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표기법 중에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같은 발음을 음절의 위치에 따라 표기법을 달리 한다는 점이다.
'카, 키, 쿠, 케, 코 (か, き, く, け, こ)'나 '타, 치, 츠, 테, 토 (た, ち, つ, て, と)' 같은 발음들이다. '
카(か)'를 예로 들어 설명해 보자. 일본어 'か'는 우리말의 '카'와 '까'에 중간 정도에 해당한다. 어떨 때는 '까'로 들리고 어떨 때는 '카'로 들린다. 외국인의 경우엔 어느 쪽으로 발음해도 관계없지만 '카'로 발음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까'로 발음하면 왠지 중국인 발음처럼 들리는데, 일본에서 중국인의 인상이 별로 좋지 않다. 그러니까 '까, 끼, 꾸, 께, 꼬'가 아니라 '카, 키, 쿠, 케 ,코' 식으로 발음하는 것이 안전한 일본어 발음이다.
또 한가지 'か'는 우리말의 '카'보다는 조금 약하고 '가'보다는 강한 발음이다. 이런 발음은 어렸을 때 배운 사람이 아니면 정확히 낼 수 없다. 그럼 나이가 들어서 배운 사람은? 그냥 우리말의 '카'로 발음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 쪽이 일본인이 듣기에 헷갈리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말의 표기법에 의하면 맨 앞에 나오는 '카(か)'는 '가'로 표기한다. 얼굴을 뜻하는 '카오(かお, 顔)'를 '가오'라고 표기하는 식이다. 우리말은 첫 발음이 강해서 '가오'로 발음해도 일본인 귀에는 '카오'로 불린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표기하면 '금메달'을 뜻하는 '킨메다루(きんメダル, 金メダル)'을 '긴메다루'로 표기해야 하는데, '은메달'의 '긴메다루(ぎんメダル, 銀メダル)'와 구별이 되지 않는다.
또한 이런 표기법대로 표기하면 '손'을 뜻하는 '테(て, 手)'를 '데'라고 표기해야 하는데, 그럼 '시타테(したて, 下手, 하수)'에서는 왜 '테'라고 표기하는지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아마 이 글을 읽으면서도 헷갈리시는 분이 많을 것이다. 이런 헷갈림을 방지하는 방법은 위치에 관계없이 정확한 발음으로 표기하는 것이다. 그렇게 배우는 것이 안전하게 일본어를 배우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