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문 여는 인천시립 미추홀도서관
지상 3층에 좌석 1000여개 카페 같은 디지털 룸 인근 공원엔 산책 코스
인천을 대표하게 될 시립 미추홀도서관이 23일 남동구 구월4동에 문을 연다. 구월4동 610의4 일대 5310㎡ 터에 지상 3층, 지하 2층, 건물 전체 면적 1만3099㎡ 규모로 신축된 이 도서관은 현재 인천에 있는 공공 도서관 중 가장 크다. 이 도서관은 1962년 본관이 세워진 중구 율목동의 시립도서관이 너무 낡고 좁아 이를 옮겨 새로 지은 것이다.
운영 시간은 일반 자료실이 오전 9시~오후 10시(주말 오후 6시), 일반 열람실은 오전 6시~오후 10시, 기타 자료실은 오전 9시~오후 6시이다. 매주 금요일에는 문을 열지 않는다. 회원이 되면 열람실 출입 등이 한결 편한데, 24일부터 회원 신청을 받는다. 다음 달부터는 영어동화구연 강연회 등 다양한 강좌가 진행된다. ☎462-3900~1
◆다양한 시설과 자료 갖춰
현재 21만8886권의 단행본 책자와 4974점의 기타 자료(DVD 등)를 갖추고 있다. 이 가운데 대출이 되는 자료는 11만권 정도이고, 나머지는 열람만 할 수 있다. 바코드보다 한 단계 진보한 '무선인식(RF:Radio Frequence) ID'체계가 활용돼 책을 대출하거나 반납할 때 이전처럼 한 권씩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권을 한 번에 인식·처리한다. 그만큼 시간이 절약되고 편하다.
좌석은 총 1000여석이다. 이 중 독서실 형태로 돼 있는 일반 열람석은 330석(3개 방)이다. 일반 열람실 역시 'RF ID' 체계가 활용돼 밖에서 화면을 통해 열람실에 비어 있는 자리를 알 수 있고, 꽉 차 있을 때는 예약도 할 수 있다. 자리가 나면 휴대전화로 이를 알려 준다. 또 두 시간 이상 자기 자리를 비우면 자동적으로 자리가 취소돼 다른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어린 아이들을 위해 만든 방 '꿈나무터'는 책장에 진열된 2만2000여권의 책자와 쿠션 의자, 작은 벽화 등으로 예쁜 어린이집처럼 꾸며놓았다. 바닥엔 뒹굴기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모두 온돌을 깔았고, 갓난아이를 데려온 어머니들이 젖을 먹일 수 있는 방도 갖췄다.
이 밖에 커다란 기타 모양의 탁자 등에 앉아 카페와 같은 분위기에서 무선 인터넷과 컴퓨터, DVD 등을 즐길 수 있는 '디지털@터'도 산뜻하다. 3400여권의 인천 관련 자료를 모아놓은 '미추홀터'에서는 이번에 개관 기념으로 '도서관의 역사 자료전'을 연 뒤 기획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강당(178석)은 시민들도 빌려 쓸 수 있다(4시간 기준 6만원). 평일에 점심식사로 백반을 3500원에 파는 식당과 매점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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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남동구 구월4동에서 개관하는 시립 미추홀도서관 전경. 지하 2층, 지상 3층에 총 21만여권의 단행본을 갖추고 있다./김용국 기자 young@chosun.com
◆국내 10번째 UN 기탁 도서관
이 도서관에는 1층에 UN 기탁도서관이 자리 잡고 있다. UN이 총회와 산하 기관에서 발행하는 각종 자료(회의록·조약집·녹음기록·연감·색인 등)를 보내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하는 도서관을 말한다. 현재 전 세계 145개국에서 400여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국내에는 9곳이 있고, 미추홀도서관이 10번째이다. 인천에서는 유일하다. 아직은 처음이라 많은 자료를 갖추지는 못했지만 정기간행물과 개발정책에 대한 회의자료 등이 있다.
◆깔끔한 분위기에 좋은 경치
새로 지은 도서관인 데다 공공 건물로서는 내부 장식에 꽤 신경을 쓴 건물이라 안의 분위기가 산뜻하다. 특히 남동문화공원과 붙어 있어 도서관에서 책을 보다가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땐 아주 좋은 산책 코스까지 갖춘 셈이다. 넓지는 않지만 숲으로 둘러 싸인 이 공원에 올라가면 늘 시원한 바람에 새들의 지저귐이 정겹다. 작은 인공폭포와 연못, 운동기구 등도 있고, 주변에 텃밭이 널려 있어 도심의 삭막함을 잠시 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