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속으로’ 고양 원당 종마목장·서삼릉
하늘이 높다. 푹푹 찌던 여름이 뒷모습을 보이며 도망치고, 가을 향기가 차가운 물결처럼 밀려온다.
그동안 장대비 때문에 집안에 묶여 있었다면 이번 주에는 경기 고양시의 원당 종마목장과 서삼릉을 잇는 한나절짜리 코스로
나들이를 떠나 보자. 비가 내려도 상관 없다. 연인과 함께, 가족들이 함께 은사시나무 우거진 오솔길과 푸른 초원을 거닐면 된다.
▲서삼릉=푸른 하늘과 키재기라도 하려는 듯 높이 뻗어있는 길가의 은사시나무. 잎새는 가벼운 바람에도 끊임없이 흔들리고, 수줍은
햇살은 은사시나무 사이를 비좁게 통과하고 있다. ‘서삼릉 오솔길’이라 불리는 은사시나무길. 300여m에 이르는 길을 따라 언덕을 넘으면 조선말기
왕실의 가족 묘지인 서삼릉(西三陵)이 나온다. 조선 제11대 중종의 계비(繼妃)인 장경왕후 윤씨의 희릉, 중종의 아들 인종과 그 비 인성왕후
박씨의 효릉, 그리고 사도세자의 증손자인 철종과 그 비 철인왕후 김씨의 예릉이 함께 있어 삼릉이라 불린다. 어린 나이로 죽은 세자들의 무덤인
소경원, 의령원, 효창원 등 원(園)과 연산군의 어머니 폐비 윤씨의 회묘, 공주 옹주 후궁 대군의 묘 등도 있다.
또 일제때 일본인들이 왕실에서 사용했던 태 항아리와 함께 묻었던 부장품을 빼돌리기 위해 전국에 흩어져 있던 조선조 임금과 대군, 세자,
옹주의 태묘를 강제로 한곳에 모아 놓았다는 태실도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희릉과 예릉만 일반인들이 관람을 할 수 있다. 의령원과 효창원은 보수
공사중이라 당분간은 볼 수가 없다. 희릉과 예릉을 잇는 잘 정돈된 흙길은 활엽수림이 울창한데다 곳곳에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 산책을 즐기며 휴식을 취하기에 좋다.우거진 숲과 시원한 바람. 오솔길을 따라 걷다 보면 시간가는 줄도 모른다.
▲원당 종마목장=1997년부터 일반에 공개된 원당 종마목장은 서삼릉 바로 옆에 있다. 우리나리에서는 보기 드문 진초록의 초원이
눈길을 끈다. 11만평에 달하는 부지에 5만여평의 초원이 건너편 야산 밑까지 드넓게 펼쳐져 영화 같이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서삼릉
능역이었던 이곳에 종마목장이 들어선 것은 20년전. 88올림픽을 앞두고 장애물 경주 경기장으로 건설했다가 뒤에 종마의 사육번식과 교배기술 지원을 목적으로 한 종마목장으로 탈바꿈했다. 호젓한 분위기와 멋진 풍경 때문에
숱한 드라마가 이곳에서 촬영됐다. KBS의 ‘야망의 전설’ ‘질주’는 아예 목장 전체를 세트로 쓰기도 했다. 정문을 지나면서부터 드넓게 펼쳐지는
초원은 한눈에 담기지 않을 만큼 규모가 크다. 하얀 페인트 칠을 한 울타리가 푸른 잔디, 낮은 언덕과 조화를 이뤄 유럽의 목장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정문에서 목장을 따라 관리사무소로 가는 진입로 양쪽에 늘어선 은행나무가 간간이 그늘을 만들어 준다.
진입로 오른쪽에는 하얀색 울타리가 진초록 초원을 살포시 품고 있다. 관리사무소로 가는 길가에는 탁 트인 초록 벌판을 음미할 수 있는 벤치가
곳곳에 있다. 목장 풍경 중에서도 관리사무소 뒤편 목장 언덕에서 바라보는 초원이 가장 아름답다. 언덕길옆 초지에는 개인목장에서 교배를 위해
들여온 암말과 새끼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대부분 다시 개인목장으로 돌아간 뒤라 그 수는 많지 않다. 마리당 2억원에서 10억원을
호가하는 씨숫말(종모마)은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는다.
입구부터 언덕 끝까지 걸으며 한가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종마목장. 드높은 하늘과 진초록 초원이 조화를 이룬 목장은 산책과 사색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여행가이드
서울 구파발에서 통일로를 따라 일산 방향으로 가다 만나는 삼송리 검문소에서 원당쪽으로 좌회전한다. 이곳에서 310번 도로를 타고 들어가면
‘서삼릉, 농협대학, 원당목장’ 이정표가 보인다. 음식점들을 지나 숲길을 들어서면 농협대학이다. 서삼릉 입구는 농협대학에서 2㎞쯤 더 들어간다.
주차공간이 비좁은 것이 흠이다. 주말에는 길이 좁아 체증이 심한 편이다. 지하철 3호선 삼송역에서 내려 5번 출구로 나온다. 1번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인 원당목장까지 가면 된다. 주말에는 진입로 양편에 주차 차량이 많아 목장까지 운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서울역에서 일산으로 가는
158번 버스나 미도파~일산을 운행하는 757번, 신촌~일산을 운행하는 567번이나 999번 좌석버스를 타고 솔개마을이나 가시골에서 하차한다.
30분 정도 걸어가거나 1번 마을버스를 타도 된다. 서삼릉 주변에는 먹을거리도 풍성하다. 허브랜드 입구에 있는 주막집(031-964-5694)은
8가지 나물에 참기름을 넣어 비벼먹는 보리밥이 유명하다. 1인분에 6,000원. 시레기털레기는 수제비에 시레기와 된장을 풀어 구수한 맛이 난다.
2인 기준 1만원. 온갖 야채를 다 털어 넣는다고 해서 털레기라 부른다. 너른마당(031-962-6655)에서는 우리밀 칼국수와 통오리 밀쌈을
먹을 수 있다. 황토포크(031-966-8486)에서는 황토를 먹여서 키운 돼지를 내 놓는다. 1인분 8,000원.
나들이 Tip
▲허브랜드=서삼릉과 종마목장을 둘러 보았다면 오는 길에 허브랜드에 들러도 좋다. 서삼릉 입구 삼거리에서 보이스카우트 중앙훈련원
방향으로 5분 정도 달리면 커다란 비닐하우스를 만난다. 이곳이 허브랜드다. 2,000여평의 공간에 80여종에 달하는 허브를 직접 만져도 보고,
향도 맡고, 자기가 원하는 허브를 잘라서 차로 시음을 할 수 있다. 또 맘에 드는 허브를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허브랜드에서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허브 교육을 실시한다. 가정에서 병든 허브를 맡아 소생시키는 ‘허브 병원’도 운영하고 있다.
입장료는 없다.
▲입장료 및 개관시간=서삼릉은 매주 월요일이 정기 휴일. 입장료 어른 500원, 청소년 300원.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연다. 관리사무소 031-962-6009. 종마목장은 입장료가 따로 없다. 개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입구에서
돗자리를 무료로 대여해준다. 매주 화요일과 국경일은 휴무다. 입구에서 언덕까지 이어진 산책로는 30분이면 돌아볼 수 있다. 주차공간이 좁은 것이
흠이다. 031-966-2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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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넘 멎집니다,이거 사기꾼 안재욱과 김민선이 드라마 찍었던 곳인가여? 암튼 멎지네여..태그실력짱입니다
*(^^)* 감삼당~~!!!