경팔맥이라는 용어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북창이 하단전에서 이루어지는 연정화기를 모르고 몸 외부에서 들어오는 왈 '우주의 정기'를 모으는 것을 축기로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기운은 단전에서 생성되는 진기와는 다른 음기(탁기)이기 때문에 차갑고 무거운 특징이 있어서 스스로 움직여 기맥을 개통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북창은 기경팔맥을 개통하는 정법 소주천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연정화기와 기경팔맥을 부정한 것입니다.
"단으로써 성도한다는 말은 신으로써 기를 제어하고 기로써 신을 형체에 머물게 하여 모름지기 서로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 (출처:용호비결)
정법 선도이론을 정립한 중국 전진교 용문파의 조사 오충허가 구분한 선도수련 3단계 중 첫번째인 '연정화기'라는 것은, 하단전에서 정을 단련하여 진기로 만들고 축기를 하는 것을 말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소주천으로 소약을 하고, 대주천으로 단(대약)을 하는 과정까지를 말합니다. 그러나 용호비결은 소약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단(대약)은 부정하고 있습니다.
"건곤단법 이상에서는 흡(吸)하며 천기(天氣)를 백회혈로 끌어 들인다 생각하고, 동시에 회음혈에는 지기(地氣)를 끌어들인다 생각하고 멈추며" [출처] 정각도 단계의 축기와 운기에 관한 소고|작성자 금계
그 이유는 용호비결의 수련법을 가장 충실히 따르는 위의 모 단체 수련법처럼 몸 외부에서 들어오는 기운을 축기하는 방식의 수련이기 때문입니다.
" (숨을)참을 수 없을 정도에 이르러 다만 의식적으로 기를 아래로 보내되 대략 소변을 볼 때와 같이 하면 된다."
"신기가 좀 안정된 후에는 차차 기를 배 밑에 털이 난 데까지 밀어 내려" (출처:용호비결)
이것은 의념으로 임맥을 개통하는 방법입니다. 용호비결은 노골적으로 외부의 기운을 끌어들이지는 않지만, 독맥을 먼저 개통하는 정법 수련과는 반대로 임맥을 먼저 개통하는 수련을 합니다. 이렇게 하면 수련자가 의도하지 않아도 몸 외부의 기운(음기.탁기)이 잘 들어오기 때문에 효과는 비슷합니다.
몸 외부의 기운을 의식적으로 끌어들이거나, 독맥보다 임맥을 먼저 개통하면 저절로 음기(외도)수련이 되기 때문에 기경팔맥을 개통하는 소주천을 할 수 없습니다. 즉, 음기수련은 의념주천처럼 하단전에서 연정화기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소약은 물론 대약을 이룰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이비 수련은 대약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더구나 용호비결의 수련을 한다는 연정원의 원조 '연정16법'(오행연기법)에는 연정화기와 기경팔맥은 물론이고, 단전과 소주천이라는 용어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즉, 선도수련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또, 요즘 시중에서 유행하는 오행연기법은 단전호흡이 유행하자 사람들을 유혹하기 위하여 단전과 소주천이라는 용어만 차용하여 변신을 한 것이며, 선도수련이나 용호비결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기를 내리는 데는 몸 앞쪽의 임맥을 쓰고 위로 올라가게 하려면 몸의 뒤쪽에 있는 독맥을 사용하는 것이다. (출처:용호비결)
용호비결에는 임독맥과 주천의 경로는 올바르게 되어 있기 때문에 당연히 기경팔맥을 개통하는 수련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공부가 차츰 익숙하게 되어 이른바 현빈일규를 얻게 되면 백 가지 구멍과도 모두 통하게 된다" (출처:용호비결)
그러나 "백 가지 구멍과 모두 통하게 된다" 즉, 온몸의 혈이 열린다고 하면서 구체적으로 기경팔맥을 개통하는 과정은 없습니다.
"원기단법에서는 임독유통, 12경, 14경, 365혈까지 개통을 시도한다" [출처] 정각도 단계의 축기와 운기에 관한 소고|작성자 금계
이와 같이 용호비결을 따르는 모 단체는 임독맥과 12정경을 합한 14경, 365혈 개통수련을 하고 있으며, 나머지 기경팔맥을 개통하는 수련은 하지 않습니다. (참고: 기경팔맥을 모르는 단체는 얼굴의 일부를 독맥으로 보는 의가의 견해을 따르기 때문에 선가의 임독맥과는 경로와 깊이가 다릅니다)
반대로 정법수련에서는 기경팔맥을 개통하는 이야기만 합니다. 그 이유는 건강한 사람은 의가의 임독맥과 12경, 365혈은 평생 열려 있어서 수련을 통하여 개통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기경팔맥을 개통한다는 것은 12정경의 기맥과 기경팔맥의 교차점인 혈도 함께 '개혈한다'라는 함축성이 있습니다.
기경팔맥이 개통되면 12정경에도 진기가 활발하게 흐르면서 심신이 점점 더 건강해집니다. 그러나 용호비결처럼 모든 기경팔맥을 개통하지 않으면 기경팔맥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혈은 개통할 수 없습니다.
연정화기와 기경팔맥도 모르는 용호비결과 중국의 사이비 선도서인 성명규지의 오행연기법, 밀교의 중맥수련, 인도의 쿤달리니 등을 돈벌이로 이용하는 사이비 단체들이 선도계를 장악하여 기경팔맥을 개통하는 정법 소주천을 이룬 사람을 찾아 볼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