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 없는 교실로 맞춤형 완전학습 시대 열려
미래학자들이 뽑은 ‘2030 사라질 10가지’ 중 2번째는 공교육이다.
미시간주 그랜드밸리주립대의 교육기술 조교수인 제이슨 시코는 공립학교는 민영화하고,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새로운 방식이 현재의 공장형 교육모델을 대신할 것이라고 말한다.
19세기 말에 시작된 미국의 초·중등 공교육은 정부 예산이 줄면서 2030년까지 거의 사라질 것이다. 고등교육 시스템의 종말은 좀더 오래 걸릴 것이지만 역시 같은 요인에 의해 사라져갈 것이다. 기술 발전이 학생들을 나이별로 그룹을 만들어 교실에 집어넣는 방식을 없애버리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이다.
스마트 교육시스템은 교육심리학자 벤자민 블룸의 ‘투 시그마 딜레마’를 해결해 줄 것이다. 투 시그마란 정성적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완전학습과 개별지도를 말한다. 교육이 진행될수록 학생들은 좀더 일찍 전문화할 것을 요구받는다. 종합 수료증을 원하는 시대는 갔다. 기업들은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특정 기술의 증명서만을 원할 뿐이다.
교육 과정 역시 몇몇 기업에 넘어갈 것이다. 미국 정부가 공공 서비스에 필요한 수익을 내는 데 계속 실패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통신 및 우편배달시스템처럼 정부가 초기에 했던 구축 업무가 3~4개의 주요 대기업에 넘어갈 것이다. 이 기업들은 지역의 수요 트렌드에 기반해 온라인으로 지도와 훈련을 진행할 것이다. 덧붙여 그들은 현장 기반 기술과 교육도 지원할 것이다. 기업들은 옛 학교 건물을 사들여 주 정부의 재정에 보탬을 주고, 그것들을 교육센터와 유아보육시설로 바꿀 것이다. 학생들은 전문지식을 쌓아 일자리를 얻지만 그들의 선택 폭은 제한돼 있다. 삶의 상향 이동은 거의 불가능하다.
피츠버그의 퓨처리스트인 제이슨 스완슨은 2030년까지 사라질 대상의 목록으로 공장형 교육모델을 꼽는다. 그는 19세기 말에는 기숙사학교만 있었지만 이제는 대부분 집에서 학교에 다니는 것 등 이미 우리가 경험한 프로세스들을 상기시킨다. 그는 매질이 사라진 것도 한 예로 든다. 공장형 교육모델도 그런 것들처럼 세월과 함께 사라져갈 것이라는 게 그의 예측이다.
대신 지금은 개별학습계획(IEP) 같은 아이디어가 주목받고 있다. 학습분석 같은 기술이 진보하면서 교육자들은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효과적인지에 대한 광범위한 자료를 이용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이 대량생산 교육에서 탈피하는 중요한 포인트들이다. 학생 모두를 만족시키고 모두에게 적합한 새로운 교육시스템과 교육과정 평가방식이 나올 것이다.
미시간주 페리스주립대의 댄 투어리 박사과정생은 2030년이 되면 평점(GPA)이 더 이상 학업 성취도를 측정하는 지표 노릇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GPA는 교사가 학생들을 평가한 평균값을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지금도 많은 교육기관에서 교사는 실제 학습성취도와 다르게 평점을 내고 있다. 일부 교사들은 성적을 높게 주도록 여러 곳으로부터 압력을 받는다.
최근 졸업장이란 개념이 소멸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이런 경향은 더 두드러질 것이다. 성공에 필요한 특정 기술을 보유하는 것이 졸업장이나 평점 같은 식별장치보다 더 많은 가치를 갖게 될 것이다.
문화통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2030년 통합유럽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사진은 동서양 문화가 공존한다는 이스탄불 거리. 이정용 한겨레 기자 |
유럽연합 광범위한 공통문화 공유해 유럽합중국으로
‘2030 사라질 10가지’의 3번째로 꼽힌 것은 통합유럽이다.
포르투갈의 포르토 및 아베이로대학 객원교수인 미래학자 마누엘 오용 올리베이라는 현재의 유럽연합 운영 방식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2030년까지 유럽연합(EU)은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한다. 기업 세계에선 합병 후 합병기업간 조직 문화의 차이를 없애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데, 유럽의 합병에선 이런 모습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은 기본적으로 매우 다양한 국가간의 합병이다. 그래서 기업합병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문제에 직면한다. 가치, 태도, 신념이 각기 다른데다 각기 고유한 지식자본이나 문화 등을 간직하려는 나라들을 하나로 묶으려면 새로운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 즉 광범위한 공통의 문화가 생겨나야 한다.
국경을 넘어선 공통의 유럽 문화를 어떤 모양으로 만들어야 할까? 남부 유럽국가들은 좀더 단호해지고, 북부 유럽국가들은 좀더 부드러워지면 될까. 노벨상 경제학자 더글러스 노스가 말한 대로, 구조적인 변화는 문화의 변화와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유럽은 너무 늦기 전에 유럽국가들의 사회통합에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
미래학자 닐 페리는 2030년까지 완전한 통합이 이뤄져야 유럽연합이 살아남는다고 주장한다. 통상이나 무역 제한은 제거돼야 한다. 그래야만 유럽연합 내 빈국의 경제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다. 유럽연합내의 국경은 그들의 역사와 문화적 뿌리, 사회적 차이를 유지하는 방식으로만 존재하게 될 것이다.
유럽의 자원을 하나로 모으면 미국, 중국 같은 거인과 경쟁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유럽합중국은 하나의 큰 국가로서 세계에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
도로를 시험주행하고 있는 구글 자율주행차량. 위키피디아 |
사물인터넷 첨단로봇 등 세상 바꿀 파괴적 혁신기술 12가지
세계미래학회의 미래연구자들이 뽑은 ‘2030년 사라질 것’ 4번째는 일자리다.
<더 퓨처리스트> 에디터인 토마스 프레이는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20억개의 일자리가 소멸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현재 세계 일자리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프레이가 절망을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의 메시지는 대신 새로이 등장하는 기술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것이니 그에 대비하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그가 미래 일자리의 예측 참고자료로 제시한 것이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MGI)가 지난 5월 발표한 ‘세상을 바꿀 파괴적 혁신기술’ 12가지다. 이 12가지는 모바일 인터넷, 업무자동화,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기술, 첨단로봇, 자동주행자동차, 차세대 게놈학, 에너지 저장, 3D 프린팅, 첨단 소재, 새로운 석유·가스 탐사채굴, 재생 에너지 등이다. 이것들은 기존 일자리를 없애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다.
프레이는 이 가운데 몇가지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자동주행차량은 버스, 택시, 트럭 등의 운전기사 수백만명을 퇴출시킬 것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4개주에서 구글무인자동차의 운행을 허용했다. 자동주행차는 동시에 주차장, 교통 경찰, 트래픽 법원, 교통사고를 축소시킬 것이다. 교통사고의 감소는 환자들을 받는 의사, 간호사 등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교육 분야에선 2030년쯤 전통 교실 수업의 90%가 온라인교육으로 바뀔 것이다. 대학뿐 아니라 초중고교에서도 교육이나 학습은 대부분 온라인으로 넘어갈 것이다.
출퇴근 고정월급 등은 옛말, 업무급 프리랜스 대세
3D 프린터는 제조업에서 헬스케어, 소매업, 미술, 건설 등에 이르는 모든 분야를 뒤흔들 것이다. 모든 것이 기존 제조방식을 벗어나 프린트될 수 있기 때문이다. 3D 프린터란, 별도의 금형 장비나 제조 설비 없이 재료를 프린터하듯 한층한층 쌓아올려 입체물건을 만드는 기기를 말한다.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공장이 아닌 3D 프린터로 직접 인쇄하듯 뽑아내므로 현재의 물류산업 즉 택배, 도로, 항만, 화물자동차, 컨테이너 산업 등은 큰 타격을 받는다. 건물 프린팅도 가능해져 건축업체와 건축 자재 제작의 필요성도 줄어들 것이다. 알약 3D프린터가 약국을 대체할 수도 있다.
제조공정의 자동화는 이미 숱한 일자리를 앗아가고 있지만, 앞으로 그 속도는 갈수록 더 빨라질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일자리 수십억개가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대규모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상황을 만들려면 미래의 일자리 수요와 기술들에 대비해 우리의 시스템을 정비해 놓아야 한다.
폴 럭스 박사는 팀 시스템의 소멸을 전망한다. 다니엘 핑크는 2001년작 <무료 에이전트 국가(Free Agent Nation)>에서 팀이 아닌 1인기업들의 성장 추세를 살펴봤다. 그는 첨단기술과 기업의 탐욕이 노동자들을 사무실에서 쫓아낼 것이라고 예견했다. 파트타임 근로자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팀워크를 구축하기 어렵다. 럭스는 그래서 팀워크는 이제 잊어버리고, 창의적인 스타를 길러내라고 말한다. 창의적인 인간들이 프리랜서로 직장을 왔다갔다 하면서 임금을 받는 형태로 일자리가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신기술 교육 및 코칭으로 혁신적인 개인 지도자가 될 준비를 미리 하라고 충고한다.
낮에는 미생물학자, 밤에는 심리학도 생활을 하는 캐리 앤 잡카(Zapka)는 고정 월급이나 주급의 소멸을 내다본다. 출퇴근시 찍는 펀치카드는 이제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펀치카드 없이 효율성이나 능력으로 보상을 주는 시스템이 보편화한다. 연봉이나 시급 등 일정 기간을 기준으로 급여를 주는 시스템 대신 업무당 보상체계가 들어설 것이다.
일은 임시직 근로자(workers)와 작업지시자(workees) 사이의 협상을 통해 정해지며, 보상은 매우 가변적이 될 것이다. 고정된 일자리는 사라지고 실시간 수요와 공급, 평판, 경력, 그리고 추천 네트워크가 이력서와 직책을 대신할 것이다.
기업 이사회 사라지고 투자자 직접 나선다
싱가포르국립대 비즈니스스쿨 교수인 로렌스 로(Loh)는 기업 이사회의 소멸까지도 내다본다. 이사회 의장이 특권을 부여받고 큰돈을 버는 확실한 길로 인식되는 시절은 사라질 것이다. 기업 운영 실패 사례들이 잇따르면서 이사의 요건이 매우 강화될 것이다. 풍부한 경험과 자격을 갖춘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기업 이사가 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져야 할 위험 부담은 너무 크고 그에 대한 보상은 미흡하기 때문이다. 젊은이들 역시 더 이상 이사가 되려는 꿈을 꾸지 않을 것이다.
기업들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특히 투자자는 자신들의 이해관계와 딱 맞아떨어지게 행동하지 않는 이사들로부터 기업을 보호하려 할 것이다. 기업들은 이사회 대신에 직접민주주의 형태의 투자자 행동주의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투자자는 스스로 대표를 선출해, 기업운영에 대한 책임을 지는 협의회 같은 메카니즘을 꾸려나갈 것이다.
이사들은 사라질 것이다. 기업을 이사회에 맡겨놓기에는 기업이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상품 구매는 온라인에서만...오프라인매장은 홍보용으로
‘2030 사라질 10가지’의 5번째는 상점이다.
미래학자 배리 민킨은 소매점이 들어설 자리는 더 이상 없으며, 새로운 유통 방식이 출현할 것이라고 말한다. 맥도널드나 스타벅스 매장은 이미 지금도 세계 오지에까지 진출해 있다. 기업들은 혁신적인 저비용 유통 방식을 찾을 것이다. 예컨대 스타벅스 점포들은 식자재 업체 매장들과 유익한 기회를 함께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혁신적인 마케팅 채널이 성공의 열쇠가 된다. 예컨대 질레트는 인도에서 가게를 두지 않고 사람들의 목에다 면도기 상자를 걸고 돌아다니면서 판매를 한다. 가게가 필요없다. 콜 게이트는 50개 이상 국가에서 173개 이상의 제품을 판매하는데, 제품의 일부는 다른 회사에서 제조한 것들이다.
인터넷 온라인 쇼핑몰은 더욱더 번성할 것이다. 메릴린드주의 ‘앤 아룬델 커뮤티니 칼리지’ 교수인 존 사기(sagi)는 지금도 온라인을 통해 가격비교를 하고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미래에는 더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말한다. 예컨대 버라이존 상점에서 원하는 휴대폰 버전을 보고 실제로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한다. 모든 물품 구매는 온라인으로 하고, 상점은 신상품 홍보장으로 변할 것이다.
3D프린터를 이용해 직접 물건을 프린트해서 쓸 수 있게 되고 무선주파수식별 (RFID) 기술을 통해 제품의 모든 단계를 추적하고, 무인기 ‘드론’이 실시간 배송 시스템을 구현한다.
2030년의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상점은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회원들만 입장이 가능한 멤버십 매장에서 실제 물건을 증강현실 장비를 이용해 직접 체험할 것이다. 그런 다음 온라인으로 물건 구매를 클릭하면, 물건이 집으로 배달이 될 것이다.
기업들은 증강현실 제품전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끈 제품만 시장에 내놓는다. 로봇은 정확하게 소비자의 질문에 응답하고, 원하는 제품을 즉각 보여주고 사용법을 알려줄 것이다. 임대비용 절감을 위해 체험매장은 값비싼 제품에 대해서만 운영되며, 저렴한 것들은 온라인으로만 구매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